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그림들에서 그는 평소보다 색을 사용하는 폭을 넓게 잡아 가볍고 투명한 느낌으로 부피감을 완벽하게 전달하고 있다. 빛과 그림자를 지나치게 대조시키지 않고도 양감을 최대한으로 획득하는 다양한 색채 사용법을 벨라스케스에게 배웠던 것이다. - P49
세잔이 1895년 이후에야 비로소 완벽하게 실현할 수 있었던 새로운 형태의 공간구성은, 끈덕지게 개성을 고집한 끝에 결실을 이룬 것이었다. 리얼리티에 대한 집요한 관찰이 극히 주관적인 회화의 한 형태를 구축하는 출발점이 되었던 것이다. 67 - P67
땅에 대한 깊은 감정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 감정은 문명과 고립된 장소들에서 끈질기게 이어집니다. 시대가 흘러도 감정의 수사는 웬만해선 변치 않으며 한 문화권에서 다른 문화권으로 가더라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93 - P93
1970년대 중반 추상은 더 이상 필연적인 미래로 보이지 않았고 그저 그림을 그리는 하나의 유형이 되었다. 점차 회화와 다른 미술 제작 방식 사이의 구분이 중요했다. 더욱이 이제는 대지 미술, 퍼포먼스, 설치, 비디오 등이 미술의 미래로 보였다. 변화하는 취향과 유행의 선도자인 테이트 갤러리의 큐레이터조차 - 다시 한 번 -회화는 죽었다고 선언하기 시작했다. 417 - P417
생각해보면, 불가항력적 충동에 쫓겨 정처 없이 배회화는 행동은 광기에 빠지기 딱 좋은 방법이다. 우리는 목적 없이 강박적으로 떠도는 행위가 왜 인류 역사의 과정에서 더 자주, 더 여러 곳에서 광기의 한 종류로 생각되지 않았는지를 물어야 할지 모른다. 우리는 무분별해 보이는 짧은 여행뿐만 아니라 그 시대와 그 공간에서 단순한 미친 짓을 넘어 광기의 한 유형이라고 진단된 여행도 살펴봐야 한다. 120 - P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