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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라도 안아줄게
양진채 지음 / 강 / 2025년 11월
평점 :
<언제라도 안아줄게>는 1978년 동일방직 사건을 바탕으로 쓰여진 책입니다. 여성 노동자를 탄압하고자 똥물을 뿌린 사건으로 회사뿐만 아니라, 중앙정보부도 연관되었던 사건이었죠. 지금의 여성 근로자의 권리를 바로 세운 그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176p. 밧줄이 하느님의 음성이라도 되는 듯 붙들고 매달려 종을 쳤다. 이런 세계라고, 지금 우리가 따뜻한 아침밥을 지을 때, 누군가는 똥물을 맞아가며 싸우고 울부짖고 있다고. 이 세상 누구도 이 더럽고 추악한 세계를 눈 감으면 안 된다고 외치고 싶었다. 두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손바닥에 물집이 잡히고 그 물집이 터져 쓰라려울 때까지 종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경준의 친구 태오는 성당에서 종을 치는 일을 맡고 있습니다. 똥물이 뿌려진 날, 이 날은 성당의 종이 끊임없이 울렸습니다. 꼭 하나님에게 여성 노동자들의 절규를 하늘에 전달하려는 듯이요. 그리고 이 날은 미은의 공장 동료인 명숙이 똥물과 폭력으로 인해 소중한 아이를 잃게된 날이기도 합니다.
똥물을 뿌리고 폭력을 행사하며 여성 노동자를 탄압한다. 그리고 배후에는 중앙정보부가 있다… 정말 충격적이었는데 실화라는 사실에 더욱 경악했습니다. 어쩌면 여성이 지금처럼 일할 수 있는 건 이 분들의 역경이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어요.
지금은 나아졌지만, 여전히 차별은 존재합니다. 약하다는 이유만으로 여러 범죄에 노출되는 여성들을 보며 충격을 받으면서 이게 현실이라는 생각이 들어 씁쓸합니다. 하지만 희망은 있습니다. 1970년대보다 지금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여성의 인권이 향상된 것처럼 앞으로도 분명 지금보다 더 나은 내일이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요!
작가님께서는 인천 5.3 민주항쟁에 참여하신 한 노동자였습니다. 작가의 말에서 결혼을 하며 현실에서 도피했다고 말씀하셨지만 이렇게 책으로 그 시대를 그려내며 용기있게 목소리를 내셨습니다.
<언제라도 안아줄게>는 여성 노동자의 권리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그리고 일상이 결코 쉽게 얻어진 것이 아니란 점을 알 수 있게 해줍니다. 저 또한 이 책을 읽고 감사한 마음이 정말 많이 들었어요.
이 책은 여성 노동자의 권리에 대해 궁금하신 분,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고 싶은 분, 한국 문학소설을 좋아하는 분께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 글은 소정의 원고료와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