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마음을 묻다 - 인공지능의 미래를 탐색하는 7가지 철학 수업
김선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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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뛰어넘는 기계가 나타난다면······’

음악을 듣고 싶을 때, 불을 끄는 것이 귀찮을 때, 운전하는 것이 힘들 때 등등, 우리는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는다. 집 안의 가전은 사물인터넷으로 연결되어 밖에서도 끄고 켤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손 안의 인공지능 스마트 폰은 전화걸기, 음악 듣기, 길 찾기, 인터넷 연결 등등의 일을 해내고 있다. 이세돌이 인공지능 알파고에게 패했을 때 모두가 놀랐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인공지능이 일상 속 깊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편리함에 적응할수록 인공지능에 대한 두려움도 함께 커진다. 왜 우리는 인공지능을 편리하게 사용하면서 동시에 인공지능을 두려워하는 것일까? 두려워하면서도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예산을 쏟아 붓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간이 인공지능에게 갖는 두려움은 어떻게 해야 사라질 수 있을까? 질문의 답을 인공지능 마음을 묻다에서 찾아보려 한다. 인공지능 마음을 묻다는 인공지능에 대한 주제별 질문을 총 7개의 장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인간 지성의 대표적인 영역인 사고와 직관, 감정과 공감, 의식, 생명, 개성, 예술과 문화, 사랑, 젠더와 편견, 기계 학습, 공정성과 신뢰 문제 등의 주제에 대해 인공지능이 어떻게 사고하고 인간의 지적 과제를 수행하는지 살펴본다.

 

인공지능은 우리를 속일 수 있는가

인공지능 철학의 첫 번째 주제는 생각하는 기계의 가능성이다. 튜링은 모방 게임을 통해 인공지능이 인간처럼 생각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기 위해 튜링 테스트를 만든다. 여러 가지 질문을 한 후 답변하는 상대가 인간인지 인간인 척하는 인공지능인지 판단하게 하는 튜링테스트는 모방게임을 변형한 것이다. 튜링은 인간을 속일 수 있는 능력이 사고할 수 있는 능력과 같다고 생각했다. 튜링테스트를 통과하는 인공지능 컴퓨터가 존재한다면 인공지능은 인간을 속일 수 있다는 명제가 성립된다고 말한다. 튜링은 프로그램이 된 컴퓨터는 인간과 같은 심리 상태, 지능, 사고능력을 갖기에 충분하다고 보았다. 이것이 강한 인공지능 논제. 튜링이 모방 게임에서 생각한 마음의 모델은 기능주의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모방하는 방식은 기능주의 모델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인공지능의 모든 행동과 역할을 이해하고 설명하기 위해서는 기능주의에 대해 알아야 한다. 기능주의에서 마음은 물리적 자극(입력)에 의해 일어나는 것으로 특정 행동(출력)을 일으키는 내적 상태를 정의한다. 마음을 입력과 내적 과정과 출력 사이의 인과관계로 정의하는 기능주의 모델은 키보드로 질문이나 명령을 입력하면 컴퓨터 내부에서 계산 과정을 거쳐 모니터에 결과를 출력하는 컴퓨터 모델과 정확히 대응한다. 기능주의 관점에서는 인간의 사고 과정과 인공지능의 사고 과정은 동등하다.

 

데카르트는 속이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사유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기계는 사유능력이 없기 때문에 속일 수 없다고 생각했다. 속임의 주체와 속임의 대상 모두 코기토(생각)’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하고, 자신의 사고에 대해 의식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데카르트는 기계는 생각도 의식도 없다고 생각했다. ‘중국어 방이라는 사고실험을 한 존 써얼은 인공지능이 사고능력을 지녔다는 튜링의 주장을 반박한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중국어 방실험을 설명한다. 어떤 방에 갇혀 있을 때 앞에는 하나의 상자가 존재한다. 상자에는 중국어 단어가 들어 있고, 외부에서 중국어로 물어보는 질문에 대답을 구성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규칙들이 주어진다. 중국어를 모르지만 중국어로 질문을 받은 후 주어진 규칙에 따라 답을 내보낸다. 질문자는 답변자가 중국어를 모른다는 사실을 알 수 없다. 써얼은 튜링이 주장하는 기계의 사유도 이와 같이 언어를 이해하는 것이 아닌 형식적 기호를 계산해서 대답한 것이기 때문에 진정으로 사고한다고 말할 수 없다고 한다. 의식이 사고의 전제조건이라고 생각한 써얼은 튜링기계가 자신의 사고를 의식할 수 있는가를 묻는다. 써얼의 결론은 인공지능은 자신의 사고를 의식할 수 없으므로 우리를 속일 수도 없고 속임을 당할 수도 없다고 말한다. 데카르트의 코기토 테스트와 써얼의 중국어 방 사고실험은 모든 사고에는 의식이 수반된다는 것을 주장한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사고를 할 때 느낌 또는 의식이 없어도 인지하고 이해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비트겐슈타인은 이해나 사고는 의식작용을 수반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자각이나 의식이 없어도 많은 것을 이해할 수 있다. 모든 사고에 의식을 동반할 것을 요구하는 코기토 테스트를 인간의 사고에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인공지능의 사고력을 시험하기에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속일 수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답은 쉽게 찾아지지 않는다. 인공지능의 진화는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인간을 완벽하게 속이는 인공지능이 언젠가는 출현할 것이라 생각한다. 인간이 인공지능을 잘 알아야 하는 이유다.

 

인공지능은 마음을 구현할 수 있는가

기계가 인간의 지능과 사고를 모방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마음을 기능화 할 수 있어야 가능하다. 인간의 마음은 지향적 마음과 현상적 마음으로 이루어졌다. 인공지능은 기능화 할 수 있는 마음영역, 즉 인간의 지향적, 인지적 마음 혹은 기능적 마음을 모방하고 구현할 수 있다. 하지만 주관적이고 직접적인 의식인 현상적 의식은 기능화 할 수 없기 때문에 인공지능 기계가 모방할 수 없다. 어떤 일이나 주제에 대해 특정 관점을 갖는 것은 이미 형성하고 있는 총체적인 지향적 사고 체계에 근거한다. 사람들의 사고체계의 차이는 관점의 차이로 이어진다. 의식이 필요 없는 지향적, 기능적 사고만으로 관점을 갖게 된다면 기능적 마음을 구현하는 인공지능도 관점을 가질 수 있다. 인공지능은 기능화가 가능한 지향적 마음은 모방할 수 있기 때문에 인간과 같은 마음을 어느 정도까지는 구현해 낼 수 있다.

 

인공지능은 감정을 느낄 수 있는가

믿음과 욕구 등의 지향적 마음은 인과적 역할이나 결과를 찾을 수 있어 기계가 따라할 수 있기 때문에 인공지능은 인간의 기능적 마음을 모방할 수 있다. 그렇다면 기능적 마음을 모방할 수 있는 인공지능은 감정을 느낀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인공지능은 타인의 감정을 직접 느낄 수는 없어도 타인의 고통과 슬픔을 추론할 수 있기 때문에 공감할 수 있다. 기능화 할 수 있는 감정은 인공지능이 어느 정도 표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상담을 할 때 내담자들의 감정인 기쁨, 분노, 슬픔, 두려움, 침울, 우울, 후회, 비탄, 당황, 실망과 좌절, 원망 등은 명제적 사고 내용을 지닌 지향적 태도와 질적인 느낌이 동반되는 심리 상태를 나타내는 감정들이다. 상담을 할 때는 감정과 정서적 태도 이외에도 사람의 성격적 특성, 성향, 습관, 지적 능력 등도 해석해야 한다. 대부분의 감정과 정서적 태도는 사고 내용을 가진 인지적, 지향적 태도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입력과 출력 관계로 기술되는 기능 상태로 접근할 수 있는 기능적 마음이다. 기능적으로 정의된 감정, 성향은 인공지능이 학습할 수 있다. 인공지능이 공감의 언어를 이해하고 배울 수 있다면 인공지능은 내담자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 가능하다. 인간만이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던 감정도 기능화 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내가 얼마나 단단한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지를 다시 깨닫는다. 그렇다면 감정을 모방하는 기계는 인간과 같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인공지능은 생명과 개성을 가질 수 있는가

