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속뜻 논어 - 전광진 교수가 드라마로 엮은
전광진 지음 / 속뜻사전교육출판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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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반부논어, 치천하(논어 반만 읽어도 천하를 다스린다.)”(429페이지, 중국 속담)

송나라 개국공신이자 재상 조보는 어린 시절에 가난한 형편으로 인해 책을 읽을 수 없어 논어만 읽었다고 한다. 두 임금을 모시고 태평천국의 기반을 닦은 그는 “논어 20편 가운데 나는 반 밖에 읽지 못했소! 그래도 태조 임금이 천하를 평정하는 일을 보좌할 수 있었소!”(429페이지)라고 대답한다. ‘반부논어, 치천하’는 유학 통치의 명언으로 지금까지 전해 오고 있다.

한자가 어려운 나와 같은 사람은 논어를 읽고 싶어도 선뜻 도전하지 못한다. 『우리말 속뜻 논어』는 논어를 더 쉽고 깊이 있게 읽을 수 있도록 왼쪽 페이지에는 우리말 번역 논어를, 오른쪽 페이지에는 한문 논어를 실었다. 구성은 총 20편 498장으로 되어 있고, 드라마 대본처럼 대화 형식으로 쓰였다. 우리말로 쉽게 옮겨놓아서 우리말 논어만 읽어도 이해할 수 있게 되어 있다. 한문 원문을 우리말 논어로 번역할 때 문장이 자연스럽게 읽히도록 추가해준 내용 덕분에 글을 읽는 것이 더 쉬웠다. 한문 원문의 상황에 추가 설명을 다른 색으로 괄호 안에 적어놓아서 문답이 어떤 상황에서 이루어지는지에 대해 이해가 잘 되었다. 인물이나 상황 설명을 추가로 적어주어서 내용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되었다. 우리말 번역 논어를 읽고 그 내용에 대한 나의 해석과 생각을 적어보려 한다.

 

논어의 첫 시작은 ‘제 1편 학이’다.

<제 1편 학이>

“배우며 때맞추어 복습하면 그 또한 기쁘지 아니하랴!

먼 곳에서 친구가 찾아오면 그 또한 즐겁지 아니하랴!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성내지 않으면 그 또한 군자가 아니랴!“(28페이지, 제 1편 학이)

논어를 말할 때 빼놓지 않고 나오는 것이 학이편이다. 배우고 복습하니 즐겁고, 친구가 찾아오니 즐겁고,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성내지 않는 군자의 도리를 이야기한다. 나는 군자는 아니지만 배우고 친구를 만나면 즐겁다.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그 또한 나는 즐겁다.

 

<제 2편 위정>

“내가 15살에는 배움에 뜻을 두었고(지우학),

30살에는 [예법을 알아 세상에 바로] 서게 되었다.(이립)

40살에는 미혹에 사로잡히는 일이 없고(불혹),

50살에는 하늘이 준 운명을 알게 되었다.(지천명)

60살에는 [무슨 말이라도] 귀에 순하게 들리고(이순),

70살에는 내키는 대로 해도 사람의 도리에 벗어나지 않게 됐다.(불유구)

(42페이지, 44페이지, 제 2편 위정)-공자는 73세에 세상을 떠난다. 그래서 70살까지만 이야기한다.

공자가 자신의 일생을 정의해 놓은 것을 읽고, 나의 일생을 돌아보면 공자처럼 큰 인물이 되기에 나는 엄청나게 멀어도 한참 먼 평범한 사람일 뿐이라는 생각을 새삼 깨닫게 된다. 나는 배움에 뜻을 두고 예법을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쉽게 미혹되는 사람이다. 나이가 더 들어도 하늘이 준 운명을 알기에는 부족하겠지만 공자처럼 무슨 말이라도 귀에 순하게 들리고, 도리에 벗어나지 않는 사람으로 곱게 나이 들고 싶다. 공자가 73세 이상을 살았다면 80세, 90세, 100세는 어떤 말로 정의를 내렸을지 궁금하다.

 

<제 4편 이인>

“군자는 천하의 모든 일에 대하여 긍정도 없고, 부정도 없다. 

오직 옳은 일이면 따를 따름이다.”(84페이지, 제 4편 이인)

군자는 모든 일에 긍정도 부정도 없이 옳은 일이면 따른다는 말은 무슨 의미일까? ‘옳다’는 기준은 어떻게 정하는 것일까? 긍정하거나 부정하지 않는 다는 것은 나의 의견을 말하지 않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군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의견보다는 옳은 일을 따르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말일까? 논어를 읽다 보면 우리말 번역본임에도 불구하고 읽고 바로 이해되는 부분들도 있지만, 이 부분처럼 읽으면서 의문점이 드는 부분들도 있다. 읽으면서 의문점이 들 때는 혼자 읽고 끙끙거리는 것보다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자리가 없는 것을 걱정하지 말고, 설 수 있을지를 걱정하라.

아무도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것을 걱정하지 말고,

알아줄 만한 사람이 되도록 해야 한다.“(86페이지, 제 4편 이인)

설 수 있는 조건을 갖추어도 자리가 없으면 갈 수 없다. 알아줄 만한 사람이 되도록 최선을 다했어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으면 무슨 소용일까? 공자의 말에 자꾸 삐딱하게 답을 하는 나는 비정상인걸까?

 

<제 5편 공야장>

“예전에는 내가 남의 말을 들으면 그의 행실을 말 그대로 믿었다.

이제는 남의 말을 들어도 다시 그의 행실을 살펴보게 되었다.“(102페이지, 제 5편 공야장)

사람을 판단할 때 그 사람을 직접 겪어보지 않고 다른 사람을 통해 듣고 판단하게 되면 잘못된 판단을 내릴 수도 있다. 사람을 판단할 때 남의 말을 듣고 참고는 하되 내가 직접 겪어본 후 판단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그래야 남의 말만 듣고 판단했을 때보다 더 정확하게 그 사람을 판단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공자의 말도 내가 직접 보고 판단하라는 말이라 생각한다.

