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의 편지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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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 2024/08/05 ~ 2024/08/06

이번 휴가때 '퀸스 갬빗' 과 함께 가져가 읽은 책이다.

표지 일러스트의 파란 하늘과 정겨운 빨간 우체통과 우체부, 감성 있는 우체국 건물들이 잘 어우러져 있는 고즈넉한 풍경이 마음에 들어 여름 휴가에 딱이겠다 싶었는데 휴가때 썬베드에 누워 아주 여유있게 책을 즐길수 있었다.

이 책의 작가인 모리사와 아키오라는 작가는 믿고 읽는 작가라는데 사실 일본 힐링 소설을 한때 엄청나게 보다가 좀 시들해져서 잘 안봤었다.

그래서 처음 보는 작가인데 글이 간결하고 깔끔하며 이야기 전개력도 좋아 꽤 괜찮은 작가이구나 싶었다.

책의 주요 등장 인물은 세명이다.

1장과 4장에 등장하는 주부 나오미는 시부모와의 갈등과 남편 및 아들들에 대한 서운함에다 친했던 고등학교 친구에 대한 질투심까지 겹쳐 우울한 날들을 보내던중, 수요일의 편지에 대해 알게 되고 용기를 내어 편지를 쓰게 된다.

2장과 5장에 등장하는 히로키는 마음에 들지 않는 직장과 늘 하고 싶었던 일 사이에서 고민하다 한발을 내딛어보기로 결심하고 수요일의 편지를 쓰게 된다.

3장에 등장하는 켄은 수요일의 편지가 다 모이게 되는 종착점인 사메가우라 수요일 우체국에서 일하고 있다.

사실 1장과 2장은 그다지 크게 재미를 못 느꼈다.

좀 평범한 느낌이랄까?

그야말로 전형적인 일본식 스토리를 그대로 따라가는듯 하여 다소 식상하기도 했다.

책이 본격적으로 재밌어지게 된 부분은 3장부터이다.



3장에 등장하는 켄은 쓰나미 때문에 와이프 사오리를 잃고 홀로 딸 리호를 키워내었고 어느덧 딸은 훌쩍 자라 고2가 되었다.

그래, 아빠라면 저런 장면들을 평생 잊지 못하고 다 기억하며 살게 되지.

산부인과 대기실에서 들은 너의 건강한 울음소리와 쭈글쭈글한 너의 얼굴과 갓 태어난 신생아인데도 풍성한 너의 흑발, 이 모든 기억들이 아직도 생생하다.

밤새 분유를 타주고 안아서 트림을 시켜주고 기저귀를 갈아주고 유모차에 태워 흔들어주고, 그래도 전혀 힘들지 않았었지.

돌 무렵 일어나 걷기 시작한 너의 모습.

너의 인생 최초로 내뱉은 단어가 '아빠' 였단다.

책 속의 켄이 리호를 회상하는 장면에선 너무나도 감정이입이 되어 눈물이 나올뻔 했다.



1장의 사오리는 수요일의 편지를 계기로 시부모에게 반항(?)도 하게 되었고, 한걸음 더 나아가 자신의 꿈인 제빵에도 도전해보기로 결심한다.

게다가 남편까지 자기 편이 되주는걸로도 모자라 함께 새로운 길을 걷기로 한다.



시간이 한참이나 지나 2장에서 등장했던 히로키는 5장에서 여자친구와 결혼을 하고 아들을 낳고 살고 있던중, 수년전 우연히 받았던 수요일의 편지를 다시 읽게 되고 문득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르게 된다.

수요일 우체국은 실제로 일본에 존재하고 있는 프로젝트라 한다.

고등학생때 했던 펜팔과 살짝 비슷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때 인기있던 청소년 잡지 맨 뒤에 전국 각지의 펜팔 구하려는 학생들 주소가 바글바글했었는데, 지금처럼 개인 정보에 민감한 시대에 그렇게 하면 안될거 같고, 약간 사서함 느낌으로다가 이런 이벤트성 프로젝트를 우리나라에서 한다면 일본만큼 인기가 있을까?