생물학자를 비롯해 과학자들은 생명체나 살아 있는 유기체를 정보 시스템이라 생각했다. 정보를 흡수하고 저장한 정보에 따라 행동 변화를 조정하고, 정보를 감지하고 조직하기 위해 특수한 기관을 가진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이때의 살아있음의 핵심은 정보의 저장과 이용, 전달능력, 자기 복제 및 재생산 능력에 있다. 생명을 호흡과 심장 박동 등의 생체적 신호로 생각했던 나의 고정관념을 깨는 정의다. 살아 있음을 질료의 속성이 아닌 형식의 속성으로 정의내릴 때 생명의 형식과 기능이 중요해진다. 생명의 가장 큰 특징이라 생각했던 유기체의 개념이 깨진다. 생명의 형식과 질료를 분리해 생명을 바라볼 때 기계에도 생명의 형식을 부여할 수 있다. 인공지능이 생명을 가지고 있는 존재인가에 대한 의문은 생명의 정의를 바꾸면 얼마든지 그렇다라는 답이 나오게 된다. 생명을 갖게 된 인공지능은 자신만의 개성도 갖게 될 것이다. 개인 정체성의 핵심을 구성하는 욕구, 믿음, 가치 체계는 명제 내용으로 이루어진 지향적 사고 체계로 기능화가 가능하다. 따라서 인공지능도 경험과 지향적 사고를 가질 수 있다면 개성을 갖는 것이 가능하다. 미래의 인공지능은 더 진화해 살과 결합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거나 탈육화의 방식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어떤 진화 방향으로 향하는가에 따라 인간의 미래와 운명도 달라진다고 한다. 인공지능 기술은 미래로 갈수록 더 정교해지고, 뛰어난 인공지능은 계속 개발되어 세상을 놀라게 할 것이다. 지금은 인공지능의 생명과 개성에 대해 이야기 하지만 미래에는 너무나 당연하게 인간과 같은 인공지능과 함께 살아가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미래의 인공지능에 대해 기대하게 됨과 동시에 두려움의 감정을 함께 느끼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반응이다.

 

인공지능은 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가

고통, 느낌과 함께 색깔의 지각은 현상적 의식이다. 색깔의 지각은 보는 주체가 직접 현상을 경험하는 것이기 때문에 경험이 무엇과 같은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현상적이고 주관적인 의식이다. 현상적 의식은 주관적인 의식 상태로 기능화가 어려워 인공지능이 모방하기 어렵다. 인공지능은 색에 대한 물리적이고 기능적인 지식을 습득할 수 있고, 이 지식을 바탕으로 색상들의 차이를 비교하고 색깔에 대한 기능적 역할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색깔에 대한 현상적 의식을 갖지 못한 인공지능은 그림을 감상하지 못한다. 단지 그림을 물리적, 기능적 지식을 통해 인식할 뿐이다. 그림을 감상할 때 느껴지는 감성은 인공지능이 모방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한 가지가 궁금해진다.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은 어떤 시각으로 감상해야 할까? 색에 대한 현상학적 의식이 없는 인공지능이 물리적, 기능적 지식으로 그림을 완성한 인공지능의 그림을 회화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인공지능과 사랑할 수 있을까

사랑과 관련된 감정은 대부분 사고 내용을 갖는 지향적 감정(인지적 감정)으로 기능적으로 기술할 수 있기 때문에 인공지능이 모방할 수 있다. 인공지능의 사랑에 대한 질문에서 육체를 초월한 초지능으로 진화한 영화 <그녀>의 사만다와 무엇으로도 대체될 수 없는 개별자가 되는 것을 선택한 <바이센테니얼 맨>의 앤드루의 이야기가 비교대상으로 떠오른다. 사만다는 처음에는 육체를 갖는 것을 원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육체를 초월해 초지능으로 진화하는 것을 선택한다. 앤드루는 인간이 되기를 염원해 영원한 기계의 삶을 포기하고 인간처럼 죽는 몸을 갖게 된다. 초지능을 선택한 사만다의 사랑은 떠나가지만 인간적 몸과 하나가 된 앤드루의 사랑은 이루어진다. 왜 사만다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고 앤드루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있었을까? 인공지능 사만다의 사랑은 초지능으로 진화하면서 한 사람에 대한 사랑이 다수에 대한 사랑으로 넘어간다. 이러한 사랑의 유형은 신의 사랑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공지능 로봇 앤드루의 사랑은 한 사람에 대한 사랑으로 인간의 사랑과 비슷하다. 사람들의 사랑의 형태가 여러 가지이듯 인공지능의 사랑도 다양한 형태로 진화할 것이라 예측해본다.

 

인공지능은 젠더 정체성을 갖는가

인공지능 로봇의 젠더화는 사회의 젠더 표준이 적용된다. 인공지능은 사회의 성역할을 비롯한 젠더 편견을 그대로 반영한다. 이러한 편견은 차별로 이어져 사회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 인공지능의 편견은 젠더, 인종, 계급, 소수자 등의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인공지능이 편견을 학습하게 되는 것은 입력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짜는 방식 때문이다. 입력 데이터는 사회의 규범과 가치에 따라 행동하는 사회구성원이 만들기 때문에 편견이 들어가게 된다. 인공지능을 설계할 때도 데이터를 선택하고 평가하는 설계자의 사고방식과 가치관도 반영된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편견을 모방하고 학습하게 되면 불공정해질 수 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가 사회문화적 편견에 오염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편향적 자료인지, 왜곡된 자료는 없는지를 프로그래머가 걸러내야 한다. 자료 수집 단계에서도 데이터 풀의 편향, 데이터 해석의 편향, 데이터 분석에서 인공지능 설계자의 편향 등을 점검해야 한다. 인공지능 알고리즘 설계를 할 때도 매 단계마다 인간의 편견이나 편향된 인공지능 사고가 개입되는지 점검한다. 이를 위해 알고리즘의 계산 과정 및 절차와 방법 등이 투명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공지능의 편향성과 불공정함을 바로잡기 위해 알고리즘에 발생하는 문제를 확인하고 교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인공지능 스스로 편향성을 교정하도록 교육하는 것과 사회화 과정을 통해 인간과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시스템도 필요하다. 인간이 인공지능을 신뢰하고 함께 공존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의 투명성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 ‘설명되지 않는 인공지능은 인간을 불안하게 만들어 인공지능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마음을 묻다는 인공지능은 어떻게 진화하고 인간과 비슷해질 수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진화한 인공지능으로 인해 어떤 문제가 발생할 것인지를 생각해보게 하고 그 해결방법을 제시한다. 인간과 인공지능이 공존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고민하게 만드는 책이다. 인공지능은 더 이상 거부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우리 생활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어느 집이나 인공지능 제품을 하나 이상 가지고 있다. 막을 수 없다면 그 안에서 인공지능과 인간이 서로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인공지능에 대한 철학적 사유가 필요한 이유다. 인공지능 마음을 묻다는 과학의 분야인 인공지능을 철학으로 불러와 대상이 아닌 한 존재로 인공지능을 분석하고 인간과의 관계를 사유하게 한다. 철학적 사유의 영역을 확장할 수 있도록 질문에 질문을 이어간다. 책에 실린 질문에 답을 하면서 책을 읽는다면 인공지능에 대해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페이지 수는 많지 않지만 인공지능에 대한 내용을 알차게 실어놓은 책이다. 인공지능과 철학적 사유에 관심 있는 분들은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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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미래 경쟁력 - 청소년에게 알려주는
최효찬 지음 / 글담출판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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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와 세계 명문가의 자녀교육과 독서 교육 비법을 정리한 책을 쓴 저자 최효찬이 이번에는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서를 출간했다. 청소년에게 알려주는 인문학 미래 경쟁력은 저자 최효찬이 지금까지의 자녀교육과 독서 교육을 연구한 경험과 자료를 압축해 청소년들이 읽기 쉽게 써냈다. 세계를 바꾼 인물들의 이야기와 인문학을 대표하는 고전을 접한 청소년들이 인문학의 세계에 푹 빠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1부에서는 세상을 바꾼 인물들이 인문학을 바탕으로 어떤 성과를 냈는지를 알아보고,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청소년들이 인문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찾게 한다. 스티브 잡스는 철학과 문학, 빌 게이츠와 일론 머스크는 공상과학 소설, 마크 저커버그는 심리학, 인공지능 알파고를 만든 데미스 하사비스는 인지과학에 빠졌다. 인간의 본질을 이해하는 학문인 인문학에 매료된 경영자들과 수많은 지성인들은 인문학 안에서 삶의 깨달음과 아이디어를 얻었다. 청소년기에 인문학을 가까이 해야 하는 이유는 미래를 살아가기 위해서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어 갈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콘텐츠를 찾을 때 인문학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점을 연결하는 것’(21페이지)

