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마음을 따뜻하게 하면서도 울컥하게 만드는 그림책을 만났다.제목에서 느껴지는 따뜻함이 그림책 속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졌다.등장인물인 손녀, 아들, 엄마(할머니)의 마음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 속에 사르르 스며들었다.매주 반복되는 상황이지만 그 안에서의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재미없는 손녀(이자 딸).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기억하며 묵묵히 자신의 맡은 일을 감당하는 아들(이자 아빠).현재를 기억하지 못하지만 사랑했던 사람들과의 삶을 기억하며 소중히 여기는 엄마(이자 할머니).그들의 이야기가 흐르는 강물처럼 잔잔히 이어졌다.특히, 할머니의 기억 속 장면들과 이야기는 자식에 대한 부모의 끊없는 사랑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어 가슴이 저려왔다.나는 어렸을 때 부모의 사랑이 당연한 것이라 여겼고 현재의 나는 그냥 시간이 지나 자연적으로 성장한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엄마가 되고 보니 현재의 내가 있기까지 부모의 사랑이 얼마나 큰 자양분이 되었는지를 알게 되었다. 그렇기에 그림책 속 할머니의 그 마음 하나 하나가 얼마나 소중하고 깊이가 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할머니 기억 속에 있는 아들의 성장 과정과 엄마와의 관계 변화를 보면서 우리 아이들의 성장 과정이 마치 파노라마같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내가 놓친 것들이 무엇인지도 알게 되었다.비록 현재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는 가족을 알아보지 못하더라도 그들을 향한 사랑의 감정은 그대로 남아있어 할머니는 외롭지 않을 것이다.또한, 아들은 자신과 딸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원망할 수도 있고 걱정할 수도 있지만 아들에게는 그것이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이분이 누구인지 내가 기억하는걸요.”어쩌면 미래의 내가 아들일 수도, 할머니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감정이입이되어 슬프기도 하지만 함께했던 순간과 사랑했던 순간들을 기억하며 기억이 없는 그 시간조차도 소중히 여겨야겠다고 생각했다.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함께하는 모든 것에 감사하고 매순간이 소중하고 행복함을 말해주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그림책 표지에는 제목과 어울리게 남자가 한 손에는 여행 가방을, 한 손에는 우산을 들고 막 여행을 떠나려는 모습으로 서 있다. 그런데 그가 서 있는 곳은 땅이 아닌 구름이다. 그렇다보니 왠지 몽환적으로 느껴지면서 이 여행이 내가 생각하는 여행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파란 하늘에 떠 있는 달과 구름 위에 서 있는 사람. 그리고 우산과 열기구.현실에 맞지 않는 표지 그림을 보고 있자니 내용이 더욱 궁금해졌다.작가가 생각하는 좋은 여행은 어떤 여행일까?목적지를 알거나 모르거나 상관없고누구를 만나는지 여부도 상관없고여러 돌발 상황이 발생해도 상관없다고 한다.목적지가 목적지일 수도 잠시 멈춤의 장소일 수도 있는 그런 여행.그냥 여행 자체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는 그런 여행.나는‘여행’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기만 해도 설레는 사람이다.여행이 가져다 줄 새로운 경험들을 생각하며 흥분하기도 하지만 정반대로 여행지에서의 무료함을 기대하기도 한다.무엇이 되었든 ‘여행’이 주는 모든 것들을 기대하고 그 나름대로 의미를 두며 만족하는 편이다.그림책을 처음 읽으면서는 내가 생각하는‘좋은 여행’은 무엇일까를 생각했다.좋은 사람과 함께하는 낯선 경험들. 단, 안전은 기본이다. ^^텍스트를 음미하며 두 번째 읽을 때는 ‘여행’을 나의 삶에 비유하게 됐다.태어나면서 조물주가 “좋은 여행 되세요.”라고 내게 말을 해 주었을 것만 같다.