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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과 작가 이야기 2 열린어린이 책 마을 7
서남희 지음 / 열린어린이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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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입니다. 오자와 탈자가 있네요. 죄송합니다. -_- 2권 114 쪽. 10줄 마이어 부인 앞에 제대로 나지 않은 ->마이어 부인 앞에 ‘채 털도’ 제대로 나지 않은 146쪽 7줄 동판화로-> 석판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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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말을 거는 공간들 - 뮌헨의 건축하는 여자 임혜지의 공간 이야기
임혜지 지음 / 한겨레출판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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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간,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어렸을 때 산 16-152번지라는 주소를 가진 곳에 살았는데, 그곳이 무허가 건축물이었는지, 어느 날 헐렸지요. 사실, 그 일에 대해서는 아무 기억이 없고, 그 다음 장면 즉, 천막을 밝히던 노란 촛불만 생각납니다. 천막이라도 치고 자야했던 어른들에게는 분명 우울한 상황이었겠지만, 제겐 노란 빛이 은은히 번지던 그 단 하나의 공간이 참으로 포근하게 느껴졌지요.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된 저의 공간은 이제 하나가 아닙니다. 거실은 햇빛을 한껏 받는 남쪽, 부엌 베란다는 박스 째 산 호박고구마를 펼쳐 놓기 좋은 북향인, 용도에 따라 나뉜 공간을 누리고 살고 있지요.


 공간에 대한 책이 나왔습니다. 한겨레 코리안 네트워크 독일 칼럼에 임혜지 님이 글을 올릴 때부터 저는 그 글들이 언젠가 귀한 책으로 묶여 나오리라 확신하고 있었는데, 저와 은연중 생각을 나누고 있던 다른 이들도 이제 매우 신비로운 표지를 하고 나온 이 책을 보면서 자신의 안목에 뿌듯함을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 

 이 책은 집 이야기, 도시 이야기, 현장 이야기, 이렇게 세 부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집이야기’에서는 자신의 집과 이웃들 이야기를 하면서 집안 구조, 건물의 공간이 갖는 의미 등을 흥미롭게 풀어놓고 있지요. ‘도시 이야기’에서는 통행세를 받기 위해 기존의 다리를 불태워버리고 새로 멀찌감치 다리를 건설한 중세 영주의 이야기, 건축에 미친 왕 등의 이야기가 은근히 재미있습니다. 특히 매력적인 부분은 ‘현장 이야기’로, 터키인 학생들과 독일인 학생들이 어우러져 일하는 메소포타미아 발굴지와 칼스루에의 문화재 건물 안에 나도 당장 들어가고 싶을 정도지요.

 또한 이 책에는 작가의 가치관이 매우 또렷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공허하게 환경을 외치는 게 아니라 삶에서 실천하는 모습은 존경스럽습니다. 자동차 없이 자전거로 살며, 옷을 두텁게 입고 실내 온도를 낮춰 세계 환경 문제 해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려고 하지만, 막상 십대 딸이 왜 엄마 아빠의 가치관 때문에 자기가 고생해야 하느냐고 맞서는 모습이 솔직하고 유머 있게 그려지지요. ‘뜨거운 굴뚝 속의 아이들’에서는 전 세계에 만연하는 어린이 노동 문제에 대한 애타는 마음이, ‘학자의 양심 앞에서’에서는 철거 문화재에 대한 건축주와 학자들 간의 갈등에 끼어버린 저자의 고민이 진솔하게 드러납니다. 

 가볍고 편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지만, 나름 생각할 거리를 많이 만들어 준 책. 공간과 건축 이야기를 하지만, 결국은 인간에 대한 생각을 하게끔 만드는 책. 아무래도 이 책 덕분에 올해는 서점에 바치는 돈이 많을 것 같습니다. 친한 사람들에게 다 보내주고 싶은 책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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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뇌하는 평화주의자 요한 바오로 2세 평전 - 카롤 보이티야의 비밀
안드레아스 엥글리슈 지음, 손주희 옮김 / 영언문화사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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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황이란 내게 어떤 존재였던가? 가끔 TV 뉴스에 비틀비틀하며 등장하는 교황은 내겐 ‘어? 아직 살아계셨나?’ 하는 정도의 무관심의 대상, 또는 중세시대에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며 수많은 악을 행했으나 점점 세력이 약화되다 못해 이제는 조그만 바티칸 공국이라는 영토 안에 옹송그리고 앉아서, 눈이 휙휙 돌아갈 정도로 변화하는 이 세상에 적응 못하고 있는 카톨릭 교회의 노쇠한 수장으로 여겨질 뿐이었다.

