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스트레스 - 행복은 어떻게 현대의 신화가 되었나
탁석산 지음 / 창비 / 201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 역시 축하 인사나 문자를 건넬 때 '행복하세요'로 끝을 맺곤 했다.

형용사의 명령형이라 비문인가 하는 의문은 품었지만

행복하라는 내용이 문제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가끔은 '항상'이라는 부사를 덧붙이기도 했는데,

아무래도 항상 행복한 것은 불가능하기도 하고 어쩌면 비인간적이기도 하는 생각이 들어

'가끔만 빼고 항상 행복하세요'나 '항상은 아니겠지만 행복하세요'라는 기묘한 조합을 만들기도 했다.

 

서설이 길었다.

하지만 행복은 근대에 생겨난 새로운 개념이며

지속적인 상태라기보다는 분절된 순간이라는 탁석산의 지적을 보며

지난날 숱하게 적었던 저 '행복하세요'가 생각이 난 것이다.

 

공리주의가 말하는 행복은 단순하고 명쾌하다.

행복은 쾌락이며 고통이 없는 상태이다.

수량화할 수 있으며 따라서 그 크기를 비교하는 것도 가능하다.

우리의 목적은 다만 더 큰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다.

단순해지기 위해서는 복잡한 곁가지를 가차없이 쳐내야 한다.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위해서는 '소수의 소소한 행복' 따위는 외면하거나 무시해야 한다.

자고로 단순하면 때로는 용감해지고 그 정도가 지나쳐 눈이 멀기도 한다.

 

탁석산은 주장한다.

수량화하고 추상화한 행복을 좇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는 불행해진다고.

행복의 허상을 넘어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 고귀한 존재가 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