 

<제 6편 옹야>

“안다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130페이지, 제 6편 옹야편>

공부를 하고 알게 되면 공부가 더 좋아진다. 좋아하니 공부를 더 즐겁게 할 수 있게 된다. 궁금한 것이 많아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책을 읽고 공부를 한다. 공부를 하면서 새로운 것을 알게 되면서 안다는 것의 즐거움을 깨닫게 된다. 그렇기에 알고, 좋아하고, 즐거워 한다는 것은 순서와 상관없이 서로 순환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알아서 좋고 좋아서 즐겁다와 즐거워서 좋고 좋으니 알고 싶다. 이 두 가지가 결국 하나라고 생각한다.

 

<제 7편 술이>

“깨치려고 애태우지 아니하면 열어주지 않고,

표현 못해 애태우지 아니하면 말해 주지 않는다.

한 모퉁이를 들어주어 셋을 알아채지 못하면,

반복해서 말해 주지 않는다.“(146페이지, 제 7편술이)

깨우치고 표현을 잘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하고자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말이라 해석된다. 네 모 가운데 한 모퉁이를 들어주어 셋을 알아채지 못하면 반복해서 말해 주지 않는다는 것은 하나를 알려주면 나머지는 스스로의 노력으로 깨우치라는 말인 듯하다. 논어를 읽고 혼자서 해석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내가 해석한 것이 맞는지 알 수 없으니 답답하다. 공부란 혼자서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럿이 같이 하는 것도 필요한 과정이라 생각한다. 혼자만의 공부는 혼자만의 해석으로 자칫 편협한 생각에 갇힐 수 있기 때문이다. 공자의 제자들이 혼자서 하는 공부가 어렵기에 공자를 찾아와 질문하고 가르침을 받은 것도 나와 같은 이유일 것이라 생각한다.

 

“세 사람이 길을 가면 반드시 자기의 스승 될 만한 사람이 있다.

좋은 점은 가려서 그를 따르고,

좋지 아니한 점은 고쳐야 한다.“(154페이지, 제 7편 술이)

누구에게서나 배움을 얻을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의 좋은 점은 본받아 따르고, 좋지 않은 점은 만약 나에게도 그와 같은 것이 있다면 남을 교훈 삼아 고쳐야 한다. 그렇게 한다면 나 또한 다른 사람에게 좋은 점을 보여 그의 스승이 될 만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제 9편 자한>

“우리 선생님은 다음 네 가지를 특히 강조하셨습니다.

억측하지 말 것!

독단하지 말 것!

고집하지 말 것!

자만하지 말 것!“(186페이지, 제 9편 자한)

공자의 제자는 공자가 특히 강조한 네 가지를 이야기한다. 억측하게 되면 무엇인가를 잘못 해석해서 오해를 하게 되고, 독단하게 되면 다른 사람의 의견을 귀 기울이지 않고 나의 생각만을 고집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자신만이 옳고 잘났다고 자만하게 된다. 이런 사람과 어떤 사람이 같이 하고 싶겠는가? 사람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 혼자서는 살 수 없는 것이 인간이기 때문이다. 함께 하기 위해서 공자의 말처럼 억측, 독단, 고집, 자만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산을 쌓음에 비유하면, 흙 한 삼태기가 모자라 그쳐도, 내가 그만두었기 때문이다.

땅을 평평하게 고름에 비유하면, 흙 한 삼태기라도 덮는 진전이 있어도,

내가 그만두지 않았기 때문이다.“(196페이지, 제 9편 자한)

산을 쌓는 일은 어렵고 오래 걸리는 일이다. 오랫동안 힘들게 했더라도 마지막 ‘흙 한 삼태기’가 모자라 그친다는 것처럼 이루고자 하는 뜻에 가까이 갔더라도 포기한다면 그건 내가 그만두었기 때문에 실패한 것이다. 땅을 평평하게 고르는 일은 쉬어보이지만 아무리 쉬운 일이라도 ‘흙 한 삼태기’처럼 작은 것부터 시작해야 뜻을 이룰 수 있다는 말로 해석된다. 포기하고 시작하는 것 모두가 나의 의지이고 결국 모든 것이 나의 책임이라 생각한다. 모든 것이 내가 하기 나름이다.

 

<제 12편 안연>

“식량을 풍부하게 비축하는 것, 무기를 충분히 갖추는 것, 백성들을 믿고 따르게 하는 것,

이 세 가지가 정치의 요체이다.”(250페이지, 제 12편 안연)

제자 자공이 정치에 대해 묻자 공자는 식량을 비축하고 무기를 충분히 갖추고 백성들을 믿고 따르는 것이라 답한다. 식량은 경제적인 안정을 말하는 것, 무기는 군사력을 강화해 군사적 강국이 되어 다른 나라의 공격으로부터 백성들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 생각한다. 백성들을 믿고 따르게 하는 것은 곧, 바른 정치를 해서 민심을 얻어야 한다는 것을 말함이라 생각한다. 공자는 무기, 식량, 백성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백성이라 말한다. 백성들을 배불리 먹이고 안전하게 보호하고 백성의 말에 귀 기울일 때 진정한 정치를 한다고 할 수 있다.

 

<제 14현 헌문>

“군자의 도는 세 가지가 있다. 나는 능한 것이 없는 것 같다.

인자는 근심하지 아니하고,

지자는 미혹되지 아니하고,

용자는 두려워하지 아니한다.“(308페이지, 제 14편 헌문)

공자는 군자의 도 세 가지를 말하면서 자신은 능한 것이 없는 것 같다고 말한다. 인자는 근심하지 않고, 지자는 미혹되지 않고, 용자는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한다. 나는 근심하고 쉽게 미혹되고 겁도 엄청 많다. 그렇기에 나는 군자의 도에 그 무엇도 능한 것이 없다.

 

<제 16편 계씨>

“이로운 세 벗이 있고, 해로운 세 벗이 있으니,

정직한 이를 벗하고, 성실한 이를 벗하며, 유식한 이를 벗하면 이로울 것이다.

편벽한 이를 벗하고, 유순한 이를 벗하며, 말 재주꾼을 벗하면 해로울 것이다.“

(350페이지, 제 16편 계씨)

이로운 벗과 해로운 벗. 내 곁에는 이로운 벗이 있을까, 해로운 벗이 있을까? 나는 이로운 벗일까, 해로운 벗일까? 내 곁에 있는 벗이 이로운지, 해로운지를 돌아보기 전에 나 스스로가 이로운 벗인지, 해로운 벗인지를 돌아보는 것이 먼저라 생각한다.

