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장
만일 이러한 고생들이 기사도 수행에 없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ㅡ이건 생각이 아니라 분명한 사실이긴 하지만 ㅡ아마 나는 분통이 터져 이 자리에서 죽고 말았을 걸세. - P222

15장
만일 그 위급한 순간에 그의 친구인 현자가 구해 주지 않았더라면 이 가련한 기사는 못 볼꼴을 당했을 거라는 말이네. 그 정도니 나야 지금은 좋은 사람들 틈에서 잘 지내고 있는 셈이지. 그 기사들이 받은 모욕은 우리들이 지금 여기서 받은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컸으니 말이야. - P223

15장
두들겨 맞은 게 너무 아파서 매질은 제 등판만이 아니라 기억에도 확실하게 새겨질 겁니다요
...
세월과 함께 잊히지 않는 기억은 없고, 죽음과 함께 끝나지 않는 고통은 없다는 걸세.

아이고, 그렇게 불행할 수가!
판사가 대답했다.

기억이 잊히도록 세월을 기다려야 하고 고통을 끝내 주는 죽음을 기다려야 한다니 말입니다요. 우리의 이 불행이 고약 두어 개로 나올 만한 것이라면 그렇게 나쁠 것도 없지만, 제가 보기에는 의원에 있는 고약을 다 써도 이 불행을 제대로잡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요.」 - P224

「운이라는 것은 불행 속에서도 빠져나갈 문을 항상 열어 놓지. 불행을해결하라고 말일세」

 돈키호테가 말했다.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이못난 짐승이 지금 로시난테를 대신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지. 내 상처를치료할 어느 성으로 나를 태워 가도록 말일세. 더군다나 나는 이런 짐승을 타고 가는 것을 불명예로 여기지 않을 걸세. - P224

그러고는 서른 번의 <아이고>와, 예순 번의 한숨과 자기를 이런 곳에 데리고 온 사람에 대한 백스무 번의 저주와 욕을 내뱉으면서 일어났지만,
몸을 곧게 펼 수가 없어서 마치 터키의 활처럼 등을 구부정하게 굽힌채로 길 한가운데 서 있었다. 

그러다가 그는 젖 먹던 힘까지 내서 자기 당나귀에 안장을 얹었다. 당나귀는 그날 자유롭게 딴 데 정신을 팔고 실컷 나돌았던 터였다. 그러고 나서 그는 로시난테를 일으켰는데, 말에게 만일 혀가 있었더라면 산초나 주인에게 뒤지지 않을 만큼 투덜댔을 것이다.

결국 산초는 돈키호테를 당나귀 위에 얹고 로시난테는 그 뒤에 밧줄로 묶은 뒤 당나귀의 고삐를 잡고 큰길이 나올 만한 곳으로 얼마쯤 걸어갔다. 행운이 따랐는지 얼마 걷지도 않았을 때 길을 만날 수 있었다. 

산초는길가에서 객줏집 하나를 발견했는데, 산초에게는 괴로운 일이었지만 돈키호테에 따르면 그것은 성이어야만 했다. 

산초는 객줏집이라고 고집을피웠고, 주인은 그게 아니라 성이라고 고집을 피웠다. 서로의 주장이 끝장을 보기 전에 그들은 그곳에 도착했다. 산초는 더 알아볼 필요도 없이 당나귀와 말을 이끌고 안으로 들어갔다. - P226

그렇다면, 여기가 객줏집이란 말인가?
돈키호테가 물었다.
아주 평판이 좋은 객줏집이죠.
주인이 대답했다.
지금까지 내가 속고 있었군!
돈키호테가 대답했다.
나는 정말 그리나쁘지 않은 성인 줄 알고 있었소.
그러나 성이 아니고 객줏집이라면,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계산에 대해서 눈감아 달라고 부탁하는 것뿐이오. 나는 편력 기사의 법도를 어길 수가 없소. - P244

