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이야기를 쓰는 법 -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 저자 은유 추천
낸시 슬로님 애러니 지음, 방진이 옮김 / 돌베개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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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은 휘발성이 강하다.

그래서 휘발성으로 인해

쉽게 사라지는 것을 붙들기 위해서

글을 쓰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도 말한다.

무엇을 느끼고 생각하는지를

알기 위해 글을 썼다고 말이다.

나는 언제나

내가 무엇을 느끼고 생각하는지를

알기 위해 글을 썼다.

오로지 글을 쓰는 행위를 통해서만

내가 정말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제대로 파악할 수 있었다.

<내 삶의 이야기를 쓰는 법> p.44~45

이 책은 저자의 자전적 에세이를 들려주면서

더불어 쓰는 방법도 함께 알려준다.

결국 이 책은 저자의 자전적 에세이인 것이다.


자신의 에세이를 예로 들어 주면서

마치 '나는 이렇게 썼으니

독자들도 내가 쓴 것처럼 그대로 따라 쓰면

충분히 훌륭한 자전적 에세이를 쓰는 작가가 될 수 있다'

라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한 거처럼 말이다.

그러면서 저자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남편과는 어떻게 만났고

두 명의 아들을 뒀으며

아들 중 한 명은 생후 9개월에 당뇨병 진단을 받았고,

22세에 다발성경화증 진단을 받았으며

겨우 37세에 생을 마감했다는 이야기,

또한 유대인 부모님으로부터 태어났으며

부모님은 어떤 분들이었고

언니와의 관계는 어땠는지 등에 대해서 말이다.

가장 사랑했던 아들의 죽음,

영혼의 동반자라고 할 수 있던 언니의 죽음을 보면서

죽음이란 것에 대해 생각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고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살아낸다는 것이

힘들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감정을, 느낌을, 아픔을 썼을 것이고

쓰는 과정을 통해 감정이 승화되고

느낌을 가지고 아픔들이 치유되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쓰는 과정을 통해 아픔을 승화시켰을 것이다.​


위대한 스승 에크하르트 톨레는

죽음이란

그냥 형태가 있던 것이 형태가 없어지는 것뿐이라고 말한다.

그것이 내가 이해하는 죽음의 본질이다.

<내 삶의 이야기를 쓰는 법>p.44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경험해 본 사람들은

정말 애간장이 끊어지는 듯한 아픔을 겪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보통의 숫자보다 훨씬 적은 기간만큼 살다간

자식의 죽음을 겪은 엄마의 애간장은

상상조차 하기 힘든 정도의 아픔이었을 테고 말이다.


이런 아픔과 고난을 이겨내고

감동과 휴먼스토리가 있는 삶을 살아낸

사람들의 이야기는 무엇이라도 쓰면

자전적 에세이가 될 것이다.

누군가의 삶은 조금 더 단조로울 수도 있을 테고

누군가의 삶은 조금 덜 순조로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어떤 삶도 단조롭기만 하지도,

순조롭기만 하지도 않을 것이다.

나름대로의 굴곡이 있을 것이고

그 굴곡에서 느끼는 깊이는 각자 다를 것이다.

그 깊이를 얼마나 생동감 있게 이끌어가면서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내는지는 각자의 몫이리라.​

치부를 알리는 글을 쓴다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남의 눈에 우리가 어떻게 비칠가를

늘 걱정하는 가정에서 자랐다.

~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내가 신경 쓸 일이 아니다"라는

문장을 들었을 때 내 인생이 바뀌었다.

자전적 에세이를 쓸 때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하면

그로 인해 침묵하게 된다.

멈추게 된다. 구속당하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쓴 책은

평범하고 안전하고

더할 나위 없이 지루할 것이다.

<내 삷의 이야기를 써라> p.131

하지만 누군가는 그 글을 보고 위안을 삼을 것이고

'아~이런 삶을 사는 사람도 있구나!

나보다 더 힘들게 사는 사람도 있구나~'라며

자신의 삶을 더 잘 살아내고자 할 수도 있다.

물론 그런 글을 쓴 사람은

글을 씀으로 인해 감정을 정리하고

어려운 삶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며

또다시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쓴다는 것의

강력한 장점이자 무기가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전히 남의 눈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긴 하다.

그럴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을 때

쓸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쓰는 법에 대해서라기보다

어찌 보면 글의 소재에 대해서 알려준다.

69개의 목차가 바로 글의 소재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쓰는 형식, 기교에 대해 알려준 책이라면

<내 삶의 이야기를 쓰는 법>은

살아가면서 겪은 다양한 삶의 모습들이

모두 글을 쓰는 소재가 될 수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고 보니 이 책의 저자인 낸시 슬로님 애러니는

하버드대학교에서 글쓰기를 가르쳤고

3년간 매해 최우수 강의상을 받았다고 한다.

그저 그런 흔한 이야기일 거라 짐작했다.

하지만 책을 모두 읽고 나니

누구라도 자신의 삶에 대해 쓸 수 있을 것 같은

작지만 강한 욕구를 꿈틀거리게 해주는 것 같다.

순서대로, 길잡이대로 따라서 작성하다 보면

내 이야기가 완성될 수 있을 것처럼 말이다.


​​

※ 이 책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고

위 리뷰는 읽고 느낀 생각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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