20056월 스탠퍼드대학교 졸업식 축사에서 잡스가 한 말이다. 과거와 현재에 했거나 하고 있는 일들이 의미 없는 일처럼 보일 수 있지만, 미래에 인생을 바꿀 결정적인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애플의 공동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2007아이폰을 출시하면서 전 세계에 스마트폰 열풍을 일으킨다. 입양아 출신인 그는 학창 시절에 문제를 일으키고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했다. 양부모의 설득으로 리드칼리지에 입학했지만 중퇴했다. 학교를 중퇴한 후 16개월 동안 청강생 신분으로 흥미로운 강의들을 찾아 듣는다. 리드칼리지의 고전 독서 프로그램을 통해 플라톤, 호메로스, 카프카의 고전 작품을 읽으면서 인문학 지식을 쌓아간다. 잡스는 이 프로그램이 애플 컴퓨터를 만든 힘이라고 말했다. 리드칼리지에서 들었던 서체 강좌는 훗날 애플 최대 히트작인 매킨토시 컴퓨터의 아름다운 글꼴로 만들어진다. 비록 중퇴했지만 잡스가 리드칼리지에서 들었던 인문학 강의는 그의 삶과 애플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대학을 졸업한 후 잡스는 선불교를 접하고 선불교의 가르침에 따라 자기 수양과 간소함을 추구하는 삶을 살아간다. ‘단순함이란 궁극의 정교함’(19페이지)이라는 애플의 디자인 철학은 선불교의 영향을 받아 탄생한다. 영국의 시인이자 화가였던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에 몰입한 잡스는 생각이 막힐 때 시를 읽으면 아이디어가 샘솟는다고 말한다. 인문학은 애플에게 삶의 길잡이가 되어주고 경영 아이디어를 샘솟게 만들어준다.

인생은 단 한 번뿐이다.

남의 인생을 살지 마라.

너의 목마름을 추구해라.

바보 같아도 좋다.’(22페이지)

잡스는 남의 인생을 살지 말고 바보 같다고 생각되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라고 말한다. 잡스가 이러한 삶을 살 수 있도록 길잡이가 되어준 것이 인문학이다. 나는 지금 어떤 점을 찍고 있을까? 이 점들은 어떻게 연결되어 미래에 나의 인생을 바꿀 무기가 될 수 있을까? 나의 삶을 돌아보면서 이 질문의 답을 찾아보려 한다. 손에 쥐고도 알지 못했던 내 인생을 바꿀 무기를 깨닫기 위해서.

 

컴퓨터가 책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29페이지)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의 가장 큰 특징은 독서를 많이 한다는 것이다. 빌 게이츠의 도서 목록이 검색될 정도로 빌 게이츠는 독서를 하고 독서한 것을 기록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게이츠는 게이츠노트를 통해 추천 도서와 독후감을 공유하고 있다. 게이츠는 한 인터뷰에서 독서는 성공에 절대적으로 필요’(26페이지)하다고 답한다. 독서는 새로운 깨달음과 세상을 보는 눈을 뜨게 한다. 독서와 함께 게이츠는 신문과 잡지를 읽는 것도 권유한다.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고 트렌드를 살피기 위해 두 가지 매체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때 관심 있는 분야와 함께 좋아하지 않는 분야의 기사도 함께 읽어야 한다고 말한다. 관심 분야가 아닌 기사를 읽으면 새로운 정보를 발견하고 이를 통해 사고를 확장할 수 있다. 빌 게이츠의 독서법은 첫째, 메모하며 읽기, 둘째, 모르는 분야의 책 끝까지 읽기, 셋째, 새로운 분야를 공부할 때는 역사책부터 읽기, 넷째, 하루 한 시간 몰입해서 독서하기다. 빌 게이츠는 궁금한 것이 생길 때마다 책을 읽고 책 속에서 답을 찾았다.

 

우리의 첫 번째 임무는 기존의 오래된 사고방식을 정면 돌파하는 것이다.’(38페이지)

요즘 세상을 가장 떠들썩하게 만드는 인물하면 누가 떠오르는가? 테슬라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다. 영화 <아이언맨>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의 실제 캐릭터라고 해서 더 화제가 됐던 인물이다. 대인 관계를 맺는 것이 어려운 자폐성 장애의 일종인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었던 머스크는 따돌림과 폭행, 괴롭힘으로 힘든 청소년기를 보냈다. 이 시기에 머스크에게 힘이 된 것은 독서였다. 공상과학 소설을 즐겨 읽었던 경험은 민간 우주 개발 기업 스페이스 X’를 설립하는 근간이 된다. 머스크는 불가능해 보였던 일을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 머스크는 애트 아스트라라는 사립학교를 설립해 자신의 자녀들과 스페이스 X 임직원 자녀들에게 인문학을 가르친다. 소크라테스식 문답법과 같이 대화와 질문 형식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윤리와 도덕, 철학 등을 가르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문학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반드시 필요한 학문이다. 인간이 존재하는 한 인문학적 배움은 계속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머스크는 그 깨달음을 자신은 물론 자녀들에게도 전달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 지적으로 충만해진다.

오늘날 어떤 미디어보다도

주제를 깊이 탐구하고 몰입하도록 해준다.’(44페이지)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대학교 재학 시절 페이스북을 개발한다. 저커버그는 인간은 서로 연결되고 싶어 한다는 인문학적 통찰을 바탕으로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를 이어주고 소통할 수 있는 페이스북을 만들었다. 저커버그는 심리학을 통해 인간 내면의 의식과 무의식을 탐구했다. 세계적인 기업가가 된 후 사회와 문명, 국가와 권력을 탐구하는 책을 읽고 있다. 독서광 저커버그는 2015년부터 페이스북에 올해의 책을 만들어 함께 책을 읽자는 캠페인을 시작한다. 저커버그는 독서를 통해 다양한 관점에서 인간과 사회를 이해하고, 이러한 경험을 기업 경영에 적용하고 있다.

 

나는 생각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50페이지)

인공지능 알파고를 개발한 데미스 하사비스는 구글 딥마인드의 창업자다. 지적 호기심이 왕성했던 하사비스는 컴퓨터와 게임 개발에 빠진다.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게임 회사에 취직해 게임 개발자로 일하기 시작하고 이어서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해 컴퓨터를 체계적으로 배운다. 인공지능에 관심을 갖게 된 후 뇌과학을 연구하기 시작해 기억과 상상이 뇌의 같은 부분에서 생겨난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하사비스가 개발한 게임은 이야기가 있는 전략 시뮬레이션 컴퓨터 게임으로 이런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게임 개발 기술과 더불어 인문학적 지식과 사고가 함께 필요하다. 인공지능 개발자이지만 하사비스는 인간에 대한 이해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리더(Reader)가 리더(Leader)가 된다.’(36페이지)

세상을 바꾼 인물들의 가장 큰 공통점은 독서. 독서를 하면서 세상을 더 넓고 멀리 볼 수 있는 시각을 키운 이들은 자신의 인생을 바꾸고, 더 나아가 세상을 바꿔나간다.

 

2부에서는 미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꼭 읽어야 할 인문 고전 8선을 소개한다.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은 무지에 대한 자각을 일깨우면서 인간의 이성과 정신을 중시하는 서구 사상의 기반이 된다. 만물의 근원이 정신에 있다고 믿은 소크라테스는 진리를 깨우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참된 진리는 올바른 삶’, 즉 정의를 실천하는 데 있다고 가르친다. 플라톤은 <<국가론>>에서 최고의 선을 행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삶이고 정의로운 삶이라고 주장했다. 플라톤의 덕에 기초한 정의의 실현은 소크라테스가 생각한 이상 국가론의 핵심이다. 플라톤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도덕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도덕적 절대주의를 주장한다. 약육강식의 사회가 되지 않기 위해 도덕적 가치를 정립해야 한다. 플라톤은 이를 정의라 불렀다. <국가론 깊이 읽기>에서는 <<국가론>>을 읽을 때 반드시 읽어야 하는 핵심 내용을 정리했다.

