안나 카레니나 -하
레오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 혜원출판사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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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카레니나'는 세계적 대문호 톨스토이의 작품중에서도 예술적 완성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전쟁과 평화' 역시 웅대한 스케일을 따를 작품이 없을 정도로 대작임에는 분명하지만, 톨스토이 자신이 밝힌 바와 같이 어떤 특수한 세계에 머무는 감이 있고, 간혹 톨스토이의 주장으로 구성에 흐름이 깨지곤 한다. 반면에 '안나 카레니나'는 비견할 작품이 없을 정도로 예술적 아름다움이 월등할 뿐만 아니라 당시의 러시아가 안고 있는 문제도 파헤치고 있어 사회적 가치도 지닌다.

이 작품은 크게 레빈과 키티, 브론스키와 안나라는 두 연인들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처음에는 교차되는 연인들간의 사랑을 놀라울 만큼 섬세하게 표현해낸다. 그리고 사랑이 이루어 졌을 때는 건강한 연인인 레빈과 키티의 모습에서 러시아가 추구해야 할 정신을 보는 듯하다. 또한 톨스토이는 안나의 불륜에 대해서 비난보다는 중립적 입장을 견지하면서 사회적 모럴과 모순에 반발하고 있고, 브론스키의 개인적 고뇌를 묘사함에 있어서는 인간의 본 모습을 조명하고 아울러 사랑에 대한 진지한 감상을 표현한다.

'안나 카레니나'를 통해 다채로운 인간의 내면과 복잡한 현실 사회의 모습과 해후할 수 있었다. 구절마다 생각하게 하는 바가 있고, 읽을 때마다 느끼는 바가 달라지는 이 작품은 고전의 장점과 매력을 확인할 수 있는 대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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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의 역사 7 - 대제국의 황제
진순신, 오자키 호츠키 엮음 | 이언숙 옮김 / 솔출판사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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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과 승리가 얼마나 허무한 지를 잘 안다. 또 웅대한 역사로 희생되어야 했던 가치들도 잘 안다. 하지만 허욕으로 가득찬 인간의 하나로 화려함과 찬란함에 관심가지 않을 도리가 있겠는가?

'영웅의 역사'라는 책은 일본의 유명한 출판사가 90주년을 기념하여 내놓은 기획 도서다. 그중에서 내가 선택한 것은 7권 '대제국의 황제'편이다. 한 무제, 당 태종, 칭기즈칸, 명 태조 등 중국 대륙을 무대로 큰 활동을 했던 영웅들의 일대기가 여러 고서들을 바탕으로 사실적으로 재현되어 있다. 특히 '정관정요'로 유명한 성군 당 태종은 평소에 관심가던 인물이라 자세히 읽었다. 권력의 특성상 그 역시 피로써 황제에 자리에 올랐지만, 다른 황제와는 다르게 훌륭한 정치를 펼쳤다는 것이 인상깊었다. 또 명 태조 주원장이 나라를 세우는 과정도 흥미로웠다. 빈농으로 황제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주원장이 겪었던 고난들은 소설같은 리얼 스토리였다.

그러나 모든 역사 기록의 한계때문인지 무언가 제한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사실의 열거 속에 인물들의 참 실체가 가려져 있는 것같았다. 또 정치의 권모술수와 복수의 반복에 따른 염증은 영웅의 거대한 스케일로도 가릴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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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자 - 혜원동양고전 19
정장철 / 혜원출판사 / 199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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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의 현대적 계승은 순자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한다. 비록 성악설로 후대 유학자들에 의해 이단시되었지만, 순자는 누구보다 유학에 정통한 사상가였으며, 어떤 유학자보다 혁신적인 사상가였다. 또 서양의 철학에 못지않는 논리적 전개도 다른 제자백가서들에 비하여 돋보인다. 흔히 맹자와 비교되는데 맹자보다 현실적이고 체계적인 점이 강점이다.