 

논어를 읽고 발췌를 하고 싶은 내용을 적고 나의 해석을 간단하게 적어보았다. 다 읽고 난 후 왜 논어를 100번 읽으라 했는지 알 것 같다. 이해하고 해석하면서 읽었지만 중간 중간 혼자서 이해하기에 어려운 내용들도 있었고, 나의 해석이 맞는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 논어를 읽으면서 공감되는 부분들도 많지만 어떤 부분들은 공자의 의견에 동의할 수 없는 내용들도 있었다. 그런 내용이 나오면 의문과 더불어 삐딱하게 반감이 들어 반박하게 된다. 공자의 말씀을 읽고 해석하고 나의 생각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이 즐겁다. 나의 해석이 맞는지 장담할 수는 없지만. 논어는 혼자 읽기 보다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읽기를 통해 서로의 해석을 비교해가면서 읽기를 추천한다. 더 깊이 있는 논어 읽기가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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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비늘
조선희 지음 / 네오픽션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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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를 사랑한 인어공주는 물거품이 되어 사라졌다.’

 

백어가 영혼을 얻기 위해 한 개의 소금 비늘을 주고 원한 건 사랑이었다. 비늘을 훔친 남자의 배신으로 백어는 영혼을 얻을 기회를 잃었다.

 

‘사람들이 말하기를 영혼은 사람에게만 있다고 해 사람을 제외한 다른 생물들에게 깃들어 있는 것은 영뿐, 혼은 없대. 때문에 사람의 것은 영혼이고 우리의 것은 영과 정이 결합한 정령이야. 그러니까 인어가 사람이 되려면, 혹은 사람으로라도 환생하려면 먼저 영혼을 얻어야 해. 그 영혼을 얻는 데는 조건이 있어. 사랑, 모든 저주를 풀 마법의 열쇠.’(42페이지)

 

이름 없는 백어 남정심과 마리는 인간이 지어준 이름으로 인간 남자에게 비늘 하나를 건네 주고 함께 살았다. 남정심과 마리는 남자의 사랑으로 영혼을 얻어 행복하게 살았을까? 답은 아니오이다. 백어는 물거품이 된 인어공주처럼 소금 비늘을 욕심낸 남자들의 배신으로 남정심은 죽고 마리는 딸 섬을 데리고 남편 곁을 떠나 영원히 사라진다.

 

 최동수는 풍랑을 만나 바다에서 실종된다. 그가 죽었다 생각했을 때 젊은 여자를 데리고 돌아온다. 말을 하지 못하는 여자의 이름은 최동수의 전처의 이름 남정심이 된다. 아들 순하를 낳고 살아가던 이 가족들에게 비극이 찾아온다. 소금 비늘을 욕심낸 최동수가 남정심을 죽이고 감옥에 갇히면서 순하는 어머니의 유언대로 백어도에 어머니를 묻고 누나와 함께 별어마을을 떠난다. 마을 사람들의 성화에 어머니의 묘를 이장하는 날 묘를 본 모두가 놀란다. 남정심의 몸 전체가 썩지 않은 채 하얀 비늘로 덮여 있었기 때문이다. 어머니를 만진 순하의 손이 비늘에 베여 피가 나오고 10개의 소금비늘이 순하의 손에 떨어진다. 이 중 두 개가 사라지고 소금 비늘을 훔친 순하의 친구들은 하나씩 의문의 죽음을 당한다. 한 친구는 친구들의 죽음을 본 후 소금 비늘을 바다에 던진다. 소금 비늘은 백어가 허락해야만 가질 수 있는 것이다. 허락 없이 손을 대는 자에게는 죽음뿐이다.

 백어의 비밀을 알고 있는 황씨 가문의 후계자 준희는 백어도에서 백어와 눈이 마주치고 그녀를 뭍으로 데리고 나온다. 백어와 맺어진 남자는 죽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 아버지의 반대에 부딪혀 마리를 용보에게 소개한다. 용보의 청혼을 받은 마리는 소금 비늘 하나를 주면서 다른 비늘에 손대지 않겠다는 것을 맹세하게 한 후 결혼한다. 딸 섬을 낳고 살아가던 중 용보는 소금 비늘에 욕심을 내기 시작한다. 사실을 알게 된 마리는 딸을 데리고 집을 나간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용보를 죽이거나 용보에 의해 죽임을 당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용보를 죽이지 않기 위해 용보의 곁을 떠난 것이다. 이를 받아들일 수 없는 용보는 마리를 찾아 나서고 마리와 인연이 닿았던 순하와 준희와 함께 배를 타고 마리가 피아노를 가라앉힌 곳을 찾아간다. 움직이지 않는 배 위에서 환상에 사로잡힌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순하가 바다로 뛰어들고 배는 움직여 항구로 돌아온다.


 한국판 인어공주 이야기, 『소금 비늘』은 읽기 시작해서 한 번에 쭉 읽었다. 다음 내용이 너무 궁금해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백어로 태어나 영혼을 얻고자 인간에게 자신의 전부를 내어준 남정심과 마리가 원한 건 ‘사랑’ 뿐이었다. 사랑을 얻어 영혼이 있는 존재로 살아가고 싶었던 백어는 소금 비늘을 욕심낸 남자들의 배신으로 행복한 결말을 이루지 못했다. 그녀들에게 남은 건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순하와 섬, 아이들은 인간이지만 백어처럼 청각이 예민하고 물속에서 오랫동안 활동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태어난다. 섬은 마리와 함께 바다로 돌아가고 순하도 마리와 섬이 있는 바다로 돌아간다. 책을 읽으면서 용보의 욕심과 뻔뻔함에 짜증이 났고, 준희의 집안 황가네의 소금 비늘을 얻는 비열한 방법에도 화가 났다. 백어와 백어의 아이들의 불행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비밀을 말하지 않은 백어와 욕심 내어서는 안될 것을 욕심낸 남자들 중 누구에게 더 큰 책임이 있을까?