 

<<니코마코스 윤리학>>은 행복에 대한 질문을 묻고 답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의 궁극적인 목적이 행복이라고 말한다. 인간은 사회와 국가와의 관계 속에서 선의 실천을 통해 행복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인간 고유의 품성과 지성을 탁월하게 발휘하는 것이 최고의 선이자 행복이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하기 위해서 덕을 베풀면서 명상하고 깊이 생각하는 관조적 생활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진정한 친애(친구를 사귀기)는 덕에 기초한 친애이며, 선에 의해 유지되는 친애라고 강조한다. 서로 선한 행위와 영향을 주고받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행복하다면 그것이 진정한 친애라고 말한다. <니코마코스 윤리학 깊이 읽기>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차이점을 설명한다. 플라톤이 철학자가 왕이 되어 통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면, 아리스토텔레스는 왕이 철학을 직접 할 필요가 없으며 참된 철학자의 말을 듣고 따르면 된다고 말한다. 플라톤의 이데아는 초월적으로 존재하며 그 누구도 이데아가 될 수 없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우리가 살고 있는 물질적인 세계에서 최고의 가치를 추구하고 이데아와 같은 초월적 세계의 존재를 믿지 않았다. 플라톤의 신은 초월적 세계에 존재하고, 아리스토텔레스의 신은 우리가 사는 현실에 존재한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는 스승과 제자 사이지만 서로 다른 사상을 주장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의 철학을 배워 자신만의 새로운 철학을 만들어낸다.

 

홉스의 <<리바이어던>>은 교회권력으로부터 해방된 국가를 가리키며 절대 주권을 확립해 시민의 안전과 평화를 지킬 것을 강조한다. 홉스는 인간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기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인간이 상대방을 파괴하고 정복하는 투쟁의 목적은 자기 보존욕구와 파괴와 정복에서 오는 쾌감 때문이라 말한다. 국가가 없는 상태에서 인간은 쾌락과 욕망을 추구하기 위해 싸운다. 홉스는 투쟁 상태에 종지부를 찍고 평화로운 생활을 하도록 하는 것이 이성이라고 주장하면서 그 해결 방법으로 자연법을 말한다. 개인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 자연법이라는 것이다. 홉스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 아니고, 이기심을 본성으로 한다고 생각했다. 통치자의 절대 권력을 옹호하면서도 시민의 개인주의와 쾌락주의도 옹호했다. 국가는 개인의 자기 보존을 위해 필연적이라 생각했다. 무정부 상태(자연 상태)는 자기 보존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인간은 절대 주권자인 리바이어던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한다. 홉스는 경험에 따른 지식과 인식, 법 앞의 평등이라는 근대적 논리를 제시한다. 개인의 안전과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 국민이 국가를 구성하고, 국가의 목적과 권력의 범위,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법으로 정해서 합리적인 정치 질서를 수립해야 한다고 말한다. 홉스는 평등한 개인의 자연권에 근거한 군주 정치가 최선의 국가 형태라고 생각했다. 홉스는 언어의 사회적 소통 기능을 이야기한다. 인간이 자연 상태를 벗어나 사회 계약을 통해 사회와 정부를 구성하는 일이 모두 언어를 통해서 가능하다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손’(110페이지)

너무나 유명한 말이다. 애덤 스미스 하면 보이지 않는 손, 자유방임주의, 신자유주의 등등의 수식어가 붙는다. 애덤 스미스는 각 개인이 자기 이익을 뜻대로 추구하는 동안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 상상치 못했던 사회 전체의 이익을 가져온다고 생각했다. 보이지 않는 손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할 때, 사회는 보이지 않는 손에 따라 개개인들이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는 것이다. 개인의 이기심에 바탕을 둔 경제 행위가 경제발전으로 이어지고,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춘다는 뜻이다. 국가의 간섭을 최소화하는 작은 정부를 주장하는 애덤 스미스와 국가의 역할이 더 커야 한다는 큰 정부를 주장하는 케인스의 경제 노선은 현대에도 세계 경제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경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을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다 보면 여러 편의 막장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특히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에서는 더 살벌하게 막장 드라마가 펼쳐진다. 그리스의 신들은 전지전능한 신이 아닌 인간보다 더 인간 같다. 욕망과 감정을 숨김없이 드러내고 표출하는 신들의 모습에서 신에 대한 이미지는 깨진다. 그리스 신화는 적나라한 인간상을 제시해 인간의 본질에 대해 탐구할 수 있게 한다. 그리스 신화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수많은 예술가들에게 창작의 영감을 주고 있다. 서양 문화는 고대 그리스의 인간 중심 문화를 반영하는 헬레니즘 문화와 엄격한 도덕률과 가정 공동체를 중시하는 헤브라이즘 문화가 융합되어 만들어진다. 헬레니즘은 개방적이고 보편적인 시민 문화를 추구하고, 헤브라이즘은 구약성서를 바탕으로 하며, 신에 대한 복종과 윤리적 행동을 강조한다. 서양 문화는 두 문화의 융합으로 만들어지고 이어진다. 서양의 문화와 정신의 원형은 고대 그리스에서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스의 정신과 문화는 로마로, 로마에서 유럽으로 전해지면서 서양 문화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리스 신화는 서양 문명과 문화를 이루는 바탕이다. 그렇기 때문에 서양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리스 신화를 읽어야 한다.

 

현명한 군주는 자신을 두려운 존재로 만들되,

비록 사랑받지는 못하더라도

미움을 받는 일은 피해야 한다.’(141페이지)

마키아벨리는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집단과의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군주가 해야 할 일의 첫 번째는 모든 사람에게 미움 받는 일을 피하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특히 가장 강력한 집단으로부터는 절대로 미움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마키아벨리는 국가의 평화와 안전, 번영을 위해서는 강력한 지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마키아벨리가 군주에게 요구한 덕목은 실용주의, 계산, 현실 감각이었다. 군주가 통치를 잘하기 위해서 필요하다면 부도덕한 행위도 용인한다는 것이 마키아벨리의 주장이었다. <<군주론>>은 리더의 자질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는 책이다. 책은 읽을 때 항상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맹목적인 수용보다는 나의 생각을 가지고 읽을 때 더 깊이 있는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단군 신화는 일연의 창작이 아니라

예부터 전해오던 기록을 인용한 것이다.’(160페이지)

고려시대를 대표하는 고전은 김부식의 <<삼국사기>>와 일연의 <<삼국유사>>. 두 책의 가장 큰 차이는 단군이야기에서 온다. 정사를 기록한 <<삼국사기>>에는 전설과 신화가 소개되지 않았지만, 단군 이야기가 수록된 <<삼국유사>>는 전설, 신화, 신라의 향가 등 고대 문학 등이 실렸다. 일연은 예전 기록들을 소개하면서 그 의미를 되새길 뿐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을 <<삼국유사>>에 쓰지 않았다. <<삼국유사>>는 고대의 일화를 그대로 실어 한국의 고대사를 원형에 가깝게 전달한다. <<삼국유사>>는 우리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꼭 읽어야 하는 책이다.

 

돈 키호테는 과대망상에 빠져 어이없는 소동을 일삼는 충동적 몽상가인가, ‘꿈과 이상을 위해 도전을 멈추지 않는 불굴의 도전가인가? 급속한 경제 발전으로 향락과 쾌락에 빠져 살던 스페인 국민들은 영국과의 전쟁에서 참패하면서 공허감과 패배감에 사로잡힌다. 이런 시대 분위기를 세르반테스는 <<돈 키호테>>에 담아낸다. 무적함대로 상징되는 황금기를 지나 쇠락기에 접어든 스페인 사람들은 현실 앞에 좌절하고 방황한다. 돈 키호테는 도탄에 빠진 세상을 구하고 부정과 비리를 바로잡으며, 가난하고 천대받는 자들을 돕겠다는 다짐으로 긴 여행을 떠난다. 돈 키호테는 약하고 상처받은 자에게는 부드럽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지만, 악당처럼 보이는 상대를 마주하면 불굴의 용기를 발휘했다. 돈 키호테는 이성을 되찾은 후 과거에 대해 모든 사람에게 용서를 빌고, 친구들에게 재산을 골고루 나눠준 되 숨을 거둔다. 이상주의자 돈 키호테는 현실의 벽에 가로막혀 꿈과 희망을 잃은 이들에게는 재도전의 마음을 일깨워주는 인물이다. 나는 지금 내가 어떤 꿈과 희망을 포기하고 있었는지를 생각한다.

