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고양이

검은 고양이
에드거 앨런 포 지음, 박영원 옮김 / 새움 / 2023년 4월

<검은 고양이>는 미국의 유명 추리소설가 에드거 앨런 포의 대표적인 단편소설이다. 그의 소설은 이미 무수히 많은 책으로 출판되어 있고, 특히 <검은 고양이>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에드거 앨런 포는 초기 미국 문학사의 대표적인 작가이며, 추리소설의 원형을 최초로 제시하여 이후 많은 작가들에게 영감을 미친 것으로도 평가받는다.

반면에 에드거 앨런 포는 <애너벨 리>라는, 추리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유명한 시를 쓴 것으로도 아주 유명하다. 개인적으로는 <검은 고양이>를 읽어보기 아주 오래 전에 이 시를 먼저 알고 좋아하기도 했다.

아무튼 이번에 새움출판사에서 새로 나온 번역본은 에드거 앨런 포를 대표하는 단편 10편이 풍자와 공포, 그리고 추리라는 분류에 따라 선택되었다.

나는 <검은 고양이> 조차도 제대로 읽어본 게 최근 1년 내의 일이다. 내용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완역본으로 직접 읽어본 건 얼마되지 않는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그 내용이 매우 충격적이고 공포스러운 까닭에 이번에 다시 읽으면서 또다시 얼마나 흥분되었던가.

다소 아쉬웠던 점은 번역이 그렇게 매끄럽지 않다는 것이다. 책의 나머지 9편의 작품에서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으나 오직 <검은 고양이>만이 읽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물론 이건 나의 주관적인 느낌이며 어찌보면 이 작품에 특히 기대가 너무 컸던 때문일 수도 있다.

이 작품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처음 읽는 것이다.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시리즈의 광팬이면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나의 성향 탓에, 이 책의 <모르그가의 살인 사건>, <도둑맞은 편지>를 볼 때는 마치 홈즈 시리즈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특히 <도둑맞은 편지>에서 뒤팽이 몰래 편지를 바꿔치기 하는 부분은, 홈즈 시리즈 중 <보헤미아 스캔들>의 내용과 매우 유사한 인상을 받기도 했다.

또한 <껑충 뛰는 개구리>나 <어셔가의 붕괴> 같은 경우는 <검은 고양이> 못지 않게 괴기스럽고 잔인하며 공포와 전율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타르 박사와 페더 교수의 치료법>은 마치 하나의 콩트 혹은 코미디를 보는 것처럼 웃긴 반전이 인상적이다.

에드거 앨런 포 라는 작가는 후대에 칭송받는 천재성과 작품성에 비해 <검은 고양이> 외에는 크게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에게서 영감을 받은 작가들이 아주 많다는 코난 도일의 말은 과장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위에서 말한대로 그의 작품을 보면서 나는 <셜록 홈즈>와 아주 비슷하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을 다룬 책은 많이 있지만, 금번 출간된 새움의 <검은 고양이>는 특히나 소장하고픈 욕구를 자극하는 비주얼이다. 하드 커버와 책갈피 줄은 물론이고 보고 있으면 섬뜩함이 느껴지는 고양이의 검은 그림자, 하지만 이와 대조적인 옐로우 톤의 커버 디자인은 역시나 소장 욕구를 펌프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