그러면서 지금의 나는 여행을 잘 즐기고 있는 것인지 자문하게 된다.그림책 작가의 여행처럼 만족된 여행을 하고 있는 걸까?[당신이 모든 것을 알 거라고 생각하겠지요. 그런데 실은, 우리 자신도 잘 모를 수 있어요. 그래도 괜찮아요.(중략) 정말 여정이 끝난 건지, 혹은 그저 잠시 쉬어가는 것뿐인지 모를 수 있어요. 그런 여행이야말로 좋은 여행이에요] -본문중에서-몰라도 괜찮다는 작가의 말이 현재 내 삶에 대해 가끔은 아무 생각이 없어도 된다는 위로의 말로 전해져서 참 좋았다.특히, 함께 제공된 독후 활동지에는 기억 속 좋은 여행, 다음에 떠날 여행 계획, 상상으로 떠나는 여행 등이 포함되어 있어 나의 여행을 좀 더 깊이 생각하고 함께 나눌 수 있어 더욱 좋았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표지 속 양들의 모습이 귀엽다. 그리고 정중앙에 있는 까만 양.제목을 통해 이 녀석이 주인공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가운데에 있는만큼 모두 까만 양을 바라보며 웃고 있으며까만양도 감격한 얼굴이다.도대체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하는 궁금증을 갖고 책장을 넘겼다.남들과 다른 까만 양은 늘 혼자다.자신과 다르다는 이유로 하얀 양들이 같이 놀아주지 않기 때문이다.하얀 양들이 까만 양에게 하는 행동을 볼 때면 가슴이 너무 아프다.단순히 놀지 않는 것 뿐만이아니라 괴롭히기까지 하는 하얀 양들의 폭력성이 보는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처음 그림책을 보았을 때는 양들의 모습이 학교에서 아이들의 모습과 겹치면서 하얀 양 즉 가해자들에 대한 분노가 있었다. 제 3자의 관점에서 옳고 그름의 판단하에 자유롭게 하얀 양을 질책했다. 그러나 다시 한번 책을 읽으니 하얀 양은 나의 모습이었다.소수에 대한 다수의 횡포, 다름에 대해 알러지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 그 속에 내가 있었다.다수라는 이유로 정상이라 여기고 그렇지 못한 소수를 비정상으로 간주하고 판단했다.그들은 동정의 대상일뿐 공감하고 함께 하는 대상이 아니었다.다름, 다양함은 아름답다고 말은 하지만 정작 내 마음 속에는 획일화된 틀이 있던 것이다.다수에 속해 편안함을 느끼며 다수가 하는대로 행동했다.그렇기에 하얀 양을 마음 놓고 비난할 수가 없었다.매일 당하기만 하는 까만 양에게 반전이 되는 사건이 발생한다.장점이라 생각했던 것으로 인해 위협이 오고 단점이라 생각했던 것으로 행운이 오는 사건.이 장면은 이솝우화 ‘사슴의 뿔과 다리’를 생각나게 한다.자신의 단점이라 생각했던 것 덕분에 위기를 모면하거나 자신의 장점이라 생각했던 거 때문에 위기를 맞이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건으로 인해 하얀 양은 까만 양으로부터 도움을 받게 되고 하얀 양은 사과를 한다는 해피엔딩의 이야기.단순한 내용이지만 내게는 무직한 여운이 남는 그림책이다.*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해 주고 싶은 말들이 많다. 그러나 나의 맘과 달리 아이들은 나의 말을 잔소리로 듣는다.불안한 마음에, 걱정되는 마음에,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에 하는 말들이메아리처럼 허공에 흩어지는 것같다.그런 내게 (너의 발걸음에 사랑을 담아) 그림책은 사랑의 편지가 될 것같다.사랑과 지혜에 관한 8가지 이야기로 내가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들이 그대로 녹아있다. 처음 읽을 때는 내가 아이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어서 텍스트에 감탄을 했다.두번째 읽을때는 따뜻한 그림에 마음이 녹아들어갔다.그리고 세번째 읽을때는 내가 듣고싶은 그래서 나에게 해 주는 말들에 위로를 받고 힘을 얻었다.사랑의 편지가되어 아이들에게 전해지고, 나에게 전해지는 그림책.[모든 일이 계획대로 되지는 않아. 와르르 무너져서 엉망진창이 되기도 하지. 하지만 속상해하지는 마. 때로는 무너져도 괜찮아. (중략) 색다른 것을 시작할 기회가 생긴거야] -본문중에서-실패는 없고 경험이 있을뿐이라는 말이 떠오르는 글이다. 엉망진창을 실패로 보고 낙담하기 보다는 그것을 경험으로 인지하고 다른 것을 시작하는 밑거름으로 삼는다면 삶을 좀더 즐기면서 살 수 있지 않을까?나에게 힘이 된 (너의 발걸음에 사랑을 담아) 그림책을 아이와 함께 읽으며 내 마음을 전해야겠다.*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