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먹어도 또 먹고 싶어 - 내일이 기다려지는 모락모락 행복 한 끼 일상 먹툰
지엉이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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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음식이 원을 그리고 그 안에 ‘내일이 기다려지는 모락모락 행복 한 끼 일상 먹툰, 『매일 먹어도 또 먹고 싶어』라고 쓰여 있다. 표지 맨 아래에는 한 아이가 한 손에는 숟가락, 다른 손에는 젓가락을 들고 흐뭇하게 웃고 있다. 음식을 음미하듯이 눈을 감고서. 맛을 음미하는 건지, 음식을 상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매일 먹어도 또 먹고 싶어』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은 엄마가 만들어 주시던 음식들이었다. 가을이면 오빠들은 쫄대(물고기 잡는 그물)와 양동이를 들고 냇가로 나갔다. 물가라 위험하다고 따라오지 못하게 하는데도 부득불 우겨서 따라 다니곤 했다. 오빠들과 친구들이 개울에 들어가 쫄대로 바닥을 훑으면 민물고기들이 잡혔다. 그 중 가장 인기 많은 물고기가 메기였다. 크기도 제일 크고 살도 많아서. 그렇게 잡은 물고기를 집에 가지고 와 장독대 옆 수돗가에 앉아 손질할 때 옆에서 물고기 부레를 터뜨리는 게 재미있었다. 오빠들이 물고기를 손질해 놓으면 엄마는 커다란 솥에 물고기, 늙은 호박, 말린 고구마 줄기와 갖은 양념을 넣고 한참을 끓였다. 그렇게 한 솥 민물매운탕을 끓여 놓으시면 우리는 커다란 그릇에 가득 담아 밥을 먹었다. 지금도 난 그 맛이 기억나고 너무나 그립다.

 

 커다란 붕장어를 장날 사와서 푹 끓여 핫독에 뼈까지 갈아서 된장, 시래기, 들깨 가루 등을 넣고 끓인 장어탕, 동짓날 팥을 삶고 새알을 빚어 한 솥 끓인 팥죽은 배불리 먹고 남은 것은 작은 항아리에 넣어 부엌 한 쪽에 놓아두신다. 밤에 출출해지면 차갑게 언 동지팥죽을 떠서 먹곤 했다. 가마솥에 눌어붙은 구수한 누룽지는 쇠 주걱으로 뜨면 동그랗게 떠진다. 우뭇가사리를 끓여 만든 우무, 닭곰탕, 육개장, 찐빵, 꿀꿀이죽(김치랑 밥을 넣고 끓인 죽), 보리된장국, 쑥국 등등 나열하기도, 다 기억해내기도 힘들 정도로 많다. 결혼 후 임신했을 때 가장 힘든 게 엄마랑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엄마의 음식을 먹을 수 없었던 것이다. 왜 그리도 엄마의 음식이 먹고 싶던지. 혼자 울컥 울컥하는 마음을 누르고 끼니를 때운 적도 있다.

 

 엄마의 음식을 생각나게 하는 『매일 먹어도 또 먹고 싶어』는 지엉이의 음식 이야기이다. 지엉이는 뜨끈한 국물 음식을 좋아하고 커피와 알코올을 싫어한다. 애교 많고 발랄한 언니는 떡볶이와 딸기를 좋아하고 향신료 강한 음식은 싫어한다. 막내는 음식 취향이 딱히 없고 항상 힘이 없다. 아버지는 가리지 않고 다 잘 드신다. 엄마는 김치를 좋아하고 패스트푸드를 싫어하신다.

 

 추운 겨울 갑자기 무언가가 먹고 싶어질 때, 난 귀찮아서 그냥 참는다. 무엇보다 추운 게 너무 싫어 ‘집 밖은 위험해’를 외치며 이불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간다. 지엉이와 언니는 나와 달랐다. 갑자기 쌀국수가 먹고 싶어질 때 따뜻한 이불 속에서 나와 추운 거리로 나간다. 단골 쌀국수 집은 착한 가격과 맛으로 지엉이를 붙잡는다. 번호표를 뽑고 기다려 순서가 돌아온 자매는 쌀국수를 먹고 추위에 언 몸을 녹인다. 기분 좋게 먹고 다시 추운 겨울바람을 맞으면서 집으로 돌아간다. 이렇게 지엉이의 음식 이야기는 쌀국수로 시작한다.

