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고, 던지고, 달리는 야구의 모든 것 반갑다 사회야 17
김성호 지음, 박재현 그림 / 사계절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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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야구는 가장 사랑받는 스포츠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국가대표 경기에서는 축구의 인기가 높으나 국내 프로경기를 포함하면 축구는 야구를 따라오지 못한다. 축구가 공 하나만 있으면 경기가 가능할 정도로 룰이 단순하고 직관적인 데 반해 야구는 꽤나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룰들도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야구를 더 좋아하는 것은 확실히 좀 특이한 것 같다. 우리보다 야구를 더 좋아하는 일본은 말할 것도 없다.


아이는 아빠와 캐치볼을 하는 것으로 야구를 처음 접했다. 공을 던지고 받고 가끔 배트로 치는 것을 좋아하는 것에 비하면 실제 프로야구 경기를 보거나 이에 관심을 갖는 것에는 그다지 흥미가 없다. 그래서 바로 이 책 <치고, 던지고, 달리는 야구의 모든 것>을 아이에게 권한다.



이 책은 야구의 룰을 설명하는 책은 아니다. 아이들 대상으로 쓰여진 책이 복잡한 야구 룰만 설명하다가는 아마 아이들 독자들은 다 나가 떨어질 것이다. 야구는 그만큼 룰이 어렵고 많기 때문이다. 딱딱한 룰 대신 야구의 역사와 국내 프로야구 선수, 그리고 야구의 빛과 그림자,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 흥미로운 이야기 위주로 설명이 되어 있다.



시작은 메이저리그에서 유명한 이른바 '염소의 저주' 이야기이다. 시카고 컵스라는 팀의 오래된 저주인 이것은 1975년 야구장에 애완 연소를 가져갔다가 쫓겨난 한 관중이, 앞으로 시카고 컵스는 영원히 우승하지 못할 것이라고 저주를 퍼 부운 것에서 유래되었는데, 실제로 그 후 수십년 동안 그 팀은 우승을 하지 못했다. 마지막 우승해인 1908년 이후 다시 우승을 한 것은 108년이 지난 2016년도였다. 그 사이 구단은 사실상 염소의 저주를 인정하면서 이를 풀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했다고 한다.



 <치고, 던지고, 달리는 야구의 모든 것>에는 야구의 룰을 상세히 다루지는 않지만, 몇 가지 불문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가령 우리팀 선수가 상대팀 투수의 공에 맞거나 상대팀으로부터 수모를 당했을 때는 이를 갚아 준다는 것 말이다. 2006년 1회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에서 일본의 이치로 선수가 한국이 앞으로 30년 동안 일본을 이기지 못하겠다고 한 발언에 대해 실제 시합에서 우리 배영수 투수가 이치로의 엉덩이를 맞춘 것은 이에 대한 사례이다.(실제로 이치로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국팀을 겨냥한 게 아니라 그냥 일본과 붙는 모든 팀이 30년 동안 일본을 이길 수 없겠구나 생각할 정도로 강한 인상을 주겠다는 말이었다고 한다)


또한 가끔 프로야구에서 보게 되는 벤치 클리어링이 발생했을 때는 모든 선수가 일단 경기장 안으로 나가야 된다는 것이 있다. 만약 이를 어기면 벌금을 물고 팀 내에서 따돌림을 당한다고 한다. 실제 벤치 클리어링 발생시 싸움에 가담하지 않더라도 많은 선수들이 몰려서 뒤엉키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런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우리나라의 야구 역사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특히 국내 프로야구가 처음 시작하게 된 역사적 동기를 살펴보면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시구 장면을 그림으로 보여주는 장면은 꽤나 사실감 있고 재미있다. 독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스포츠로 돌리려는 전두환의 검은 의도로 시작된 우리나라 프로야구는 그 시작의 이유야 어떻든간에 27여 년이 흐른 지금 가장 사랑받는 스포츠로 성장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우리는 TV 중계를 통해 프로야구 선수들의 화려한 면면을 보고 있지만 사실 우리가 모르는 프로야구의 어두운 그림자도 있다. 그것은 2군 또는 연습생 신분의 선수들이다. 신인 드래프트를 받지 못하고 각 구단에서 1년에 한 번 모집하는 연습생에 지원하여 어렵게 합격한 연습생 선수(이른바 신고 선수)들은 언젠가 정식 선수가 된다는 희망을 가지고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잘 아는 박경환, 서건창, 장종훈 같은 스타선수들도 모두 연습생 출신이라는 사실은 이들에게 더욱 포기할 수 없는 희망을 갖게 한다.



마지막으로 야구선수들의 아름다운 일화를 들려주는데, 한 때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투수였다가 2011년 짧은 생을 마감한 고 최동원 선수의 이야기도 있다. 그는 당시 최고의 대우를 받는 선수였기 때문에 선수 복지나 인권에 특별히 나설 필요가 없었지만 그는 자진해서 동료들의 권리를 위해 노력했다. 비록 그의 생전에 그 뜻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그의 노력은 9년 뒤인 1999년 드디어 프로야구 선수협회가 만들어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어렵게 접근하면 한없이 어려운 것이 스포츠이다. 그 중 특히 야구는 관심없는 사람에게 관심을 갖도록 만들기 참으로 어려운 스포츠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서 야구를 단지 스포츠로만 접근할 게 아니라 그와 관련된 이야기와 감동적인 스토리를 곁들여서 말한다면 어린 친구들에게도 성공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면에서  바로 이 책 <치고, 던지고, 달리는 야구의 모든 것>은 이제 막 야구를 시작할 어린 친구들에게 꼭 맞는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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