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 학교
카롤린 로크 지음, 그레구아르 마비르 그림, 박정연 옮김 / 진선아이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카롤린 로크 작가가 글을 쓰고

그레구아르 마비르 작가가 그림을 그린

<늑대 학교>는 

<L'ecole des loups>의 한국어판으로

신간 그림책입니다. 

판권 페이지를 보니 

원서도 2020년에 출간되었는데

한국어판 번역본도 아주 빠르게 출간이 되었네요. 


반듯하게 놓인 책상과 의자에 바르게 앉아서 

책을 펴고 열심히 보고 듣는 학생들의 모습, 

'학교'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라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싶은데

이 그림책의 표지를 보니 뭔가 좀 수상합니다.  

뭔가 굉장히 엉망인 느낌이랄까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올해는 코로나로 

새 학기가 시작되어도 입학식은커녕

제대로 된(?) 학교생활조차 하지 못해

아이들과 부모님들, 선생님들까지 모두에게

아주 힘든 한 해였는데요. 

그림책 속에선 무사히(?) 

새 학기가 시작되었나 봅니다. 

꼬마 늑대 루피오가 처음으로 학교에 간다고 해요. 



교육에 아주 관심이 많은 늑대네 부모님.. 

하지만 책 읽고, 글 쓰고, 셈하는 법을 배우면

얼마 멋지고 재미난 일들을 할 수 있는지

(이 부분은 사실 저도 생각지 못했던 부분이었는데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정말 멋져 보였답니다.) 

해보지 못했고, 가보지 못했는데도 

잘 알고 있는 루피오보다 

루피오의 부모님은 잘 모르는 것 같아요. 

루피오의 생각보다는

부모님 기준의 교육관이 더 중요해 보입니다. 


결국.. 루피오는 부모님과 함께

<진짜 학교>가 아닌 <늑대 학교>란 곳을 가기 위해 

새벽에 집을 나섭니다. 

아주 깊은 숲속, 컴컴하고 무시무시한 곳에 있는,

믿기지도 않고, 흉내 낼 수도 없는,

설명할 수도 없는 바로 그곳에 도착한 

꼬마 늑대 루피오!

루피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는

그림책으로 확인해 보세요. 


일정한 목적ㆍ교과 과정ㆍ설비ㆍ제도 및 법규에 의하여 

계속적으로 학생에게 교육을 실시하는 기관을 뜻하는 '학교'

그리고 학문이나 기술을 배우고 익힘을 뜻하는 '공부'

국어사전에서는 '학교'와 '공부'를

이렇게 정의하네요. 


저또한 한때는 학생으로 '학교'를 다녔고

그곳에서 '공부'란 것을 했는데

나는 어떤 학교를 다녔고, 어떤 공부를 했는지

잠시 생각해 보게 됩니다. 


학교는 아니지만.. 

저는 여전히 '공부'란 것을 하고 있는데요

(저는 지금.. <그림책>을 공부하고 있거든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공부는 

내게 어떤 의미일까도 생각해 봅니다. 

적어도 이 공부는 지금의 저를

아주 열정적이고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 준 건 확실한 것 같아요. 


그림책을 보며 진정한 '학교'와 '공부'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이 그림책을 보니 올해 읽었던

김영민 교수의 <공부란 무엇인가>도 생각납니다. 

혹, 아직 못 보셨다면 함께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의 할망 반달 그림책
정은진 지음 / 반달(킨더랜드)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주도, 

한반도의 남서 해상에 있는 한국 최대의 섬!


처음 제주도를 방문했던 것이 20대 초반, 

그 후 주로 여름과 초가을 사이에만

제주도를 방문해서인지

제게 제주도의 모습은 딱

그 계절의 모습 정도랍니다. 


그림책으로 제주의 모습을 

살짝 만나보긴 했지만 그 모습도 

푸르고 푸른 바다의 모습을 주로 만났었네요. 




얼마 전에 출간된 정은진 작가님의 

<나의 할망>을 받아 들고 보니

우선 표지에 오래오래 눈이 갔습니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색감의 그림이었거든요. 


표지에 살짝 들어간 후가공들과

제목자 컬러, 그리고 면지의 컬러까지

개인적으로 너무너무 좋아하는 컬러였고요. 

이 그림책은 늦가을부터 겨울을 맞이하는

제주의 풍경을 담고는 있지만

그림이 아주 차지 않고, 오히려 따스하게 느껴집니다. 


작업하는 동안, 할머니가 나의 세상이었다고..