 

청소년에게 알려주는 인문학 미래 경쟁력1부에서 인문학에서 영감을 받은 창의력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세상을 바꾼 인물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인문학이 그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알게 한다. 2부에서 인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을 소개한다. 2부에 소개된 책들과 1부에서 각각의 인물들이 읽었던 책들을 목록화해서 책을 찾아 읽는 것도 즐거운 책읽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2부에서 소개된 고전들은 글을 읽고 난 후 작품을 읽는다면 더 쉽게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어렵지만 읽는 사람과 읽지 않는 사람의 생각의 차이는 엄청나게 벌어질 것이라 감히 말해본다. 변화는 내 안에서부터 시작된다. 변화에 필요한 에너지를 충전하기 위해 인문학을 추천한다. 인문학은 나 자신뿐만 아니라 세상까지도 변화시키는 힘을 가진 학문이다.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하는 학문이다. 청소년에게 알려주는 인문학 미래 경쟁력은 청소년들에게 인문학으로 입문할 수 있는 문을 열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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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플래그 도감 - 5000편의 콘텐츠에서 뽑은 사망 플래그 91
찬타(chanta) 지음, 이소담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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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면 꼭 죽더라!’(책 표지)

찬타는 일본의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만화가로 일 년에 1,000편 이상의 영화를 본다. 트위터에 올리던 작품 속 사망 플래그를 보여 주는 한 컷 만화를 모아 정리했다. ‘5000편의 콘텐츠에서 뽑은 사망 플래그 91’을 한 권의 도감으로 출간했다.

 

액션, 서스펜스, SF, 호러, 대결, 패닉, 괴수·좀비’, 장르별 91개의 사망플래그를 실었다. 첫 번째로 실린 사망 플래그는 액션 장르에서 보스에게 작전 실패를 보고하는 간부. 조직 내 보스는 작전을 지시한 후 성공하지 못한 부하를 살려두지 않는다. 이렇게 사망하는 이들의 대부분은 악당인 경우가 많다. 액션 장르에는 주인공과 주인공을 공격하는 악당이 등장한다. 등장인물 간의 갈등은 대결로 이어지고 이 과정에서 사망플래그가 작동한다. 등장인물을 어떤 배우가 연기하느냐에 따라 어떤 인물이 죽을 것인지를 짐작할 수도 있다. 개런티가 낮은 배우가 죽을 확률이 더 높다. 호러 영화를 볼 때면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다. 갑자기 튀어나온 존재로 인해 등장인물 중 한 사람은 사망한다. 겁이 많은 나와 같은 사람이 호러 영화를 보기 위해서는 엄청난 용기와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너무 자주 놀랄 수도 있기 때문에 심장이 약한 사람에게는 호러 영화를 추천하지 않는다.

 

장르별로 정리된 91개의 사망 플래그와 함께 <사망 플래그에 관한 칼럼>를 읽고, <사망 플래그 진단 테스트>로 나의 사망 플래그를 진단해 볼 수 있다. 3개의 <사망 플래그에 관한 칼럼>에서는 플래그란 무엇인가’, ‘영화 클리셰를 즐겁게 바라보는 법’, ‘영화배우와 사망플래그를 설명한다. 플래그란 무엇인가에서는 플래그의 어원과 변화를 설명한다. ‘플래그는 번역하면 깃발을 뜻한다. 프로그래밍에서 플래그는 조건 분기나 계산 결과 등을 넣는 영역을 부르는 말이다. 프로그래밍 용어에서 사용하기 시작한 용어는 마이크로컴퓨터 사용자나 일부 게임 창작자들이 사용하면서 인지도가 높아졌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것은 코나미의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 <두근두근 메모리얼>을 비롯한 시뮬레이션 및 어드벤처 게임이 하나의 장르가 되면서부터다. 영화 클리셰를 즐겁게 바라보는 법은 영화의 클리셰를 파악해 영화를 즐겁게 보는 방법을 소개한다. 영화를 즐겁게 보는 방법으로 새로운 장르에 도전, 예고편 등의 영화 사전 정보의 인풋 줄이기, 내용이 예상에서 벗어났을 때 감독과 각본가 호평하기, 재미없는 영화라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지켜보기를 소개한다. 인생 영화를 만나기 위해서는 많은 영화를 봐야 한다고 말한다. 영화의 별점이나 수상 여부는 신경 쓰지 말고 나만의 명작을 찾아보라고 강조한다. 영화배우와 사망 플래그는 영화 속 등장인물의 생존과 사망이 결정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한다. 죽어야 할 캐릭터가 죽지 않고 영화가 끝나거나 다음 작품에서 부활하는 패턴은 전쟁, SF 영화에서 자주 등장한다. 각본상에서는 사망캐릭터인데 캐릭터 장난감이 인기가 많아 생존하는 경우도 있다. 시나리오나 원작에서는 사망하는 캐릭터가 시리즈 영화에서 생존하기도 한다. 등장하는 배우가 생존하는 경우와 반대로 생존해야 하는데 캐릭터를 죽이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이유를 밝히지는 않지만 주로 출연료, 스케줄 문제, 감독이나 각본가와의 불화 등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어떤 배우들의 경우 출연 배우가 실제로 사망해서 캐릭터가 죽는 것으로 설정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사망플래그 진단 테스트>(90~91페이지)로 나의 사망플래그를 진단할 수 있다. 결과는 92페이지에 실려 있다. 나의 사망플래그를 진단해보고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작품목록>(152~158페이지)은 책에서 언급한 영화 목록이 적혀 있다. 소개된 영화를 직접 감상하면서 각각의 플래그를 다시 읽어 보면 사망플래그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벤트 굿즈 <사망플래그 도감 콘티 노트>는 사망플래그 콘티를 제작해 볼 수 있는 노트다. 영화를 보면서 더 많은 사망플래그를 찾아 볼 때 활용하면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영화, 애니메이션, 만화, 소설 등 수많은 작품들 속에는 더 많은 등장인물이 등장한다. 어떤 작품은 등장인물 중 아무도 죽지 않고 끝나기도 하지만 어떤 작품들은 한명이 죽거나 여러 명의 등장인물이 죽는 장면이 나온다. 저자 찬타는 1000여 편이 넘는 영화를 보면서 사망 플래그의 패턴을 장르별로 분류해 정리했다. 만화가라는 직업을 살려 한 컷 만화로 그린 사망 플래그와 간단한 설명을 덧붙여 91개의 사망플래그를 적었다. 영화를 보다 보면 , 저 사람 저러다 죽을 것 같은데생각하면서 보기는 했었지만, 영화의 사망 플래그를 생각해 본적은 없었다. 사망 플래그 도감을 읽은 후 영화를 볼 때 91개의 사망 플래그를 생각하면서 보면 더 재미있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91개 이외의 또 다른 사망 플래그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사망 플래그 도감은 영화를 또 다른 방법으로 볼 수 있게 안내해주는 책이다. 영화를 좋아하고, 캐릭터를 연구하거나, 새로운 작품을 구상하는 사람들과 작품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하고 싶은 나와 같은 일반 독자들 모두가 함께 볼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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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행복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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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라가 치던 골짜기에서 시신이 발견된다.’

 

유나는 딸 지유를 데리고 전 남편 준영과 함께 청연 할아버지 집으로 향한다. 할아버지 집에 도착한 후 지유와 준영은 늪으로 산책을 떠나고 유나는 저녁을 준비한다. 3년 만에 아빠를 만난 지유는 앞으로 자주 볼 수 있을 거라 말하는 아빠와 함께 저녁을 먹고 잠이 들었다. 깨어난 지유에게 엄마는 아빠가 떠났다고 말한다.

 

세상이 자신을 중심으로 도는 사람들’(342페이지)

서민영을 만난 은호는 아내와 서민영이 닮았다고 생각했다. 철저하게 자신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자기 위주로만 생각하는 사람들, 타인의 감정이나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자신에게 유리하게 끌고 가는 사람들, ‘듣고 싶은 것만 들리고, 듣기 싫은 건 안 들리게 만드는 초능력’(370페이지)이 있는 사람들이다. 유나의 휴대폰 속 가족사진을 본 은호는 신유나와 졸개들의 구도를 이루고 있다고 생각했다. 아내가 가장 앞에 있거나 가장 중심에 있고 나머지 가족은 배경 같다는 점에서 셀카와 비슷하다고 느낀다. 유나는 인간을 승자, 패자, 모르는 자로 분류한 뒤 승자에겐 입안의 혀처럼 굴고, 패자에겐 송곳니로 군림한다. 모르는 자는 입 냄새쯤으로 취급했다.

