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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눈썹, 혹은 잃어버린 잠을 찾는 방법 - 도서부 친구들 이야기 ㅣ 꿈꾸는돌 37
최상희 지음 / 돌베개 / 2023년 9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서평단 리뷰]
세 명의 친구들이 나온다. 차미, 오란, 녹주(이름도 예쁘다).
차미와 오란은 원래부터 같은 도서부로 친구였다. 녹주는 잃어버린 속눈썹을 의뢰하러 차미를 찾아왔다가 친구가 되었다. "너! 오늘부터 내 친구가 돼라."라고 이야기하지 않았는데도 세 명이 자연스럽게 계속 관계를 이어가고 서로에게 스며드는 모습을 보면서 아, 이렇게도 친구가 될 수 있구나, 했다. 너무 뜨겁지는 않은, 그러나 서로를 생각하는 다정한 마음으로 세 친구는 지낸다. 둘에서 셋으로, 너무 당연스럽게, 상냥하게. 나는 이렇게 친해져본 친구가 있었나?
도서관, 고양이, 친구. 모두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다.
내가 고등학생 때까지 지냈던 곳은 시골에 가까워서 동네에 도서관이 하나밖에 없었다. 책에 나오는 도서관과는 이미지가 많이 달랐지만 고등학교 시절 내내 도서관에 파묻혀 오래된 책냄새를 맡던 시간들이 덕분에 떠올랐다. 그것도 기분 좋게, 몽글몽글, 푸릇푸릇하게.
엄마가 돌보는 유기묘와 유기견들이 생각난다. 그렇지, 세상에는 생각보다 동물들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지. 엄마만 해도 그렇네. 우리 엄마 참 대단한 사람이네. 그 어쩔 수 없는 다정함에 오늘도 엄마를 떠올린다.
생각해보면 여기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아주 가볍지는 않다. 유기묘나 버려지는 동물들, 학생들의 거침없는 건의, SNS 혐오 표현, 익명성 문제가 연관되어 떠올랐는데 그 어느 사건도 얼토당토 않게, 또는 난폭하거나 차가운 시선으로 끝나지 않는다.
차미는 잠을 잃어버렸다. 불면증이다. 그저 잠을 자지 않을 뿐이지, 일상 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다. 차미는 왜 잠을 잃어버리게 되었을까? 혼자 자는 것에 대한 무서움? 걱정? 어쨌든 차미가 도서부에 들어가게 된 이유는 밤새 책을 많이 읽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차미는 잃어버린 잠을 찾았을까? 차미가 찾은 방법은 무엇이었을까?
도서부의 유서 깊은 행사, '책의 밤'은 우리 학교에서도 진행해보고 싶은 프로그램이다. 밤새 옹기종기 모여 책을 읽으며 꾸벅꾸벅 잠들어가는 행사에 과연 몇 명이나 올 것인가^^...? 그래도 기회가 된다면 꼭 해보고 싶다. 나도 차미, 오란, 녹주의 네 번째 친구가 되어 함께 밤을 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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