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가 내렸어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68
윤정미 지음 / 시공주니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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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부터 날이 흐리더니

늦은 가을비인 듯, 이른 겨울비인 듯

오늘은 종일 흐리고 비가 오네요. 


오늘 날씨에도 딱 어울리는

윤정미 작가님의 <소나기가 내렸어>는

시공주니어의 신간,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입니다. 




표지에는 숲속 배경 가운데에

두 아이가 우산을 가지고 서 있어요. 

한 아이는 아주 밝고 경쾌한 느낌의

우산과 겉옷을 입었고, 

또 다른 아이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온통 흐린 회색 톤입니다. 

그 아래 가느다란 먹색의 제목자가

표지에 꾹~ 내려앉았어요. 


표지의 한 아이와 같은 회색 톤의 앞면지를 지나니

하늘도 먹구름이 가득하고 한바탕 비가 내리네요. 

그리고 끄트머리에 살짝 보이는 

1학년 민호의 시험지에는 역시, 비가 잔뜩 내렸어요. 

받아쓰기 빵점.. ㅠㅠ


속표지를 얼른 넘겨보니

표지 속 두 아이가 다시 등장합니다

(바로 민호와 민지, 남매였군요. )

함께 집에 가는 길..

하지만 두 아이의 표정과 행동은 사뭇 다릅니다. 

이유는 알 것 같아요. 

민호는 소나기가 잔뜩 내린 빵점 시험지 때문이지요. 

민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동생 민지는 해맑기만 합니다. 

우산을 활짝 펴들고는 

물장구를 치고, 지나가는 개미 구경에 신이 났고, 

잠깐 쉬어가는 숲에서는 

하트 모양의 하늘에도 푹 빠졌습니다. 

(사실, 이 부분이 어쩌면 저만 신난 게 아니라

걱정 한가득인 오빠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축축한 마음은 햇볕에 쨍쨍 말리라고, 

주변의 작은 것들을 보며 걱정 따윈 날려버리라고

위로하는 민지의 마음일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답니다.

뒤늦게야 '아!'하고 무릎을 쳤죠. ^^;;)





그렇게 두 아이가 집으로 돌아오고

아니나 다를까 민호의 걱정대로

엄마는 한숨을 내쉬고 

그 앞에 앉은 민호는 세상 불편한 표정이네요. 

눈을 한껏 내리고, 두 손으로 

구부린 다리와 발을 잡은 모양이

세상 가여워 보이기도 해요. 

그런데 이 그림책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다음 장면입니다. 

아... 이렇게 멋진 동생이라니요.

민지 덕분에 엄마도 피식, 민호도 함빡 웃습니다. 

그리고, 뒷면지 역시 활짝 개어 

그림책은 끝이 납니다. 


작가님은 어린 시절, 뭐 하나 잘 하는 것 없이

걱정만 한가득이었다고 말합니다. 

시간이 흘러 나이가 들어도 

걱정은 사라지지 않고 더 많아졌지만 

그럴 때면 주변의 자연과 아주 작은 것들에

잠깐 동안 걱정을 잊곤 한다고요. 

그리고 말하지요. 

힘들 때 눈길만 살짝 돌려 보라고요. 

내 주변에서, 내 안에서 작은 행복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고요. 


그림책 속 사랑스런 두 아이 모습에

저도 함께 웃고, 마음이 사르르 녹았어요. 

밖은 아직 비가 오고 흐리지만

마음은 맑게 개었고, 반짝이기까지 합니다. 

이 이야기는 아이들과 꼭 함께 보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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