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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는 천재다 행복한 육아 15
지쓰코 스세딕 지음, 김선영 옮김 / 샘터사 / 199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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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하면서도 특별히 변화된 것이 없는 나의 생활이기에 '태교', '예비 엄마되기'에는 정말 문외한이라 할만하였다. 그래서 하루는 날 잡고 태교에 좋다는 책들을 모두 찾아보고 그 중 몇 권을 구입했다.

그 중 방법적인 면을 알고 싶어서 구입한 책이 이 책이다. 4명의 아이들을 모두 아이큐 160 이상의 천재로 길러낸 평범한 스세딕 부부... 나는 내 아이를 천재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오히려 제목에 부담이 갔었으니까. 그렇지만 서평으로 소개글로 제시된 내용은 태내교육 쪽이라기 보다는 끊임없는 사랑과 관심을 기초로한 태중 아기와의 대화 그 자체였다.

엄마가 무엇을 보고 있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디를 가는지,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항상 이야기하고 퇴근을 하고 온 아빠는 또 아이에게 태어날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림 같이 너무나 행복한 가족의 사랑이 아이를 그렇게 훌륭하게 키우는 자양분이 된 것이다.

나의 기획이긴 했지만 신랑은 지금 너무도 행복하게 우리 아가에게 '태교동화'를 읽어주면서 매일 사랑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나도 클래식이나 동요, 창작 동요들을 들려주면서 가급적 많은 이야기를 해 주려고 노력중이다. 내친김에 영어동화도 한 편씩 읽어주면서 말이다. 여기에 내 욕심이 개입되어서 행여 아기에게 압력으로 느껴지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늘 바람 잘 날 없는 학교 생활... 년말이 가까워 오면서 한 두가지 사건들이 매일 터지고 있는 요즘... 따라서 화를 내고 있는 나에 대한 반성으로 태교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나 혼자 있게되면 중얼 중얼 아기한테 이야기해준다. '엄마는 아가한테 화 난것이 아니었어. 형아들이 욕심이 많아서 그래... 형아들 미워서 화 낸 것이 아니라 다음번엔 그러지 말았으면 하는 생각에서 그랬어. 우리 아기도 알지? 화내는 모습 보여서 엄마가 많이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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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부모들은 아이를 느리게 키운다
신의진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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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정신과 의사 신의진이 주장하는 조기교육 비판서라고 한다. 임신 7개월 쯤 되니까 서서희 엄마가 될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서평이 좋은 책을 몇 권 구입해서 읽는 중이다.

이 책은 어렵지 않은 길잡이를 제시해 주고 있다. 아이들의 흥미를 따라가면서 제 때에 자극을 주라는 것... 절대 앞에서 엄마가 선택해서 끌지 말라는 것. 그러나 사랑과 관심이 부족하면 정말 힘든 일일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한국의 조기교육의 열풍으로 주위에서도 너무나 조급해하는 엄마를 많이 본다.

신의진씨는 발달이 너무 더딘 아이들에게도 느린 학습법을 적용해야 된다고 할 뿐만 아니라 너무 빠른 아이들도 경계해야 한다고 한다.

이 땅에는 참으로 많은 소아 정신병 환자들이 있구나 라는 생각이 그리고 그 보다는 더 많은 정신병적인 부모들이 있구나 하는 깨달음이 제일 소중한 깨달음이었다.

책에다가 밑줄까지 쳐가며 공감의 고개짓을 해가며 읽은 책이다. 우리반 아이들이 이 책 읽는 내모습이 웃긴지 지들끼리 키득키들한다. '나는 부모되는 법 공부할 테니 너희들은 마지막 기말고사 공부를 스스로 하거라.' 오늘도 한석봉 어머니 흉내를 내며 아이들과 싫지 않은 전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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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6펜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8
서머셋 몸 지음, 송무 옮김 / 민음사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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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예술'이라는 말이 나에게 그렇게 관심없는 분야는 아니다. 특히 한 해 한 해 시간이 지나가면서 부터는 어렸을 적 그렇게 나를 지루하게 만들었던 클래식이나 오페라 감상이 이제는 내 쪽에서 매달리며 사랑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난 지금껏 그림에는 정말 문외한이다. 세계적인 그림이 전시되어 있는 저 대영 박물관이나,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에서의 그림을 가서 보면서도 나는 큰 감동을 느끼지 못했다.(비록 여행 일정이 바빠 제대로 하나 하나 볼 수는 없었지만..)