순자의 사상적 특징은 현실적인 물질을 인정한 점, 각 학파를 비판적으로 종합한 점, 현실과 학문을 조화시킨 점, 인간의 노력과 자유의지를 중시한 점, 신비주의와 미신을 배격한 점, 교육에 의한 교화를 강조한 점 등 이루 말할 수없다. '순자'를 읽어보면 느끼겠지만, 앞에서 열거한 것이외에도 최첨단적인 특징들이 많다. 특히 순자의 중심 인간관인 성악설은 서양의 마키아벨리를 연상시킨다. 그리고 여담이지만 법가의 대가인 한비와 진의 재상 이사가 그의 제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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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 동양고전신서 2
맹자 지음, 박일봉 옮김 / 육문사 / 199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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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는 전국시대 사상가 맹가의 언행을 기록한 유교의 기본 경전이다. 그러나 처음에는 믾았던 제자백가들의 책중에 하나였다고 한다. 후에 주정에 의하여 사서로 올려지고, 북송 때는 왕안석에 의하여 과거의 대경 가운데 하나로 격상되면서 '맹자'는 비로소 경서로서의 지위를 확보했다. '맹자'의 내용은 맹자 스스로가 공자의 계승임을 밝히고 있듯이 유가의 계통을 잇고 있다. 그래서 유학을 공맹사상이라고도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맹자의 사상은 성선설을 바탕으로 한 수양론과 왕도정치를 목적으로 하는 정치론으로 나눌 수 있다. 성선설을 논함에 있어 우물에 빠지려는 아이를 보고 가만히 있을 사람은 없다며 그 근거로 삼았고, 성선설과 성무선악설을 놓고 고자와 논쟁하는 부분은 유명하다. 또 정치론에서는 제선왕이 '탕무방벌'(폭군이었던 은나라의 탕왕을 주나라 무왕이 정벌하였던 역사적 사실)의 고사를 예로 들어 신하로서 임금을 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하여 묻자, 인과 의를 따르지 않았던 탕왕은 한낱 필부에 불과했지 임금이 아니었다고 하며 군주의 덕의 중요성을 말한다. 당시로서는 왕도에 입각한 맹자의 혁명론이 급진적이었지만 현대 민주주의의 입장에서 보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처럼 유학은 고루하고 예의만을 따지는 학문이 아니다. 진정한 인간상을 추구했고 백성을 위한 정치를 하고자 절치부심했던 성현들의 노력의 학문이다. 공자의 언행을 기록한 '논어'와 함께 '맹자' 역시 이 맥락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은 고전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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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뒤세이아 - 희랍어 원전 번역
호메로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단국대학교출판부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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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뒤세이아'란 오뒤세우스의 노래라는 뜻으로 '일리아스'와 함께 고대 그리스의 대표적 서사시이다. 이 작품은 트로이 전쟁의 주인공 오뒤세우스가 10년간에 걸쳐 겪은 해상표류 모험 이야기와 귀국하여 벌어진 이야기가 주된 줄거리이다. '일리아스'가 트로이 전쟁중의 이야기이고 '오뒤세이아'가 트로이 전쟁 후 한 영웅이 귀국하는 이야기이므로 '오뒤세우스'가'일리아스'의 속편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내용이나 주제는 서로 연관이 없어 각각으로 독립된 작품이라고 해도 좋을 것같다.

처음 4장은 오뒤세우스의 왕궁에서 벌어진 이야기이다. 오뒤세우스가 트로이 전쟁이 끝나고도 소식이 없자 오뒤세우스의 아내 페넬로페에게 구혼자가 몰려 그들이 궁전에서 방약무도한 짓을 일삼으며 오뒤세우스의 아들 텔레마코스와 아내 페넬로페를 괴롭히는 상황 설명이 중심 내용이다.

5장부터 12장까지는 오뒤세우스가 고향까지 돌아오면서 겪는 모험이 주를 이룬다. 호메로스의 이야기꾼으로서의 천부적 상상력을 확인 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다채롭고 환상적인 고대 그리스 시대의 세계가 펼쳐지는 부분으로 읽는 동안 내내 흥미로웠다.

13장부터가 '오뒤세이아'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천신만고 끝에 귀국한 오뒤세우스가 아테네 여신의 도움을 받아 텔레마코스와 함께 구혼자를 물리치는 부분이다. 아니, 물리친다기보다는 몰살시킨다는 것이 좀 더 정확한 표현이다. 결국 끝은 해피엔딩이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일리아스'보다 더 뛰어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독특한 상상력, 복잡한 줄거리, 여러가지의 기법(과거 회상, 공간의 이동 등)이 일리아스보다 더 잘 살아난다. 또한 신화적 세계와 현실을 오가는 호메로스의 솜씨는 압권이다. 어쨌든 '오뒤세이아'는 '일리아스'와 더불어 호메로스와 고대 그리스의 대표작이자 나아가 유럽 문학의 원류로 평가받는 중요한 작품으로 유럽 문화를 이해하는 데 필수의 책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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