 

『소금 비늘』은 인어공주 이야기를 우리나라의 한 섬으로 가지고 와서 이야기하고 있는 판타지 소설이다. 판타지이지만 충분히 있을 법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딘가 외딴 섬에 전해 내려오는 전설들이 실제로 있었던 일들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이다. 『소금 비늘』은 나의 잠자고 있는 상상력을 깨워주었다. 책 속 장면과 등장인물의 이미지를 그리면서 등장인물들의 감정에 공감하게 만들어주는 작품 덕분에 더 즐겁게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사람은 평생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은 채로 살다가 죽어, 세상엔 우리가 본 것보다 보지 못한 것이 더 많지. 내가 보지 못했다고 없는 것은 아니야.”(266페이지, 준희)

준희의 말처럼 우리가 보지 못했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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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후군이라도 문제없어 - 심리 치유와 마음 긍정 (feat.영화이야기)
김선희 지음 / 율도국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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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다 읽고 난 후 제목이 왜 『증후군이라도 문제없어』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증후군으로 힘든 사람들도 충분히 도움을 받으면 얼마든지 치유가 가능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듯하다. 부제 <심리 치유와 마음 긍정(feat. 영화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듯 이 책은 증후군을 치유하고 긍정적인 마음을 갖도록 해주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독서 치료와 시 치료를 통해 내담자를 치유하고 각 증후군마다 영화 속 등장인물의 사례와 함께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총 8장으로 구성된 책은 대인관계 증후군, 사회 심리적 증후군, 스트레스 증후군, 정서적 결핍 증후군, 외상 후 사건 증후군, 왜곡된 집착 증후군, 정신증적 증후군, 공존 증후군으로 나누고 각 증후군 별로 그와 관련된 증후군을 내담자의 사례와 영화 속 사례를 들어 알려주고 있다. 많은 증후군 중 ‘램프 증후군’과 ‘분노 증후군’이 지금 현 시점에서 나를 힘들게 하는 증후군이다. 책을 읽으면서 나의 증후군도 치유될 수 있도록 노력해 보려 한다.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53페이지, 티베트 속담)

알라딘과 요술램프에는 소원을 들어주는 램프 요정이 나온다. 알라딘이 요술 램프에서 요정을 불러내듯 근심, 걱정을 불러내어 스스로를 괴롭히는 행동을 ‘램프 증후군, 과잉근심현상’이라 한다. 가족들이 외출했다 밤늦게 들어오면 들어올 때까지 걱정에 사로잡혀 계속 전화를 한다. 뉴스에서 흉악범죄 보도를 듣고 나면 한동안 이 증상은 더 심해진다. 아이들도 나에게 ‘엄마는 걱정이 너무 많아’라 말한다. 고치려 노력하는데 쉽지 않다. 아직 발생하지 않은 상황에 대해 불안해하는 것을 ‘예기불안’이라 한다. 나의 걱정들은 아직 발생하지 않은 예기불안이 대부분이다. 2장 사회 심리적 증후군의 램프증후군의 사례는 운전을 시작한 아들을 과도하게 걱정하는 내담자의 사례이다. 내담자를 치유하기 위해 걱정상자를 만들고 필요한 걱정과 불필요한 걱정을 쓰게 한 후 불필요한 걱정이 담긴 상자를 땅에 묻는다. 이는 머릿속 생각을 글이나 그림으로 시각화하게 하는 방법이다. 몇 년 전 한 보험회사 광고에 걱정인형이 등장한다. 걱정상자와 걱정인형은 걱정을 나에게서 분리시켜 불필요한 걱정을 덜어내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 중 하나이다. 또 다른 방법으로 부정적으로 말하는 습관 고치기이다. ‘말이 씨가 된다’는 말이 있다. 내가 하는 말이 씨가 되어 말한 대로 일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정적인 말을 하면 부정적인 일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요즘 나는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를 되돌아보게 된다. 램프증후군의 사례를 볼 수 있는 영화로 <킹스 스피치>를 예로 들고 있다. 실존 인물인 조지 6세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로 조지 6세는 연설을 할 때마다 불안증세를 보이고 걱정에 휩싸인다. 주인공은 도움을 받아 불안한 마음을 극복하고 국민들 앞에서 훌륭한 연설을 하는 것으로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심리학자 젤린스키는 근심과 걱정의 40%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 것이며, 30%는 이미 일어난 일, 22%는 아주 사소한 것들로 고민하고, 4%는 우리 힘으로 어쩔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것이라고 말한다. 대부분이 불필요한 걱정이라는 것이다.’(53페이지)

젤린스키의 말대로 사람들은 불필요한 걱정으로 자신을 괴롭힌다. <킹스 스피치>의 주인공 조지6세도 미리부터 걱정하는 마음에 사로잡혀 자신을 힘들게 했었다. 과도한 걱정으로 나와 가족 모두가 힘들어 하게 되면서 나의 해결 방법은 어차피 걱정해도 해결되지 않을 것들로 나를 괴롭히지 말자라는 생각을 스스로에게 계속해서 주입시키는 것이다. 이 방법이 나름 효과는 있었다.

 

 3장 스트레스 증후군에서 ‘분노증후군’이 나온다. 아이를 키우면서 몸이 피곤해지고 우울감이 심해지면서 조그만 일에도 버럭 하고 소리를 지르고 있는 내 모습이 떠올랐다. 생각해 보면 화를 낼 일도 아닌데 왜 버럭 화를 냈을까? ‘해결되지 못한 감정 덩어리’가 쌓이고 쌓여 화로 표출되고 그것이 습관이 되어 사소한 일에도 버럭 소리를 지르게 된다고 한다. ’화‘는 잘 조절해주면 순하지만 무시하면 엄청나게 커져 자신을 삼켜버린다. 분노를 조절하기 위해서는 ’내안의 화‘를 찾아 화의 원인을 찾아 잘 달래주어야 한다. 분노 증후군에 나온 사례처럼 엄마가 분노 증후군이면 자식에게까지 이어지게 된다. 나를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아이를 위해서도 왜 사소한 일에 버럭 화를 내는지 그 원인을 찾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생각한다.