  그런데 성당에 다니는 언니가 이 책을 우리 집에 놓고 갔다. ‘영성’, ‘기도’, ‘신학’ 등등의 용어로 들어찬 교황에 대한 용비어천가일 거라고 막연히 짐작했는데, 뜻밖에 이 책을 쓴 사람은 교황을 취재 대상으로 여기는 독일인 해외특파원이었다. 앞 몇 페이지를 읽으니 그는 ‘예수는 평생을 맨발로 걸어 다녔는데, 어부의 후계자라고 자부하는 교황은 어떻게 금란이 수놓인 옷을 입고 호화궁전에서 살 수’ 있는지 갸우뚱하는, 말하자면 비판의식이 먼저 앞서는 사람이었다. 그 시각이 마음에 들어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사실 교황보다는 그 기자의 취재 환경 내지는 언저리뉴스가 흥미를 끌었다. 하우스메이트인 동성애자 수사, 교황전용기 안에서 컴퓨터를 충전하기 위해 화장실 콘센트를 차지하려고 애쓰는 기자들, 카메라 받침대와 기자들에 의해 마구 짓밟히는 정성들여 가꾼 화단, 비행장에서의 의식에 소음이 끼어들지 못하게 모터를 작동시키지 않아 찜통같이 뜨거운 비행기, 저널리즘이 아니라 센세이셔날리즘을 추구하는 각 언론의 편집국장 내지는 데스크들, 하늘 높이 날고 있는 헬리콥터에서 줄곧 공구상자를 들고 뭔가 고치러 돌아다니는 부조종사를 보며 불안해하는 기자들, 대중 미사 때 모여들어 환호하는 어마어마한 인파를 뚫고 통로를 만드는 방법 등은 매우 매력적인 이야깃거리였다.

  그러나 책장을 넘길수록 나는, 늘 비틀거리며 어눌한 목소리로 뭔가 낭독하는 역할 외엔 역사에서 주어진 게 없다고 생각했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평화’라는 일관된 메시지를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에 대해 조금씩 마음을 열어갔다. 그 수많은 군중과 카메라들 틈에서도 묵상을 할 수 있는 그의 내면, 이슬람과의 포옹, 통곡의 벽 앞에 서의 기도, 그를 이용하려는 각국의 정치가들과의 밀고 당김..... (헤게모니를 보여주기 위해 그 노인을 비행장에서 끝도 없이 걷게 했던 클린턴은 정말 야비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는 이제까지 생명과 평화의 메시지, 용서와 화합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어려운 걸음걸음을 떼어 놓았다. 나는 무엇보다도 교황이 다른 종교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부분에 감동했다.  '내 탓이오' 라는 성명이 나오기가 참으로 힘이 들었구나....

  그러나 카톨릭에서 여성 사제는 아직도 인정되지 않는다.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의 YMCA 에서도 똑같은 일이 일어났다. 여성들이여, 일을 하라, 그러나 그대들의 참정권은 인정되지 않는다. 그대에게는 봉사의 책임과 의무만이 있을 뿐이다!) 이 문제에 대한 교황의 태도는 너무 나이브하다. 사제의 지위를 맡지 않는다는 것 (실은 맡지 못한다는 것)이 여성의 지위를 깎아내리지도, 차별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라니...... 눈보라 속에서 길을 걷는 것과 창 밖에 치는 눈보라를 보며 커피를 마시는 것이 천양지차이듯 차별받는 당사자의 괴로움과 수치심을 차별하는 사람들은 모른다.

  끝없이 분쟁만 일어나는 이 세상에서 카톨릭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이기심에 사로 잡혀 영성과는 상관없는 ‘종교생활’만 하는 신자들, 부패와 성추행의 악령에 사로잡힌 성직자 사회.....  그런 의미에서 나는 감기로 입원했다는 교황이 하루 빨리 낫기를 기원한다. 그는 이 세상에서 아직 할 일이 많은 것 같다. 이 책은 그에 대한 나의 기대치를 높여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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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 - 꼬마하늘소 클래식 1
양혜정 지음, 최영란 그림 / 꼬마하늘소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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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쌍둥이들을 가르친 적이 있었습니다. 제가 보기엔 둘 다 똑같이 생겼는데, 그래도 자기들끼리는 서로 눈이 크네, 작네 놀리는 모양이었습니다. 눈 작은 쪽이 이렇게 시를 썼더군요.   



(동생은) 내 눈이 작다고 날마다 놀린다.


그래도 난 잘 보인다.  