 

 쌀국수를 시작으로 총 59가지의 음식 이야기가 이어진다. 가족들과 친구들과 함께 한 추억이 깃든 음식은 모두가 하나하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야기를 넘어 마음과 행복이 깃든 음식들이다. 일상에서 먹고 마시는 음식들을 귀엽고 장난스러운 그림으로 표현했다. 엄마의 음식, 아빠의 마음이 담긴 음식, 직접 만들어 먹는 음식, 가족과 또는 친구와 함께 찾아가서 먹는 음식 등 다양한 음식들을 귀여운 그림으로 그려 표현해 더 쉽게 읽힌다. 짧은 그림으로 표현했는데도 마음이 느껴져 신기하다. 웹툰으로 그린 음식을 보고 있으면 군침이 돌면서 갑자기 배가 고파지는 기현상도 생긴다. 책을 보면서 먹고 싶은 음식들이 생각나 허기가 진다. 음식은 맛도 중요하지만 누구와 함께 먹는지도 중요하다. 주인공 지엉이는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즐겁게 음식을 먹는다. 그 모습을 보면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진다. 지엉이와 가족, 친구들은 모두 따뜻한 마음을 지닌 사람들이다. 행복한 가족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나도 함께 행복해지는 느낌이 든다.

 

 마직막은 ‘졸업과 삼겹살’이다. 어릴 때 졸업식이면 무조건 짜장면을 먹었다. 요즘은 이사한 후 짜장면을 많이 먹는 것 같다. 중국집이 많지 않은 시골이라 짜장면을 자주 먹을 수 없었다. 대부분의 음식은 엄마가 직접 만들어 주셨지만, 짜장면은 중국집을 가야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다. 운동회나 졸업식 때면 온 가족이 함께 중국집에 가서 짜장면을 먹고 왔다. 지엉이의 졸업식은 코로나로 인해 미뤄졌다. 가족들은 집에서 졸업 기념 파티를 한다. 지엉이가 ‘돼지 굽자’라 해서 삼겹살로 파티를 하게 된다. 삼겹살과 고기 넣은 김치찌개를 먹으면서 가족들의 축하와 응원을 받은 지엉이는 ‘행복을 먹었다’라고 한다. ‘잘 먹었습니다’가 ‘행복을 먹었습니다’가 되어주는 건 함께 먹어주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가능하다 생각한다.

 

 우리는 살기 위해 먹을까 아니면 먹기 위해 사는 걸까? 아무리 생각해 봐도 답을 쉽게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계속 생각하고 생각해 보면 나의 답은 ‘먹기 위해 산다’로 하고 싶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행복하다. 집에서 음식을 만들었을 때 가족들이 잘 먹어주면 기운이 나고 다음에 더 많이 만들어 주고 싶어진다. 외식을 할 때도 맛있는 집에서 먹고 나오면 배도 마음도 가득 차서 나올 수 있어 행복하다. 맛없는 집에서 먹고 나오면 기분이 나빠지고 다음에 그 집은 다시는 가지 않게 된다. 음식을 생각하면 엄마의 음식이 생각나고 음식은 수많은 추억과 함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준다. 가끔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나는 엄마의 음식에 대한 추억은 계속 말해도 또 생각날 정도로 많은데 내 아이들의 엄마의 음식은 다섯 손가락만큼만 되어도 다행일 정도로 적다. 설마 하나도 없지는 않겠지? 하나도 없을까봐 조금 두렵긴 하다.

 

