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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 가위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ㅣ 책고래마을 11
용달 글.그림 / 책고래 / 2016년 11월
평점 :
아이들에게 아주 좋은 책 같다.
건이에게는 학교 가는 길이 아주 멀게 느껴졌다.
왜냐하면 학교는 숙제도 많고 재미없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교 가기가 싫어서 학교 가는 길도 멀게 느껴진 것이다.
그런데 건이에게는 마법가위가 있었다.
마법가위로 시계를 싹둑 잘라버리고
교문을 자기가 원하는 몬스터로 꾸몄다.
선생님을 가둬버리고 수업을 안 하니까 신이 나서 친구들과 신나게 놀았다.
그러나 엄마가 건이를 불렀을 때 건이가 꿈에서 깨서 학교갈 준비를 하게 되는데
마법가위를 가방에 넣어서 이번에는 무슨 재밌는 일을 꾸밀지 생각하는 것 같다.
나도 학교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그림이 그려져 있었으면 좋겠다.
또 내가 학교를 만든다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와 여러 놀이시설을 많이 그리고 만들 것이다.
초등학교 2학년인 아이의 감상평이다.
요즘 아이들에게는 건이의 가위같은 마법가위가 하나씩 필요하다. 물론 이것은 요즘 아이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누구나 어릴 적 이와같은 상상을 하면서 흡족해 하지 않았던가.

학교가는 길이 멀게만 느껴지던 건이는 자기가 가지고 있던 마법가위로 학교를 잘라내기 시작한다. 싫어하는 것은 모두 잘라버리고 건이와 친구들이 놀 수 있는 놀이터로 학교를 바꿔버린다.
건이를 매일 지각대장으로 만드는 시계를 먼자 싹둑 자르고,
학교 교문을 몬스터 그림으로 바꿔 버리며, (여기는 아이들만 들어올 수 있다)
책상과 의자도 자르고,
이날 하루는 선생님들도 쉬도록 한다.


놀이터로 바뀐 학교에서 아이들은 신나게 논다.
모두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싱글벙글 논다.

그러나 엄마가 건이를 부르면서 이 신나는 상상은 깨져버리고 이내 다시 현실로 돌아오지만
책가방에 마법가위를 집어넣는 모습에서
현실에서도 이를 사용하고 싶어하는 건이의 희망을 짐작할 수 있다.
책 시작 전 그림에서, 건이는 이런저런 숙제에 지쳐 자기가 좋아하는 몬스터 그림을 그리다가 책상에 엎드려 잠이 들어 있다. 그리고 책상에는 가위도 놓여져 있다. 결국 이 모든 것은 건이의 꿈속에서 이뤄진 일이며 엄마가 부르는 소리에 잠이 깨버린 현실에서의 건이는 오늘도 여전히 학교갈 준비를 하는 평범한 일상 속에 있다.

현실에는 마법가위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냉엄한 진실이 있기 때문에, 책상에 엎드려 잠이 든 건이의 뒷모습은 그래서 더 애처로운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비록 마법을 부리는 가위 같은 건 이 세상에 없지만, 부모는 아이에게 마법과 같은 존재가 되어 줄 수는 있다. 우리 아이들의 고민과 고충을 이해하고 같은 눈높이에서 그들을 바라본다면, 건이가 더이상 책가방에 가위를 넣고 다닐 필요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