이에 산초는 자기 주인이 받은 기사의 법도를 걸고 설혹 목숨을 잃는 한이 있더라도 일전 한 푼 지불할 생각이 없다고 대답했다. 옛날부터 내려오는 편력 기사들의 훌륭한 관습이 자기로 인해 훼손되어서는 안 되며, 앞으로 이 세상에 나타날 편력 기사들의 종자들이 이런 정의로운 법도를 깼다고 자기를 비난하면서 원망해서도 안 되기 때문이라는 얘기였다. - P245

17-247
나리께서는 제가 기사가 아니라는 것을 잊으셨나요? 아니면 지난밤에 토하다 남은 내장까지 토하란 말씀이십니까요? 나리의 그 약물은 악마놈들을 위해 간직하시고 저는 그냥 내버려 두세요.
이 말을 마치자마자 물을 입에 댔는데 첫 모금으로 그것이 그냥 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포도주를 다 마시자 산초는 당나귀에게 발길질을 해 활짝 열린 객줏집문을 나섰다. 그는 자기 뜻대로 일전 한 푼 지불하지 않게 된 것이 아주 만족스러웠다. 비록 늘 그러하듯 자기 등짝의 희생 덕분이었지만 말이다.
사실 객줏집 주인은 받아야 할 돈 대신 그의 자루를 챙긴 터였지만 산초는 정신없이 나가는 바람에 그것이 없어진 것도 모르고 있었다.  - P247

18-249쪽
저를 갖고 장난친 놈들은 나리께서 말씀하시는 것처럼 유령도 아니고 마법에 걸린 인간도 아닙니다요. 저희들과 똑같이 살과 뼈로 된 인간들입니다요.

...

 그러니 나리, 나리께서 담을 넘지도 못하시고 말에서 내리지도 못하신 것은 마법 때문이 아니라 뭔가 다른 이유 때문이라는 거죠. 

이 모든 일에서 제가 분명하게 얻은 결론은요, 우리는 우리가 찾아다니는 모험들 때문에 결국 어느 쪽이 오른쪽 다리인지도 모를 만큼 수많은 불행을 당하게 될 거라는 겁니다요. 저의 변변치 못한 이해력으로 봐도 고향으로 돌아가는 게 옳고 잘하는 일인것 같습니다요. 때마침 추수이고 농사도 바쁠 테니까. 사람들이 말하듯이 여기저기 광장에서 술집으로 전전하는 것보다야 그게 낫지요.
- P249

그는 대단히 기뻐하며, 저것은 분명 두 군대가 광활한 들판 한가운데서 서로 맞붙어 싸우기 위해 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느 때고 어느 순간이고, 기사 소설에 나오는 전투며 마법이며 사건이며 황당무계한 일이며 연애 사건이며 도전이며 하는 환상으로 그의 머리는 가득 차 있었으니, 그가 말하는 것이나 생각하는 것이나 행동하는 것은 모두 그런 쪽으로 나아가게 되어 있었다.

사실그가 본 모래 먼지는 그 길을 향해 서로 다른 쪽에서 마주 오고 있던 수많은 양 떼 두 무리가 일으킨 것으로, 먼지 때문에 가까이 올 때까지는 양들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 P251

18-255쪽나리, 제 눈에 악마가 씌었는지 들판을 아무리 둘러봐도 나리께서 말하신 거인이나 기사나 사람은 하나도 보이지 않습니다요. 아마도 어젯밤의 유령처럼 마법에 걸려 있는 게 틀림없습니다요.
...

자네 귀에는 말들이 울부짖는 소리와 나팔 소리와 북소리가 들리지 않는단 말인가?

양들이 요란하게 울어 대는 소리 말고 다른 것은 들리지 않는뎁쇼.
...