 지엉이 언니의 소울푸드는 떡볶이이다. 먹기 전에도 행복하고 먹고 난 후 더 행복한 음식. 나의 소울푸드는 엄마의 음식이다. 내 아이들의 소울푸드는 어떤 음식일지 궁금하다. 우리 모두 소울푸드를 먹고 마음 가득 행복을 느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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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으로 읽는 그리스 신화 -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ㅣ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아폴로도로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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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병희 번역가님을 빼고 그리스 원전을 논하지 말지니~그리스 신화를 좋아합니다. 천병희 번역가님을 알고 난 후 그리스 로마 관련 책들을 더 좋아하게 됐습니다. 첫 책은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에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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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 사람예측 심리학 - FBI 행동분석 전문가가 알려 주는 사람을 읽는 기술
로빈 드리크.캐머런 스타우스 지음, 고영훈 옮김 / 코리아닷컴(Korea.com)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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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년 9월 11일,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진다. TV 속 장면을 현실 속 장면이라고 그 누가 상상할 수 있었겠는가? 비행기 충돌로 높은 빌딩이 차례로 무너져 내리는 장면은 공포 그 자체였다. 고층 빌딩에서 떨어져 내리는 사람의 모습에 공포는 극에 달했고, 사람이 종이처럼 쏟아져 내리는 장면의 비현실적인 모습의 현실 앞에 전 세계는 할 말을 잃었다. 이 테러로 미국은 심각한 경제적 정신적 타격을 받았다.

 세계무역센터 사무실에서 근무하던 FBI 요원 로빈은 위험한 상황에 누군가는 목숨을 걸고 타인을 돕고, 누군가는 겁에 질려 있거나 사고 현장을 슬그머니 떠나는 모습을 목격한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동료들의 예측할 수 없는 행동 앞에서 혼란스러움과 왜 사람들은 다른 행동을 보일까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된다. 인간 행동을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그는 여러 작전을 진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사람 행동 예측 매뉴얼’을 정리한다.

 

 『FBI 사람예측 심리학』은 로빈 드리케가 정리한 매뉴얼을 정리한 책이다. 사람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는 여섯 가지 신호로 동맹, 관계지속성, 신뢰성, 행동패턴, 언어, 정서적 안정감을 이야기한다. 6가지 키워드 별로 ‘긍정적인 단서’와 ‘부정적인 단서’를 정리해서 사람들의 행동과 말, 표정 등을 종합해서 사람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다고 한다.

 첫 번째 신호는 ‘동맹’이다. 동맹은 ‘흔들림 없이 내 편이 되어 줄 사람인가?’를 질문한다.

사람은 동맹을 통해서 자신이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면 동맹 맺기를 원한다. 로빈 드리케는 ‘나는 내개 50퍼센트만큼만 노력하는 100명의 사람들과 일하는 대신, 100퍼센트 최선을 다하는 몇 사람과 일하고 싶다.’(53페이지)고 한다. 몇 사람이더라도 나를 위해 100퍼센트의 노력을 해주는 사람을 선택하겠다는 것이다. 상대방의 이익을 위해 하는 행동이 나의 이익과 연결될 때 사람들이 동맹을 맺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두 번째 신호는 ‘관계지속성’이다. 관계 지속성은 ‘관계를 오래 지속할 의사가 있는 사람인가?’를 질문한다. 사람들은 상대를 오랫동안 알고, 그와 함께 계속 관계를 지속할 것이라 생각하면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한다. 상대방에게 관계가 오랫동안 계속 될 것이라는 믿음을 주기 위해 신뢰를 쌓는 노력이 필요하다.

 세 번째 신호는 ‘신뢰성’이다. 신뢰성은 ‘자신이 말한 대로 해낼 역량과 성실함이 있는가?’를 질문한다. 신뢰성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능력과 성실함을 입증해서 보여주어야 한다. 로빈 드리케가 역량을 가늠할 단서를 찾을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그 사람의 ‘일관성’과 ‘일치성’을 강조한다. 질문을 두 가지 다른 방법으로 해서 진술이 일관되는지를 살펴보고, 일과 관련 없는 대답을 포함해 모든 답변에서 그 사람의 역량과 태도가 일치하는지를 본다고 한다.

 네 번째 신호는 ‘행동패턴’이다. 행동 패턴은 ‘지속적으로 긍정적 행동 패턴을 보이는가?’를 질문한다. 현재의 행동에서 긍정적인 성격을 알 수 있는 정직한 소통, 숨김없음, 언행일치, 투명한 행동, 성실함을 나타내는 신호, 과거와 현재의 행동에 대한 꾸밈없는 설명 등을 통해 행동 패턴을 살펴본다. 말과 감정보다 행동이 그 사람을 더 정확하게 정의할 수 있다. 사람의 행동에 따라 일의 성패가 좌우된다. 사람의 행동은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핵심 가치인 ‘인성 또는 성격’을 드러낸다.

