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아내리기 일보 직전 문학동네청소년 ex 소설 1
달리 외 지음, 송수연 엮음 / 문학동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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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리뷰]

#녹아내리기일보직전 #달리 #듀나 #박애진 #최영희 #문학동네 #문학동네청소년ex #SF


책의 이름만 들어보면 녹아내려? 무엇이? 빙하가? 환경 소설인가? 여러가지 생각이 떠오르지만, 사실 이 책은 정말 골때리고 재미있는 SF소설이다. 청소년을 향하여 보편과 정상의 견고함을 의심하고 뒤흔들게 한다. -너는 너 자신으로 충분해. 너는 특별하고 빛나는 존재이니 다른 틀이나 규정에 너를 끼워맞추려고 하지 마. 어린이도 어른도 아닌 애매한 측에 속해있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그런 너희를 집중해서 지켜봐주고 격려할 거야.- 라고만 말하는 것 같은, 그들을 유쾌하게 격려하는 소설같다.


총 네 가지 단편 소설로 되어있는데, 각각의 글에서 작가들만의 개성이 뿜뿜 묻어나온다. 

내가 순혈인류임을 알게 한「지퍼 내려갔어」는 가족의 차별 속에 서러웠던 채이의 마음과, 하리보족이든 렙틸리언이든 친구가 되기에는 아무 문제 없다는 사실을 통쾌하게 보여주었다.  

「알 카이 로한」의 주인공, 정윤이는 사실 나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 아이다. 친구가 없으면서 많은 친구들에게 인기를 얻고 싶어하고, 두 명의 친구들은 진짜 친구가 아니라는 듯 구는 모습이, 송준형 아저씨에게 자신에게도 용돈 줄거냐고 물어보는 모습이 참 별로였지만 나는 정윤이의 진짜 상황을 겪어보지 않았으니 쉽게 말할 수는 없다. 어쨌든 평범한 지구인이 아닌 특별한 외계인의 후손이길 원하는 사람이라니!

로봇과 외계인과 사람과의 공존. 아니, 공존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의문을 남기게 된「자코메티」.

수우와 민하의 우정이야기. 단순한 우정이야기라기라고 하기에는 조금 더 깊고 슬프고 아프고 날카롭게 반짝거리는 무엇인가가 있다. 나는 시간 여행을 한다면 어디로 갈 것인지 고민하게 되었던 「기억의 기적」은 진실과 기억에 대해 이야기한다. 민하는 이야기한다. "난 기억이야말로 진실에 가장 가까운 것 같아." 우리는 기억에 빗대어 추억하고 옛날 이야기를 꺼낸다. 그래서 민하의 말이 맞게 다가온다. 두 친구는 영원히 만날 수 없지만 시간 여행에서 만난 그 때만으로 충분하다. 내 그리운 친구를 돌아보게 한 소설이다.


재미있는 입문용 SF 소설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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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없는 동물원 - 수의사가 꿈꾸는 모두를 위한 공간
김정호 지음, 안지예 그림 / Mid(엠아이디)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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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리뷰]

