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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없는 동물원 - 수의사가 꿈꾸는 모두를 위한 공간
김정호 지음, 안지예 그림 / Mid(엠아이디) / 2021년 7월
평점 :
[서평단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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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학년 아이들과 2학기 현장체험학습으로 어디를 갈까 하다가 우연히 SNS에서 사자 바람이를 본적이 있다. '갈비사자'라는 이름으로 불릴 정도로 안타까운 모습으로 지내던 바람이가 청주동물원에 발을 딛는 모습을 보고 뭉클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이 스토리를 알려주며 청주동물원에 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7월에 답사를 가던 날은 비가 왔다. 그래서인지 사람을 한 명도 마주치지 않았다. 동물원은 고요했다. 그리고 평화로웠다. 정말로 산에 있는 동물원이라서 그런지 평지가 거의 없고 계속 올라가는 구조였다. '이 곳을 왔다갔다하면 저절로 건강해지겠는걸.' 시덥지 않은 생각을 하며 올라갔는데 꼭대기 동물병원 앞쪽에 그동안 청주동물원에서 퇴원한 동물들 이름 하나하나를 기억하며 추모관을 마련한 장소가 눈에 띄었다. 어떤 동물이든 한 마리도 소홀히 대하지 않고 소중하게 생각해주었구나, 하는 마음이 들며 여기에서 퇴원한 동물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외롭지 않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청주동물원은 우리나라 토종 야생 동물을 보호하며 우리나라 기후와 맞지 않는 동물은 데려오지 않는다는 점, 오락적인 공간이 아닌, 동물생태를 연구하고 보존하는 천연기념물 동물치료소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 참 멋지다고 생각했다. 김정호 선생님의 책을 읽다보면 동물을 생각하는 다정한 마음이 생생하게 느껴져서 이 책에 나오는 모든 동물들을 만나고 싶다고 느껴진다. 그냥 호랑이, 여우, 백로가 아니다. 나는 이제 그 동물들의 사연을 안다. 그리고 어떤 마음으로 바라봐야할지도 안다.
우리 아이들도 방학 동안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동물과 동물원에 관련된 책을 읽고 있으며 무엇을 느꼈는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서로의 생각을 나눌 것이다. 그래서 현장체험학습을 왔을 때 아이들이 동물을 바라보는 시선이 예전과는 달라진, 성숙한 시선이기를 기대한다.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청주동물원이 앞으로도 사람과 동물이 행복한 동물원, 동물들이 사라지지 않고 공존하는 동물원이 되기를, 생추어리로서의 역할을 잘 감당하길 함께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