 다섯 번째 신호는 ‘언어’이다. 언어는 ‘말 속에 신뢰할 만한 단서가 보이는가?’를 질문한다. 신뢰할 수 없고 예측이 힘든 사람들은 옳은 말은 하면서 말과 다른 행동을 한다. 이들은 감언이설, 은근한 자랑, 애매모호한 말, 수동적 공격 성향, 칭찬 바라기로 자신을 표현한다. 번지르르한 말을 늘어놓는 사람보다는 상대방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긍정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다. 말을 할 때의 어휘, 어투, 분위기, 수식어, 보디랭귀지처럼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것들에서 숨겨진 감정의 신호를 찾을 수 있다. 언어로 표현 되는 것보다 비언어적 표현 속에 사람의 더 많은 감정이 들어가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여섯 번째 신호는 ‘정서적 안정감’이다. 정서적 안정감은 ‘일관되고 안정되어 예측이 가능한 사람인가?’를 질문한다. 풍부한 정서적 안정감을 갖고 있는 사람은 감정 이입, 합리성, 정서 조절, 일관성, 의사소통 능력, 사회적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감각을 가지고 있다. 정서적 안정과 불안정의 감정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감정은 사랑과 두려움이다. 사랑과 정서적 안정은 조용한 마음을 의미하고, 두려움과 정서적 불안정은 시끄러운 마음을 의미한다. 두려움을 일으키는 시끄러운 마음은 부정적인 감정을 일으켜 그 사람의 신뢰를 깨뜨린다. 조용한 마음은 차분함과 자신감을 갖게 한다. 로빈 드리케는 완벽한 사람은 없으며 상대가 부정적인 감정을 갖고 있다고 불신하거나 싫어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상대방이 정해진 기준선을 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면 그를 신뢰할 수 있다고 한다.

 

 여섯 가지 신호 중 나는 여섯 번째 신호 ‘정서적 안정감’을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서적 안정이라는 것은 감정 기복이 심하지 않고, 권력을 즐기지 않으며, 다른 사람의 말을 귀 기울여 듣고, 겸손하며, 다른 사람들이 두려워 할 때 이성을 유지하는 사람이지. 그 중 1규칙은 ‘자책하지 않는 것’(348페이지)”이라는 제시(로빈의 전 상사)의 말 중 ‘1규칙 자책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적은 자신이다’, 사람은 완벽할 수 없다. 살아가면서 많은 실수를 하게 되고 그로 인해 고통스럽기도 하지만, 그 경험을 통해 더 성장할 수 있다. 『FBI 사람예측 심리학』을 읽기 전에 사람의 행동을 예측하고 사람을 판단할 때 나의 직감에 많은 것을 의존했었다. 이 책에서는 ‘직감’으로 판단하는 건 옳지 않다고 한다. 사람 행동 예측 신호 6가지를 읽었지만 난 솔직히 내가 6가지를 응용해서 판단을 할 자신은 없다. 아마도 직감에 의존해 누군가의 행동과 생각을 예측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알기 전과 알고 난 후가 완전히 같지는 않을 것이라 믿는다. 전부는 힘들겠지만 조금씩 응용하다 보면 나도 제대로 된 예측이 가능할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본다.

 

 ‘이 행동 분석 방법은 각 신호에서의 연역적 추리를 통해 감정, 마음의 혼란, 속임수, 강압적인 설득, 근거 없는 두려움, 잘못된 희망, 절박함으로부터 당신을 자유롭게 한다.’(338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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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일 밤의 클래식 - 하루의 끝에 차분히 듣는 아름다운 고전음악 한 곡 ㅣ Collect 2
김태용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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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0일 밤의_클래식』, 클래식의 아라비안나이트, 90명의 음악가와 90곡의 클래식을 소개한 책이다. 그 안에 더 많은 음악가와 더 많은 곡을 품은 클래식 안내서. 책과 함께 곡 감상이 가능하다. QR코드의 문을 열면 동양북스 홈페이지로 연결된다. 중세시대부터 21세기까지 만들어지고 연주되어 전해지고 있는 90명의 작곡가와 90곡의 클래식을 설명하고, 작곡가의 사생활과 곡과 관련된 일화를 소개한다. 책에 수록된 모든 곡을 이야기할 수 없어 내가 관심 있는 몇 곡만을 이야기 하려 한다.

