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험경제학과의 차이 |

2002년 카너먼과 함께 노벨 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사람은 실험경제학자인 버논 스미스(Vernon Lomax Smith)이다. 실험경제학이라는 학문은 연구대상이 아니라 연구방법에 의해 붙여진 명칭이다. 지금까지의 경제학에서는 별로 익숙지 않았던 실험적 방법을 이용하여 경제이론을 검증하는 것이 목적이다.

행동경제학도 실험적 방법을 다양하게 이용하지만, 그것은 단지 연구방법 중의 하나에 불과하다. 실험적 방법 없이는 행동경제학의 발전을 생각할 수 없기 때문에 실험경제학에 더 크게 의지하고 있지만, 행동경제학과 실험경제학을 별개의 것으로 이해해두는 게 좋다.

< 출처 : 행동경제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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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동경제학의 성립 |

이러한 흐름 속에서 심리학의 일파로 간주되는 의사결정이론도 인지혁명의 영향을 받아왔다. 그것은 행동적 의사결정이론이라 불리는데, 원류는 1950년대 워드 에즈워즈(Ward Edward)에 이르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970년대에 이르자 판단이나 의사결정의 문제에 대한 인지심리학자들의 실험과 연구가 활발해졌다. 그 후 트버스키나 카너먼 외에도 폴 슬로빅(Paul Slovic), 바룩 피쇼프(Baruch Fischhoff) 등과 같은 인지심리학자들이 활발한 연구 활동을 펼쳐 점차 경제학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행동경제학의 공식 탄생일이 인정되지는 않지만 1979년을 ‘행동경제학 원년’으로 간주해도 좋을 것이다. 그 해에 발행된 이론계량경제학에 대한 세계 최고 수준의 잡지 중 하나로 평가되는 『이코노메트리카(Econometrica)』지에 카너먼과 트버스키의 기념비적인 논문 ‘프로스펙트 이론`:`리스크 하에서의 결정’이 게재됐기 때문이다. 행동경제학은 탄생 이래 현재까지 불과 30년 정도밖에 되지 않은 젊은 학문이다.

이들의 뒤를 이어 인지심리학자들의 연구 흐름에 경제학자 리처드 세일러(Richard Thaler)가 가세해 경제학자와 심리학자가 협동으로 행동경제학이라는 분야를 확립해가게 된다. 주도적 추진자는 세일러 외에 경제학 출신으로 행동경제학의 모든 영역에 걸쳐 독창성을 발휘하고 있는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 캠퍼스의 매튜 라빈(Matthew Rabin), 심리학 출신으로 행동 게임론의 창시자라 할 수 있는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의 콜린 카머러(Colin Camerer), 심리학 출신으로 행동경제학 전반을 연구하는 카네기 멜론 대학의 조지 로엔스틴(G. Loewenstein), 사회적 행동에 대한 독창적 실험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는 스위스 취리히 대학의 (전)노동경제학자 에른스트 펠(E. Fehr)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행동경제학 진영으로 저명한 산타페 연구소의 사무엘 보울즈(Samuel Bowles)와 허버트 긴티스(Herbert Gintis)의 이름도 빼놓을 수 없다. 그들은 주로 진화론적 관점을 중시하고, 사람의 사회적 행동에 대한 독창성을 연구하고 있다.

행동경제학이 인지심리학으로부터 받은 지대한 영향력에 대해 강조하자면 ‘행동경제학은 인지심리학의 일부인가, 단순한 응용에 불과한 것인가’라는 얘기가 나올 법도 하다. 이에 대해서는 결단코 ‘아니오(no)’라고 말할 수 있다.

경제학에서 오랫동안 축적된 이론에 인지심리학의 성과를 도입하여 개량한 것이 행동경제학이 지향하는 방향이다. 주류경제학을 전면적으로 포기하거나 해체하여 새로운 경제학을 처음부터 다시 만들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 출처 : 행동경제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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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지심리학의 탄생 |

행동경제학은 심리학과 경제학이 재결합되면서 탄생한 연구 분야였기 때문에 심리학적 특징이 강한 경향이 있었다. 그 흐름의 중심에는 1950년경에 창시된 오늘날의 인지심리학이나 인지과학으로 불리는 연구 분야가 자리잡고 있었다.

놀랍게도 인지심리학은 공식적인 탄생일이 있다고 한다. 1956년 9월 11일이 바로 인지심리학의 탄생일이다. 이 날 매사추세츠 공대에서 개최된 심포지엄에서 오늘날 인지심리학의 문을 연 3가지의 중요한 논문이 보고되었기 때문이다. 3가지 중요 논문 중에는 허버트 사이먼과 공동 연구자인 앨런 뉴웰(Allen Newell)이 발표한 ‘일반문제해결법(General Problem Solver)’이라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에 대한 논문이 포함되어 있다. 이 논문은 컴퓨터로 수학의 정리를 증명하는 참신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인지심리학은 이 날 극적으로 탄생했으며, ‘인지혁명’(가드너 Howard Gardner, 1985)으로 불리게 되었다. 그때까지 인지심리학에 대한 사고의 주류는 ‘인간은 자극에 대해 반응하는 자극`―`반응계다’라는 견해였다. 하지만 이 날을 계기로 그러한 견해가 완전히 변모해 ‘인간은 정보처리를 하는 부류’라고 생각했다는 점에서 획기적이었다.