자네의 두려움이………
돈키호테가 말했다.
자네로 하여금 제대로 보지도 듣지도 못하게 하는 걸세. 두려움이 미치는 영향 중에는 모든 감각을 혼란스럽게 하여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게 하는 게 있다네. - P255

18-257쪽
그게 아니라면 산초여, 제발 한번 당나귀를 타고저 놈들의 뒤를 눈치 못 채게 쫓아가 보게. 그러면 내 말이 사실이라는 걸 제대로 알 수 있을 테니 말일세. 조금만 가다 보면 그놈들이 어떻게 양의 모습에서 내가 자네에게 묘사한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오는지를 보게 될걸세. 하지만 지금은 가지 말게. 자네의 시중과 도움이 필요하니까 말일세. 내게 와서 내 앞니와 어금니가 몇 개나 빠져나갔는지 봐주게. 입안에 한개도 안 남은 것 같군. - P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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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는 자네의 주인이자 자네보다 어른이지만 지네가 나와 같기를 바라니 나와 같은 경지로 먹고 내가 마시는 것과 같은 것을 마셨으면 하네. 편력 기사의 도리는 사랑의 도리와 같아서 모든 것이 동등하다고 보니 말일세. - P155

「황공한 말씀입니다요!」 산초가 말했다. 
하지만 나리, 말씀드리자면요. 저는 먹을 것만 있다면 선 채로 혼자서 먹는 게 황제와 나란히 앉아서 먹는 것만큼이나 좋습니다요. 

그뿐만 아니라,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비록 빵과 양파라도 예의나 범절을 지키지 않고 한쪽 구석에서 혼자 먹는 편이 훨씬 맛이 좋습니다요. 천천히 씹어야 하고, 조심해서 마셔야 하고, 자주 입가를 닦고, 재채기도 기침도 마음대로 할 수 없으며, 그 밖에 혼자있으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체면 차리느라 하지 못하는 그런 자리에 있는 칠면조 요리보다 말입니다요. 그래서 말씀입니다요 나리. 제가 편력기사의 부하나 하인이라고 해서 제게 베풀어 주시려는 그런 명예들을 더 편하고 이익이 되는 것들로 바꿔 주시면 고맙겠습니다요. 다 고맙게 받은걸로 치고 앞으로는 세상 끝날 때까지 사양하겠습니다요.

그렇더라도 지금은 앉게나. 하느님은 스스로 낯추는 자를 들어 쓰는 법이네.
돈키호테는 산초의 팔을 잡아 자기 옆에 억지로 앉혔다. - P155

산초는 

로시난테와 자기 당나귀를 할 수 있는 한 최대로 편안하게 해주고는 

불에 얹어놓은 냄비에 끓고 있는 염소 고기 냄새를 쫓았다. 당장 냄비에서 배속으로 옮겨 놓을 정도가 되었는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으나 꾹참았다.  - P154

둘러앉았다. 돈키호테는 자리에 앉았고 산초는 선 채 뿔로 된 잔에 술을따랐다.

뿔로 된 잔 - P154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악습이 늘어나자 그것을 막자고 편력 기사라는 게생겨난 게지요. 처자들을 지키고 미망인들을 보호하며 고아와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하라고 말이오. 내가 바로 이에 속하는 사람이라오, - P157

더 이상 부탁할 것도 없이 그는 베어 낸 떡갈나무 그루터기에 앉아 줄을 고르더니 곧 아주 멋지게 노래하기 시작했다. 

노랫말은 이러했다.

난 알아, 올라, 네가 나를 사랑한다는 것을.
비록 내게 사랑한다는 말은 하지 않았어도,
눈길조차 말없는 사랑의 말들을 보내지 않았어도 말이야.

그건 네가 나를 사랑한다는 걸 내가 확신한다는 걸
네가 알고 있음을 내가 알기 때문이야.
알아준 사랑은
결코 불행한 적이 없었어. - P159

그 말이 틀렸다고 하지는 않겠네
돈키호테가 받았다. 

자네는 원하는 데서 쉬게, 나 같은 직업의 사람들은 자는 것보다 밤을 새우는 편이 좋을 듯하네. 

그건 그렇고 산초, 

귀가 필요 이상으로 아파 오니 다시 한 번 봐주지 않겠나? - P163

이 무렵에 이미 그리소스토모의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그는 엄청난 재산을 물려받았어요. 부동산이며 적지 않은 양의 크고 작은 가축이며 돈도 상당히 많이요. 

그래서 대단한 재산을 부릴 수 있는 절대적인 힘을 가진 젊은이가 된 건데, 사실 그는 그만한 가치가 있었죠. 