 

 첫 곡은 중세 시대 세속노래 모음집 <카르미나 부라나>로 시작한다. 곡명이 생소했지만 독일 작곡가 카를 오르프가 작곡한 동일 제목의 성악곡 <카르미나 부라나> 앞부분은 몇 번은 들어본 적이 있었다. 어디서 들어 봤는지 물으면 설명은 할 수 없다. 광고나 드라마, 영화 등 어느 매체에서 들었을 것 같다. 출처는 알 수 없으나 귀가 기억하고 있었나 보다.


 텔레만의 <걸리버 모음곡>은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를 모티브로 한 곡이다. 작곡가 이름은 생소했지만 걸리버 모음곡이라는 곡명에 끌려서 곡을 감상했다. 이 책의 매력은 글만 볼 때 보다 글과 함께 음악을 들으면 이야기가 더 풍성해지는 느낌이 든다. ‘난쟁이 나라 사람들을 위한 샤콘느’(51페이지)에서 음표 100개를 빽빽이 나열해 악보 위를 뛰어다니는 난쟁이들을 묘사했다고 한다. 책에 실린 악보와 함께 곡을 듣다 보면 뛰어다니는 난쟁이들의 모습이 상상된다.

 

 비발디는 <사계>만 떠오른다. 비발디가 만든 <플라우티노 협주곡>은 리코더 연주곡이다. 리코더는 초등학교 때 불었던 악기이다. 한 번도 리코더를 클래식과 연결해서 생각하지 못했다. 17~18세기 바로크 시대에 리코더는 바이올린과 동급으로 여겨지는 중요한 악기였다. 플루트의 전신이 바로 리코더이다. 과거에 리코더는 이탈리아 어로 ‘플라우토’라 했다. 리코더 중 높은 음을 내는 리코더는 이탈리아어로 ‘플라우티노’라 한다. 세로식 리코더가 가로식 피리로 바뀌면서 ‘플라우토 트라베르소’라 불렸다 한다. 리코디스트 모리스 스테게의 연주를 영상 없이 소리만 들으면 리코더라고 생각지 못할 것 같다. 리코더가 이런 음을 낼 수 있다는 게 놀라워 비발디의 <플라우티노 협주곡>은 꼭 들어보기 추천한다.

 

 모차르트의 <환희의 송가>와 베토벤 <교향곡 9번> 환희의 송가를 비교해서 들려주고 두 음악가를 비밀 결사 단체 프리메이슨 사상과 연결해서 설명한다. 모차르트는 프리메이슨 회원이었고 베토벤은 입회 증거는 없지만 많은 관심은 가지고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1번>을 읽으면서 마로니에의 <칵테일 사랑>을 들었다. 김태용 칼럼리스트가 칵테일 사랑을 좋아하는 이유는 가장 좋아하는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이 노래 가사에 삽입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덕분에 칵테일 사랑도 감상했다.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는 부제이고 원제는 <바가텔 25번 a단조, WoO59>이다. ‘바가텔’은 프랑스어로 ‘하찮은’, ‘사소한’이라는 뜻이며, 음악에서는 ‘가벼운 작품’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베토벤을 대표하는 <엘리제를 위하여>가 ‘가벼운 작품’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멘델스존의 <헤브리디스>는 스타파섬에 있는 핑갈 동굴 사진을 보면서 곡을 감상했다. 멘델스존이 핑갈의 동굴을 본 후 누나에게 보낸 편지에서 “헤브리디스가 나에게 얼마나 엄청난 영향을 끼쳤는지 누나에게 알리고 싶어. 동굴의 높이는 최소 11m에서 최대 61m 이상인데 곳곳의 신비한 현무암 기둥들이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176페이지)라 말한다. 멘델스존이 얼마나 깊은 감동을 받았는지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라는 대목에서 알 수 있다. 이야기를 읽고 난 후 곡을 감상하니 자연 경관에 압도되어 만들어진 곡 <헤브리디스 또는 핑갈의 동굴>의 느낌이 더 깊이 다가온다.