 

 미국 국립 의학도서관 의학 주제 표목에 등록된 증후군의 수가 무려 2700여개라고 한다. 이 숫자는 의학 외에 분야는 포함되지 않은 숫자이다. 증후군의 수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짐작된다. 증후군이 많아진다는 것은 현대 사회에 많은 문제들이 존재하고, 그로 인해 불안감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이 겪는 고통의 대부분은 불필요한 것들입니다. 분주히 움직이는 마음을 지켜보지 않는 한 고통은 저절로 만들어집니다. 지금 이 순간에 고통을 만들어 내는 것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거나 있는 그대로에 대한 무의식적인 저항이 나타난 것입니다.’(76페이지,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에르하르크 툴레)

인간이 겪는 고통의 대부분은 불필요한 것이라는 툴레의 말에 동의한다. 마음을 들여다보지 않고 회피할 때 고통은 만들어지고 더 커진다. 여러 가지 증후군에 대해 알게 된다는 것의 장점은 나의 마음 상태를 객관적인 시선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아픈 마음 상태를 확인하고 들여다보아야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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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인문학 여행
남민 지음 / 믹스커피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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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이 나의 정원이다’(4페이지, 지은이의 말)

 

『방구석 인문학 여행』은 작가가 10년 동안 주말마다 국내 구석구석 돌아다닌 이야기를 쓴 책이다. 여행은 작가의 인생을 바꿨다. 내적으로는 인생관을 바꾸고 외적으로는 이직을 하게 했다. 무엇이 작가를 여행의 세계로 빠지게 했을지 궁금하다. 총 4장으로 이루어진 책은 서른 한 곳의 여행 이야기를 적고 있다. 모든 곳을 이야기할 수 없어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움직이는 곳을 찾아 이야기해보려 한다.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곳’을 주제로 한다‘를 테마로 한 1장은 전주 한옥마을, 제천 청풍문화재단지, 공주 공산성, 영주 소수서원, 부여 궁남지, 담양 소쇄원, 문경 문경새재, 제천 베론 성지를 여행한 이야기다.

‘동서남북 30리 안의 사람은 모조리 죽여라. 1457년 가을, 영남의 큰 도시 하나가 피비린내 속에서 하룻밤 새 증발되고 말았다. 관군의 눈에 띈 사람은 양반이든 노비든 닥치는 대로 살육되었고 도시 전체는 불길에 휩싸였다. 죽은 사람의 수가 얼마인지 셀 수조차 없었다. 시신을 갖다 버린 죽계천은 삽시간에 피바다로 변해 무려 7Km를 지나 하류에 가서야 피가 멎었다. 하류의 마을은 그때부터 피끝마을로 불렸다.’(38페이지, 영주 소수서원 첫 문단)

영주 소수서원은 조선 최초의 사립학교이다. 역사를 배울 때 서원은 가장 먼저 백운동서원에 대해서 공부했다. 백운동서원이 나라의 사액을 받은 후 소수서원이 된 것이다. 소수서원이 들어선 영주의 역사는 핏빛으로 시작한다. 순흥도호부는 단종 복위 운동을 벌이다 발각되어 역모죄로 마을이 파괴되고 사람들은 죽임을 당한다. 거사의 본거지 숙수사는 당간지주만 남겨진 채 불타 없어지고, 그 자리에 서원이 들어선다. 조선 최초의 민간 서원 백운동 서원은 명종 때 소수서원이라는 현판을 받고 사액서원이 되면서 우리나라 최초의 공인 사학이 된다. 소수서원이 만들어지기 전 역사적인 사건을 이야기하고, 소수서원을 매표소부터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책에서 소개한 소수서원의 동선을 간단히 적어봤다.

‘소수서원 매표소-소나무숲-보물 59호 영주 숙수사지 당간지주-죽계천-취한대-경자바위-경렴정-성생단-소수서원 출입문 지도문-보물 제 1403호 강학당-문성공묘-보물 제 1402호 사당-직방재와 일신재-장서각-정료대-영정각-일영대(해시계)-학구재와 지락재’

남민 작가가 소개한 순서대로 소수서원을 탐방해보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 될 것이다. 1장은 소수서원 외에도 역사와 관련된 유적지를 소개하고 있다.

 

‘그곳에 가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를 테마로 한 2장은 영주 무섬마을, 광양 매화마을, 제천 옥순봉, 봉화 계서당, 영월 낙화암, 공주 무령왕릉·송산리 고분군, 영월 청령포·관풍헌, 에천 삼강 주막을 여행한다.

봉화 계서당과 영월 낙화암은 <춘향전>이야기와 관련이 된 여행지이기 때문에 나의 흥미를 끌었던 여행지다.

‘동이 안의 맛있는 술은 천 사람의 피요/소반 위의 좋은 안주는 만백성의 기름이요/촛물 떨어질 때에 백성의 눈물 떨어지고/노랫소리 높은 곳에 원성 높도다’(105~106, <춘향전>에서 이몽룡이 지은 시)

<춘향전>에 등장하는 걸인의 시는 <춘향전>이 나오기 100년 전에 이몽룡의 실존 인물인 성이성이 한시로 지은 것이라 한다. 봉화 계서당은 성이성의 고택이다. <춘향전>이 실화를 바탕으로 쓰였다는 것이 놀라웠다. 이야기를 듣고 난 후 성이성과 그의 생가 계서당이 더 궁금해진다. 영월판 <춘향전>, 관기 경춘과 영월 부사의 아들 이수학의 사랑이야기는 이몽룡과 성춘향의 사랑이야기와 비슷하다. 결말이 경춘의 죽음으로 끝나서 안타깝다. 영월 낙화암에는 경춘을 기리는 비석이 세워져 있다. 영월의 낙화암은 단종 유배길에 몰래 따라왔다 단종 승하 후 낙화암에서 몸을 던진 90명의 궁녀와 관리인, 종인의 이야기도 전해진다. 이 두 이야기 모두 처음 알게 된 내용이다. 여행을 가서 어떤 장소를 방문할 때 그 곳의 역사와 전설 등의 이야기를 알고 방문한다면 그곳이 눈에 들어올 것이고, 마음으로 더 깊이 있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자연을 벗을 삼아 거닐다’를 테마로 하는 3장에는 고창 청보리밭, 예천 회룡포, 해남 땅끝마을, 순천 순천만, 단양 도담삼봉, 담양 죽녹원, 합천 황매산, 단양 사인암의 여행을 적었다.

