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일 밤의 클래식 - 하루의 끝에 차분히 듣는 아름다운 고전음악 한 곡 ㅣ Collect 2
김태용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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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0일 밤의_클래식』, 클래식의 아라비안나이트, 90명의 음악가와 90곡의 클래식을 소개한 책이다. 그 안에 더 많은 음악가와 더 많은 곡을 품은 클래식 안내서. 책과 함께 곡 감상이 가능하다. QR코드의 문을 열면 동양북스 홈페이지로 연결된다. 중세시대부터 21세기까지 만들어지고 연주되어 전해지고 있는 90명의 작곡가와 90곡의 클래식을 설명하고, 작곡가의 사생활과 곡과 관련된 일화를 소개한다. 책에 수록된 모든 곡을 이야기할 수 없어 내가 관심 있는 몇 곡만을 이야기 하려 한다.

 

 첫 곡은 중세 시대 세속노래 모음집 <카르미나 부라나>로 시작한다. 곡명이 생소했지만 독일 작곡가 카를 오르프가 작곡한 동일 제목의 성악곡 <카르미나 부라나> 앞부분은 몇 번은 들어본 적이 있었다. 어디서 들어 봤는지 물으면 설명은 할 수 없다. 광고나 드라마, 영화 등 어느 매체에서 들었을 것 같다. 출처는 알 수 없으나 귀가 기억하고 있었나 보다.


 텔레만의 <걸리버 모음곡>은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를 모티브로 한 곡이다. 작곡가 이름은 생소했지만 걸리버 모음곡이라는 곡명에 끌려서 곡을 감상했다. 이 책의 매력은 글만 볼 때 보다 글과 함께 음악을 들으면 이야기가 더 풍성해지는 느낌이 든다. ‘난쟁이 나라 사람들을 위한 샤콘느’(51페이지)에서 음표 100개를 빽빽이 나열해 악보 위를 뛰어다니는 난쟁이들을 묘사했다고 한다. 책에 실린 악보와 함께 곡을 듣다 보면 뛰어다니는 난쟁이들의 모습이 상상된다.

 

 비발디는 <사계>만 떠오른다. 비발디가 만든 <플라우티노 협주곡>은 리코더 연주곡이다. 리코더는 초등학교 때 불었던 악기이다. 한 번도 리코더를 클래식과 연결해서 생각하지 못했다. 17~18세기 바로크 시대에 리코더는 바이올린과 동급으로 여겨지는 중요한 악기였다. 플루트의 전신이 바로 리코더이다. 과거에 리코더는 이탈리아 어로 ‘플라우토’라 했다. 리코더 중 높은 음을 내는 리코더는 이탈리아어로 ‘플라우티노’라 한다. 세로식 리코더가 가로식 피리로 바뀌면서 ‘플라우토 트라베르소’라 불렸다 한다. 리코디스트 모리스 스테게의 연주를 영상 없이 소리만 들으면 리코더라고 생각지 못할 것 같다. 리코더가 이런 음을 낼 수 있다는 게 놀라워 비발디의 <플라우티노 협주곡>은 꼭 들어보기 추천한다.

 

 모차르트의 <환희의 송가>와 베토벤 <교향곡 9번> 환희의 송가를 비교해서 들려주고 두 음악가를 비밀 결사 단체 프리메이슨 사상과 연결해서 설명한다. 모차르트는 프리메이슨 회원이었고 베토벤은 입회 증거는 없지만 많은 관심은 가지고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1번>을 읽으면서 마로니에의 <칵테일 사랑>을 들었다. 김태용 칼럼리스트가 칵테일 사랑을 좋아하는 이유는 가장 좋아하는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이 노래 가사에 삽입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덕분에 칵테일 사랑도 감상했다.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는 부제이고 원제는 <바가텔 25번 a단조, WoO59>이다. ‘바가텔’은 프랑스어로 ‘하찮은’, ‘사소한’이라는 뜻이며, 음악에서는 ‘가벼운 작품’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베토벤을 대표하는 <엘리제를 위하여>가 ‘가벼운 작품’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멘델스존의 <헤브리디스>는 스타파섬에 있는 핑갈 동굴 사진을 보면서 곡을 감상했다. 멘델스존이 핑갈의 동굴을 본 후 누나에게 보낸 편지에서 “헤브리디스가 나에게 얼마나 엄청난 영향을 끼쳤는지 누나에게 알리고 싶어. 동굴의 높이는 최소 11m에서 최대 61m 이상인데 곳곳의 신비한 현무암 기둥들이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176페이지)라 말한다. 멘델스존이 얼마나 깊은 감동을 받았는지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라는 대목에서 알 수 있다. 이야기를 읽고 난 후 곡을 감상하니 자연 경관에 압도되어 만들어진 곡 <헤브리디스 또는 핑갈의 동굴>의 느낌이 더 깊이 다가온다.