 

 오펜바흐의 <나무숲의 조화>는 다른 곡보다 더 깊은 감동으로 다가온 곡이다.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 연주한 <자클린느의 눈물>을 듣고 곡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지만 가슴 깊은 울림이 있었다. 몇 번을 반복해서 들어도 질리지 않고 들을 때마다 매번 가슴이 찡해지는 곡이라 작곡가와 곡명을 봤을 때 너무 반가웠다. 비올라로 연주한 리처드 용재 오늘의 곡도 좋았지만 첼로 연주로 듣는 <자클린의 눈물>도 좋았다. 이 곡은 오펜바흐 사후에 독일의 첼리스트 베르너 토마스가 <나무숲의 조화>중 제 2곡 ‘자클린의 눈물’을 발굴해 낸다. 베르너는 영국의 거장 첼리스트 자클린 뒤 프레의 추모곡으로 이 곡을 발표한다. 뒤 프레의 사연을 읽으면서 이 곡을 들으니 더 울컥해진다. 이 곡을 알게 해준 리처드 용재 오늘과 이 곡의 이야기를 알려준 김태용 저자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이 곡은 나의 최애 곡 중 하나이다.

 

 쇼스타코비치는 <왈츠 2번>은 탐 크루즈와 니콜 키드먼 주연의 아이즈 와이드 셧을 통해 알게 됐다. 영화 속 음악이 귀에 남아 있었는데 클래식 라디오 방송을 통해 다시 듣게 되면서 나의 최애 곡 목록에 올라간 곡이다. 그 뒤로 쇼스타코비치가 나오면 관심 있게 듣게 된다.

 

 90번째 곡은 필립 글래스의 <미국 사계>이다. 사계는 비발디만 생각했었는데 사계를 주제로 많은 음악가들이 곡을 만들고 연주했다는 게 신기하다. 나의 지식이 얼마나 협소하고 얕은지를 다시 한 번 깨닫는다. 글래스의 미국사계, 비발디의 사계, 피아졸라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사계를 비교하면서 들을 수 있어 더 좋았다. 세 곡 중 비발디의 사계는 익숙해서 좋았지만 난 피아졸라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사계가 가장 좋았다. 88번째 곡 <탱고의 역사>의 작곡가 피아졸라의 사계는 탱고 느낌과 클래식 느낌을 섞여 듣는 동안 즐거웠다.

 

 클래식 입문자를 위해 김태용 음악 칼럼니스트가 정한 세 가지 원칙은 90곡 모두 특별한 이야기가 있을 것, 난해한 음악 이론을 가급적 적용하지 않을 것, 누구나 공감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동양북스 홈페이지 음악을 함께 감상하면 90곡이 모두 특별하게 다가온다. 그리고 쉽게 설명된 내용과 음악이 있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다. 책을 처음 펼쳤을 때 이 곡을 직접 들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했다. 이 고민은 책에 있는 QR 코드를 보는 순간 모두 해결됐다. 수록된 곡들과 함께 내용에 언급된 곡들을 함께 비교하면서 들을 수 있어 너무 좋다.


 클래식을 듣고 싶은데 어떤 곡들을 들어야 하는지 고민하는 분들에게 『90일 밤의_클래식』을 추천한다. 홈페이지에 모든 곡들을 감상할 수 있게 실어주신 출판사 분들께도 감사드린다. 이 책을 읽으면서 클래식의 세계에 한 발 더 들어갈 수 있었다. 책을 읽고 음악을 감상하면서 자기의 최애 클래식을 찾아보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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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속도를 늦춰라 - 하버드대 행복학 명강의
장샤오헝 지음, 최인애 옮김 / 다연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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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파랑새 이야기를 알고 있나요? 행복을 주는 파랑새를 찾아 온 세상을 헤매지만, 결국 찾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그렇게 찾아 헤매던 파랑새는 집에 있었다. 행복을 멀리서 찾지 말고 가까운 곳에서 찾으라는 걸 말해주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온 세상을 찾아 헤매게 만든 ‘행복’이란 무엇일까요? 사람은 자신만의 행복의 기준을 가지고 있다. 사랑, 건강, 부, 명예 등등 사람마다 행복의 기준은 다르다. 행복은 주관적인 것이지만 『마음의 속도를 늦춰라』에서는 행복의 조건을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것과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 두 가지 조건이 있으면 행복하고 없으면 불행한 걸까? 나는 이 두 가지만이 행복의 조건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두 가지 모두 갖추고 있다면 행복하겠지만.


