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마지막 첫사랑
김빵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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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리뷰]

#21세기마지막첫사랑 #김빵 #자이언트북스 #첫사랑


나의 첫사랑은 어떤 기억으로 남아있는가? 누구를 좋아했을 때를 첫사랑으로 정의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첫사랑의 정의는 무엇일까?


이렇게 밍숭맹숭 알듯 모를듯 헤매이는 나와 달리 21세기에 처음이자 마지막 사랑을 했던 두 사람이 나온다. 뭉클한 사랑을 하는 중인지도 모르는 채, 헤어질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사랑임을 알았던 애틋한 두 사람. 명원과 양우. 둘의 첫 만남은 좋은 이끌림을 만들어낼 수는 없었을 것이다. 오히려 황당하면 황당했지. 그래도 명원은 요상한 양우를 외면할 수 없어 계속 엮이게 된다. 


어떻게 해야 경험 데이터가 채워지는 걸까. 어떤 경험이 소중한 경험으로 차곡차곡 쌓이면 좋을까. 하지만 양우는 깨닫는다. 눈에 보이는 데이터 수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걸. 명원과 양우는 앞으로는 더이상 어떻게 해도 만날 수 없겠지만 기억이 있는 한 그 마음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나의 남편과 연애 초반에 주말마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경험 데이터를 다 채웠기에 '이제는 갈 곳이 없다! 데이터는 이미 많이 쌓였다! 어느 곳도 신선하지 않다!'라고 말하고는 하는데 다시금 우리만의 새로운 경험 데이터를 계속 쌓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순간의 마음을 잘 캐치해서 이별의 순간에 깨닫지 말고 후회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바다가 있는 한 사라지지 않는 것들, 기억이 있는 한 사라지지 않는 마음. 눈에 보이는 데이터 수치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걸 그때 알았다. - P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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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여름 크리스마스 이야기숲 2
박현경 지음, 안은진 그림 / 길벗스쿨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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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리뷰]

#우리들의여름크리스마스 #박현경 #안은진 #길벗스쿨 #어린이와청소년 


6학년이라 함은, 초등학교의 최고 학년이며 내년 중학교에서는 다시 햇병아리가 될, 굉장히 오묘한 존재이다. 다 큰 마냥 말하고 행동하는 모습이 적응되지 않을 줄 알았는데 나름 귀엽다. 역시 초등학생은 초등학생. 하지만 정말로 사춘기 시기인 만큼 아이들의 고민은 더욱 커지고 깊어졌다. 어린이와 청소년, 그 어중간한 경계를 아이들은 넘어가고 있다.

 

여기 네 명의 6학년 아이들을 오늘 만났다. 준오, 찬주, 민성, 나율. 아이들은 저마다의 고민을 안고 하루하루를 헤쳐나가고 있다. 이 아이들의 마음을 따라가면서 참 많이 답답했다. 아마 어른이 된 나는 준오의 마음도, 엄마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어땠지? 나는 엄마와 어떤 관계였나? 나도 엄마 속을 썩였나? 엄마는 나에게 어떻게 대해주셨지?  


말하지 않았더니 아빠와 너무나도 오래 단절되어 있지 않았던가. 나는 그런 경험을 이미 해본 사람인데도 나의 마음을 솔직하게 타인에게 드러내고 소통하기 어려워할 때가 있다. 하나님께서 언어를 주신 이유는 소통하기 위함이고, 소통을 통해 관계를 맺고 화평을 이루기 위함임을 잘 알고 있다. 이제는 행동으로 옮길 차례다. 


아이들은 참 자연스럽고 쉽게 친구가 된다. 한 다리 건너 금방 친해진다. 서로의 이야기를 공감하고 진솔하게 터놓으며 위로받고 관계를 맺는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크리스마스 선물과 같은 사람이 된다는 것. 나에게 선물같은 사람이 있다는 것 모두 멋진 일이다.    