그러나 지금 이 순간, 고갱의 그림을 보고 싶고, 고흐나 밀레의 그림을 보고 싶다. 반들반들한 종이위에 전단지의 상품처럼 볼 수 있는 인쇄매체를 통해서가 아닌, 우둘두둘한 질감을 느낄 수 있는 만지면 묻어나올 것 같은 그림을 미술을 잘 아는 사람처럼 몇 발 작 뒤로 물러서서 보고 싶다는 느낌이 강렬하게 든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책이다. 누구든 이 책을 읽으면, 그렇게 해서 찰스 스트릭랜드라는 천재 화가의 일생을 마치 기자나 형사처럼 화자와 함께 추적해 본 사람이라면 그가 일생동안 미치도록 추구해 온 '아름다움'이라는 것이 그의 미술에서는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지 보고 싶어질 것이다.

사실 이 책은 너무나 사적이게도 최근 '결혼'이라는 화제로 이야기가 되어지는 모임에서 자주 언급되었던 책이다. 40대의 중년의 소위 잘 나가던 한 남자가 안정되고 행복한 미래가 보장되어 있는 가정을 버리고 일생을 비참한 생활-평범한 소시민의 눈으로 보아서는-을 하면서 그의 생전에는 알아주지도 않는 그림에 몰두한 이야기... 아마 나에게 이 소설을 언급했던 사람은 소위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있는 '안정된 결혼생활'이 줄 수도 있는 함정을 이야기 하고 싶었나 보다. 이런 상황이라면 어쩌겠냐고... 스트릭랜드의 입장이든, 버림받은 아내의입장이든...

어찌되었건 그의 괴팍함이, 그의 고집이, 그의 솔직함이, 그의 열정이, 그리고 너무나 잔인한 관계 단절이, 왠지 안타깝고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그만큼 나도 그를 이해하게 된 걸까? 이젠 나도 훌륭한 미술 작품을 보면서 조그마한 감동이라도 느낄 수 있으려나... 서머싯 몸을 이 책을 통해 처음 만났다. 다시 자연스럽게 그의 대표작 <인간의 굴레>로 손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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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 - 마로니에북스 36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 청림출판 / 199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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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랄까... 한없는 환상 속에서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 같았다. 현실성 없는 인물처럼 느껴지는 시마무라와 고마코, 그리고 요오코... 인물에 대한 묘사는 지겨우리만치 상세하게 묘사되어 있으면서도 사건들이 일어난 행간의 시간들은 몇 일, 몇 달, 몇 년을 뛰어넘고 있어서 읽으면서 정신을 놓쳐버리면 어리둥절해지고야 마는 일이 허다했다. 그럴 때면 급히 아뿔싸 하고 몇 줄을 더듬어 올라가곤 했다.

어느 소설에서도 여주인공의 아름답고 관능적인 입술을 환형동물과 비유해 놓은 소설은 보지 못했었다. 이 책에서는 고마코의 외형을 그리는 여러 장면에서 이러한 비유가 나타났다. 그리고 그러한 감각적인 표현은 나의 머릿속에 어느 여성보다 고혹적이고 관능적인 고마코를 떠올리게 했다.

주인공들의 성격은 일본인들의 이중적인 성격을 그대로 드러내 보이는 듯 했다. 전혀 속을 직접 알리고 싶어 하지 않는 주인공들의 성격은 관계에서도 그대로 이중적인 관계로 드러났다. 아내가 있으면서 고마코 그리고 요오코에게까지 이끌림을 느끼는 시마무라, 춤 선생의 아들이라는 약혼자가 있으면서 - 비록 춤 선생의 무언의 압력일 뿐이었다고는 하지만 - 시마무라를 향해 몸을 던지는 고마코, 고마코와 약혼자의 관계를 알면서도 죽어가는 약혼자에게 헌신하는 요오코...

이들은 실상 하고 싶은 말은 마음 속에 묻어두고 항상 다른 이야기를 나누었다. 흡사 동문서답과도 같은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이것이 일본인들의 문화인가 하는 의문이 들면서도 신비주의 같은 느낌에 빠지고 말게 되었다.

결국 이 소설은 이렇다할 사건 없이 끊임없이 눈 내린 고장과 사람들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이야기 하다가 관계 설정이 막 시작되었다고 생각할 때쯤에 끝이 나 버렸다. 그래서 나는 허탈함과 함께 아쉬움을 느끼면서도 이상하게 이 소설을 쉽게 잊어버리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주인공들의 사건은 그 다음에도 그 다음에도 또 그렇게 배경과 어우러지면서 크게 두드러지지 않은 채 계속 일어날 것 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눈이 오는 한 시마무라는 또 이 고장에 들를 것이고 고마코를 만날 것이다. 늘 그랬듯이... 늘 떠나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어느새 이 고장에 와 있고 또 관계를 맺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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