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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국가들 - 누가 세계의 지도와 국경을 결정하는가
조슈아 키팅 지음, 오수원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며칠전이 8.15 였다.
아이가 유치원을 다니면서 가지고 오는 통신문에는 한주의 일정이 나와있다. 그 통신문을 통해 아이가 한주동안 어떤 내용을 가지고 수업을 하는지 읽어보곤 한다. 지난주에는 8.15를 맞이하여 아이들에게 광복절의 의미를 묻는 시간을 가진다고 나와있었다.
광복절
1945년 8월 15일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광복된 것을 기념하고, 1948년 8월 15일 임시정부 법통을 계승한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경축하는 날. (네이버 지식백과 참고)
아이가 광복절의 의미를 이해하는지,
왜 그날이 빨간날인지, 왜 태극기를 창에 다는지
그 의미를 알았으면 해서 아이와 이야기하는 시간을 잠시 가졌다.
그리고 우리에게 나라가 있음을 얼마나 감사해야하는지에 대해서도,
그런 우리에게
국가란 과연 무엇인가? 에 대한 질문
누가 세계의 지도와 국경을 결정하는지에 대해 책과 함께 해답을 얻어보고자 한다.
<보이지 않는 국가들>
이 책은 지구상에서 국가들의 지정학적 배치가 어떤 과정을 거쳐 현재의 상태에 이르게 됐는지, 그 배치 상태가 왜 그토록 오랜 세월동안 큰 변화 없이 유지돼왔는지, 나아가 현 상태를 바꾸는 것이 가능한지, 그것이 바람직한 일인지를 탐색하는데 있다. 또한 오늘날 세계지도가 그대로 유지되도록, 아니면 그 지도를 바꾸도록 압력을 가하는 경제 문화 환경등의 다양한 힘에 대해도 살펴보고 있다.
이책은 지구상에 국가라는 체제가 어떤 과정을 거쳐 지배적인 형태로 출현해 세계의 땅덩이를 차지하게 됐는지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하고 있다.
제 1장 국가체제가 지배하는 세계
그리고 2장은 나라들 사이에 끼인 나라로 아크웨사스네 모호크족 공동체를 살펴보았다.
미국과 캐나다 국경 지대에 걸쳐 있는 원주민 보호구역 성격의 정치체다. 역사적으로 보면 미국과 캐나다보다 훨씬 이전부터 존재했던 곳으로, 아크웨사스네의 모호크족(Mohawk) 공동체는 종족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국가라는 체제에 가두려는 미국과 캐나다 정부에 대항해 독립 영토를 확보하고 근근이 생존해왔다. 아크웨사스네의 사례는 국가의 종류가 하나뿐이라는 통념에 강력한 의문을 제기한다.
3장은 소말릴란드에 대해 다루고 있다. 국가로서의 요소를 제대로 갖췄는데도 국제사회에서 묵살당하고 있다. 소말릴란드는 오히려 소말리아보다 더 국가다운 곳인데도 여전히 국제사회가 소말리아의 일부로 여기는 비가시적인 존재로 남아 있다. 저자는 소말릴란드를 가본 사람은 “소말릴란드가 나라가 아니라면 도대체 어떤 곳이 국가라는 말인가?”라는 의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4장은 쿠르디스탄에 대해 살펴본다. 월드 뉴스의 헤드라인에 단골로 등장하면서도 현재의 중동 지도를 다시 그리려는 시도가 계속 좌절되는 곳이다. 이곳 사례는 중동 지역의 잔혹한 부조리뿐 아니라 현 상태를 바꾸려는 시도에 따르는 무시하지 못할 위험이 무엇인지 극명히 드러내고 있다.
5장은 태평양에 있는 작은 섬나라 키리바시에 대해 말한다. 이 나라는 해수면 상승으로 존속 자체가 위협받는 나라이다. 물리적 영토가 없어져도 국민이 정치체로 존속할 수 있을까?
그런데 물리적 영토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는 ‘정부’와 ‘국민’이다. 하지만 더 근본적으로 국가는 물리적인 영토 내에 존재하는 땅, 다시 말해 ‘부동산’이다. 국가가 성립하려면 장화 모양의 이탈리아, 걸어놓은 다이아몬드 모양의 인도, 좁고 길쭉한 칠레와 같은 ‘땅’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한 국가의 모양은 오랫동안 두 가지 종류의 ‘선’에 의해 규정돼왔다. 해당 국가를 다른 국가들과 구별해주는 ‘국경선’과 그 국가를 바다와 구분해주는 ‘해안선’이 그것이다. 정치적 국경이 변화에 영향을 받는 이유는 누구나 직관적으로 알고 있다. 물론 이런 변화는 과거보다는 훨씬 빈도가 줄었다. 그러나 상승하는 해수면과 점점 더 극단을 치닫는 기후로 자연재해가 발생하는 시대에 우리는 이제 해안 경계선도 당연시할 수 없다는 사실에 익숙해져야 한다. 아닌 게 아니라 우리의 땅과 바다의 국경선은 급속히 그리고 돌이킬 수 없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중략)
그래도 주사위는 이미 던져진 것 같다. 이런 정황, 그리고 해수면 상승이라는 현실을 막기는 이미 너무 늦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국가를 규정하는 것이 무엇인지 더욱 창조적으로 사유해야 할 시점이 온 듯하다. 현재의 정체 상태가 기후 변화의 시대를 만나면 국가 자격에 물리적 영토가 꼭 필요한 것인지의 여부를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과연 국가란 무엇을 의미하는지, 세계지도상에 존재하는 국경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앞으로의 세상은 어떤 모습의 국가들로 이뤄지게 될지에 관하여 이야기 한다. 사실 국가에 대한 이런 여러관점으로 바라본 책이 처음이라, 재미있게 읽었다. 특히 마지막 분단국가이자 지정학적으로 강대국 사이에 끼어 있는 우리의 입장에서 더욱 더 이 책을 관심있게 바라봐야 할 것 이다.
이 책을 통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를 가지고 있음에, 국가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