#코끼리없는동물원 #김정호 #안지예 #Mid #청주동물원 #수의사가꿈꾸는모두를위한공간


5-6학년 아이들과 2학기 현장체험학습으로 어디를 갈까 하다가 우연히 SNS에서 사자 바람이를 본적이 있다. '갈비사자'라는 이름으로 불릴 정도로 안타까운 모습으로 지내던 바람이가 청주동물원에 발을 딛는 모습을 보고 뭉클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이 스토리를 알려주며 청주동물원에 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7월에 답사를 가던 날은 비가 왔다. 그래서인지 사람을 한 명도 마주치지 않았다. 동물원은 고요했다. 그리고 평화로웠다. 정말로 산에 있는 동물원이라서 그런지 평지가 거의 없고 계속 올라가는 구조였다. '이 곳을 왔다갔다하면 저절로 건강해지겠는걸.' 시덥지 않은 생각을 하며 올라갔는데 꼭대기 동물병원 앞쪽에 그동안 청주동물원에서 퇴원한 동물들 이름 하나하나를 기억하며 추모관을 마련한 장소가 눈에 띄었다. 어떤 동물이든 한 마리도 소홀히 대하지 않고 소중하게 생각해주었구나, 하는 마음이 들며 여기에서 퇴원한 동물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외롭지 않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청주동물원은 우리나라 토종 야생 동물을 보호하며 우리나라 기후와 맞지 않는 동물은 데려오지 않는다는 점, 오락적인 공간이 아닌, 동물생태를 연구하고 보존하는 천연기념물 동물치료소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 참 멋지다고 생각했다. 김정호 선생님의 책을 읽다보면 동물을 생각하는 다정한 마음이 생생하게 느껴져서 이 책에 나오는 모든 동물들을 만나고 싶다고 느껴진다. 그냥 호랑이, 여우, 백로가 아니다. 나는 이제 그 동물들의 사연을 안다. 그리고 어떤 마음으로 바라봐야할지도 안다.


우리 아이들도 방학 동안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동물과 동물원에 관련된 책을 읽고 있으며 무엇을 느꼈는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서로의 생각을 나눌 것이다. 그래서 현장체험학습을 왔을 때 아이들이 동물을 바라보는 시선이 예전과는 달라진, 성숙한 시선이기를 기대한다.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청주동물원이 앞으로도 사람과 동물이 행복한 동물원, 동물들이 사라지지 않고 공존하는 동물원이 되기를, 생추어리로서의 역할을 잘 감당하길 함께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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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 아일랜드
김유진 지음 / 한끼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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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서평단 리뷰]

#센트아일랜드 #김유진 #한끼 #SCENTISLAND #꿈과향이영글어가는이곳


'어제 67쪽 중간까지 읽었군. 생각보다 책이 두꺼운데 오늘 오전에는 어디까지 읽을 수 있을까.'하며 읽기 시작했는데 세상에나, 점심 먹기 전 오전 시간에 후루룩 다 읽어버렸다! 옆에서 남편이 벌써 거기까지 그렇게 많이 읽었냐며 놀라워하기도 했다. 그만큼 흡입력이 엄청난 책이다. 정말 재미있고 눈앞에 퍼플섬이 보이는 듯, 향기가 아른아른 거리는 듯, 심지어 향기가 맡아지는 듯 했다. 


예전에 나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감각기관 중에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 무엇을 포기하겠는가의 대답에 나는 '후각'👃을 택했었다. 그러나 2주일 정도 냄새를 맡지 못하면서 음식을 먹으니 세상 모든 재미를 다 잃은 느낌이었다. 먹는 것이 하나도 재미 없고 식욕도 돌지 않으면서 정말 죽겠구나 싶었다. 그 일 이후로 하나님께서 주신 감각기관 중에 소중하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다! 라고 주장하게 되었던 기억이 있다. 


비염도 있고 감기도 자주 걸리며 후각이 뛰어나지 않은 나는 센트 아일랜드의 인턴 연구원이 되겠다는 꿈조차 꾸지 않겠지만, 센트 아일랜드에 선하고 멋진 사람들이 많은 연구를 해서 실제로 센트 월드와 같은 곳이 생겨 사람들에게 기쁨과 추억을 선사해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엄마가 실명이 되기까지 많은 비밀과 암투가 있었을 것이고, 인턴 시험을 보면서 엄청난 비밀들이 파헤쳐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평화롭고 시시하게 마무리 되는 것 같아 으읭? 했지만 역시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다린이가 인턴으로 1년 동안 지내면서 펼쳐질 이야기들을 암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윤기 회장이 왜그렇게까지 다린이를 경계하는지 더 큰 이유가 있을 것이라 짐작한다.    

진짜 재미있게 읽었다. 우리 반 아이들에게 강력 추천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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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마지막 첫사랑
김빵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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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리뷰]

#21세기마지막첫사랑 #김빵 #자이언트북스 #첫사랑


나의 첫사랑은 어떤 기억으로 남아있는가? 누구를 좋아했을 때를 첫사랑으로 정의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첫사랑의 정의는 무엇일까?


