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전부 - 펩시 CEO 인드라 누이의 일, 가정 그리고 우리의 미래
인드라 누이 지음, 신솔잎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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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이 알고 있는 콜라는 세상에 두 종류가 있다.

코카콜라와 펩시콜라가 그것이다.

코카콜라만 먹는다는 사람도 있고

펩시콜라는 아예 콜라로 생각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치킨을 시키면 세트로 따라오는 건 대부분이 펩시콜라다.

코카콜라에 이은 만년 2위로 인식된 것이 펩시콜라다.

이런 펩시코를 만년 2위에서 1위로 올려놓은 CEO가 인드라 누이라는 여성이라고 한다.

그것도 유색인종인 인도에서 태어난 여성인 것이다.

2006년부터 2018년까지 CEO로 재직한 12년간 내내 1위를 했는지,

마지막에만 그런 성과를 냈는지,

여전히 그 위치를 고수하는지는 확인을 안 해봐서 잘 모르겠지만

코카콜라를 재꼈다는 사실은 실로 놀랍긴 하다.



제목에서 보여주듯 이 책은 '펩시의 미래를 설계한 위대한 전략가 인드라 누이'의 회고록이다.

인드라 누이는 1950년대 중반 인도에서 태어나 인도에서 대학과 대학원을 마쳤고

미국으로 건너가 예일대에서 박사과정을 마친 엘리트다.

학력에서 예상되겠지만 그녀는 어려운 가정에서 어렵게 학교를 다니진 않았다.

인도의 신분제인 카스트의 맨 윗부분에 해당하는 신분으로 태어났다.

극도의 역경을 딛고 성공에 이르렀다는 감동의 휴먼 드라마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총 4개 파트로 나눠진다.



제1부에서는 태어나서 유치원으로 시작해서 대학과 대학원을 다니고

몇몇 기업에 취업해서 직장 생활을 하다

미국으로 건너가 다시 대학원을 다니고 결혼까지 하게 되는 여정을 다뤘다.

그 과정에서 볼 수 있었던 건

어려움 없이 자랐으며

인도라는 나라에서도 행운을 갖고 태어난 계급이라는 것이었다.

가장 운이 좋은 것 두 가지는

첫째, 브라만 계급으로 태어난 것

둘째, 여성에 대한 차별이 없고 열정을 꺾지 않는 가족을 뒀다는 것이었다.

그랬기에 미국으로도 갈 수 있었고

좋은 집안의 훌륭한 배우자도 만날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본인의 배움에 대한 열망과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도전 정신이 없었다면

이뤄질 수 없었겠지만 말이다.

제2부에서는 미국에서 모토로라와 ABB라는 곳에서 근무하면서

두 딸을 낳고 육아와 병행하는 어려움 등에 대해 다룬다.

육아에서는 엄마의 도움을 받고

전적으로 여성의 일이라는 고루한 사고의 소유자가 아닌 남편의 도움도 있었기에

쉽지는 않았지만 무난하게 보낼 수 있었다.

또한 육아 제도에 있어서 앞선다고 할 수 있는 미국의 회사였기에

출산에 따른 몇 개월간의 유급휴가를 받을 수 있었음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미국 시민권자가 되는 시기이기도 했다.

그다음 여정인 펩시코와 GE 중 어디를 선택할지의 기로에서

결국 펩시코를 선택하는 것까지의 여정을 보여준다.

제3부에서는 펩시코에서의 CEO로 있던 12년간의 기록이다.

펩시코는 1898년에 창립된 회사다.

코카콜라에 가려진, 코카콜라를 따라가는 만년 2인자로 생각되는 회사다.

저자는 2006년 펩시코 CEO 자리에 올라

2018년까지 12년간 이끌어 갔다.

인드라 누이가 CEO로 있는 동안 매출을 80%가 넘게 성장시켰고

코카콜라를 제치고 만년 2위에서 1위로 올려놓았다고 한다.

총 주주수익률은 149%로,

128%인 S&P 500지수를 크게 상회했고

펩시코 주주들에게 790억 달러 이상의 현금을 지급했으며

배당금만 해도 10%씩 증가했다고 한다.

2018년 순 매출은 80% 상승한 640억 달러였고

2006년 17개였던 브랜드는

2018년에 22개로 늘었다고 한다.

무엇보다 108년간 이어진 코카콜라의 독점을 깨고

뉴욕 메디슨 스퀘어 가든과 계약을 체결한 일을 포함해

굉장한 식음료 계약을 따냈다고 한다.

하나의 사업부였던 레스토랑 부문을 별도의 상장기업으로 분리하였는데

레스토랑 사업부에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피자헛, KFC, 타코벨이 포함돼 있다.

게토레이로 대표되는 퀘이커 오츠 컴퍼니도 인수하여

코카콜라의 파워에이드와 대결을 펼치기도 한다.

