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레아 타임스 - 외국인이 본 신기한 100년 전 우리나라
이돈수.배은영 지음, 토리아트 그림 / 제제의숲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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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평소 책이나 TV, 유튜브 등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우리나라의 옛날 사진이나 영상을 접하곤 한다. 특히 인터넷의 발달로 디지털화된 과거 자료들을 더욱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환경이 되었기 때문에 이제는 본인의 의지에 따라 매우 희귀한 자료들까지도 비교적 쉽게 볼 수 있는 시대이다.


하지만 생성형 AI의 보편화로, 조작된 사진과 영상이 범람하는 부작용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요즘 세상에 출처가 분명하고 믿을만한 자료를 모아볼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커다란 이득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이득을 얻을 수 있도록 해 주는 책이 바로 <꼬레아 타임즈>라고 할 수 있다.



제국 열강들의 간섭과 침략이 절정이던 조선 말기부터 일제식민 시기까지의 우리나라 상황을 그림과 사진으로 설명하는데, 모든 자료들이 그동안 많이 봐오던 것들이 아닌, 작가가 개인적으로 수집하고 소장하던 것들이라 더욱 가치가 있고 소중해 보인다.







불과 백수십년 전만해도 우리나라는 문명화가 뒤처진 약소국으로 주변 열강들의 침략과 간섭에 온갖 설움을 다 받아야 했었다. 이런 역사는 교과서나 여러 매체를 통해 꾸준히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 국민이라면 누구나 그때의 상황과 참상을 이미 모두 이해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 소개된 그림과 사진들은 모두 처음 보는 것으로 그간 봐온 것들에 비해 훨씬 더 적나라하고 사실적이며 객관적이어서 우리에게 더욱 충격적일 수밖에 없다.



책에 소개된 많은 그림과 사진들은 대부분 프랑스, 영국, 미국 등 당시 서양 열강들의 신문 지면을 통해 공식적으로 발행된 것들이다.



그림으로 표현된 것들은 서양의 화풍을 그대로 따랐기 때문에 우리가 우리의 방식으로 표현한 것들에 비해 상당히 이질적으로 느껴진다. 또한 우리에 대해 기술한 너무나도 객관적인 그들의 묘사에는 참담함과 불쾌함을 너머 부끄러움마저도 생기게 된다.




나는 조선의 국모다 라는 멘트는 우리이게 명성황후의 비장함과 절개를 느끼게 해 주지만, 사건의 현장에서 빚어진 현실 속 참극은 사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의 분노를 일게 하는데, 프랑스 신문에 보도된 당시의 삽화는 이를 적절하게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아니, 많이 순화한 것일 수도 있다)




우리 국민이라면 더욱 치를 떨 수밖에 없는 이 한 점의 삽화는 명성황후가 그녀의 신분에 어울리게 우아하게 죽은 것이 아니라는 팩트를 뼈져리게 각성케 한다.


또한 조선의 호텔이 마치 돼지우리 같다는 미국 주간지 <하퍼스 위클리>의 기사는 우리가 볼 때 매우 불쾌하고 기분나쁘지만, 이게 그들의 눈에 비친 고된 우리 삶의 현실이었기 때문에 싫어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당시 백인 우월주의와 제국주의의 시각으로 우리를 바라보던 그들의 시각부터 잘못되어 있었다는 점 역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꼬레아 타임즈>는 초등학생 대상의 책이지만 대한민국 성인이라면 더욱 필수적으로 봐야할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모든 사진과 그림이 처음 보는 것들이라 단순히 신선하다는 사실 외에도 당시의 상황이 서양의 시각으로 표현되고 해석된 자료들이라는 점에서 우리가 몰랐던 우리의 모습을 비로소 제대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초등학생의 학습용으로서의 기능도 충실히 하고 있다. 초등학생 눈높이에 맞는 쉽고 자세한 설명 뿐 아니라 필요한 경우 오려서 사용할 수 있도록 별도의 부록을 제공하는 점 역시 훌륭하다.




<꼬레아 타임즈>의 많은 사진과 삽화들은 주관적인 감정을 쏙 빼고 보면 그때 당시 우리 삶의 모습을 진솔하게 살펴볼 수 있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을 더욱 생생하게, 바로 그때의 시점에서 볼 수 있게 해 주는 소중한 자료들이다.


또한 우리 민족의 주관적 감정을 실어서 보면 다시는 되풀이하지 말아야 할 아픈 역사의 과오를 반성하게 해 주는 훌륭한 교훈들이라고 할 수 있다.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전 연령대에 추천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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