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 셀 - 죽음을 이기는 첫 이름
아즈라 라자 지음, 진영인 옮김, 남궁인 감수 / 윌북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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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87

미래는 최후의 암세포를 쫓는 게 아니라, 첫 번째 암세포를 알리는 극초기 표지자를 밝혀내어 암을 예방하는 데 있다.


p.76

암 문제에는 본질적으로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몇 주 동안 더 살아남는 것을 목표로 삼아서는 안된다. 우리는 더 높은 목표를 세워야 한다. 


p.81

환자가 환자의 처지에 공감해주는 의사를 만나면 놀라다니, 우리의 의학 문화는 무슨 이유로 어쩌다 이렇게 변태적인 방식으로 진화했을까. 공감은 예외가 아니라 규칙이 되어야한다.


p.137

모든 암 환자의 문제는 암이 초기에 외과수술로 제거 가능한 고형 덩어리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면, 몸속을 돌아다니는 몇 안 되는 암세포를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는 효과적이고 확실한 치료법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의 치료법은 몇 개 안 되는 비정상 세포보다 더 많은 정상 세포랄 파괴하는 화학요법이 전부다. 


p.166

필멸이 영원을 향한 불타는 욕망을 천천히 침식했다. 레이디 N.의 몸이 수없는 모욕을 단번에 쌓아 올렸다. 부패하고, 망가지고, 혹사당하고, 괴롭힘을 당한 그녀의 몸. 그 장대한 골격은 온갖 장치가 가득한 중환자실 침대에 묶인 채 수백 가지 튜브와 관으로 둘러싸였다. 그녀는 삶과 죽음 사이의 기묘한 상태에 발이 묶인 채 머릿속으로 장례식과 싸웠다.


p.312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인가? 첫 단계는 우리가 거만한 태도를 버리고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이다. 암은 너무 복잡한 문제이므로, 치료법 개발을 위해 고안한 단순한 임상 전 시험 플랫폼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지난 50년간 달라진 건 거의 없었다.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50년 동안도 거의 없을 것이다. 우리가 계속 같은 방식을 고수한다면 말이다. 가장 빠르고 저렴하게, 무엇보다도 가장 보편적으로 환자를 배려하며 암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질병의 말기 단계에만 맞춘 치료법 개발에서 눈을 돌려 개시 단계의 암 진단과 암 증식 예방을 위한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것이다. 이제 마지막 세포를 쫓는 데서 손을 떼고, 첫 번째 세포가 남기는 발자국을 밝혀내야 한다.


잘 쓰여진 책을 읽을때면 가끔, 이렇게 정성들여 쓴 책을 내가 이렇게 대충 읽어도 되나 미안해질때가 있다. 이 책은 상당히 전문적이고 또 고통스러운 내용을 담고 있어 읽기 수월하지는 않았으나 어떻게해서든 시간을 내어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었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그녀가 궁금해졌다. 평생 암이라는 질병에 헌신해왔으나 그 암으로 남편을 잃은 세계적 종양 전문의. 아즈라 라자 교수는 이 책에서 현존하는 암 치료의 맹점에 대해 꼬집는다. 암환자가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하게 사망하는 것은 결국 지난 50년간 달라진 게 별로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걸. 획기적이라는 신약도 엄청난 신체적, 재정적 비용을 치르며 환자를 고작 몇 개월 더 살게 해 줄 뿐이라는 것을. 

책의 각 챕터는 그녀가 만나고 떠나보낸 암 환자의 이름이다. 생사의 기로에서 신약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으며 애쓰다가, 마지막까지 고통 속에서 괴로워하며 죽어가던 자신의 환자들을 기억하면서 왜 과학은 그들의 고통을 줄이는 데 관심이 없는지 묻는다. 환자의 깊은 고통에 공감하는 것만이 변화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제목처럼 the first cell, 인체에서 암의 기원이 되는 첫 번째 세포를 찾아내는 것, 초기 암보다도 더 일찍, 맨 처음 종양 세포가 암을 형성하기 위해 우리 몸에서 만들어졌을 때, 그 세포를 어떤 방식으로든 찾아서 소멸시킴으로써 환자들을 지금과 같은 고통과 경제적 비용에서 자유롭게 해줄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 비록 아직은 이상적이고 추상적인 희망일 뿐이라 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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