그 후 인지심리학은 진화론의 영향을 받아 진화심리학을 파생시켰고, 뇌과학(腦科學)과의 교류로 인해 인지신경심리학이 탄생하게 되었다. 이들 분파도 행동경제학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 출처 : 행동경제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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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주꾼 허버트 사이먼 |

그 후 경제학에 심리학의 탁월한 견해를 도입하려는 시도는 소수의 예외를 제외하면 거의 끊어져버렸다. 이런 조류 속에서 유달리 빛을 발하는 사람이 1978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허버트 사이먼(Herbert Alexander Simon)이다.

현대 경제학자 중에서 경제적 인간 가설에 대해 가장 강한 이견을 주창했고, 대체 사고방식을 제창한 사람이 바로 사이먼이다. 사이먼은 다방면에 재주가 뛰어났다. 처음에는 정치학을 배워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나, 후에 경영학, 조직학, 컴퓨터 과학, 인공지능, 인지과학, 경제학 등을 연구하여 이 분야에 막대한 영향을 주었다.

그는 주류경제학이 가정하고 있는 합리성에 대해 인간 인지능력의 한계라는 관점에서부터 체계적인 비판을 가한 최초의 경제학자이다. 완전히 합리적일 수 없는 인간을 설명하기 위해 ‘제한된 합리성(bounded rationality)’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냈을 뿐만 아니라, 경제학은 제한된 합리성을 가진 인간을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현실에서 인간의 선택은 최적화된 기준에서 실행되는 것이 아니라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선택한다는 ‘만족화(satisficing)’ 원리를 비롯해 합리성은 선택의 결과가 아니라 선택의 과정이나 방법에 대해 논해야 한다는 ‘절차적 합리성’이라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창조했다.

이처럼 사이먼은 의사결정에서 진화의 영향을 중시했다는 점에서도 선구적이었고, 인간이 의사결정을 고려할 때에 감정 역할의 중요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주장을 한 점에 있어서도 획기적이었다. 일반적으로 사회과학자는 인간의 합리성이나 의사 결정력 또는 사회 속에서의 개인의 영향력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바로 이런 특성 때문에 사이먼은 사회과학자 중에서 최초로 감정의 중요성까지 주장한 인물이 된 것이 아닐까? 또한 사이먼은 이타성에 대해 고찰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매우 혁신적이다.

유감스럽게도 당시 사이먼의 주장은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는 별로 인정받지 못했다. 사이먼의 업적은 경제학과 심리학이 재결합하는 조짐이었지만 당시에는 열매를 맺지 못했다. 그 즈음은 오늘날의 주류경제학이 확립되어 힉스(J. R. Hicks), 새뮤얼슨(Paul Samuelson), 애로(K. J. Arrow)가 활약했으며, 물리학을 기본으로 하는 일반 균형이론 등 엄밀한 수학적 분석이 각광받던 시대였다.

사이먼의 논점은 매우 설득력 있는 이론이었지만 극히 개념적·이념적 단계에 머물러 있었고, 조작 가능한 모델화가 어려웠기 때문에 주류경제학자 사이에서는 널리 보급되지 않았다고 생각된다. 수학적 이론을 선호하는 경제학자에게는 ‘정리 없는 이론’(Reinhard Selten 1990)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었다. 사이먼이 주장한 이론의 정당성과 중요성은 인식되었지만 비합리성이나 비이기성에 대해 다룬 적합한 이론이나 모델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경제학자들로서는 그의 이론을 무시할 수밖에 없었다.

사이먼은 2001년에 사망했지만 그의 연구 성과는 행동경제학 이론 안에 폭넓게 이어지고 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사이먼은 “마음의 성격을 이해하는 일은 사회제도와 사회행동, 경제학이나 정치학에 있어서 원활한 이론 구축을 이루기 위해서는 빠뜨릴 수 없는 것이다. 경제학은 인간의 이성에 대해 ‘선험적인’ 가정의 기초 아래 2세기 동안이나 이 문제를 얼버무려왔다. 이런 가정은 이제는 알맹이가 없다. 이성에 대한 선험적인 가정은 인간의 마음에 대한 진실성이 있는 이론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서술하고 있다.

현대 경제학자 중에서는 사이먼이나 조지 아커로프(George Arthur Akerlof, 200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 토마스 셸링(Thomas Crombie Schelling, 2005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과 같은 일부 재주꾼을 제외하면 경제학과 심리학에 관해 특별한 관심을 배려한 경제학자는 출현하지 않았다.

< 출처 : 행동경제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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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학과 심리학은 하나였다 |

행동경제학에 있어서 심리학, 특히 인지심리학의 영향력은 측정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하지만 현실의 인간행동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 경제적 인간만을 취급하는 주류경제학은 심리학적 분석과는 인연이 멀다. 이런 경향은 주류경제학이 확립된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경제학은 원래 심리학과 연관성이 깊었다. 경제학이 확립된 18세기 무렵, 심리학은 아직 과학으로서 독립적인 입지를 마련하지 못해 당시의 경제학자는 심리학을 겸업했다고 할 수 있다.

