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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의 미친 여자
샌드라 길버트.수전 구바 지음, 박오복 옮김 / 북하우스 / 2022년 9월
평점 :
19세기를 풍미했던 여성작가들의 내면 속의 그 내면을 파헤친 책이라하고 할 수 있는 다락방의 미친 여자. 내가 생각하는 다락방의 이미지는 순수하고 동화속의 공간이었는데, 그런 나의 생각을 비웃기라도 한듯,
제인오스틴, 샬롯브론테, 조지엘리엇, 버지니아울프 등 여성작가들이 당대의 억압되고 감금된 사회속에서얼마나 철저하게 그리고 고독하지만 치열하게 자신만의 미.친.분.신.을 그 속에 주입하고 은닉했는지를 그려낸 책이다.
[서문] 서문의 압박이 이렇게 어마어마한 책은 처음인 것 같다. 읽다가 서문에서 다시 돌아간 책은 실로 처음인듯. 시작부터가 가히 압도적이고 시작부터 이 책의 위엄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서슴지말고 다시 첫페이지로 돌아갈 것.
p68. [다락방의 미친여자]를 쓰는 동안 느꼈던 즐거움의 일부는 분명 세대 간 경쟁을 다룬 우리의 관대한 고결함에서 온 것이 아니라. 오늘날 말하는 ‘역사적 위치’라는 행운에서 온 것이다. 우리가 만나 [다락방의 미친여자]를 함께 작업했을 때는 페미니즘 비평이 존재하지 않아서 학계의 페미니스트 선구자 역시 없었으니 말이다. 우리가 느끼는 의기양양함은 기원의 순간에 있었다는 바로 그 사실에서 비롯한다.
- 서문은 이 문단이 다했다고 느꼈다.
[1부]페미니스트 시학을 향하여
p78 펜이란 음경의 비유인 칼보다 더 강력하며, 가부장제 안에서는 더더욱 성적인 울림을 던진다.
p95. 여성은 자기를 ‘살해해’ 예술에 가두어놓았던 미학적 이상을 죽여야 한다. … 페미니즘 시학을 수립하고자 한다면, 살해하기 위해 우선 분석해야한다.
p99. 여성은 펜이 나타내는 자율성(주체성)을 부정당하기 때문에 문화로부터 (문화의 상징은 펜이니)배제디는 한편 스스로 신비한 타자와 비타협적인 타자라는 양극단을 체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왜 안네 프랑크의 <안네의 일기>가 생각이 났을까. 불안 속에서 나아갈 수 밖에 없는 개척자로서 19세기 당시의 작가가. 아니 “여성작가”의 모습을 이토록 치열하게 분석해놓고 있구나.
[2부]소설의 집 안에서-제인 오스틴의 가능성의 거주인들
p241.갑갑한 삶을 이해할 사회적 인습을 분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좁은 장소에서 우아하고 지적으로 살수 있는 본보기까지 배우고 있는 셈이다.
p306.울프는 [자기만의방]의 다른 곳에서 오스틴이 그녀의 성에 의해 방해받지 않았다고 반복적으로 주장하지만,, 여성이기에 때문에 오스틴이 직면해야 했던 한계를 울프가 날카롭게 인식했음을 알 수 있다.
-‘압박받는 상황에서의 우아함’ 오스틴의 작품을 한 줄로 평한다면 그렇지.라고 느꼈던 부분과 당대 여성작가들 또한 서로서로 이렇게 영향력을 미치고 있구나라고 느꼈던 부분. 마치 흔들이는 거미줄같달까.
4부 p558 샬럿브론테는 본질적으로 무아지경에 빠져 글을 쓴 작가였다. ‘모든 사람이 왜 내가 눈을 감은 채글을 쓰는지 의아해 했다.
-><제인에어>의 작가가 왜 샬럿브론테인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p562. <제인에어>는 고딕풍 악몽의 고백적 형식과 버니언의 <천로역정>에 나오는 도덕적 교훈주의를 둘다 패러디한다. 패러디를 통해 이 작품은 좀 더 냉정한 여자 주인공의 분신이라 할 수 있는 ‘고딕적인’ 미친여자의 ‘섬뜩하게 생생한’탈출의 꿈을 보여주며, 구속과 탈출이라는 여성 특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4부. p598 [교수]가 샬럿 브론테 자신이 인식하고 있었던 것보다 훨씬 더 그녀의 사고를 지배하고 있던 갈등과 주제에 대한 흐릿한 몽환의 진술이라면, [제인에어]는 완전함을 도피하는 데 대한 앵그리아적인 환상인분노로 물들어 있는 작품이다.
->두 작가가 얼마나 이 여성작가의 작품들에 대해서 유기적으로 마치 한 올 , 한 올 정교한 거미줄을 치는 듯한 분석을 해 놓았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
p658. 제인오스틴, 메리 셸리, 에밀리 브론테의 소외당한 인물들을 괴롭혔단 굶주림과 똑같은 배고픔을 묘사하는 가운데, 샬럿 브론테는 여성들이 그들 자신이 고안한 소설을 지속시키는 것에 굶주려 있는 만큼, 음식에도 굶주려 있다는 점을 암시한다.
5부 p892. 많은 비평가들은 [미들마치]가 사회를 서로 다르지만 서로 관련된 삶들로 짜인 직물로 묘사하고있음에 주목했다. 예를 들면 이 마을의 역사는 도시적인 마을과 시골 교구 사이에 만들어진 ‘새로운 연결의실’이라는 측명으로 묘사된다. 반면 시골 생활의 개인 관계들은 일종의 실로 꼬아 만든 듯한 창조물이 된다. 화자는 ‘이 대부분의 내면의 삶이란 다른 사람들이 그에 대해 갖고 있다고 믿는 생각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그 의견들로 짠 천이 파멸의 위협을 받을 때까지, 누가 알 수 있겠는가?’하고 묻는다.
6부.p1012 디킨슨은 불가사의한 주인을 향한 연애시를 수두룩하게 썼다. 이 시의 내용은 제인이 로체스터에게 사랑을 처음 느꼈을 때 썻을 것 같은 찬사만큼이나 열렬하고 단정적이다.
그 여정이 쉽지 않은 벽돌책의 위엄에 난 초라해졌지만, 꼭 다시한 번 읽어봐야겠다고 생각되는 책임은 틀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