남민 작가는 여행지를 소개할 때 여러 편의 시를 함께 소개하고 있다. 2장 제천 옥순봉과 3장 단양 도담삼봉에는 퇴계 이황의 시가 실려 있다. 퇴계 이황의 시를 소개하면서 단양 팔경 중 한 곳을 여행한다면 그 장소가 더 의미 있게 다가오리라 생각한다.

‘산은 단풍잎 붉고 물은 옥같이 맑은데/석양의 도담삼봉엔 저녁놀 드리웠네/신선의 뗏목을 취벽에 기대고 잘 적에/별빛 달빛 아래 금빛파도 너울지더라.’(181페이지, 퇴계이황이 단양군수로 부임했을 때 지은 시,<단양 도담삼봉 편에 실린 시>)

남편봉을 사이에 둔 처봉과 첩봉으로 우뚝 솟은 단양 도담삼봉은 선비들이 남편봉의 정자에 앉아 풍류를 즐기고 시를 짓고 그림을 그린 곳이다. 단양군수로 부임한 퇴계 이황은 도담삼봉의 경치에 매혹되어 시를 짓는다. 이외에도 도담삼봉을 노래한 시는 무수히 많다고 한다. 조선시대 단원 김홍도, 최북, 이방운 등의 화백들은 도담삼봉을 화폭에 남기기도 했다. 많은 문인과 화백들의 마음을 빼앗은 빼어난 절경의 도담삼봉도 눈에 담을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바래본다.

 

3장의 여행지를 읽으면 바람이 떠오른다. 바람을 느끼고 바람을 듣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바람 부는 날 고창 청보리 밭의 은빛 파도를 바라보고 순천만의 갈대가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면서 갈대 스치는 소리를 듣고, 담양 죽녹원의 대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며 스치는 소리를 들으면 온 마음의 시름이 싹 사라질 것 같다. 그곳이 무릉도원이다.

 

‘따뜻한 이야기가 녹아 있는 곳’을 테마로 한 4장은 남해 독일마을, 구례 산수유 마을, 부안 채석장·적벽강, 봉화 만산고택, 남원 광한루원, 괴산 산막이옛길, 여수 오동도를 여행한 이야기이다. 4장의 여행지 중 꽃이 중심이 되는 두 곳을 적어 보려한다. 노란빛 산수유의 마을 구례 산동면과 동백꽃의 섬 오동도를 적어보려 한다.

구례 산동면은 중국 산동에서 시집온 처녀가 시집오면서 가지고 온 한 그루의 산수유나무를 심어 지금의 산수유마을이 되었다 한다. 봄이면 노랗게 피어난 산수유 꽃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설레인다. 산수유나무는 봄이면 노란 꽃으로, 가을이면 빨간 열매로 사람을 불러 모은다. ‘영원불멸의 사랑’이라는 꽃말처럼 중국에서 시집 온 처녀와 산골 총각의 사랑도 영원불멸의 사랑이었을 것이라 믿고 싶다. 그 사랑의 결실로 산수유나무는 군락을 이루고 사람을 즐겁게 하고 사람을 먹여 살리는 나무가 되었다. 마을의 이력을 알게 되니 이 마을이 더 가깝게 느껴진다. 여행을 떠난다면 꼭 들러보고 싶은 마을이다.

여수 오동도를 대표하는 꽃은 동백꽃이다. 남편을 기다리다 집에 들어온 도둑에게 쫓겨 도망치다 절벽에서 뛰어내려 죽은 아내의 혼이 환생한 꽃, 동백꽃의 꽃말은 ‘그대를 누구보다도 사랑합니다’이다. 남편을 사랑한 아내의 마음이 꽃으로 피어났나보다. 동백꽃은 나무에서 한 번, 땅에 떨어져서 한 번, 그리고 여인의 마음속에서 한 번 이렇게 세 번 피어난다 해서 ‘여심화’라 부른다. 붉은 동백꽃은 꽃송이 전체가 뚝 떨어져 땅에 떨어져서도 한참을 시들지 않고 피어있다. 여수의 동백섬 이야기를 읽다보니 “꽃피는~동백섬에~봄이~왔건만~”이라는 대중가요의 가사가 떠오른다. 하트 모양의 섬 오동도, 사랑나무 비목이 자리한 섬은 지금도 동백꽃을 피우면서 사랑을 노래하고 있나보다. 그 섬에 가고 싶다.

 

『방구석 인문학 여행』을 모두 읽었다. 지금 당장 짐을 싸서 떠나고 싶다. 쉽고 간결하게 쓰고 그림을 그리듯 묘사해준 작가의 필력 덕분에 글이 술술 읽혔고, 마치 여행지를 함께 바라보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책을 들고 책 속에 소개된 여행지를 한 곳 한 곳 남민 작가의 소개를 따라가면서 그 느낌을 함께 느끼고 싶다. 읽는 동안 역사, 문학(시), 전설, 설화, 민담, 실화를 같이 배울 수 있어 더 즐겁게 책을 읽었다. 코로나로 인해 여행이 자유롭지 않지만 상상 속에서라도 여행지를 탐방할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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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속마음, 심리학자들의 명언 700 - 한권으로 인간 심리세계를 통찰하는 심리학 여행서
김태현 지음 / 리텍콘텐츠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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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감정은 마치 새끼 오리가 어미 오리를 졸졸 쫓듯 생각에 뒤따라 나타날 뿐이다.(4페이지) -데이비드 번스

 

『타인의 속마음, 심리학자들의 명언 700』은 ‘나’를 알아보는 것에서 시작해 ‘타인’에 대해 이해하고, ‘개인과 집단’, ‘사람들 간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 한다. 심리를 아는 것은 나를 알고 타인을 알고, 타인과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마음의 상태를 알고 올바른 방법으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하다 생각한다. 책 속의 35명의 심리학자가 말하는 700가지 명언을 통해 심리학에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다.

 

PART 1 ‘내 속엔 내가 너무 많아, 마음속에 숨겨둔 무의식과 잠재력’에 대한 내용으로 프로이트, 융, 글래드웰, 베커, 올포트, 카너먼, 믈로디노프가 등장한다.

 내가 자주 하는 말 중에 ‘내 안에 너무 많은 내가 살아’라는 말이 있다. 상황이나 사람들에 따라 그리고 그날의 몸과 마음의 상태에 따라 똑같은 일을 다른 날과 다르게 느끼고 반응한다. 내 안의 무엇이 똑같은 일에 대한 반응을 다르게 하는 걸까?

