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빅터 D. O. 산토스 지음, 안나 포를라티 그림, 신수진 옮김 / 초록귤(우리학교)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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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마음을 따뜻하게 하면서도 울컥하게 만드는 그림책을 만났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따뜻함이 그림책 속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졌다.
등장인물인 손녀, 아들, 엄마(할머니)의 마음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 속에 사르르 스며들었다.

매주 반복되는 상황이지만 그 안에서의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재미없는 손녀(이자 딸).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기억하며 묵묵히 자신의 맡은 일을 감당하는 아들(이자 아빠).
현재를 기억하지 못하지만 사랑했던 사람들과의 삶을 기억하며 소중히 여기는 엄마(이자 할머니).
그들의 이야기가 흐르는 강물처럼 잔잔히 이어졌다.

특히, 할머니의 기억 속 장면들과 이야기는 자식에 대한 부모의 끊없는 사랑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어 가슴이 저려왔다.
나는 어렸을 때 부모의 사랑이 당연한 것이라 여겼고 현재의 나는 그냥 시간이 지나 자연적으로 성장한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엄마가 되고 보니 현재의 내가 있기까지 부모의 사랑이 얼마나 큰 자양분이 되었는지를 알게 되었다. 그렇기에 그림책 속 할머니의 그 마음 하나 하나가 얼마나 소중하고 깊이가 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할머니 기억 속에 있는 아들의 성장 과정과 엄마와의 관계 변화를 보면서 우리 아이들의 성장 과정이 마치 파노라마같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내가 놓친 것들이 무엇인지도 알게 되었다.
비록 현재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는 가족을 알아보지 못하더라도 그들을 향한 사랑의 감정은 그대로 남아있어 할머니는 외롭지 않을 것이다.

또한, 아들은 자신과 딸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원망할 수도 있고 걱정할 수도 있지만 아들에게는 그것이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이분이 누구인지 내가 기억하는걸요.”

어쩌면 미래의 내가 아들일 수도, 할머니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감정이입이되어 슬프기도 하지만 함께했던 순간과 사랑했던 순간들을 기억하며 기억이 없는 그 시간조차도 소중히 여겨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함께하는 모든 것에 감사하고 매순간이 소중하고 행복함을 말해주고 싶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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