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못 갈 것 같아도 실제로는 영원토록 살아 있는, 이것이 바로 동화의 비밀스러운 모호함이다. 한순간 동화는 의기소침해져서 나를 놓아 주며 다시 내가 살던 세계로 돌아가라 한다. 그러나 동화는 내일이면 또 다른 이를 사로잡을 것이고, 그것은 어쩌면 영원히 반복될 것이다. 41 - P41
쓰임을 모르는 철로가 곤두박질친 바닷물의 함수 지역강은 짐이 없고 바다는 챙이 큰 구름을 짐처럼 이고 있고 저 배와 관계없는 나는구름보다 멀리 갈 사람 - P76
아주 더운 날씨였다. 창문을 모두 열어 둔 채 덜컹거리며 달리는 객차 안에는 바보 같은 사랑, 촌스러움, 놓쳐 버렸던 기회들, 주근깨투성이 등, 어색했던 중얼거림, 땀에 젖은 머리칼, 뜨거운 밭 같은 것들, 있는 그대로의 삶을 모두 용서할 수 있을 것 같은 분위기가 떠다녔다. 45 - P45
분명히 마음은 항상 그 초점을 변화시키고, 세계를 다양한 시각으로 보게 합니다. 그러나 자연스럽게 든 것이라도 어떤 마음 상태는 다른 마음 상태보다 불편해 보입니다. 불편한 마음 상태를 지속하고 있으려면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무엇인가를 억제하게 되고 점차 그 억제는 고역스러운 일이 됩니다. 그러나 어떤 것도 억제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노력하지 않고도 지속할 수 있는 마음 상태가 있습니다. 143 - P143
책은 자유가 머무는 장소, 생각을 할 수 있는 장소, 뭔가를 전복시키고 파괴할 수 있는 장소,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는 장소다. 상상 없이는 생각도 있을 수 없고, 생각 없이는 자유도 있을 수 없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책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역사를 만들게 될 것인지는 두고 볼 문제다. - P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