 

행복은 뺄셈이야. 완전해질 때까지, 불행의 가능성을 없애가는 거.”(112~113페이지)

은호는 여행지에서 만난 유나에게 첫눈에 반한다.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만남을 이어가던 중 청혼하는 은호에게 유나는 자신이 원하는 걸 상대도 원해야만 결혼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유나는 행복하게 사는 것이라 대답한다. 행복한 순간을 더하면 행복한 것이라는 은호의 말에 유나는 행복은 뺄셈이라고 이야기한다. 완전해질 때까지 불행의 가능성을 없애는 것이 유나가 생각하는 행복이다. 결혼을 하고 서로의 아이들과 함께 살기 위해 이사를 했지만 지유를 서지유가 아닌 차지유로 만들려는 유나의 요구를 은호가 들어주지 않으면서 아이들을 데려오려는 계획이 미뤄졌다. 은호 어머니의 통보로 노아를 데리고 와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가족이 모두 모인 저녁 식사가 끝난 후 잠이 든 은호는 다음 날 자신에 의해 숨이 끊어진 아들을 발견한다.

인간은 자신의 믿음에 따른 우주를 가진다. 결함도 결핍도 없는 완전성이 아내의 우주였다. 행복은 가족의 무결로부터 출발한다고 믿고 있었다. 이 믿음은 신앙에 가까웠다.’(115페이지)

은호가 바란 행복은 네 식구가 가족의 울타리 안에서 평범하게 사는 것이었다. 하지만 노아의 죽음으로 은호의 행복은 무참히 깨진다. 은호의 행복이 깨지는 순간 유나의 행복은 시작된다. 빼야 완전해지는 유나의 행복은 모든 것이 자신의 통제 아래 놓여야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유나는 빼는 것을 선택한다. 충격에 빠져있던 은호는 유나의 과거를 하나씩 알게 되면서 아들의 죽음에 의혹을 갖게 된다. 아들의 죽음의 진실을 알기 위해 함정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유나를 따라 여행을 떠난다. 소시오패스가 자신의 정체가 탄로 났을 때 3단계의 작전을 사용한다고 한다. 자신이 그런 짓을 왜 하겠느냐며 무죄를 주장하고, 비난하는 상대방에게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들다고 동정 연극을 한다. 마지막으로 고발자 협박을 하면서 분노를 터트린다고 한다(<<그저 양심이 없을 뿐입니다>> 참고). 유나는 자신이 잘못된 행동을 하는 이유는 상대방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노아를 죽인 것도 모두 은호의 잘못이고, 자신과 헤어지려는 남자들이 잘못한 것이기 때문에 자신은 그들의 죽음에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생각한다. 소시오패스의 특징 중 하나는 겉으로 볼 때 너무나도 정상적인 사람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은호의 친구 진우가 유나를 처음 봤을 때 친구를 공포에 빠지게 할 사람이라 생각하지 못했던 것도 이러한 이유다.

 

자신은 착하고 어른스러우며, 지혜로운 맏딸이어야 했다.

적어도 아버지에게만큼은.’(160페이지)

소시오패스와 함께 자라야 하는 형제자매들은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고, 소시오패스의 희생양이 되기도 한다. 내가 보는 유나는 전형적인 소시오패스다. 마사 스타우트는 <<그저 양심이 없을 뿐입니다>>에서 감정적인 애착과 양심의 결핍, 죄책감과 수치심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소시오패스가 사람들에게 얼마나 깊은 상처를 입힐 수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이러한 감정을 갖지 못하는 원인은 심리학적, 신경학적 결함으로 인한 감정과 공감의 결핍 때문이라고 한다. 유나의 감정적인 결핍으로 인해 재인은 부모의 사랑과 관심이 결핍된 환경에서 자랐다. 어린 시절 엄마의 병 때문에 혼자 할아버지 집에서 살아야 했던 유나는 언니 재인이 자신의 모든 것을 빼앗았다고 생각한다. 집으로 돌아온 유나는 재인을 언니라 부르지 않고 재인의 것을 모두 빼앗는다.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하기 위해 엄마에게 매일 누구를 더 사랑하는지를 묻는 유나에게 엄마는 유나라고 대답하고 재인은 상처를 받는다. 자신의 것을 뺐었다고 말하는 유나에 대한 분노와 자신으로 인해 유나가 할머니 집에서 살았다는 죄책감이 충돌하지만, 죄책감이 더 컸기 때문에 재인은 유나의 행동을 참고 견뎠다. 아빠에게만은 착한 딸이길 바랐던 재인은 유나의 행동을 말하지 않는다. 모든 것을 훔쳐갔다고 비난하며 증오를 쏟아 붓던 유나로 인해 받은 상처와 공포는 재인의 안에 남아 곪아갔다. 자신을 죽이려는 유나를 보면서 자신도 유나처럼 어린 시절에 사로잡혀 있었다는 것을 깨달은 재인은 자신 안의 착한 아이를 죽이기 위해 유나에게 온 힘을 다해 저항한다.

 

괜찮아. 꿈이야. 아침에 잠을 깨면 다 사라져 버릴 꿈.’(14페이지)

유나가 준영과 이혼을 하고 양육권 분쟁을 하는 과정은 소시오패스가 아이를 사랑하지 않지만 상대방을 괴롭히기 위해 양육권 소송을 하는 것과 비슷했다. 소시오패스는 법률 제도를 악용해 상대방 배우자의 아이를 키울 수 없는 귀책사유를 들어 양육권을 빼앗아 온다. 양심이 사라진 이들은 약자를 선택해 자신이 통제하고 복종하게 만든다. 유나는 딸 지유를 자신의 소유물이라 생각해 철저하게 자신만을 바라보고 복종하게 만든다. 모든 것을 통제하고 모든 것이 자신의 소유물인 상태를 꿈꾸는 것이 유나가 생각하는 완전한 행복이다. 이를 방해하는 것은 그것이 딸이라도 용서하지 않았다. 살해 현장을 목격한 딸 지유에게 유나는 자고 일어나면 사라져 버릴 꿈이라고 말한다. 지유는 너무 큰 충격에 현실과 꿈 사이에서 혼란을 겪는다. 다락방에 갇힌 이모를 구한 순간 지유는 모든 것을 기억해내고 이모에게 현장을 목격했음을 이야기한다. 양육권과 친권을 모두 가지고 온 유나는 딸 지유를 통제하고 철저히 자신의 말만 듣는 아이로 키웠다. 엄마가 비밀이라고 하는 것은 아무에게도 말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세뇌당한 지유는 끔찍한 기억 속에서 모든 것이 꿈이라 생각하면서 혼자 괴로워했다. 유나는 지유가 온전히 자신에게만 의존하는 아이로 자라길 바라는 마음으로 아이를 통제했다.

 

문간에 발 들여놓기’(143페이지)

민영의 메일을 읽고 유나의 과거에 대해 알게 된 재인은 아버지의 죽음에 의문을 갖게 된다. 준영의 실종신고가 접수되고 경찰이 유나를 찾아온다. 은호와 유나의 언니 재인은 유나의 과거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유나와 관련된 이들의 죽음의 과정을 알게 된다. 유나는 예민하고 약한 대상을 찾는다. 마음대로 조정하고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대상을 찾으면 우선 발을 들이민다. 문간에 발을 들인 후 거침없이 침범해서 들어온다.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모든 것을 빼앗기고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유나에게 반해 사랑을 시작했던 남자들은 유나를 두려워하게 되고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유나 곁을 떠난다. 떠나는 순간 그들에게 찾아온 것은 죽음이었다. 자기를 떠나는 남자들과 횡령 사실을 야단치며 해고하는 아버지에게 수면제를 먹여 운전하던 중 사고로 사망하게 만들고, 지유를 데려가려는 전남편 준영을 잔인하게 살해한다. ‘눈먼 미혹의 대가’(454페이지)는 죽음으로 끝이 난다. 남편 은호도 자신을 떠나려 하자 살해를 시도했지만 실패한다. 마지막으로 그녀가 선택한 것은 스스로를 죽이는 것이었다. 골짜기에서 뛰어내린 유나는 시신으로 발견된다.

