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동경제학의 성립 |

이러한 흐름 속에서 심리학의 일파로 간주되는 의사결정이론도 인지혁명의 영향을 받아왔다. 그것은 행동적 의사결정이론이라 불리는데, 원류는 1950년대 워드 에즈워즈(Ward Edward)에 이르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970년대에 이르자 판단이나 의사결정의 문제에 대한 인지심리학자들의 실험과 연구가 활발해졌다. 그 후 트버스키나 카너먼 외에도 폴 슬로빅(Paul Slovic), 바룩 피쇼프(Baruch Fischhoff) 등과 같은 인지심리학자들이 활발한 연구 활동을 펼쳐 점차 경제학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행동경제학의 공식 탄생일이 인정되지는 않지만 1979년을 ‘행동경제학 원년’으로 간주해도 좋을 것이다. 그 해에 발행된 이론계량경제학에 대한 세계 최고 수준의 잡지 중 하나로 평가되는 『이코노메트리카(Econometrica)』지에 카너먼과 트버스키의 기념비적인 논문 ‘프로스펙트 이론`:`리스크 하에서의 결정’이 게재됐기 때문이다. 행동경제학은 탄생 이래 현재까지 불과 30년 정도밖에 되지 않은 젊은 학문이다.

이들의 뒤를 이어 인지심리학자들의 연구 흐름에 경제학자 리처드 세일러(Richard Thaler)가 가세해 경제학자와 심리학자가 협동으로 행동경제학이라는 분야를 확립해가게 된다. 주도적 추진자는 세일러 외에 경제학 출신으로 행동경제학의 모든 영역에 걸쳐 독창성을 발휘하고 있는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 캠퍼스의 매튜 라빈(Matthew Rabin), 심리학 출신으로 행동 게임론의 창시자라 할 수 있는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의 콜린 카머러(Colin Camerer), 심리학 출신으로 행동경제학 전반을 연구하는 카네기 멜론 대학의 조지 로엔스틴(G. Loewenstein), 사회적 행동에 대한 독창적 실험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는 스위스 취리히 대학의 (전)노동경제학자 에른스트 펠(E. Fehr)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행동경제학 진영으로 저명한 산타페 연구소의 사무엘 보울즈(Samuel Bowles)와 허버트 긴티스(Herbert Gintis)의 이름도 빼놓을 수 없다. 그들은 주로 진화론적 관점을 중시하고, 사람의 사회적 행동에 대한 독창성을 연구하고 있다.

행동경제학이 인지심리학으로부터 받은 지대한 영향력에 대해 강조하자면 ‘행동경제학은 인지심리학의 일부인가, 단순한 응용에 불과한 것인가’라는 얘기가 나올 법도 하다. 이에 대해서는 결단코 ‘아니오(no)’라고 말할 수 있다.

경제학에서 오랫동안 축적된 이론에 인지심리학의 성과를 도입하여 개량한 것이 행동경제학이 지향하는 방향이다. 주류경제학을 전면적으로 포기하거나 해체하여 새로운 경제학을 처음부터 다시 만들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 출처 : 행동경제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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