네 명의 아이들 앞에 멋진 크리스마스 선물이 주어지길. 그리고 우리 반 아이들에게도 저마다 꼭 맞는, 꼭 필요한 선물이 주어지기를, 더 나아가 우리 아이들이 누군가에게 기쁜 선물이 되어주기를 기대하고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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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의 아이들 꿈꾸는돌 39
정수윤 지음 / 돌베개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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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리뷰]

#파도의아이들 #정수윤 #돌베개 #디아스포라문학


세 명의 아이들. 저마다의 이유로 힘든 여정을 거쳐 결국 함께 만나게 되는 과정을 세밀하고도 담담하게 그려낸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독립하게 된다. 어머니로부터, 아버지로부터, 나라로부터(132p). 그런데 이 아이들은 독립 시기가 너무 빠르다. 가족은 아이들의 이 결정을 결국에는 따르고 도와줄 수밖에 없다. 어쩔 수 없기에. 떠나지 않으면 더더욱 고통스러운 삶이 예정되어있는 것을 알기에. 자식을 사랑하기에.


정말 마음이 욱씬, 아팠던 부분은 '어쩌면 바다라는 이름도, 누군가 지어낸 아름다운 환상에 불과한지도 몰라. 자유나 평화나, 그런 꿈같은 이름들이 늘 실체 없이 우리 곁을 스쳐 지나간 것처럼.(209p)'이라고 생각한 부분이다. 그러나 마침내 아이들은 바다의 끝자락에 다다른다. 바다인줄도 모르면서 바다에 닿았다. 바다를 처음 보는 아이들에게 바다는 파도의 소리로 인사한다.


수용소를 나오는 결정은 오래전부터 계획한 것이 아니었다. 바다, 바다를 보러가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그날 밤 결정되었다. 아이들은 수용소에서 챙겨나온 짐이 없었다. 아이들은 애초에 떠날 때 짐, 내 것이라고 할 게 없었겠구나. 수용소를 몰래 빠져나올 때, 나는 '다시 수용소로 돌아올 수 있을까?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하지?'하고 잠시 생각했다. 그러나 아이들은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가 정해주는 국적, 나라가 자유를 줄 수 있는게 아니었다는 것을, 스스로 살아갈 곳을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어도 세 명의 아이들은 잘 다독이고 이겨내며 성장할 것이다. 이 아이들의 여정에는 따뜻한 어른들이 있었다. 고양이 아저씨, 향이 아빠, 용 문신 형. 분명 여름이, 광민이, 설이 역시 좋은 사람, 다정한 어른이 될 것이다.

  

여름이는 말한다. "지긋지긋해. 누굴 믿고 따라야 하는 그런 세계에는 인정머리도 없고, 행복 같은 것도 없고, 사랑 같은 건 더더욱 없다. 그저 군림하는 강자와 시달리는 약자가 있을 뿐.(144p)"

하나님 나라는 그렇지 않은데, 굉장히 안타까웠다. 하나님을 전하는 사람들이 어떤 마음으로 전할지 와닿는 지점이었다. 이렇게 절절했을까, 안타깝고 절실했을까.

그렇지만 바로 뒷 장에 '신이라는 게 있구나. 대가를 바라지 않는 사랑이라는 게 있구나.(147p)'하고 느끼게 된다. 그리곤 결심한다. "저 믿어 볼래요. 사랑의 힘이라는걸.(148p)" 그래서 확신한다. 여름이는 사랑의 힘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다시금 북한의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정말로 강이든 산이든 건너고 싶을 때 건널 수 있는, 그런 세상(96p)이 오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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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
마야 안젤루 지음, 김욱동 옮김 / 문예출판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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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리뷰]

#새장에갇힌새가왜노래하는지나는아네 #마야앤절로 #김욱동 #문예출판사 #자전적소설 


2014년경, 리디북스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을 때 처음 알게 되었던 소설이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제대로 읽게 되다니. 세상에, 소름이다. 그로부터 10년, 마야 앤절로 타계 10주기 헌정으로 개정판이 출간되어 읽어보는 감사를 누렸다. 


