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희씨는 순남씨의 칭찬과 자랑에 둘러싸인 채로 유년기를 보냈다고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내가 아닐까 생각했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순남씨는 복희씨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이런 말도 했습니다. "복크야. 너는 사랑이 많으니까 커서 간호사를 햐. 사람들을 돌보고 복을 나눠주면서 살어라." - P67

당신의손녀 복희가 바람 맞으며 달려오는 걸 바라보는 마음을 그리며 쓴 곡입니다.
제목은 <그랜드도터〉.

그래 벌써 오래전의 일이지
언덕길 너의 얼굴
찬바람 사이로 달려와
인사하던 모습

마주치는 거리마다
그 웃음 여전할 텐데
쉼 없이 무얼 바라고 버리고
저만치 멀어지네

못 본 새 많이 아름다워지고
슬픔이 짙어졌구나
강처럼 서러운 마음도
어느새 빠르게 지쳐버리지만

스치는 거리마다
그 웃음 여전할 텐데
쉼 없이 무얼 바라고 버리고
저만치 멀어지네

가끔 울고 싶을 텐데
여전히 쓸쓸할 텐데
찬바람 사이로 달려와
인사하던 모습
저만치 멀어지네
저만치 멀어지네

장구와 거문고 반주가 어울리는 노래인데요. 부를 때마다 마음이 깊어지고 슬퍼지는 느낌이 듭니다.
문득 제 이름을 다시 생각해보았습니다. 거문고 슬瑟, 예쁠 아娥. 이런것을 만들라고 지어진 이름 아닐까 하고요. - P6970

마르께스의 소설 <백년의 고독>에서 사람들은 비슷한실수를 반복하며 살아갑니다. 그 실수 때문에 어떤 고독이거듭되죠. 후대의 자손들도 선조와 비슷한 고독을 겪고요.
그러나 저의 판타지에서는 고독보다 재주가 더욱 커다랗게반복됩니다. 마술 같은 재주와 귀신같은 솜씨로 우리는 몇대를 횡단하며 연결됩니다. 엄마와 엄마의 아빠와 그 아빠의 엄마를 동시에 품은 채로 노래를 하고 글을 쓰면서 저는 무언가가 되풀이되고 있음을 느낍니다. 실은 내가 아주오래전부터 시작되어온 느낌. 내 몸이 그저, 재주가 흐를 만한 통로인 것 같다는 느낌.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느낌. - P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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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곳을 계속 걷다 보니 시선이 자꾸 다른 곳으로 향했다.
학교를 이렇게 자세히 바라본 건 처음이다. 본관 건물은 황토색인 줄 알았는데 주황빛이 더 많이 섞였다. 본관 꼭대기인 3층한가운데에 박힌 시계는 일 분이 느렸다. 학교는 작으면서도 크고 크면서도 작았다. -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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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룡부대의 나무판자 위에서 나는 용기가 잔뜩 꺾인채로 서 있었지만, 사랑받지 않으며 용기를 잃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 그러면 오직 한 사람만이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사랑과 용기에 취했을 때는 한 사람이라도내 목소리를 들어주는 게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결코 알수가 없었다. -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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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말로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요. 작가님이 결혼을 할까? 아이를 낳을까? 엄마가 될까? 그런 게 너무 궁금해요, 나는"
사람들이 웃고 나도 웃는다.
그런 질문을 삼가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나는 할머니한테 장난스레 여쭤본다.
"제가 어떻게 하면 좋으시겠어요?"
할머니는 설레는 목소리로 대답한다.
"작가님이 꼭 결혼하면 좋겠어요. 애도 낳고요. 그럼또 얼마나 삶이 달라지겠어요? 그럼 또 얼마나 이야기가 생겨나겠어요? 나는요. 계속 달라지는 작가님의 이야기를 오래오래 듣고 싶어요."

사람들은 여전히 웃고 있지만 나는 눈시울이 벌게져버린다. 절벽 같은 세상에서 결혼을 하고 엄마가 된다는 게얼마나 덜컹이는 일인지를 곱씹으면서도, 누가 내 얘기를그렇게 오래오래 듣고 싶어 한다는 게 너무 고마워서.