좋은 동료에 인정도 많고 착한 사람들 편이고 축복받은 얼굴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가 복장을 바꾼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아까 우리 동료가 말한 그 여자 목동 마르셀라를 따라 이 벌판을 돌아다니고 싶었기 때문이라는 게 나중에알려졌어요. 그 죽어 버린 가엾은 그리소스토모가 그 여자한테 홀딱 반했거든요. - P167

아니, 사르나도 꽤 오래 살아요.
 페드로가 대답했다. 

그런데 나리,
나리께서 그렇게 제 말끝마다 붙잡고 따지시다가는 1년이 가도 얘길 다 못 끝냅니다요. - P167

목동들과 함께 다니는일이나 말을 나누는 일은 피하거나 거부하지 않았고 그들을 아주 친절하고 정답게 대해 주었지만 그들 중 누군가 자기 속셈을 드러내면, 그것이 결혼을 하고자 하는 아주 정당하고 성스러운 마음이라 할지라도 마치 총으로 쏴버리듯 쫓아냈지요.

그래서 이 마을에 무서운 전염병보다 더 나쁜 피해를 줬어요.

상냥하고 아름다운 그녀를 섬기고 사랑하고 싶은 마음을 갖는 건 당연한 이치인데 그렇게 냉정하고도 무정하게 굴면서 남자들을 절망하게 만드니 다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저마다 잔인하다느니 은혜를 모른다느니 하면서 그녀의 태도를 단정 짓는 말들을 큰 소리로 내뱉는 거예요.  - P170

만일 나리께서 이곳에 잠시 계셔 보시면 그 여자를 좇아다니다가 환멸을 맛본 남자들의 한탄이 이 산과 계곡에 울려 퍼지는 것을 듣게 되실 거예요. - P170

산초 판사는 이미 그 산양치기의 끝없는 이야기에 넌덜머리를 내고 있었기에 얼른 주인에게 페드로의 움막에서 주무시도록 권했다.

돈키호테는 시키는 대로 들어가 마르셀라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흉내 내 그의 여인 둘시네아를 그리워하며 남은 밤을 보냈다. 

산초 판사는 로시난테와 자기 당나귀 사이에 몸을 누이고 이루지 못하는 사랑에 빠진 자가 아니라, 마구 걷어차여 녹초가 된 자로 곯아떨어졌다. - P171

「미안하이, 친구」 돈키호테가 말했다.

옴과 사라는 달라도 너무 달라서 그렇게 말한 거네. 그런데 자네 대답은 명답이었어. 사르나는 정말 사라보다 오래 살지. 계속 이야기하게 더 이상 아무 말 하지 않겠네. - P168

173-174
이 말을 듣자마자 모두 그가 미쳤다는 것을 알았다. 정말 미쳤는지 좀더 확인해 보고 싶기도 하고, 그 사람의 광기가 어떤 종류의 것인지 궁금하기도 해서 비발도가 그 편례 기사라는 게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 P173

그의 말을 듣자 일행은 돈키호테가 미쳤다는 것을 완전히 확신했으며 그를 지배하는 광기가 어떤 종류의 것인지도 확실히 알게 되었다. 그가 이야기하는 내용에 그들은 놀랐고, 그의 광기에 다시 한 번 놀랐다. 신중하면서도 명랑한 기질이 있는 비발도는 얼마 남지 않은 길을 즐겁게 가자는 생각이 들었다. 장례식이 거행될 언덕에 이르자 그는 돈키호테에게 미친소리를 더 지껄일 기회를 주고 싶었다. - P175

다른 사람들도 모두 이 두 사람이 주고받는 말에 귀를 기울이며 가고 있었고, 그래서 산양치기들과 목동들까지 우리의 돈키호테가 얼마나 돌았는지 알게 되었다. 

단지 산초만이 태어날 때부터 그와 그에 대한 모든것을 알고 있었기에 주인이 한 말을 모두 사실이라고 생각했다. 믿기에 망설여졌던 점이 있다면, 그건 그 아름답다는 둘시네아 델 토보소에 관한 것이었다. 그는 토보소 아주 가까이 살고 있었지만 한 번도 그런 이름이나 그런 공주가 있다는 말을 들어 본적이 없었던 것이다. - P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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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향유는 말이지......