제대로 마주보는걸 좋아하는 일본애들은 유독 더 아날로그적 감성을 쫓기 때문에 일본에선 괜찮을지 몰라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제대로 마주보다가 닭살 돋아 경기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선 좀 어렵지 않을까 싶다.

역시 힐링 소설은 일본이 원조인만큼 소재도 다양하고 더 재밌는것 같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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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스 갬빗 월터 테비스 시리즈
월터 테비스 지음, 나현진 옮김 / 어느날갑자기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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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 2024/07/30 ~ 2024/08/04

휴가를 다녀왔다.

난 항상 휴가를 갈때마다 책을 한두권씩 꼭 챙겨가는 편이다.

휴가지에서까지 머리 아픈 책 보는건 되도록이면 피하고 싶어 주로 소설책을 챙기는 편인데, 이번 여름 휴가때에는 넷플릭스 드라마로 더 유명한 바로 이 책을 들고 갔다.

500페이지 정도로 분량이 꽤 되는 책이라 휴가지에서 여유있게 충분히 즐길수 있었고, 책 크기가 그렇게 크지 않아 짐이 되거나 하지도 않아서 매우 만족스러웠다.

몇년전 넷플릭스에 이 드라마가 한창 인기일때 나와 같이 사는 사람이 매우 재밌게 봤었다.

TV를 보지 않기 때문에 난 안봤지만, 집안에서 오며 가며 몇 장면들을 본 기억이 난다.

체스판에서 폰이 퀸까지 승진하는데까지 7칸이 필요해서 드라마를 7부작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양키들 기믹은 하여간 알아줘야한다.


갑자기 고아가 되버린 주인공 엘리자베스 하먼은 보육원에서 자라게 되고, 거기에서 우연히 보육원 관리인 샤이벨이 체스를 두고 있는 모습을 보고 단번에 체스에 빠지게 된다.

이 책에는 체스 용어들이 매우매우 많이 등장하는데, 책 제목인 '퀸스 갬빗' 역시 체스의 오프닝 중 하나를 일컫는 말이다.

거기에 체스 기물과 기물들의 움직임 뿐만 아니라 전문적인 기보 표기법까지 마구마구 등장하여 체스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넘기 힘든 허들이 될 수도 있다.

체스를 겨우겨우 초보 수준에서 약간 배운 나로서도 이해되지 않는 면들이 너무 많다.

하지만 이해 안되는 체스 장면을 대충 넘기고 봐도 전혀 상관없다.

이 책은 박진감 넘치는 체스 장면 보는 맛도 있겠지만, 하먼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게 더 주된 내용이기 때문이다.

물론 체스에 익숙하다면 이 책을 훨씬 깊이 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긴 하다.



보육 시설에서 자라던 베스는 12살때 휘틀리 부부에게 입양되어 이전보다는 훨씬 안정된 삶을 살 수 있게 되며 본격적으로 체스판에 뛰어들게 된다.

이 책에서 내가 가장 궁금한 캐릭터가 바로 휘틀리 부인이다.

책에서는 매우 입체적이면서도 종잡을 수 없는 인물로 묘사가 되어 약간은 혼돈스러운데 드라마에는 어떤 모습으로 표현이 됐나 궁금하다.

드라마판을 보고 싶은 이유중의 하나일 정도다.

아이를 원하긴 했지만 딱히 그렇다고 12살 다 큰 여자애를 입양할 정도로까지 아이를 좋아하는것 같지도 않고, 이 때 당시에 미국에서는 아이를 입양하면 입양한 부모에게 돈을 줬던 것 같은데 (책에서 이러한 내용이 나온다.) 뭐 얼마나 목돈을 줄리도 없고 아이 키우는 비용 생각하면 돈을 노리고 입양한 것 같지도 않다.

또한, 아이를 학대하거나 방임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막 엄청 애지중지하며 키우는 것도 아니고.

왜 베스를 입양했을까.

책을 보는 내내 궁금했다.