저자는 아내이자 엄마이자 딸이기에

밥상 메뉴, 건강식에 대해,

오트밀, 그래놀라 바, 팬케이크, 시리얼, 트로피카나가 놓인 아침식사 테이블에

관심이 있었다.

승진할 때마다 사무실이 바뀌었다.

그럴 때마다 창문의 숫자가 늘어났는데

창문이 많다는 건 그만큼 사무실이 넓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인 듯했다.

많은 성과 중에서 가장 만족하는 성과는

PwP였다고 한다.

PwP(Performance with Purpose)는 '목적 있는 성과'를 뜻한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제품은 물론 환경에 대한 기여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고

2006년 매출의 36%를 차지했던

굿포유와 베터포유 제품군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게 됐다고 하며

펩시 한 병을 만드는 데 2.5리터의 물이 필요했던 것을

1.5리터로 줄이는 방법을 고안해냈다고 한다.

펩시코가 보유한 트럭 대다수를 하이브리드로 교체했고

주요 제조 시설이 있는 지역은 태양열에너지를 사용했다고 한다.

또한 플라스틱 사용을 줄였고

퇴화가 가능한 스낵 포장 재질을 개발했으며

이런 여러 가지 성과들 덕분에

저자가 CEO로 있는 동안 가장 윤리적인 기업 명단에 늘 올랐다고도 한다.

무엇보다 인재 개발 능력은 미국 산업의 부러움을 받기도 했단다.

체계적인 인재 개발 프로그램 덕분이라고 한다.

어린 시절부터 목적을 가지고 뭔가를 이루기 위해 노력했고

저자의 마음속에 항상 존재했던 정신이었음을 볼 수 있다.



마지막 파트에서는 12년간 이끌었던 펩시코에서 물러 나와

자연인으로, 그 외의 다양한 회사의 이사회에서, 강사로 활동하면서

지나온 삶에 대해 회고하는 부분이다.

아쉬웠던 부분들이 무엇이고,

그동안 자신이 받아온 것들에 감사하며

주어진 자리에서 어떻게 도움을 줄 것인지 등에 대한 생각들을 풀어냈다

특히, 엄마로서 아이들이 자라나는 세심한 부분까지 함께할 수 없었음을 아쉬워하면서

'돌봄'이라는 가장 따뜻해야 할 분야에 대한 정책적인 조언을 다뤘다.

최소한 엄마에게는 12주의 유급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아빠에게도 8주간의 육아휴직을 주어야 하고

육아가 한 개인의 가정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공동체가 함께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부, 민간 분야, 육아 기관 전문가들, 지역사회가

다 함께 맞물리는 보육시스템을 확립해야 한다고 말이다.

저자가 CEO로 있는 동안 거액을 들여 펩시코 본사에서

한 층을 모두 보육 시설로 개조하기도 했다.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으나 육아 고민 없이 업무에 전념할 수 있어

생산성이 더 높아졌고 채용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해

우수 인력을 데려올 수 있었다고 한다.

노인 돌봄과 함께 육아 및 아이 돌봄이

점점 좋아지고 발전하겠지만

대부분의 모든 나라의 숙제가 될 것이다.

특히, 수명이 늘어나면서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는 중이고

출산율이 채 1명도 되지 않는, OECD 국가 중 꼴찌인 우리나라에서

더욱더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저자는

극도의 어려운 환경 속에서

극도의 고난을 딛고 성공을 이룬

감동 드라마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인도라는 나라에서 태어났지만 가장 상위그룹의 계급을 타고났기에

수 억 명의 다른 인도인들보다는 확실히 좋은 조건이었다.

그런 인도에 만족하고 그 나라에서만 있었다면

지금의 저자는 없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랬기에 가장 잘 한 선택이 미국이라는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서

아메리칸드림을 이룬 것이 아닌가 싶다.

여성으로서, 유색 인종으로서, 이민자로서

미국이라는 초거대 국가에서 성공하기에는

결코 만만치는 않았을 것이다.

엄마로서, 아내로서, 딸로서 그리고 거대 기업의 CEO로서

어느 것 하나 실패하지 않았고 성공해낸 삶을 살았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기에 충분할 거 같다.

누군가는, 어디선가는, 특히 여성이라면

인드라 누이라는 사람을 멘토로 생각하고 꿈을 꿀 것이다.

일과 가정을 양립하면서 사회적으로도, 가정적으로도

성공하는 삶을 살고자 하는 꿈을 말이다.

인드라 누이는 성공을 했지만

그 성공을 이룰 수 있었던 건 혼자만의 힘은 아니었다고 한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친척들,

그리고 주위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이다.

인드라 누이에게 《인생의 전부》는

사랑하는 가족들과 도움을 준 모든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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