 돈키호테가 대답했다. 

그 사용법을 기억하고있는데, 이것만 있으면 죽음을 겁낼 필요도 없고 웬만한 상처로 죽을 염려도 없다네. 따라서 내가 이것을 조제하여 자네에게 주는 날이면 어느전투에서든 내 몸이 반으로 두 동강 나는 것을 볼 경우 ㅡ이런 경우는흔히 있을 수 있겠지ㅡ 자네는 땅에 떨어진 몸 한쪽을 피가 굳기 전에 안장위에 남아 있는 나머지 몸에다 정확하게 아주 잘 맞추어 붙이기만 하면 되는 거야. 그러고 나서 내가 말한 향유 두 방울만 나에게 먹여 주면 내가 사과보다 더 싱싱해지는 모습을 보게 될 걸세 - P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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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란 움직이는 것일세. 오늘 잃은 것은 내일 얻을 수 있는 법, 모두 하느님의 뜻이지. 

그것보다도 지금은자네 건강이나 돌보시게. 상처는 없지만 심히 지쳐 있는 것 같으니 말일세 - P118

조카딸이 말했다. 

하지만 삼촌, 또 누가삼촌을 그런 싸움에 끼어들게 하겠어요? 불가능한 일을 찾아 세상을 돌아다니지 마시고 집에 편히 계시는 게 낫지 않을까요? 양털 깎으러 갔다가 도리어 털 깎이고 돌아오는 사람이 많다는 걸 모르세요? - P120

122쪽
편력 기사 나리, 제게 약속한 섬 이야기를 잊으시면 안 됩니다요. 아무리 큰 섬이라도 전 문제없이 다스릴 수 있거든요.

123쪽
하느님께 맡기게, 산초
돈키호테가 대답했다. 
그러면 그분께서 그녀에게 가장 어울리는 것을 주실 것이야.

주눅 들어 변방의 통치자보다 낮은 자리에 만족하려고 하지는 말게

그러지 않겠습니다요. 나라
산초가 대답했다. 
제게 알맞고 제가 감당해 낼 수 있는 자리라면 무엇이든 주실 줄 아시는 뛰어난 분을 나리로 모시고 있는걸요. - P123

비록 네놈들이 저 거인 브리아레오스보다 많은 팔을 휘둘러 댄다할지라도, 네놈들아, 나한테 혼날 줄 알아라!

이렇게 말하면서 그는 둘시네아에게 이런 위기에 처한 자신을 보호해달라고 온 마음을 다해 빌었다.

***돈키호테에게 둘시네아가 있당션 여러분에게는 마음속에 누가 있나요! - P125

「아이고 맙소사! 산초 판사는 말했다. 「제대로 살피고 일을 하시라고제가 말씀드리지 않았나요? 저건 풍차라고요. 머릿속에 그런 해괴한 생각을 담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누가 그걸 모르겠냐고요. 
...
내 생각에, 아니 생각이 아니라 진실인데,
나의 서재와 책을 훔쳐 간 그 현인 프리스톤이 승리의 영광을 내게서 앗아가려고 거인들을 풍차로 둔갑시킨 게야. 
내게 품고 있는 그자의 적의가 이 정도란 말일세. 그러나 그자의 사악한 술법도 내 선의의 칼 앞에는 별 볼일 없게 될 거야. - P126

배추 국물 같은 것이 아닌 든든한 음식으로 배를 채운 까닭에 단번에 잠이 들었다.

주인이 깨우지 않았더라면 얼굴로 떨어지는 햇살도, 새로운 하루를 노래하는 수많은 새들의 즐거운 노랫소리도 그의 잠을 깨우지 못했을 것이다.