전 이 시를 읽으면서 너무나도 흐뭇했지요. 눈 작다고 놀림 받아도 당당한 아이. 잘 보이면 됐지, 뭐.


가난한 나뭇꾼의 아이들인 치르치르와 미치르는 부자집의 화려하고 따스한 크리스마스 정경을 보면서 자기네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것 같아 슬프기만 합니다. 그러다가 어느 할머니의 부탁을 받고, 행복을 가져다주는 파랑새를 찾아 헤매지요. 추억의 나라, 밤의 궁전, 행복의 궁전 등을 다니며 여러 가지 모험을 겪지만, 결국 찾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알고 보니 가난한 자기네 집에 있던 새가 바로 행복의 파랑새잖아요? 


마테를링크의 동화극을 동화로 써 내려간 이 이야기는 무엇보다도 그림이 환상적입니다.  푸른색과 녹색, 보라색, 노란색으로 어우러진 아이들과 요정, 추억의 나라 등의 그림은 아주 예쁘고 환상적이어서 글만 있고 그림이 없었다면 정말 서운할 뻔 했습니다. 가끔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톤과 비슷한 그림이 나오긴 합니다만.... 


어렸을 때 ‘자유교양문고’에 한두 장씩 곁들여진 삽화를 보면서도 한없이 빠져들곤 했는데, 요즘 아이들은 이렇게 예쁜 그림들이 가득한 책을 보며 어떤 상상의 나래를 펴게 될까 궁금합니다. 치르치르가 모험을 하면서 쓰고 다녔던, 다이아몬드가 달린 푸른빛 모자를 저도 한 번 써 보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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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어린이를 감동시킨 위대한 개들의 이야기
정해왕 지음, 이준섭 그림 / 꼬마하늘소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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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한 마리 키우는 건 아기 하나 더 키우는 것과 똑같다고 개 좋아하는 친구가 그랬다. “그 귀찮은 걸 왜 키워?”라고 속으로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많이 바뀌었다. 뭐랄까... 개한테 좀 미안해졌다고나 할까....?  

 

사실 주인을 살리려고 대신 죽은 개, 죽은 주인의 무덤가를 지키는 개, 주인에게 되돌아가려고 어마어마하게 먼 거리를 홀로 뛰어 초죽음이 되어 돌아온 개 (‘돌아온 래시’가 생각난다), 이 멍멍이 저 왈왈이 얘기는 우리나라 뉴스나 해외토픽에 가끔 나오기 때문에 나처럼 개에 대해 마음이 무딘 사람에게는 전혀 새로울 게 없다. 그런데 이 책에 나온 여러 이야기 중에서 한 개인이 아니라 한 마을, 한 도시를 구한 개들의 이야기를 읽게 되는 바람에 나같이 별 거 아닌 사람들의 목숨을 구해주려고 개들이 그토록 애를 썼다는 게 미안스러워진 것이다.  

 

그 이야기는 알래스카의 한 작은 도시인 놈에서 시작된다. 무서운 전염병인 디프테리아가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혈청이 필요한데, 강추위에 항구는 얼어붙었다. 결국 사람들은 개썰매에 매달리게 된다. 1,100 킬로미터(서울~부산 왕복보다 멀단다)거리의, 눈보라가 몰아치는 벌판을 개들이 혈청을 운반하기 위해 릴레이로 달린 것이다. 스무 명의 썰매꾼들과 160마리가 넘는 썰매개들이 그 긴 거리를 127시간 30분 만에 달렸다니...! 앞으로는 우리 동네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는 개들도 예사롭게 보이지 않을 것 같다.  

 

그런데 여기 나온 그 충성스런 개들은 다 어떻게 되었을까? 여섯 편의 이야기마다 뒷이야기와 자료 사진들이 세세하게 붙어 있다. 나는 자료 사진을 보고 이 세상에 개 동상이 그렇게 많다는 걸 알고 깜짝 놀랐다. 충분히 대접받을 만한 개들이었지만, 개가 죽기도 전에 동상을 세우고 그 옆에 실제 개를 나란히 세워 놓고 사진을 찍은 일본 어느 동네의 이야기는 뭐랄까... 특이하다고나 할까, 민망하다고나 할까? 개들의 순수한 마음을 인간이 더럽힌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여행가면 그런 동상 앞에서 사진을 찍겠지만.  

 

페이지마다 찍힌 개 발자국을 따라 가다 보면 마지막 장에 작가가 애견가게 앞을 지나가다 비싼 개를 한 번 만져보려다 퇴짜 맞는 이야기가 나온다. 개는 우리를 뿌리치지 않는데, 사람이 우리를 뿌리친다. 통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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