 책 속 이야기 중 일곱 명의 공주 우화(32~33페이지)가 있다. 100개의 머리장식 중 한 개를 잃어버린 공주가 다른 공주의 것을 훔쳐 100개를 채운다. 언니 공주들과는 달리 막내 공주는 99개의 머리장식만으로 만족한다. 한 개의 머리 장식을 가지고 온 이웃 나라 왕자가 그 주인과 결혼하고 싶다고 말하고 막내 공주는 왕자와 결혼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에서 우리 속담 ‘99칸 가진 사람이 100칸을 채우려 한다’가 생각났다. 사람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보다 갖지 못한 것에 욕심을 내고 그 욕심으로 인해 자신을 불행하게 만든다.


 행복한 삶을 위해 남과 비교하고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욕심을 버리는 것만큼이나 긍정적인 마음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샤히르는 감정에 영향을 주는 두 가지의 요인을 말한다.(301페이지) 외부적 요인(발생한 일)과 내재적 반응(발생한 일에 대한 반응)이다. 외부적인 요인은 완전히 통제할 수 없지만, 내재적인 반응은 자신의 의지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재적 반응의 선택에 따라 행복과 불행이 나뉜다고 말한다. 외부적인 요인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느냐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문제 해결 방법은 달라지고, 행복과 불행을 느끼는 마음도 달라진다. 부정적인 감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긍정적인 감정을 찾아 개발한다면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마음의 속도를 늦춰라』에서는 나의 행복을 위한 노력과 더불어 타인을 돕는 것도 행복을 위한 일이라 한다. 중국의 교육가 타오싱스는 “베풀 때는 진실한 마음 외에는 풀뿌리 하나도 바라지 말라”(255페이지)라고 타인을 돕는 것에 대한 태도를 이야기한다. 엄마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면 꼭 기억했다 은혜를 갚고, 내가 누군가를 도와줬을 때는 그 사실을 잊으라고 말씀하셨다. 사람은 감사함을 알아야 하니 은혜를 갚아야 하고, 도와준 사실을 계속 기억하고 있으면 상대방이 고마움을 모르는 것 같을 때 그 사람을 원망하는 마음이 생긴다고 말씀하셨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순간 아무 대가 없이 손을 내밀어 주는 것은 타인의 행복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결국 나의 행복을 위해서이기도 하다.


“당신도 열심히 땀을 흘리며 최선을 다했잖아요. 그러니 승리한 사람과 똑같이 대접받을 자격이 있답니다. 고개를 드세요. 패배는 이미 지나간 과거이고 중요한 것은 다가올 미래이니까요.”(266페이지)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감동 받은 부분이다.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실수로 메달을 따지 못하고 본국으로 돌아온 운동선수는 공항에서 다른 선수들이 메달과 꽃다발을 받고 인터뷰할 때 모멸감과 패배감을 느낀다. 그때 한 공항 직원이 꽃다발을 건네면서 해준 말이다. 슬픔에 빠진 사람에게 위로와 위안이 어떨 때는 더 큰 상처로 다가올 때도 있지만, 이 직원처럼 꼭 필요한 순간 해준 위로와 위안은 한 사람을 다시 일어서게 해주는 힘이 된다.


 『마음의 속도를 늦춰라』는 긍정심리학 교수 ‘탈 벤 샤하르 교수’가 하버드생을 대상으로 한 ‘행복학’강의를 <<베이징대학교 철학수업>>의 작가 ‘장샤오헝’이 정리한 책이다.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은 빨리 빨리를 외치면서 바쁘게 살아간다. 그로인해 몸과 마음은 피폐해지고 스트레스는 극에 달하고 있다. 거기다 요즘은 전 세계 사람들을 고통의 시간 속에서 살게 하는 전염병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로 인해 우울감이 상승하고 있는 현상을 이야기한다. 지금이야 말로 샤하르 교수가 우리에게 전하는 행복 메시지가 필요한 시간인 것 같다. 샤하르는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는 행복이며, 행복은 다른 모든 목표의 최종 목표다”라는 명제를 제시한다.(273페이지)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최종 목표는 행복이다. 행복한 삶을 위해 ’마음의 속도를 늦추고‘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마음이 필요한 시기이다. 자신의 파랑새는 멀리 있지 않다. 당신 옆에 있는 파랑새에게 먹이를 주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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