휘틀리 부인이 죽은 뒤에 별거중이던 휘틀리 부인의 남편과 베스가 다시 만나는 장면에서는 해답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으나, 휘틀리 부인이 평소 아이를 좋아했었다 정도의 이야기만 있을 뿐, 정확한 입양의 이유까지는 나오지 않았다.



사실, 책의 기본 내용은 전형적인 성장 이야기라 다소 뻔하긴 하다.

엄청난 체스 천재 소녀가 승승장구하다가 강적을 만나 지기도 하고 그럼에도 점차 승리를 쌓아가더니 미국 챔피언도 먹고 더 나아가 세계 챔피언까지 먹게 되는 그런 스토리이다.

물론 중간 중간에 사랑 이야기가 빠질순 없다.

오히려 난 기본 뼈대가 되는 그런 성장 이야기보다는 인물들에 대한 설정이 더 재밌었다.

휘틀리 부인과 베스가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는 이야기도 재밌었고, 술독에 빠져 살던 베스가 스스로 술에서 빠져나오고자 졸린을 찾아 졸린에게 도움을 부탁하는 이야기도 재밌었고, 베스가 체스를 시작할 수 있게끔 해준 샤이벨이 죽었다는 소식에 베스가 보육원을 찾아간 모습도 감동적이고 뭉클했다.

체스 장면들은, 초중반에 휘틀리 부인과 함께 미국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돈을 맘껏 쓰고 다니는 모습까지는 재밌었다.

휘틀리 부인 저것이 베스 돈을 다 가로채는 못된 X이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도 막 들었었고, 둘이 진짜 모녀처럼 지내는 모습엔 안도감도 들었었다.

그러나 그 이후 체스 장면들은 약간 지루하기도 했다.

너무 자주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는 것 같았다.

냉전 시대였으니 베스가 당연히 이런 드라마에서는 소련까지 쳐들어가 죄다 접수해줘야한다.

그러니, 그냥 깔끔하게 휘틀리 부인이 죽고 난뒤 잠깐 베스가 방황하다 정신 차리고 바로 소련 들어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드라마가 너무 궁금하다.

책을 보면서 내내 드라마 생각밖에 안났다.

이제 드디어 책을 다 봤으니 속 시원한 마음으로 드라마를 시작할 수 있겠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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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저녁달 클래식 1
제인 오스틴 지음, 주정자 옮김 / 저녁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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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 2024/07/28 ~ 2024/07/29

이걸 언제 처음 봤던가. 대학생때이긴 했는데 정확히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는다.

같은 과 동기 여자애가 재밌다고 보길래 도서관에서 빌려 봤었다.

그리고 그 이후에도 몇차례 책도 더 보고 (출판사별로) 영화로도 봤던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고전인데 이렇게 또 좋은 기회가 생겨 책을 소장까지 할 수 있게 되어 무척 기분이 좋았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한다면 책 시작에 가계도가 그려져 있다는 점이다.

이런 고전을 읽을때 가계도가 있으면 스토리를 따라가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된다.

어려운 소설일수록 (특히나, 러시아 고전!!) 더 가계도는 절실하게 느껴지는데 이 책은 따로 가계도를 찾아볼 필요가 없어 매우 편리하다.

다소 단소롭다, 혹은 너무 간단하다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내 개인적으로는 전혀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다.

사실, 구글 검색으로 '오만과 편견 가계도' 라고만 쳐봐도 정말 무수히 많은 이미지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잘못 클릭했다간 중요한 내용에 대해 스포 당할 수도 있으니 처음 이 책을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이정도 가계도가 딱 적당하다 할 수 있다.



"It is a truth univerally acknowledged that a single man in possession of a good fortune must be in want of a wife"

매우 유명한 문장이다.

역대급 소설 도입부라 칭송받고 있으며 이 두꺼운 소설을 관통하는 핵심 문장이기도 하다.

물론 이는 19세기 영국 상황에 관련된 행태이니 21세기 대한민국 상황과는 매우 동떨어져 있다.

돈 많은 미혼 남자가 구지 결혼이나 와이프가 필요할까?