할머니를 위해서 존재할 수 있었기에

기뻤다고 하는 작가님의 말에

내지를 보기도 전에 많이 뭉클했습니다. 



태어나 자란 곳에 대한 추억들은

저마다 조금씩 다를 텐데요. 

그곳의 자연과 그곳에서 함께 시간을 보낸

소중한 가족과의 기억을 

이렇게 따뜻한 그림책으로 엮어낼 수 있다니

새삼 '그림책 작가'님들이 부러워집니다. 


이 그림책은 딱.. 지금,

제주도에서 펼쳐보면 

더없이 좋을 것 같은 그림책이네요. 

딱 제주도에서 함께 인증샷을 찍고 싶은 그림책이랄까요? ^^


그림책을 보며, 또 다른 그림책 

<물개 할망>, <엄마는 해녀입니다>도 생각났고, 

영화 <계춘할망>도 생각납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또 또 또! 수요일 킨더랜드 이야기극장
이승민 지음, 윤태규 그림 / 킨더랜드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야기 속에서 등장인물이 

일정한 시간을 계속 반복하며 겪게 되는 

상황을 다루는 영화를 

'타임 루프 영화'라고 하죠. 

제가 본 영화로는

<If Only, 2004>, <Edge of Tomorrow, 2014>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2016>

<해피 데스데이, 2017> 정도가 생각나네요. 

이 영화들은 비슷한 형식이라도

소재를 달리해서 

그 해결 과정(?)이 무척 흥미로워

재미있게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신간 이야기책인 <또 또 또! 수요일>은

제목에서도 살짝 알 수 있듯이

똑같은 시간과 장소가 반복되는 이야기를 담은

'타임 루프' 형식을 띄고 있어요. 


그리 두껍지 않은 책이라

금세 읽을 수 있었는데요

아주 재밌네요. 


사실, 그림책을 더 좋아하지만

가끔씩 보게 되는 이야기책도 

읽는 재미가 있어서 

그림책과는 또 다른 느낌이에요. 

이제는 벌써 마흔이 넘어가는 적지 않은 나이인데도

보는 동안은 잠시 내 어린 시절이 떠올라서

추억에도 젖게 되고요. 


책 속 주인공인 선애의 

반복되는 난감한 상황들을 

계속 글로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이렇게 하면 어떨까?', '아니, 이렇게 해야지!'

하며 혼잣말로 훈수도 두게 되는데요. 

결국 중요한 것은 

모든 일의 완벽한 해결이 아니라

잊고 있었던, 놓치고 있었던, 꼭 해결해야 했었던

그런 일을 깨닫게 한다는 것에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 이 시간, 

그리고 오늘 하루는

영화나 책에서처럼 절대 반복되지는 않아요. 

흘러가면 다시 오지 않을 시간이란 걸 알면서도

늘 허투루 보내고 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나기가 내렸어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68
윤정미 지음 / 시공주니어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제부터 날이 흐리더니

늦은 가을비인 듯, 이른 겨울비인 듯

오늘은 종일 흐리고 비가 오네요. 


오늘 날씨에도 딱 어울리는

윤정미 작가님의 <소나기가 내렸어>는

시공주니어의 신간,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입니다. 




표지에는 숲속 배경 가운데에

두 아이가 우산을 가지고 서 있어요. 

한 아이는 아주 밝고 경쾌한 느낌의

우산과 겉옷을 입었고, 

또 다른 아이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온통 흐린 회색 톤입니다. 

그 아래 가느다란 먹색의 제목자가

표지에 꾹~ 내려앉았어요. 


표지의 한 아이와 같은 회색 톤의 앞면지를 지나니

하늘도 먹구름이 가득하고 한바탕 비가 내리네요. 

그리고 끄트머리에 살짝 보이는 

1학년 민호의 시험지에는 역시, 비가 잔뜩 내렸어요. 

받아쓰기 빵점.. ㅠㅠ


속표지를 얼른 넘겨보니

표지 속 두 아이가 다시 등장합니다

(바로 민호와 민지, 남매였군요. )

함께 집에 가는 길..

하지만 두 아이의 표정과 행동은 사뭇 다릅니다. 

이유는 알 것 같아요. 

민호는 소나기가 잔뜩 내린 빵점 시험지 때문이지요. 

민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동생 민지는 해맑기만 합니다. 

우산을 활짝 펴들고는 

물장구를 치고, 지나가는 개미 구경에 신이 났고, 

잠깐 쉬어가는 숲에서는 

하트 모양의 하늘에도 푹 빠졌습니다. 