 

 오펜바흐의 <나무숲의 조화>는 다른 곡보다 더 깊은 감동으로 다가온 곡이다.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 연주한 <자클린느의 눈물>을 듣고 곡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지만 가슴 깊은 울림이 있었다. 몇 번을 반복해서 들어도 질리지 않고 들을 때마다 매번 가슴이 찡해지는 곡이라 작곡가와 곡명을 봤을 때 너무 반가웠다. 비올라로 연주한 리처드 용재 오늘의 곡도 좋았지만 첼로 연주로 듣는 <자클린의 눈물>도 좋았다. 이 곡은 오펜바흐 사후에 독일의 첼리스트 베르너 토마스가 <나무숲의 조화>중 제 2곡 ‘자클린의 눈물’을 발굴해 낸다. 베르너는 영국의 거장 첼리스트 자클린 뒤 프레의 추모곡으로 이 곡을 발표한다. 뒤 프레의 사연을 읽으면서 이 곡을 들으니 더 울컥해진다. 이 곡을 알게 해준 리처드 용재 오늘과 이 곡의 이야기를 알려준 김태용 저자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이 곡은 나의 최애 곡 중 하나이다.

 

 쇼스타코비치는 <왈츠 2번>은 탐 크루즈와 니콜 키드먼 주연의 아이즈 와이드 셧을 통해 알게 됐다. 영화 속 음악이 귀에 남아 있었는데 클래식 라디오 방송을 통해 다시 듣게 되면서 나의 최애 곡 목록에 올라간 곡이다. 그 뒤로 쇼스타코비치가 나오면 관심 있게 듣게 된다.

 

 90번째 곡은 필립 글래스의 <미국 사계>이다. 사계는 비발디만 생각했었는데 사계를 주제로 많은 음악가들이 곡을 만들고 연주했다는 게 신기하다. 나의 지식이 얼마나 협소하고 얕은지를 다시 한 번 깨닫는다. 글래스의 미국사계, 비발디의 사계, 피아졸라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사계를 비교하면서 들을 수 있어 더 좋았다. 세 곡 중 비발디의 사계는 익숙해서 좋았지만 난 피아졸라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사계가 가장 좋았다. 88번째 곡 <탱고의 역사>의 작곡가 피아졸라의 사계는 탱고 느낌과 클래식 느낌을 섞여 듣는 동안 즐거웠다.

 

 클래식 입문자를 위해 김태용 음악 칼럼니스트가 정한 세 가지 원칙은 90곡 모두 특별한 이야기가 있을 것, 난해한 음악 이론을 가급적 적용하지 않을 것, 누구나 공감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동양북스 홈페이지 음악을 함께 감상하면 90곡이 모두 특별하게 다가온다. 그리고 쉽게 설명된 내용과 음악이 있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다. 책을 처음 펼쳤을 때 이 곡을 직접 들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했다. 이 고민은 책에 있는 QR 코드를 보는 순간 모두 해결됐다. 수록된 곡들과 함께 내용에 언급된 곡들을 함께 비교하면서 들을 수 있어 너무 좋다.


 클래식을 듣고 싶은데 어떤 곡들을 들어야 하는지 고민하는 분들에게 『90일 밤의_클래식』을 추천한다. 홈페이지에 모든 곡들을 감상할 수 있게 실어주신 출판사 분들께도 감사드린다. 이 책을 읽으면서 클래식의 세계에 한 발 더 들어갈 수 있었다. 책을 읽고 음악을 감상하면서 자기의 최애 클래식을 찾아보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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