다음 이야기가 무엇인지 할머니도 나도 모른다.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오고 할머니의 백발과 나의 흑발이 동시에 살랑인다. 건물 부서지는 소리도 들린다. 나는 무대에서서 수십 갈래로 뻗어나가는 내 인생을 본다. 그중 살아볼 수 있는 건 하나의 생뿐이다. - P2829

그러나 시간이 흐르자 눈물 대신하품이났다. 친구의 사정은 슬펐지만.....… 슬픔도 지루해질 수 있는 것이었다. - P34

내게 반해버린 타인의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일. 남의 힘을 빌려서겨우 자신을 사랑하는 일. 그런 구원이 좋은 연애에서는 일어난다. - P35

우리는 키스 얘기를 하면서 걷는다.
키스하는 삶이 키스 안 하는 삶보다는 대체로 낫다고 믿으면서. 하품하는친구일지라도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대체로 낫다고 믿으면서.
그러나 아무래도 빚 같은 건 없는 게 좋다고 믿으면서………
살아가다 보면 친구가 볕이 잘 드는 집으로 이사할날도 올 것이다. 그럼 귀한 나무를 다시 친구에게 돌려줄수도 있을 것이다. 나무는 표정이 없지만 다 알 테다.
못 본사이 친구의 영혼에 어떤 주름과 구김이 만들어졌는지.

그날이 올 때까지 친구도 나도 나무도 살았으면 좋겠다.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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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단어 - 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박웅현 지음 / 북하우스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왜 하루하루성실하게 살아야 하느냐?
이 하루하루가 쌓여서 언젠가 내 인생으로돌아오기 때문입니다.
지금 내가 잘 보낸 시간은 긍정으로 돌아오고,
지금 잘못 보낸 시간은 부정으로 돌아온다는 걸 염두에 두고 하루하루를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 하루하루 성실하게 살면서 한 가지 함정에 빠지지 말아야 할것이, 나는 성실하게 잘 살고 있는데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고 기회도 나를 비켜간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不患人之不己知 患其無能也불환인지불기지 환기무야.
『논어』에 나오는 말입니다.
남이 나를알아주지 않는다고 걱정하지 말고, 내가 능력이 없음을 걱정하라는 뜻입니다. 기회는 옵니다. 인생의 기회는 옵니다. 반드시 올 것이고, 준비된 사람이라면 그걸 잡을 겁니다. - P224

"너는 42.195킬로미터를 달려야 하는 게임을 하고 있지 100미터 달리기를 하는 게 아니야. 네가 지금 열다섯인데 그럼 몇 킬로미터 지점을 달린다고 생각해? 이제 5킬로미터 정도일 텐데 거기서 그 친구가 너를 앞서간다고 해서 승부가 끝난 건 아니지. 그러니까 평상심을 잃지말고 기죽지 말고 네가 할 수 있는 걸 해. 더 달리다 보면 네가 앞서가는레이스가 올지도 모르고, 다시 뒤처질 수도 있고 그러다 앞서 달릴 수도 있어. 그게 마라톤이야. 한 번 이겼다고 자만하지 말고 한 번 졌다고기죽지 마 마라톤 완주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울수 있어."

p229 우린 언제든지 이길 수 있다. 우린 언제든지 질 수 있다. - P227

어렵지만 늘 잊지 말아야 해요. 언제든지 이기고, 또 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생이라는 마라톤을 달릴 때는 일희일비하며 흔들리지 말고 묵묵히 내가 생각하는 본질이 무엇인지, 내 안에는 실력이 있다는 자존을 가지고 ‘Be Yourself‘ 하는 게 제일 잘 사는 방법인 것 같아요.

답을 찾지 마세요. 모든 선택에는 정답과 오답이 공존합니다.
지혜로운 사람들은 선택한 다음에 그걸 정답으로 만들어내는 것이고, 어리석은 사람들은 그걸 선택하고 후회하면서 오답으로 만들죠. 후회는 또 다른 잘못의 시작일 뿐이라는 걸 잊고 말입니다.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인생에 정답은 없습니다. 다만 정답으로 만들어가는 과정만 있을 뿐입니다. 그러니까 어떤 문제에 직면했을 때 우선 판단을 잘 해야 합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판단을 신중하게 하고 그 다음에 셔터를 내리세요. - P230

때로는 눈 딱 감고 단순하고 무식하게 밀고 나가는 것이 깊이를 만들어주고, 한 걸음 더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어줍니다. 정답, 오답에 대한강박을 갖지 말고, 바보처럼 단순하게, 내 판단을 믿고 가길 바랍니다.
여러분, 우리 되는 대로 삽시다. 되는 대로 살되, 인생에는 공짜가 없으니 본질적으로 중요한 게 무엇인지를 살피고, 질 때 지더라도 언제든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모든 답이 정답이니 아무거나 선택하는 게아니라 최선을 다해 현명한 판단을 내리면서, 그것을 옳게 만들면서 삽시다. - P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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