(사실, 이 부분이 어쩌면 저만 신난 게 아니라

걱정 한가득인 오빠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축축한 마음은 햇볕에 쨍쨍 말리라고, 

주변의 작은 것들을 보며 걱정 따윈 날려버리라고

위로하는 민지의 마음일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답니다.

뒤늦게야 '아!'하고 무릎을 쳤죠. ^^;;)





그렇게 두 아이가 집으로 돌아오고

아니나 다를까 민호의 걱정대로

엄마는 한숨을 내쉬고 

그 앞에 앉은 민호는 세상 불편한 표정이네요. 

눈을 한껏 내리고, 두 손으로 

구부린 다리와 발을 잡은 모양이

세상 가여워 보이기도 해요. 

그런데 이 그림책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다음 장면입니다. 

아... 이렇게 멋진 동생이라니요.

민지 덕분에 엄마도 피식, 민호도 함빡 웃습니다. 

그리고, 뒷면지 역시 활짝 개어 

그림책은 끝이 납니다. 


작가님은 어린 시절, 뭐 하나 잘 하는 것 없이

걱정만 한가득이었다고 말합니다. 

시간이 흘러 나이가 들어도 

걱정은 사라지지 않고 더 많아졌지만 

그럴 때면 주변의 자연과 아주 작은 것들에

잠깐 동안 걱정을 잊곤 한다고요. 

그리고 말하지요. 

힘들 때 눈길만 살짝 돌려 보라고요. 

내 주변에서, 내 안에서 작은 행복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고요. 


그림책 속 사랑스런 두 아이 모습에

저도 함께 웃고, 마음이 사르르 녹았어요. 

밖은 아직 비가 오고 흐리지만

마음은 맑게 개었고, 반짝이기까지 합니다. 

이 이야기는 아이들과 꼭 함께 보면 좋겠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난 하나도 괜찮지 않아 킨더랜드 이야기극장
박보람 지음, 고정순 그림 / 킨더랜드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킨더랜드 이야기극장 시리즈의 신간인

<난 하나도 괜찮지 않아>는

SNS에서 먼저 접하고

그림 작가님에 좀 더 눈이 갔던 책입니다. 

(고정순 작가님에 대한 팬심이 컸죠.. ^^) 


"나는 불행한 아이다"로 시작해

"오늘도 나는 일없다"로 끝나며

9개의 목차를 가진 이 책은 

식당을 하는 엄마와 단둘이 살아가는

자람이의 이야기입니다. 




작은 갈빗집을 하느라 늘 바쁘고,

나를 위한 방 하나도 만들어 주지 않는

엄마 때문에 첫 번째로 불행하고

엄마와 이혼해 함께 살지 않는 

아빠 때문에 두 번째로 불행하고

이상한 말투도 싫고, 

툭하면 잔소리를 늘어놓는

조선족 이화 아줌마 때문에 

세 번째로 불행하다는 자람이의 이야기는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나도 모르게 스르륵 빠져드는데요. 

이야기 속 자람이와 함께 속상해하고, 

함께 고민하고, 함께 두근두근하고, 

함께 창피해하고, 함께 마음이 무겁다가

급기야 복잡한 감정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장면에서는

함께 외치기까지 합니다. 

"저는 하나도 괜찮지 않아요."라고요. 


책장을 넘기면서

내 어린 시절, 그때의 나에게도

괜찮지 않았던 일들이 자연스레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이젠 어른이 되어서일까요?

그때는 괜찮지 않았던 일들이

지금은 웃으며 회상하게 되네요.


정말 괜찮지 않은 일 투성이의

하루하루 속에서 이 책의 마지막이 

"오늘도 나는 일 없다."여서 정말 다행입니다. 

이제는 괜찮다고.. 내일도 괜찮을 거라고

씩씩하게 말하는 자람이라서

정말 다행이었고요. 


괜찮지 않은 아이들을 위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는....

한참 써 놓은 문단을 삭제할까 말까

고민하기도 했지만 

스스로 불행한 아이라고 여기는 

어린이 독자들에게 이 책을 빌려 

"너는 괜찮아질 거야. 너는 분명 행복해질 거야."

라고 이야기하고 싶었다는 

글 작가님의 말이 참 따스하고 인상적이었어요. 

또, 그림책보다는 그림의 비중이 

그리 크지 않은 이야기책이지만

고정순 작가님의 그림이 이 책에서는 

더 따스하고 사랑스러워 보여 좋았고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