이렇게 밍숭맹숭 알듯 모를듯 헤매이는 나와 달리 21세기에 처음이자 마지막 사랑을 했던 두 사람이 나온다. 뭉클한 사랑을 하는 중인지도 모르는 채, 헤어질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사랑임을 알았던 애틋한 두 사람. 명원과 양우. 둘의 첫 만남은 좋은 이끌림을 만들어낼 수는 없었을 것이다. 오히려 황당하면 황당했지. 그래도 명원은 요상한 양우를 외면할 수 없어 계속 엮이게 된다. 


어떻게 해야 경험 데이터가 채워지는 걸까. 어떤 경험이 소중한 경험으로 차곡차곡 쌓이면 좋을까. 하지만 양우는 깨닫는다. 눈에 보이는 데이터 수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걸. 명원과 양우는 앞으로는 더이상 어떻게 해도 만날 수 없겠지만 기억이 있는 한 그 마음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나의 남편과 연애 초반에 주말마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경험 데이터를 다 채웠기에 '이제는 갈 곳이 없다! 데이터는 이미 많이 쌓였다! 어느 곳도 신선하지 않다!'라고 말하고는 하는데 다시금 우리만의 새로운 경험 데이터를 계속 쌓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순간의 마음을 잘 캐치해서 이별의 순간에 깨닫지 말고 후회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바다가 있는 한 사라지지 않는 것들, 기억이 있는 한 사라지지 않는 마음. 눈에 보이는 데이터 수치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걸 그때 알았다. - P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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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여름 크리스마스 이야기숲 2
박현경 지음, 안은진 그림 / 길벗스쿨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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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리뷰]

#우리들의여름크리스마스 #박현경 #안은진 #길벗스쿨 #어린이와청소년 


6학년이라 함은, 초등학교의 최고 학년이며 내년 중학교에서는 다시 햇병아리가 될, 굉장히 오묘한 존재이다. 다 큰 마냥 말하고 행동하는 모습이 적응되지 않을 줄 알았는데 나름 귀엽다. 역시 초등학생은 초등학생. 하지만 정말로 사춘기 시기인 만큼 아이들의 고민은 더욱 커지고 깊어졌다. 어린이와 청소년, 그 어중간한 경계를 아이들은 넘어가고 있다.

 

여기 네 명의 6학년 아이들을 오늘 만났다. 준오, 찬주, 민성, 나율. 아이들은 저마다의 고민을 안고 하루하루를 헤쳐나가고 있다. 이 아이들의 마음을 따라가면서 참 많이 답답했다. 아마 어른이 된 나는 준오의 마음도, 엄마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어땠지? 나는 엄마와 어떤 관계였나? 나도 엄마 속을 썩였나? 엄마는 나에게 어떻게 대해주셨지?  


말하지 않았더니 아빠와 너무나도 오래 단절되어 있지 않았던가. 나는 그런 경험을 이미 해본 사람인데도 나의 마음을 솔직하게 타인에게 드러내고 소통하기 어려워할 때가 있다. 하나님께서 언어를 주신 이유는 소통하기 위함이고, 소통을 통해 관계를 맺고 화평을 이루기 위함임을 잘 알고 있다. 이제는 행동으로 옮길 차례다. 


아이들은 참 자연스럽고 쉽게 친구가 된다. 한 다리 건너 금방 친해진다. 서로의 이야기를 공감하고 진솔하게 터놓으며 위로받고 관계를 맺는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크리스마스 선물과 같은 사람이 된다는 것. 나에게 선물같은 사람이 있다는 것 모두 멋진 일이다.    


네 명의 아이들 앞에 멋진 크리스마스 선물이 주어지길. 그리고 우리 반 아이들에게도 저마다 꼭 맞는, 꼭 필요한 선물이 주어지기를, 더 나아가 우리 아이들이 누군가에게 기쁜 선물이 되어주기를 기대하고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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