 

지유에게 말한 것처럼 유나에게 이 모든 것은 사라져 버릴 꿈이었을까? 자고 일어나면 잊어버리는 꿈이라 생각해 자신을 떠나려는 소유물을 죽였을까? 완전한 행복을 읽고 난 후 유나로 인해 상처 받은 이들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 너무나 큰 트라우마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그 누구보다도 지유가 가장 안쓰럽고 걱정된다. 소설이라는 것을 알고 읽으면서도 자꾸 현실 속 사건과 연결해서 읽게 된다. 지금 이 순간 현실에서 악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를 상상하게 된다. 악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공포다. <<그저 양심이 없을 뿐입니다>>에서 마사 스타우트는 타인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소시오패스가 평범한 모습을 하고 우리 곁에 존재한다고 말한다. 유나와 같은 사람도 처음 봤을 때는 선량한 시민의 모습을 하고 있다. 내가 생각했던 악의 고정관념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참고한 책 : <<그저 양심이 없을 뿐입니다>>, 마사 스타우트, 사계절,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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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양심이 없을 뿐입니다
마사 스타우트 지음, 이원천 옮김 / 사계절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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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스스로 자신의 삶에 책임질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모든 생명에게 서로 존중과 사랑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4페이지, 제인 구달, <<희망의 이유>>)

 

사람이 제일 어렵다. 사람과 관계 맺고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 사람을 만나 즐겁지만 사람을 만나 고통스럽기도 하다. 사람에게 상처 받고 사람에게 치유 받는 과정을 반복한다. 왜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괴롭히고 그것에서 즐거움을 얻을까? 타인의 고통을 보면서 만족감을 느끼는 이들 중 대다수는 소시오패스일 확률이 높다. 이들은 양심도 공감능력도 없고, 죄책감과 수치심을 느끼지 않는다. 이들의 모습이 타인의 고통을 먹고 사는 판타지 속 괴물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시오패스는 왜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타인을 고통스럽게 하는 것일까? 마사 스타우트는 인간의 악행을 낳는 주요 근원이 양심의 성격학적, 신경심리학적 결핍에서 온다고 말한다. 감정의 결핍으로 인해 사악한 행동을 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면 무자비한 소시오패스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게 된다. 마사 스타우트는 죄책감, 가책, 타인에 대한 배려의 마음이 전혀 없는 양심 없는 자들과 싸워야 하는 사람들을 위해 그저 양심이 없을 뿐입니다를 썼다. 책에 실리 사례들은 정상적인 사람인 것처럼 위장한 채 살아가는 소시오패스에게 고통을 당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악에 대한 우리의 전통적인 관념이 악의 진정한 본질을 파악할 수 없게 만든다. 소시오패스의 악의 근원을 이해하기 위해 악의 본질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알아야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의 부정적인 감정을 맛보며 더욱 강해진다.’(12페이지)

판타지 소설 속 악한 존재들은 사람들의 두려움과 부정적인 감정을 먹고 더 거대해진다. 소설 속 악한 존재처럼 현실 속 소시오패스도 사람들의 부정적인 감정을 맛보며 더 강해진다는 사실이 놀랍다. 결국 악한 존재들은 타인의 두려움과 부정적인 감정을 거름 삼아 자신의 힘을 키워나가는 존재들이다.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사람을 어떻게 물리칠 수 있을까? 감정적인 애착과 양심의 결핍, 그리고 단 한 줌의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 소시오패스가 우리 사회에 얼마나 깊은 상처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한다. 소시오패스를 다른 사람들과 구별하는 것이 쉽지 않다. 다양한 방법으로 사람들을 통제하고 조종하며 파괴하지만 정체가 탄로날 정도로 심각한 행동을 하지 않고 철저히 계산하고 행동하기 때문이다. 소시오패스의 행동 유형을 알고 그들의 본질을 이해하면서 그들의 계획을 꺾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숙지한다면 소시오패스를 알아볼 수 있게 되고 현명하고 강력한 행동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한다.

 

만약 악이란 것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면 이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17페이지)

만약 악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세상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를 상상해보라 한다. 악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이 가능할까? 악은 직접 볼 수 있거나 느낄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 일종의 결핍이라고 한다. 존재하는 무언가가 아닌 있어야 할 무언가가 없는 상태를 말한다. 악행, 악한 마음, 악한 존재 등등으로 악을 생각했던 나에게 악을 결핍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있어야 할 무언가가 없는 상태, 무언가가 빠져 있는 결함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말은 그동안 내가 가지고 있던 악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뒤엎는다. 그렇다면 이러한 결함은 어떻게 드러나는 것일까? 정서적인 결함으로 인해 악행은 일어난다. 가족 간의 사랑, 우정, 배려, 다정함, 감사처럼 정상적인 인간관계에서 나오는 따뜻한 감정이 있어야 양심이 생긴다. 이러한 감정을 갖지 못하는 심리학적, 신경학적 결함을 지닌 인간은 악한 행동을 하고도 아무런 죄책감과 수치심을 느끼지 않는다. 소시오패스와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진실을 받아들이기보다 자신의 가치와 정신 상태부터 의심한다. 사람에게 양심이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소시오패스는 자신의 정체가 탄로 나면 전형적인 3단계의 작전을 구사한다. ‘내가 왜 그런 짓을 하겠어?’라고 말하며 무죄 주장을 하고, 이어서 안 그래도 요즘 죽고 싶은 심정인데, 이렇게까지 나를 비난하면 벼랑 끝에 몰리는 기분이야라는 식으로 동정연극을 한다. 마지막으로 고발자 협박을 하면서 부적절한 방식으로 분노를 터트린다.

 

양심을 결핍한 아이의 사례를 읽으면서 현실이 소설보다 더 잔인하다는 생각을 했다. 소설 속 악인보다 현실 속 악인이 더 힘겹다. 초강력 폭풍이 지나간 후 11살 사일러스는 쓰레기 봉투를 들고 밖으로 나간다. 사일러스의 엄마는 그런 아들을 말리지 못하고 저렇게 나갔다가 들어오지 않으면 어떨까를 상상하고 그 마음에 죄책감을 느낀다. 사일러스의 아버지는 아들을 감당하지 못해 2년 전에 집을 나갔다. 폐허로 변한 집들을 돌아다니면서 쓸 만한 물건을 찾아다니는 사일러스의 모습은 무너진 삼풍백화점에서 웃으면서 물건을 훔치던 어떤 이름 모를 아줌마의 모습이 보여 소름끼쳤다. 죽은 시신의 옷을 뒤져 지갑을 꺼내는 사일러스는 아무런 죄책감도 느끼지 못한다. 양심이 없는 아이들을 키워야 하는 부모의 고통은 감히 상상할 수 없다. 나는 사례만을 읽는데도 이렇게 힘든데 평생을 함께 이어져야 하는 부모의 마음을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사일러스와 같이 18세 미만의 아이들에게는 소시오패스 진단을 내리지 않는다. 어린 아이들은 품행 장애로 진단을 내리지만 실제로 명확한 패턴이 있다고 보기 어려워 품행 장애로 진단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한다. 10살이 넘어 품행 장애로 진단받은 아이들 중 60% 이상이 어른이 되었을 때 반사회적 인격 장애를 드러낸다. 10살 이전에 품행 장애를 진단받은 아이들은 소시오패스가 될 가능성이 더 높다. 감정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능력이 결핍된 아이들 중에서 반사회적이며 공격적인 아이들을 구별할 수 있는 기준이 냉정하고 감정이 없는 형태의 인간관계라고 한다. 다수의 소시오패스는 뇌의 이상으로 고통에 관계되는 사회적인 자극에 무감각하다. 신경학적으로 사랑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양심도 없다. 품행 장애 자녀를 둔 부모는 불안, 우울감, 수치심, 절망감에 빠져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꺼리고 점차 지역 사회와 단절되며 고립된다. 품행 장애 자녀 외 다른 아이들도 심리적·신체적 폭력에 노출되어 고통 받는다. 소시오패스를 치료할 방법이 없는 것처럼 품행 장애를 치료할 방법도 없다. 양심이 없는 사람에게 양심을 만들어 줄 방법은 아직 없다고 말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긍정적인 사회적 관계를 이끌어 내는 반복적인 행동 훈련과 함께 약물 치료 방법을 찾기 위한 연구가 계속 진행 중이다.