처음부터 책을 죽 읽어나가기 시작했을 때는 어떻게 이렇게까지 그 어린 시절을 자세하게 기억할 수가 있을까? 그때의 상황이나 감정까지도 말이다. 자전적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자서전의 성질을 띠고 있지 않은가. 


마야 앤절로의 삶은 인간의 육신은 넝마처럼 누추할망정 영혼만은 은화처럼 빛을 내뿜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어떤 고난과 역경에서도 좀처럼 포기하지 않는 모습(6-7p)을 보여주었다.

손목에 꼬리표를 달고 먼 거리를 달려 마마의 품에 안기기까지, 그 문화 속에서 도대체 어떻게 숨통을 트이며 살아왔는지, 백인을 사람으로 생각할 수 없는 아이의 환경은 어땠을지 어렴풋이 그려졌다. 그러나 감히 공감할 수는 없었다. 


앤절로는 흑백의 인종 문제, 젠더 또는 성차와 관련한 문제, 가정이나 가족 문제를 중요한 문제로 다룬다. 앤절로는 갖가지 겹으로 둘러싸인 새장에 갇힌 새지만 절대 굴복하지 않고 새장에 갇힌 채 지내지 않으려, 자유를 찾으려 노래한다. 그 노래는 다양한 모습으로 드러난다.  


앤절로의 말에 동의하는 부분은 무엇이냐면 '나이를 먹는 것'과 '성장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누구나 그저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될 수는 있다. 그러나 성숙한 어른은 아무나 될 수 없다.  


마야 앤절로의 나머지 여섯 권도 읽어보고 싶다. 그녀의 발자취를 따라가보며 일생 동안 어떻게 노래해 왔는지 깊숙이 알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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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를 마중하러 왔어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17
박사랑 지음 / 자음과모음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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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리뷰]

#안녕,나를마중하러왔어 #박사랑 #자음과모음 #본격추리모험극 #영웅없는영웅담 #나의이름은


우리 반 아이들에게 표지를 보여주었을 때부터 "우와~!!!"하면서 읽고 싶다고 대기줄을 탄 바로 그 책, <안녕, 나를 마중하러 왔어>다. 

마침 '박사랑'이라는 이름을 가진 학생이 우리 반에도 있어서 더욱 특별하게 와닿았던 것 같다. 사랑이는 자신의 이름을 어떻게 생각할까? '사랑'이라는 말에 부담감을 가지고 있을까? 반에서 이 책을 제일 먼저 읽었던 사랑이에게 묻고 싶다.


이 이야기는 19세 고3 학생의 평범하고 지루한 하루에서 시작한다. 교실의 풍경을 보여주며 학생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소개해 주지만 정작 자신의 이름은 이야기해주지 않는다. 나는 주인공의 진짜 이름을 모른 채 조선시대로 함께 타임슬립하게 된다.


모월이는 자신에게 얽힌 미스터리를 알아내기도 하고 탐정의 역할을 하며 이런저런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그녀가 어떤 사람이든 그 옆에는 좋은 사람들이 함께하고, 도움을 주고받으며 실마리를 풀어간다. 모월이었다가 서경이었다가 나린이었던 주인공은 어떤 이름으로 불려도 그녀 자신이다. 그만의 정체성을 잃어버리지 않는다. 그러니 어떤 이름으로라도 살아갈 수 있다. 족보가 무엇이기에, 성이 무엇이기에 그리 집착한단 말인가? 


추리 모험극은 따라 추적하는 재미가 있었다. 허천군이 반한 연시는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 떠올려보기도 했다. 나린이가 갑자기 현대로 되돌아온 것은 나에게도 급작스러웠지만 그런 결말이라 더 아련하지 않았나 싶다. 반 아이들 모두 읽겠다고 난리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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