대한민국 사회에서?

음..모르겠다.

나라면 그래도 할거 같은데 뭐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르니.



워낙에나 유명한 소설이고 하다보니 감상평들이야 다 비슷비슷할거 같다.

사실 뭐 딱히 심오한 의미있는 그런 소설은 아니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19세기 영국판 로맨틱 코미디 하나 본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물론 분량의 압박이라던가 대사의 압박, 시대상의 압박들이 존재하긴 하지만 그래도 고전 치고 이정도 소설은 정말정말 쉬운 축에 속한다.

고전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에게나 추천할 수 있을 법한 입문작 정도로 보면 된다.

소설을 읽다 보면 자연스레 책 제목의 '오만' 이 누구인지, '편견' 이 누구인지 다 알아챌 수 있다.

또한 제인 오스틴의 사람 심리 묘사가 매우매우 뛰어나, 영국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등장하는 인물들이 막 머리속에 그려지며 소설에 쉽게 빠져들 수 있다.

2005년도에 개봉한 키이라 나이틀리 주연의 영화판도 꽤 볼만하다.

제인 오스틴 특유의 그 돌려 까는 말투가 없어서 다소 아쉽긴 하나, 이정도로 훌륭히 원작 소설을 잘 표현해낸 영화는 드물다.

괜히 아카데미 후보에 올랐겠는가.

엘리자베스역(役)의 키이라 나이틀리는 정말 소설속에서 막 튀어나온듯한 느낌까지 들 정도로 싱크로가 대박이다.

제인 오스틴의 다른 소설은 아직 읽어보지 못했다.

'이성과 감성' 이나 '엠마' 같은 소설들은 당연히 너무나도 유명한 소설들이라 도서관에도 많이 비치되어 있으나 제인 오스틴의 감성이 약간은 나와 맞지 않는다고 해야하나?

남자들보다는 확실히 여자들과 잘 맞는 감성이긴 하다.

소설 자체는 재밌을거 같은데 쉽게 손이 안간다.

나중에 독서에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그런 날이 온다면 그때는 꼭 전집을 한번 다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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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잡사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명화에 담긴 은밀하고 사적인 15가지 스캔들
김태진 지음 / 오아시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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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 2024/07/26 ~ 2024/07/27

세계사 공부를 하다보면 필연적으로 미술 공부까지 같이 하게 될 수 밖에 없다.

사실 음악도 같이 해야하긴 하는데, 음악은 아무래도 세계사적으로 미술만큼의 비중이 없을 뿐더러 음악까지는 도저히 할 자신이 없다.

게다가 음악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난 B급 감성이라 어려운 클래식 같은거 들어봐야 졸리기만 하고 재미가 없어 음악은 포기했는데, 웬걸? 미술은 처음엔 좀 어려웠으나 공부하면 할수록 점점 더 재밌어진다.

이럴줄 알았으면 미대 갈걸. 미대오빠 소리나 들어보게.

이번에 기회가 닿아 읽어본 이 책은 내가 딱 바라는 취향의 책이여서 너무 맘에 들었다.

명작들과 그에 관련된 인물들이나 사건들에 대하여 뒷 이야기들이 쓰여져 있어 세계사와 함께 공부하기에 더 없이 좋은 책이였다.

게다가 유튜브에 이 책의 저자가 '아트인문학' 이라는 채널을 운영하고 있던데, 이 채널도 꽤 볼만하다.

저자의 목소리 톤이 좋고 설명 방식이 명료하고 깔끔하여 귀에 쏙쏙 박힌다.

책은 크게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1장은 종교개혁과 르네상스의 시대

2장은 그 이후부터 산업 혁명과 프랑스 혁명까지

3장은 혁명 이후부터 벨 에포크 시대까지

4장은 19세기, 20세기의 비극의 시대

로 나뉘어져 있다

각각의 시대별로 3~4개의 작품들에 대한 자세한 소개와 그 배경이 되는 세계사적 이야기들이 실려져 있다.