 ‘나는 칭찬중독일까?’, 이 질문에 대한 나의 답은 ‘아니오’이다. 어떤 사람들에게 받는 칭찬은 나를 위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와 진심으로 해주는 칭찬은 기분 좋지만, 어떤 이들의 칭찬은 ‘다음에도 그렇게 해’라는 마음이 들어가 있는 듯해서 오히려 칭찬을 받으면 마음에 두드러기가 올라오는 느낌이다. ‘착하다’라는 칭찬을 들을 때면 다음에도 착하게 행동해라라는 강요가 들어가 있는 것 같아 이런 칭찬은 사양하고 싶다. 고분고분 말 잘 들으면 착하고, 말대꾸하고 자기 의견 강하게 말하면 나쁜가? 착하다는 기준은 도대체 무엇인지 묻고 싶다.

  ‘우리의 직관은 옳을 때가 많다. 하지만 틀릴 때도 정말 많다.’(55페이지, 카너먼)

사람을 만나고 어떤 상황에 놓여 선택을 해야 할 때 나의 감을 믿고 결정하거나 판단할 때가 많다. 객관적인 근거 자료가 주어짐에도 불구하고 직관에 의지해서 판단을 내릴 때 올바른 판단을 내릴 때도 있지만 그와 반대로 판단의 오류가 생길 때도 있다. 살면서 직관만을 맹신하는 것은 자신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과 같다. 행동경제학의 창시자 카너먼은 “즉각적인 직관과 심사숙고의 과정의 균형이 맞아야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다.”(56페이지)라고 말한다. 그의 말처럼 좋은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직관뿐만 아니라 심사숙고의 과정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격은 지울 수 없도록 새겨진 것이 아니라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것이다.’(66페이지, 믈로디노프)

성격은 타고나고 그 성격은 한 번 고정된 후에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 또한 나의 편견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믈로디노프의 말처럼 성격도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것이라 생각하면 삶이 더 흥미로울 것 같다. 나의 의지에 따라 성격도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PART 2 ‘불쑥 튀어나오는 우리의 본능, 인간 행동 심리학에 대한 모든 것’에서는 에크만, 샥터, 벡위드, 파블로프, 프롬, 아들러, 매슬로우가 등장한다.

 ‘우리는 누구나 낯익은 사람의 이름을 생각해 내지 못한 적이 있다. 이러한 좌절스러운 경험을 우리가 주의를 기울이고 있을 때에도 일어나며, 원하는 이름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고 있을 때도 일어난다.’(79페이지, 샥터)

길을 가다 우연히 마주친 사람이 반갑게 인사를 할 때 그 사람이 누군지 기억나지 않을 때가 있다. 얼굴은 낯이 익은데 어디서 만났는지 그리고 그 사람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당혹스럽지만 우선 웃으면서 인사를 하고 머릿속으로 기억을 계속 뒤진다. 하지만 기억은 떠오르지 않고 인사 후 헤어져 길을 걷는 내내 찝찝한 마음과 상대방에 대한 미안함을 안고 계속해서 기억을 뒤진다. 운이 좋으면 당일에 그 사람과 관련된 기억이 떠오르기도 하지만 어쩔 때는 며칠이 지난 후에야 생각나기도 한다. 기억을 떠오르게 하는 경험을 자주 하지 않으면 어떤 기억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희미해지고 어느 순간 잊어버리게 된다. 그 기억들은 나의 뇌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것일까, 아니면 의식 안 어딘가에 존재하는 것일까? 잊어버렸다 다시 생각나기도 하는 거 보면 의식 안 어딘가에는 존재하기는 하는 것 같지만 확신할 수는 없다.

 

PART 3은 ‘그 사람들은 왜 그랬을까?, 개인과 집단은 다르다, 사회심리학’으로 개인과 집단의 심리학을 연구한 밀그램, 호퍼, 애쉬, 짐바르도, 페스팅거, 셰리프, 레빈의 주장을 실었다.

 밀그램의 권위에 대한 복종 실험은 평범한 사람이 권위에 복종해서 비인격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실험이다. 나는 절대 그런 행동하지 않는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여러 번 똑같은 실험을 다른 지역에서 다른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을 때도 똑같은 결과가 나왔다는 것을 보면 나는 절대 그런 행동 하지 않을 거라 자신 있게 말한 자신이 없어진다.

 ‘자유란 일부에게는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의미하지만 대부분에게는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143페이지, 호퍼)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자유가 필요하지만 그보다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하지 않을 수 있는 자유도 반드시 필요하다. 하고 싶지 않은 것을 강요당할 때 그를 거부할 자유가 없을 때 자아는 억압되고 파괴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하고 싶지 않은 것을 거부할 수 있는 사회가 이상적인 사회라 생각한다.

 ‘사회적으로 완벽한 개인이란 없다. 우리는 모두 집단에 속해 있다.’(172페이지, 셰리프)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홀로 살아갈 수 없다. 우리는 작거나 혹은 큰 여러 가지의 집단의 구성원으로 살아간다. 집단의 특성에 따라 구성원들의 행동이나 생각에도 영향을 받는다. 집단이 공격 받을 때 구성원들은 자신이 공격 받는 것처럼 느끼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바뀌기도 한다. 초등학생 22명을 모집해 캠프에서 팀을 나누고 운동 경기를 열어서 한 셰리프의 실험에서 경쟁심을 부추기자 학생들은 상대 팀에게 서로 욕을 하고 돌멩이를 던지는 행동을 보였다. 이 실험을 통해 안정적이고 차분한 사람도 경쟁이 과열되면 공격적으로 변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집단 간 경쟁이 과열되는 것은 두 집단과 구성원 모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 때문에 경쟁보다는 연대하는 관계가 두 집단 모두에게 바람직하다.

 ‘독재주의에서 민주주의로 변화하는 것은 그 반대 방향으로 변화하는 것보다 시간이 훨씬 더 걸리는 과정이다. 왜냐하면 민주주의는 자발적이고 책임 있는 참여의 과정을 통해 배워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181페이지, 레빈)

레빈은 민주시민으로서 살아가기 위해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알려주는 학자이다. 독재주의보다 민주주의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자발적이고 책임 있는 참여가 필요하다. 소수가 지배하는 독재주의보다 다수의 참여로 이루어지는 민주주의가 더 어려운 이유이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있었기에 지금 우리는 자유로운 민주주의 국가에서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참여가 필요하다.

