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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예술가들 - 창작은 삶의 격랑에 맞서는 가장 우아한 방법이다
마이클 페피엇 지음, 정미나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25년 4월
평점 :
#내가사랑한예술가들
-창작은 삶의 격랑에 맞서는 가장 우아한 방법이다.
20세기와 21세기를 대표하는 27인의 예술가들을 조명한 에세이이자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예술가들의 작품보다 예술가인 그들의 삶에 대해서 평론가인 마이클 페피엇의 시선과 분석을 담은 책이다.
<내가 사랑한 예술가들>이라는 책 제목처럼,
내가 사랑한 예술가의 삶과 작품에 대하여
내가 사랑해서 보내는 따뜻한 시선과,
내가 사랑해마지않아서 보내는 냉철한 비평이
너무나 진솔하게 느껴지는 책이기도 했다.
그리고 한 명, 한 명 소개하는 예술가를 대하는 작가의 통찰력이 필력으로 고스란히 드러나 정말 대단하다여겨지는 책이기도 했다.
빈센트 반 고흐_그림자와 햇빛의 사이에서
예술가 27인 중에 가장 처음 등장할 것 것같았다는데 역시.
언젠가 고흐와 동생 테오와의 편지를 엮은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 생생한 펜팔 편지를 읽고나면, 예술가의 삶과 작품을 분리해서는 생각조차할 수 없는 사람에 고흐는 빠질 수가 없기 때문이다.
고흐의 삶에 대해서 저자는 이렇게 말했다.
‘고매한 꿈과 비참한 나날 사이의 괴리 속에 살다 간 그의 삶’
반 고흐의 그림은 바로 그 질감에 사람을 끌어당기는 뭔가가 있다. 그림의 질감이 일단 시각에 박히면, 마음을 휘저으며 동요시키는 마력을 여지없이 발산한다. 그렇기에 고흐는 삶과 작품을 떨어뜨려 놓고 보면 필연적으로 미흡한 얘기로 그칠 것이다.
다도_일상의잔혹함
다도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미오드라그 두리치.
잘 모르는 예술가였는데, 그의 작품을 찾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다도가 작품에서 담은 고통은 굉장히 기괴하다. 엄청 복잡하고 괴물스럽게 어찌보면 흉측과 공포에 가까운 그림인데 색감은 파스텔톤을 담아서 처음에는 기괴를 넘어 광적이게 느껴졌다. 상황과 연출에 대한 이질감이 이다지도 커서 어떤면에서는 감상하는 이에게 선사한 감정이 ‘잔혹함’이니 다도의 의도엔 적중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 모든 작품의 상황이 그의 삶 속의 한 부분이었다는 사실에 저자의 의도에도 적중한 것이겠지.
살바도르 달리_부끄러운 삶
왜 달리를 소개하는 부제가 ‘부끄러운 삶’일까라는 의문으로 시작한 챕터. 살바도르 달리의 대표 작품 중 하나인 ‘기억의 지속‘을 한 번 본 사람이라면 절대 잊을 수가 없는 작품일텐데.
그러고보니, 그정도로 초현실주의의 대가로 불리는 달리의 삶에 대해서는 난 한번도 궁금해한적이 없었구나. 그점은 개인적으로 조금 부끄럽긴하다. 페피엇이 책에서 소개하는 달리는 내 예상을 정말 빗나갔다.
’지나칠 만큼 자기 홍보를 열심히 하고, 재치 넘치는 익살꾼.‘
엄청난 창작실력 못지 않게 자신을 전설로 만들어내는 마케팅의 귀재였다니. 이제서야 어느 페이지 속 달리가 본인에 대해 ‘나는 초현실주의의 대가가 아니다. 나는 초현실주의 그 자체이다.’라고 했던 말이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다.
한편, 달리의 작품에 대해서는 알았지만 달리의 삶이 끔찍한 말로로 끝났다는 것은 몰랐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길 그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이 전기가 전하려는 것은 훈계라기보다는 ‘여전히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어떤 삶에 대한 믿을 만한 공정함’일테니.
정말 소개하는 예술가들마다 페피엇은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탐구하고 통찰하였으며 그 흔적을 고스란히 책에 담았다.
말 그대로 작품에서도 볼 수 없는 비하인드에 하이라이트를 실었으니 예술가의 작품만큼이나 예술가의 삶도 조명받음이 마땅하다고 여겨지는 책이다.
책을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솔직하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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