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살아 있는 동물이었다. 이제는 죽었다. 이것이 그 피다. 그 피가 믹서에 들어간 고기와 지방 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았고 이제는 그것을 창자에 담았다. 이제 이것은 소시지다. 이제 우린 이것을 삶을 것이다. 그다음에는 먹을 것이다.
내게는 모든 것이 혼돈이고 새로움이었지만 그 혼돈 아래에서 세심하게 계획된 질서를, 오직 샤폴라르 사람들만이 알고 있는 리듬과 철학을 감지했다.
마침내 이 점을 이해하게 되고 나서야 나는 샤폴라르 집안사람들이 동물 전체를 이용하기 위해 얼마나 심도 깊은 지략을 발휘하는지 알 수 있었다.
사람들이 식탁에 앉아 그걸 먹을 때 자기 앞에 있는 돼지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을까? 어떤 미국 여자애가 가스코뉴에 있는 한 도축장에 온 첫날 자신들의 저녁식사를 포옹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될까?
가브리엘 루커는 촬영을 위해 자신의 식당 테이블에서 돼지머리 옆에 앉아 포즈를 취하는 데 동의해주었다. 나중에 사진사와 함께 그날 찍은 사진들을 고르다가 사진 속에 있는 돼지머리를 들여다보며 여기엔 중요한 뭔가가 있다. 고 생각했다. 왜 그런 기분을 느꼈는지는 정확히 알지 못했지만. 우리는 그 사진 때문에 구독자를 최소한 몇 명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