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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글쓰기 - 기억을 회고록으로, 아이디어를 에세이로, 삶을 문학으로 담는 법
빌 루어바흐 지음, 홍선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2월
평점 :
절판
어느 날 명사들이 거리에 모였다. 그러던 중 형용사 하나가 치명적인 아름다움을 흩날리며 지나갔다. 명사들은 형용사에 사로잡혀 움직이고 변혔다. 다음 날, 동사가 달려와 문장을 만들었다.
-케네스 코크.
글쓰기를 위한 지침서. 인생의 한 페이지를 글로 남기고 싶어하는 많은 이를 위해 11인칭의 시점에서 기꺼이 3인칭의 시점으로 바라보게끔 아낌없이 내어주는 책이다.
글을 쓰는 과정을 장면으로 보여준다면 ’케네스 코크‘의 말처럼 그려지지 않을까. 그렇게 내 삶에 대해, 내가 머물다 지나간 그 어떤 달, 어떤 해, 어떤 순간, 어떤 찰나에 대해 나의 단편적인 생각들에 살이 덧데이고 덧붙여 문장이 되고 단락이 되고 그렇게 글이 되어가는 과정. 장면이 되고 이야기가 되고 회고록으로 한 편의 장르가 되기까지 정말 ’촘촘하게‘ 그리고 ’아낌없이‘ 빌 루어바흐는 글쓰기에 대해 알려주고 있어 정말 촘촘하게 배우게된다.
p354
명료하지 않은 글은 아무것도 아니다. 당신이 글에 담은 의미를 독자가 알아서 추측해야 한다면 그 의미를 제대로 읽어낼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어떤 것도 운에 맡기지 마라. 당신의 임무는 언어를 다스리는 것이다.
->글쓰기의 명료성에 대해 따끔한 지적이다. 이것이 또한 글쓰기와 일기의 가장 뚜렷한 차이점이 아닐까 생각했다. 꽁꽁숨겨놓고 작가만 알 수 있게 함축에 함축을 더한 글들이 더러 있다. 사실 그것은 글보다는 본인의 일기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대목이다.
p137.
진실을 구하는 사람을 믿어라. 진실을 찾는 사람은 의심하라.
-앙드레 지드.
이책에서 아이디어는 본래 추상적이어서 초대받지 않은 아이디어는 조각조각 흩어진 채로 찾아온다. 그렇게 한 줌의 증거로, 감정으로 논리로, 바람처럼 맑은 시각으로 떠오른다. 그렇게 형체없는 얼룩에서 근사한 작품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글의 시작은 아이디어에서, 그리고 아이디어를 실어나르는 것도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는 부분도 꽤 공감이 된다.
마지막으로 작가의 말에서 이런 당부를 했다.
당신의 습작 기간을 소중히 여겨라. 당신 스스로 배우는 사람이라 불러라. 당신이 만든 와인잔이 뛰어나다면 그 잔을 팔릴 것이다.
“초심자에게는 무수한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전문가에게는 가능성이 얼마 남아 있지 않다.”
초심자로서 이 책을 읽을 수 있어 다행이야.
“이 책은 한스미디어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쓴 후기입니다. 책 너무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