그는 일어나자마자 더듬더듬 술통을 찾고 어젯밤보다 술이 적어진 것을 알았는데, 빠른 시일 안에 그 부족한 것을 채울 방도가 없어 보여 가슴이 아팠다. - P128

「이번 일은 풍차 사건보다 더 심각하겠는걸.」 산초가 중얼거렸다. 「잘 보십쇼 나리, 저건 성 베네딕트 교단의 사제들이고, 마차를 타고 있는건 그저 지나가는 사람이 틀림없습니다요. 무엇을 하시든 제대로 좀 보시라는 말씀입니다요. 그렇게 악마한테 홀리셔서 어쩐답니까요.」 - P130

9장 141쪽
어느 날 톨레도의 알카나 시장에 나갔더니 한 소년이 비단 장수에게 잡기장이며 낡은 서류뭉치들을 팔기 위해 나와 있었다. 나라는 사람은길바닥에 있는 찢어진 종이라도 읽는 천성을 지닌 인간인지라 그 소년이 팔겠다고 하는 잡기장 한 권을 집어 들어 보았는데 거기에는 아랍 글자가 쓰여 있었다. - P141

무엇이 그리 우스운지 물었더니 이 책의 여백에 쓴 주석이 그렇다고 했다. 내가 그것을 좀 읽어 달라고 하자 그는 여전히 웃으면서 읽어 주었다.

내가 말한 주석은 이것입니다. 이 이야기에 자주 언급되고 있는 이 둘시네아 델 토보소라는 여자는 돼지고기를 소금에 절이는 솜씨만큼은 라만차를 통틀어 어느 여자보다도 뛰어났다고 한다.> - P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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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객줏집에서 나온 뒤 우리의 기사에게 일어난 일에 대하여

안드레스는 용감한 돈키호테를 찾아 가서 이 사실을 낱낱이 고해 반드시 일곱 배나 무거운 벌을 받게 하겠노라고 울먹이며 떠나갔고 그의 주인은 남아서 웃고 있었다.

용감한 기사 돈키호테는 이런 식으로 불의를 바로잡았다. 그는 자기가 해결한 일에 아주 만족스러워했고, 기사 생활이 무척이나 행복하고도 멋지게 시작된 것 같아 우쭐해져서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자기 마을로 가고 있었다. - P95

매질을 하던 하인이 지치자 상인들은 매 맞은 그 불쌍한 자를 이야깃거리로 삼으며 가던 길을 계속 갔다. 

홀로 남게 된 돈키호테는 다시 일어날 수 있는지 시험해 보았지만, 성했을 때에도 일어날 수가 없었는데 갈리고 거의 망가진 몸으로 어떻게 일어날 수 있었겠는가? 그런데도 돈키호테는 이러한 불행을 편력 기사들에게만 일어나는 일로 여겨 자기는 행복한 사람이라고까지 생각하며 잘못은 모두 말의 탓으로 돌렸다. 하지만 몸은 완전히 녹초가 되어서 도저히 일어날 수가 없었다. - P98

자기 처지와 기막히게 맞아떨어지는 이야기를 이용했지만 농부는 그 멍청한 소리를 듣는데 절망하며 걸을 뿐이었다.

그는 이웃이 미쳤다는 것을 알아채고는 돈키호테가 장황한 연설로 자신의 화를 돋울까 봐 걸음을 재촉했다.  - P102

아이고, 불쌍한 내 신세! 이건 제가 죽기 위해 태어났다는 사실만큼이나 분명한 건데, 제 생각엔 나리께서갖고 계시면서 늘 읽으시던 그 몹쓸 기사 소설들이 나라의 분별력을 흐리게 만든 거예요.

지금 생각났는데, 나리께서 혼잣말로 편력 기사가 되어 모험을 찾아 온 세상을 돌아다니고 싶다고 몇 번이나 말씀하신 걸 들은적이 있어요. 

그따위 책은 사탄이나 악마에게 줘버려야 해요. 라만차에서가장 분별 있는 분의 머리를 돌게 만들어 버렸으니 말이에요. - P103

「이것도 알아야 해요. 니콜라스 - 이것이 이발사의 이름이었다 - 아저씨. 외삼촌께서 그 막돼먹고 재수 없는 기사 소설을 이틀 동안 주무시지도 않고 읽으신 적이 여러 번 있었어요. 

