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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잔 속 물리학 - 런던 대학교 물리학 교수가 들려주는 일상 속 과학 이야기
헬렌 체르스키, 하인해 / 북라이프 / 2018년 3월
평점 :
학창시절 가장 어려워했던 과목 중 하나는 물리학이다. 고등학교 때의 물리 과목이 대학에서는 물리학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었으며 물리를 이미 배웠다고 해서 물리학이 만만했던 것은 결코 아니었다.
수학과 마찬가지로 일반인들이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과학, 그 중에 물리학에 관련된 책은 아주 많다. 나도 학생 때 그런 류의 책을 많이 봐 왔고 특히 우주와 시간에 대한 책은 이해도 안 되면서 열심히 읽었던 기억이 난다.
<찻잔 속 물리학>은 영국의 물리학자이자 대학교수인 헬렌 체르스키가 쓴 책으로 그녀는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경험하는 여러 현상 속에 물리학이 숨어있고 이것을 알면 우리의 시각이 달라진다고 말한다. 물리학의 기본 원리에 익숙해지면 물리학의 패턴들이 어떻게 맞춰지는지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책에는 총 8가지 물리학 법칙(또는 요소)이 나오며 이 법칙들은 모두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접하게 되는 실제 경험들을 가지고 설명을 한다.
8가지 물리학 법칙 및 요소는 다음과 같다.
| 기체법칙 중력 표면장력과 점성 평형 파장 원자 회전 전자기 |
팝콘을 다른 곡식이 아닌 옥수수로 만드는 이유는, 옥수수 알갱이는 내부에 수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옥수수 알갱이에 열이 가해질 때 안에 있는 물분자의 움직임이 빨라져 압력이 높아지다가 결국 폭발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때의 알갱이 내부 온도는 180도에 이르고 압력은 대기의 10배가 된다. 압력이 높아지면 분자의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향유고래가 숨을 쉴 때도 나타난다. 향유고래가 먹이인 대왕오징어를 찾아 500~1000 미터 깊이의 심해까지 내려가기 위해서는 그 안에서 견딜 수 있는 폐의 기능이 필요하다. 향유고래의 페는 아래로 내려갈 수록 부피가 줄어들어 외부의 압력을 견뎌낸다. 수면 아래 1 킬로미터까지 내려가면 고래의 폐는 수면 위에 있을 때의 1%까지 줄어든다.
오리가 차가운 물에 다리를 담글 수 있는 이유는 '역류 열 교환'이라는 방법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것의 핵심은 열의 이동이다. 열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에너지가 이동하는데 오리는 다리의 온도를 최대한 낮춰 수온과의 차이를 최소화함으로써 열이 이동하는 속도를 느리게 한다. '역류 열 교환' 방식을 통해 오래의 혈액은 물갈퀴 쯤에서 강물의 온도와 거의 같게 되는 것이다. 두 온도 차이가 적어 다리에서 손실되는 열은 극히 적다.

책의 저자는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그녀는 물리학의 교수이기도 하지만 험난한 바다에서 실제 실험을 해야 하는 해양학자이기도 하다. 또 그녀는 요리를 좋아하고 20대 때에는 수년간 스프링보드다이빙 선수와 감독을 활약하기도 했다. 이와 같이 본인이 직접 경험한 일들에 물리학적 호기심을 곁들여서 독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해 주고 있다.
그러나 책을 보면서 많이 힘들었던 게 사실이다. 저자가 나름 쉽게 설명하는 것 같긴 한데 왠지 모르게 어렵다고 느껴지는 게 많았다. 어쩌면 저자가 예로 들었던 많은 소재들이 우리의 문화나 생활과는 다소 다른 것이 있었던 때문일지도 모른다. 물론 그녀가 설명하는 더 많은 소재들은 우리에게도 친숙하고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긴 하다. 아니면 책에 나오는 많은 지명들로부터 이질감을 느낀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어려운 물리학 사실들을 많은 예제와 쉬운 표현으로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집중해서 읽는다면 지식 향상과 궁금증 해소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