아담 스미스(Adam Smith)는 『국부론』(1776)에서 리스크나 불확실성이 인간의 경제행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누구나 이익을 얻을 기회는 약간이라도 과대평가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손실을 볼 기회는 조금이라도 과소평가한다.’는 합리성에 반하는 심리적 요인의 중요성을 지적하고 있다.

잘 알려져 있듯이 스미스의 최초 저작물은 『도덕감정론』(1759)이며, 이 책에서는 자제심이나 공감, 이타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그렇지만 스미스는 ‘이기심’의 추구야말로 인간의 모습이며, 이기심의 추구가 실제로 희망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주장한 것처럼 후세 사람들은 그렇게 알고 있다.

스미스가 서술한 다음과 같은 글을 보면 명확히 알 수 있다. ‘우리들이 식사를 기대하는 것은 정육점이나 술집, 빵집 주인들의 자비심이 아니고, 그들 자신의 이해(利害)에 대한 관심이다. 우리들이 원하는 것은 그들의 인류애가 아니라 이기심이며, 우리들이 그들에게 말하는 것은 결코 우리의 필요가 아닌 그들의 이익에 대해서이다.’ 이는 분업과 시장의 활동에 대한 언급으로서 이기심을 가져야 한다거나, 이기심만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다른 요소보다 이기심이 강조되어 있는 것이다.

그 원인이 물론 스미스에게 있는 것은 아니다. 주류경제학이 수립되어온 역사 속에서 경제학과 심리학이 각기 다른 길을 걸어왔기 때문일 것이다. ‘동기(動機)와 시장에 대한 스미스의 복잡한 견해가 잘못 해석되고, 감성과 행동에 관한 윤리적 분석이 간과된 것은 현대 경제학의 발전과 함께 발생한 윤리학과 경제학의 괴리라고 말할 수 있다’는 센(Amartya Sen)의 견해는 ‘윤리학’을 ‘심리학’으로 바꿔놓아도 그대로 꼭 들어맞는다.

스미스 이후의 경제학자들 중에서도 인간 심리의 중요성에 대해 통찰한 경제학자는 적지 않다. 알프레드 마샬(Alfred Marshall)은 『경제학원리』 첫머리에서 ‘경제학은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인간에 관해 연구하는 학문이다. 개인적·사회적 행동에서 물질의 획득과 그 사용에 매우 밀접하게 관련된 측면을 다루는 것’이라고 서술하였고, 경제학은 일종의 심리과학이자 인간과학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제학은 어떤 면에서는 부(富)에 관한 연구지만 다른 중요한 측면으로 보면 인간 연구의 일부이다.

인간 심리를 경제학에 도입한 점에서 케인즈(John Maynard Keynes)는 걸출한 인물이다. 그는 인간의 비합리성이 경제행동이나 경제의 운용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의 저서 『고용·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1937)은 인간행동에 관한 혜안으로 가득 차 있다. 예를 들면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 일부 검토한 인지 바이어스(bias, 편향), 답례성, 공정, 군중행동, 사회적 지위나 감정, 야심 등의 심리학적·사회학적 사실의 역할이 반복하여 등장할 뿐만 아니라 강조되고 있다. 사이먼은 케인즈의 『일반이론』은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했지만 기업가가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을 갖고 있다는 기술(記述)만큼은 매우 감탄했다고 한다.

또한 프리드리히 폰 하이에크(Friedrich August von Hayek), 베블런(Thorstein Bunde Veblen), 어빙 피셔(Irving Fisher) 등과 같은 경제학자들의 저서에는 수많은 심리학으로부터의 통찰을 엿볼 수 있다. 베블런은 제도파(制度派) 경제학자로 알려져 있지만, 그 제도란 ‘개인과 사회의 특정 관계나 특정 기능에 관한 지배적인 사고습관’이다. 하이에크의 저서 『감각질서』(1951)는 거의 심리학 영역에 들어가도 좋을 만한 작품이다.

그 후 경제심리학자라고 자칭한 사람이 바로 미국의 조지 카토너(G. Katona)이다. 그의 주요 저서는 『경제행동의 심리학적 분석』(1951)인데, 이 책에서 그는 ‘우리들이 알고 싶은 것은 인간행동`―`소비자나 경영자의 동기·태도·희망·걱정 등`―`이 경기상승, 인플레이션, 경기후퇴 등의 출현에 어떻게 반응하는가이다. 이런 상태로부터 경제불안을 완화시키거나 피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배울 수 있을 것’이라며 경제적 요인과 심리적 요인의 상호관계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카토너의 연구는 그다지 영향력을 갖지 못했고, 사회학자 닐 스멜서(Neil Smelser)에 의해 ‘카토너는 전체적으로 소비행동의 일반이론에 대해 제대로 논하고 있지 못하다.’는 혹평을 받기에 이르렀다.

< 출처 : 행동경제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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