 

PART 4는 ‘무거운 마음에서 벗어나는 법, 심리치유와 마음 챙김의 비법’을 알려주고, 길버트, 번스, 슈워츠, 에릭슨, 엘리스, 프랭클, 그로스가 한 이야기를 실었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사람들은 행복하기 위해 살아간다. 행복하기 위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돈을 벌고 여행 등 취미 생활을 한다. 원하는 행복을 이루지 못할 때 불행을 느끼고 좌절하게 된다. 길버트는 인간이 행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연구했다. 인간의 행복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주변인과의 관계를 이야기한다. 관계가 원만할 때 행복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번스는 우울증 치료 인지요법 개발에 공헌한 인물이다. 우울한 감정, 실패자라 여기고 삶이 끔찍하게 느끼는 것을 실제 생활에서 그 괴리감을 어떻게 해결하면 되는지를 알려준다.

 ‘우리의 기분을 만드는 것은 현실의 사건이 아니라 우리의 생각이다.’(194페이지, 번스)

힘든 상황에 부딪혔을 때 사람에 따라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해결 방법을 찾는 사람이 있고, 그 상황을 부정적으로 확대 해석해서 우울한 감정에 매몰되어 자신을 힘들게 하는 사람이 있다. 같은 조건에서도 어떤 기분을 느끼는지는 그 사람의 생각에 따라 달라진다. 번스는 가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떨쳐버리라고 말한다. 그렇게 하면 자신의 가치에 따라 판단하고 가치 없는 인간이라는 두려움도 없을 것이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저지른 일보다 하지 않은 일에 대한 후회를 더 크게 느낀다.’(207페이지, 슈워츠)

<선택의 심리학>의 저자 슈워츠는 ‘선택’에 대한 사람들의 심리를 연구한다. ‘저지른 일’보다 ‘하지 않은 일’에 대한 후회가 더 크다는 말에 공감한다. 결혼이나 아이를 낳는 일에 고민할 때 ‘해도 후회 하지 않아도 후회한다면 하고 후회하는 게 낫다’라는 말을 한다. 나도 살아가면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 때 하고 싶은 마음이 단 1%라도 있으면 후회하더라도 하고 후회하는 쪽을 선택한다. 하고 난 후 후회는 후회로 남지만 하지 않고 난 후의 후회는 끈적거리는 미련으로 나를 더 힘들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난 후회하더라도 한다.

 

PART 5는 ‘함께 사는 세상, 나만의 관계망 만들기, 관계와 대화법에 대한 심리학 비밀’에 대한 번, 고프만, 할로, 가트맨, 칙센트미하이, 치알디니, 골먼의 말을 실었다.

 ‘당신이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부부간의 행복하고 건강한 관계이다.’(265페이지, 가트맨)

가트맨 부부는 부부의 안정적 관계가 행복한 가정을 만든다고 말한다. 가트맨 부부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개발한 부부치료는 부부 간의 갈등을 조정하고 처리하는 방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행복하고 건강한 관계의 부부의 모습을 보면서 자녀들도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는 것이다.

  ‘진정한 창의성은 자신이 속한 분야의 영역과 기술을 완전히 통달한 후에 얻어진다.’(272~273페이지, 칙센트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인간이 왜 몰입에서 행복을 찾는지, 창의성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했다. 창의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속한 분야를 통달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의미라 생각한다. 창의성은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있는 것에서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때 창의적인 발명과 발견이 일어난다. 칙센트미하이는 창의성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기 때문에 인간의 삶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한다. ‘사람을 바라보고, 이해하고, 인식하고, 무엇을 행할 때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뒤바꿔 놓는 능력’(279페이지)을 지닌 사람이 창의적인 사람이라 한다. 살면서 궁금한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데 그런 것들에 도전하고 몰입하고 시간을 들여 어느 한 분야에 통달할 수 있다면 나의 삶은 지금보다 더 행복한 삶이 되어 줄 것이다.

 ‘각 분야에서 특별한 감성지능을 펼치는 사람들이 이른바 대박 실행가로 떠오르고 있다,’(289페이지, 골먼)

대니얼 골먼은 EQ, 즉 감성지능의 개념을 만들었다. 감성지능이 높은 사람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부각을 나타내고 있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업무 능력뿐만 아니라 감성 지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감성지능은 성격, 인성, 성숙도, 도전의식, 대인관계, 윤리관, 소통력을 말한다. 감성지능은 감정을 적절한 방식으로 표현하고, 타인의 감정이입을 통해 일을 잘해나가는 능력으로 학습을 통해 개발할 수 있다고 한다.

 ‘마음챙김은 우리의 뇌를 건강하게 만들고, 자기 조절능력을 향상시키며, 의사결정을 효과적으로 내리도록 도와주고, 독약과 같은 스트레스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는 필수품이다.’(295페이지, 골먼)

감성지능을 높여 자신의 마음을 챙기는 것이 곧 자신을 보호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감성지능을 키워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고 사회지능을 키워 공동체와 사회를 이해하게 되면 나의 성장을 넘어 인류의 평화로운 공존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골먼은 적고 있다. 골먼은 감성지능은 지위가 높을수록 더 중요한 문제로 떠오른다고 한다. 감성지능과 사회지능을 학습을 통해 더 깊이 개발한다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갑질 논란은 더 이상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타인의 속마음, 심리학자들의 명언 700』에는 기존에 알았던 심리학자들도 있고 이번에 새로 알게 된 심리학자들도 있다. 35명의 심리학자의 이론 700개의 명언을 읽는 동안 알았던 것을 다시 읽고 새로운 것을 새롭게 배울 수 있었다. 심리학을 압축해서 알려주고 심리학자와 심리학 저술들을 함께 알려주는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나의 마음과 내가 맺고 있는 관계의 사람들에 대해 되돌아보고 해석해 보게 되었다.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가, 나의 삶은 행복한 삶인가, 어떤 삶이 더 행복한 삶인가를 고민해 보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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