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지붕집의 앤 빨간 머리 앤 전집 1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유보라 그림, 오수원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빨간 머리 앤>을 사랑해마지 않았던 나지만,
내가 읽었던 것은 고작 앤의 이야기의 한 챕터에 불과했다.

내 인생에서 수많은 앤을 만났다. 어릴적엔 애니매이션으로, 그리고 어른이 되어서는 다양한 장르로 , 형태로 앤을 만났다. 영화로, 원서로, 전시회로 그렇게 앤을 쫓아다니기도 했고 때론 루시 모드 몽고메리에 대해서 읽기도 했다. 하지만 그 모든 이야기가 앤의 일대기 중에 겨우 1장에 불과했다니, 8권이라는 숲을 알고나서야 나의 앤은 늘, <초록지붕집의 앤>에 머물러있었다는 걸 알게되었다.

그렇다면 그동안의 내가 읽어왔던 빨강머리 앤과이 전집 속의 1권:초록지붕집의 앤이 다른가.
이러한 질문을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답할 것 같다.
그동안 내가 읽은 빨강머리 앤을 삼나무 숲이라 표현한다면 이번에 읽은 책은 나를 갈대 숲으로 인도한 것 같아. 원서에서조차도 놓치고 있었던 섬세한 감정 표현을 빼곡히 채워놓은 느낌이야.

그렇다. 그 한 올 한 올의 이야기의 정교함에 정말 충만했다. 더할나위 없을만큼.

다음은 내가 1권을 읽고 기억하고 싶은 앤의 문장 중에서도 꼭 다시 곱씹고 싶은 구절. <길모퉁이>편

”이제 그 길에서 굽은 모퉁이를 맞닥뜨렸어요. 모퉁이를 돌면 무엇이 있을지 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가장 좋은 것이 기다린다고 믿을래요. 모퉁이는 그것대로 매력이 있어요. 그너머로 어떤 길이 이어질지 궁금해요. 초록빛 영광이 있을지도 모르죠. 부드럽고 다채로운 빛과 그림자가 있을 것 같기도 해요. 어떤 새로운 풍광이 펼쳐질지, 어떤 새로운 아름다움을 보게 될지, 어떤 모퉁이와 언덕 골짜기가 있을지도 궁금해요.“

인생 길에는 늘 모퉁이가 있기 마련이라, 그 모퉁이 너머에 무엇이 있을지 모르지만 가장 좋은 것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믿는 마음. 모퉁이는 힘들면 힘든대로 그렇지 않으면 않은대로 그것자체로도 매력이 있을지니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마음.

그 무엇도 타고난 상상력과 그것으로 그려내는 꿈같은 세계를 앤에게서 앗아가지 못할 것이다. 길에는 늘 모퉁이가 있기 마련이다!

#빨강머리앤 #빨간머리앤 #현대지성 #루시모드몽고메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