 

무리를 지어 살아가는 사회적 생물은 생존을 위해 서로 협력한다. 문명과 기술의 발달로 인간 사회는 급속도로 변하기 시작하면서 협력이 아닌 반목을 선택하는 이들이 나타난다. 어떤 이들은 같은 인간을 살아 있는 장남감이라 생각해 가지고 놀거나 훼방을 놓고 지배해야 할 대상으로 본다. 감정적으로 결핍 상태인 이들은 사회적 감각과 동료에 대한 애착이 아예 없다. 가스라이팅은 누군가를 자기 마음대로 통제하려고 하는 것이다. 가스라이팅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피해자를 다른 사람들과 고립시킨다는 것이다. 여기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단절된 다른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자비한 소시오패스는 가장 취약한 목표물을 찾는다. 또 다른 소시오패스의 유형은 자신보다 더 힘이 있는 사람들을 목표물로 선택하기도 한다. 직장 내 소시오패스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침착함을 유지하면서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괴롭히는 소시오패스를 만났을 때 소시오패스의 행동을 회사에 알릴 것인지 회사를 그만둘 것인지를 결정해야 할 때가 온다. 소시오패스를 쫓아내고 싶다면 업무와 관련된 기록을 잘 보존한다. 소시오패스의 거짓말을 발견하면 기록으로 남기고 목록을 작성한다. 소시오패스가 회사에 막대한 위험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린 후에는 회사가 소시오패스와 관련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를 보고 난 후 대응한다. 하지만 직장 내 소시오패스에 대처하는 것은 대처법을 안다고 해도 쉽지 않다. 대부분의 소시오패스의 직위가 피해자보다 높고, 소시오패스 행동특성을 숨기는 경우가 많아 다른 사람들은 피해자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혼을 한 부부 사이에 자녀가 있을 때 양육권을 놓고 분쟁이 일어나기도 한다. 소시오패스는 아이들을 사랑하지 않으면서도 이혼 후 양육권을 갖기 위한 분쟁을 시작하고 그 과정을 게임처럼 즐긴다. 상대편 배우자가 아이를 구하기 위해 애쓸수록 소시오패스의 만족감은 커진다. 소시오패스는 법의 허점을 파고들어 자신에게 유리하게 악용한다. 거짓말과 조작을 통해 자신을 피해자로 포장하고 상대방을 나쁜 가해자로 만든다. 결국 소시오패스에게 아이의 양육권이 넘어가는 일이 벌어지게 된다. 양육권 분쟁에서 소시오패스가 자신의 본 모습을 숨기고 거짓말로 법을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소시오패스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 ‘감정 포식자인 그에게 어떤 감정도 보여주지 말고 무관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람들의 감정적인 반응은 소시오패스에게 만족감을 안겨준다.

 

공감을 하지 못하는 소시오패스는 고마움과 감사에 대한 마음도 존재하지 않고 그들에게 공정함, 정의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소시오패스를 상대하는 최선의 방법은 그들을 멀리하고 어떠한 접촉과 소통도 하지 않는 것이라 말한다. 6장에서는 소시오패스를 피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을 때 필요한 10가지 지침을 알려준다. 1~9까지의 지침은 물리적인 폭력이 없는 소시오패스를 대상으로 하고, 10번 지침은 물리적인 폭력 성향을 보이는 소시오패스에 대응할 때 필요한 지침이다. ‘상대를 파악하라, 당신이 선의 편에 서 있음을 깨닫고 사명을 떠올려 보라, 판을 뒤집어라, 오로지 자신의 목표에만 집중하라, 소시오패스가 원하는 대로 해 주지 마라,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라, 이 사명이 지금 당신 삶의 일부임을 깨달아라, 최악의 상황을 떠올리지 마라, 당신의 건강이 중요하다, 폭력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라10가지의 지침은 소시오패스에게 감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면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한다. 소시오패스 앞에서는 절대로 분노, 당황, 상처 받은 모습 등을 보여주면 안 된다. 보여주는 순간 소시오패스의 먹잇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시오패스 vs 나르시시스트

소시오패스와 나르시시스트에게 세상의 중심은 자신이다. 하지만 이 둘의 가장 큰 차이는 양심이다. 소시오패스는 양심과 공감, 두 가지 모두가 없는 반면에 나르시시스트는 공감만 없다고 한다. 나르시시스트는 타인의 감정을 느낄 수는 없어도 자기 방식으로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소시오패스의 냉혹함은 뇌의 선천적인 결손으로 감정과 대인 관계의 입력을 처리하지 못하기 때문에 나타난다. 나르시시즘의 공감 능력 결핍은 양육자와의 감정적인 관계 형성이 부족한 데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극단적인 나르시시스트와 오랫동안 함께 하게 되면 공상에 빠지고 인간관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자아도취에 빠진 정치적 지도자들, 이념적 지도자들, 그리고 자기 잇속만 차리는 위대한 사상가와 현자들을 따르는 제자와 지지자들은 공감 능력이 뛰어나 나르시시스트의 조정을 받게 된다. 소시오패스 지도자와 나르시시스트 지도자가 보이는 기술적인 차이는 소시오패스가 거짓말, 조작, 위협으로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나르시시스트는 거짓말, 조작, 정서 전이를 통해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악성 나르시시스트는 숭배, 외부세계의 인정과 찬사, 긍정적인 관심과 칭찬만을 얻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다. 소시오패스는 힘을 원하고 나르시시스트는 찬사를 갈망한다. 사람들이 도덕적 배제, 증오, 편견에 빠지게 될 때 권위를 가진 소시오패스는 사람들에게 악행을 받아들이게 할 수 있다. 도덕적인 지도자가 이끄는 정부를 원한다면 지도자에게 소시오패스 성향이 있는지 잘 지켜봐야 한다.

 

행복은 대인 관계의 양과 질에 의해 결정된다. 개인적인 행복과 의미에는 공감, 연민, 이타주의, 용서, 사랑처럼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강화하는 반응들이 필요하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서로 관계를 형성하고 공감을 느끼는 능력은 존중받고 따를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인간관계와 양심을 지켜 나가는 일은 사생활, 직장생활, 부모로서의 삶에서 개인이 책임져야 할 문제를 넘어 사회 전체의 문제로 바라보아야 한다. 소시오패스에게 고통받고 있는 이들의 문제는 그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라고 생각해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한다. 그저 양심이 없을 뿐입니다에서는 소시오패스에 대한 이해를 통해 악에 대한 생각을 정의한다. 악은 선한 마음이 없는 상태로 악마와 같은 존재로 비유하기도 한다. 마사 스타우트는 악을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의 결핍과 양심의 결핍으로 정의한다. 인간의 뇌에 문제가 발생해 감정이 결핍되고 양심과 공감이 없는 상태가 되었을 때 소시오패스가 된다. 소시오패스를 단순히 악한 존재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닌 심리학적 신경학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이해할 때 소시오패스에 대처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 그저 양심이 없을 뿐입니다에서는 과학적 근거와 여러 사례를 통해 소시오패스의 특징을 알려주고 소시오패스를 만났을 때 대처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타인의 감정에 공감할 줄 아는 사람은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못한다. 해를 끼치게 되면 죄책감과 수치심에 괴로워한다. 소시오패스는 이러한 감정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 책을 읽는 동안 약간의 혼란을 겪기도 했다. 뇌의 문제로 발생한 결핍으로 인한 무감정한 소시오패스의 행동은 뇌의 문제이기 때문에 용서되어야 하는가? 소시오패스와 악성 나르시시스트 중 누가 더 사람을 고통스럽게 하는지에 대해서도 혼란이 왔다. 소시오패스에 대한 연민의 감정을 가져야 한다고 하는데 소시오패스에 의해 일어나는 범죄와 특히 아이를 미끼로 양육권 분쟁을 하는 소시오패스를 볼 때는 아무런 연민이 생기지 않는다. 소시오패스에 대처하는 방법은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의 상황에 적용하기에 쉽지 않는 방법들도 있었다. 책에서 알려주는 대처법을 참고해 우리의 상황에 맞는 대처법을 생각해 보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저 양심이 없을 뿐입니다는 인간의 악행을 낳는 주요 근원이 양심의 성격학적·신경심리학적 결핍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것이 소시오패스를 이해하는 첫 걸음이다. 소시오패스의 행동의 특징을 이해하고 난 후, 해야 하는 행동과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알려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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