책의 표지에도 실려 있는 제인 그레이의 모습을 그린 폴 들라로슈의 '제인 그레이의 처형' 이라는 작품이다.

헨리 7세에서부터 시작된 잉글랜드 튜더 왕조는 역대 다른 왕조들에 비해 가장 이야기거리들이 많기도 하지만, 그에 걸맞게 가장 지저분하기도 하다.

그래서 여태 튜더 왕조에 대한 이야기들은 여러 영화나 드라마들에서도 계속 등장하는 편이라 잉글랜드 역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다 알만한 내용들로 1장은 구성되어 있다.

그중에서 가장 내 관심을 끌었던 부분은 제인 그레이에 대한 내용이였다.

제인 그레이는 익히 알려진대로 피의 메리와 엘리자베스 1세의 5촌 여동생으로 에드워드 6세가 사망한 뒤, 딱 9일간만 여왕으로 있었던 인물이다.

원치 않은 결혼을 하고 남들이라면 환호성을 지르며 좋아했을 법한 여왕 자리도 너무나도 싫어했던 그녀.

피의 메리가 다시 즉위를 한 뒤, 거기에 놀란 제인 그레이의 부모마저도 딸을 버리고 도망쳐버렸고 홀로 남겨진 그녀는 결국 사형을 당한다.

이 어찌 기구한 운명인가.

아름답고 총명하여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던 인물이였다 하며, 심지어 피의 메리마저도 제인 그레이를 죽이기 싫어 임신 여부를 확인하였다 한다.

임신했으면 처형을 유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마크 트웨인의 '왕자와 거지' 라는 소설에도 등장하는 인물로 다 제 정신이 아닌것 같은 튜더 왕조에서 그나마 가장 정상적인 인물로 보여진다.



내가 세계사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한 가장 결정적 계기는 저 빌어먹을 신성로마제국 때문이였다.

도무지 저 제국의 정체를 알 길이 없어 포기해버렸던 소설이 있었는데, 여러가지 의문점들이 정말 많았다.

'아니 로마에 있지도 않고 이탈리아나 로마와는 별 상관도 없어 보이는 왜 로마 제국인거지?'

'앞에 신성은 또 뭐야?'

'지금은 독일의 전신이 신성로마제국이라는건가?'

'바이에른은 뭐고 프로이센은 또 뭐야?'

'합스부르크는 또 어디서 튀어난거야?'

이러한 수많은 궁금증 때문에 결국 그 소설을 포기하고 세계사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물론 지금도 저 물음들에 대한 모든 해답을 다 명쾌하게 아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제는 어느 정도 좀 윤곽이 보인다고 해야하나?

그래도 덕분에 이렇게 명작들을 함께 공부할 수 있으니 공부한 보람이 있다.



제임스 티소라는 화가에 대한 부분은 세계사적인 내용이 전혀 없다.

그저 제임스 티소와 그가 사랑했던 여인 캐슬린 캘리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가 전부인데, 그래서 다소 이 책에서는 이질적으로 느껴지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그래서 더 유독 눈에 들어오고 가슴에 박히는듯 하다.

사랑하는 여인을 떠나보내고, 그 여인을 잊지 못하여 이렇게 상상 속의 그림으로 다시 그려내는 이 화가의 마음이 어땠을까.

은은한 미소를 머금고 배에서 내리는 캐슬린의 모습이 매우 우아하다.

정말로 캐슬린이 저런 미소로 제임스 티소를 바라봤겠지.

둘의 사랑이 어떤 모습이였을까. 몹시 궁금해진다.

모든 것을 버릴 수 있을 정도의 사랑이라니. 그것도 마흔 다 되서.

정열적인 사람이였나보다.

아, 책에는 캐슬린이 폐렴을 앓다 죽었다고 표현되어 있는데, 찾아보니 폐렴이 아니라 폐결핵이라 한다.

이렇게 또 이런 책들은 처음 접하는 부분들을 하나하나 찾아보는 재미도 있어 더 만족스럽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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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의 대각선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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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보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답고 몰입감도 흡입력이 좋아 너무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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