그러고 나면 책을 내던진 다음 칼을 들고 벽을 마구 내리치시는 거예요. 그러다가 지치면 당신이 탑만큼이나 큰 거인을 넷이나 죽었다고 말씀하셨죠. 

지쳐서 땀이 흐르면 싸움도중 입은 상처에서 흐르는 피라고 하셨고요. 

그러고 나서 큰 물병에 있는 찬물을 다 마시고 좀 진정이 되면, 그 물은 위대한 마법사이자 당신의 친구인 현인 에스키페가 당신에게 가져다준 아주 귀한 물이라고 하셨죠. 

외삼촌이 이렇게 될 때까지 알리지 않은 제 잘못이 커요. 미리 말씀드렸더라면 이 지경이 되기 전에 막을 수 있었을 테고, 외삼촌이 갖고 계신 악마 같은 이 많은 책들 모두 이교도를 화형에 처하듯 불살라 버릴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에요.」 - P103

사람들이 곧 그를 침대로 옮기고 살펴보았으나 상처는 한 군데도 없었다. 돈키호테는 그냥 피곤해서 그렇다고 했다. 이 드넓은 세상 어디를 가도 만나기 어려운 가장 지독하고도 무모한 거인 열 명과 싸우다가 로시난테와 함께 심하게 넘어졌다는 것이었다. - P104

신부는 돈키호테를 발견한 경위와 자초지종을 농부에게서 전부 들었다. 농부는 모든 것을 빠짐없이 이야기했다. 그가 그를 발견했을 때,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돈키호테가 말했던 황당무계한 이야기도 했다. 

이야기를 듣고나니, 신부는 다음 날 자기가 하려는 일에 더욱 큰 확신을 갖게 되었다.

이튿날 그는 친구인 이발사 니콜라스 선생을 불러 함께 돈키호테의 집으로 갔다. - P105

이런 말과 비슷한 다른 이야기를 하면서 그들은 해질 무렵 마을에 이르렀다.

그러나 농부는 두들겨 맞아 엉망진창이 된 양반이 꼴사납게 당나귀를 타고 있는 몰골을 사람들이 보지 못하도록 더 어두워지기를 기다렸다. 충분히 기다렸다 싶었을 때 마을로 들어가 돈키호테의 집으로 가보니집에서는 난리가 나 있었다. - P102

이 부분을 읊조리고 있을 때, 마침 그와 같은 동네에 사는 한 농부가 방앗간에 밀을 져놓고 돌아오는 길에 그곳을 지나게 되었다.

농부는 길바닥에 드러누워 있는 사람을 보고는 가까이 다가와 누구인지, 어디가 아파서 그렇게 슬퍼하는지 물었다.

돈키호테는 이 사람이 틀림없이 자기 삼촌인만투아 후작이라고 생각해서 다른 말은 않고 로만세만 계속 주절대며 로만세에 나오는 그대로 자신의 불운에 대해, 그리고 황태자와 자기 아내와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듣고 농부는 놀랐지만, 그래도 몽둥이질로 산산조각 난 얼굴 가리개를 벗긴 뒤 먼지로 범벅이 된 그의 얼굴을 깨끗하게 닦아 주었다.

얼굴을 닦아 주고 보니 당장 그가 누군지 알게 된 농부는 말했다.
「키하나 님!」 아마 돈키호테가 정신을 잃기 전, 그러니까 얌전한 시골귀족에서 편력 기사가 되기 전에는 이렇게 불렀던 모양이다. 누가 나리를 이런 꼴로 만들었습니까요? - P100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라 갈라테아 인데요
이발사가 말했다.

세르반테스도 내 오랜 친구지. 내가 알기로 그 친구는 시 쓰는 일보다 세상 고생에 더 이력이 나 있는 사람이라네. 그 책은 무언가 기발한 구석이 있지만 제시만 할 뿐 결론은 아무것도 없단 말이야. 속편을 약속했으니 기다릴 수밖에. 약간 손질만 하면 지금은 못 받고 있는 자비를 완벽하게 얻을지도 모르지. 그때까지 자네 집에다 간수해 놓도록 하게 -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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