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랜더 1
다이애나 개벌돈 지음, 심연희 옮김 / 오렌지디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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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출간된 지 3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흥미로운 소재임에는 틀림없다. 그렇기 때문에 드라마도 나오는 것이고. 우리에겐 낯설지만 북유럽 지역의 신화와 역사 그리고 로맨스에 대해 관심 있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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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랜더 1
다이애나 개벌돈 지음, 심연희 옮김 / 오렌지디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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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일랜드 이야기는 항상 200년 전이라고 시작하지요.

'옛날 옛적에'와 똑같은 뜻입니다.

아웃랜더

책 줄거리

장편소설 '아웃랜더'는 2차 대전 종전 후 1945년 역사학자 프랭크와 영국 육군 간호사로 4년간 근무한 클레어는 스코틀랜드 하이랜드로 휴가를 왔다. 전쟁의 여파가 그나마 덜 미친 하일랜드에서 7년간 떨어져 지내서 다소 소홀해진 관계를 다시 돈독히 하기 위함이었다. 그곳에서 남편 프랭크는 휴가를 보내면서 과거 하일랜더 지역에서 활약한 어떤 조상에 대해 연구를 하며 자기 가계도의 계보학을 조사했다. 그리고 클레어는 낯선 스코틀랜드의 신화와 풍습, 전설이 깃든 유적지를 구경하며 시간을 보냈다.

얼마 후 클레어는 식물에 일가견이 있다는 '크룩' 노인과 평원으로 향했다. 그녀는 평원과 언덕을 오르다가 헨지(석조물을 둥글게 세워 놓은 선사 시대 유적지)를 발견한다. 클레어에게 둥글게 세워진 거대한 원형 돌기둥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프랭크는 그곳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데..

그러던 어느 날 목사의 가정부 그레이엄 부인에게서 손금을 보는데, 그녀는 조금 이상한 점괘를 클레어에게 말해준다.

"하지만 결혼선이 끊긴 경우는 대부분 앞선 선이 사라지는데, 부인이 경우는 갈라져 있네요."

....

"혹시 결혼한 상태에서 또 몰래 결혼한 건 아니겠지요?"

아웃랜더

남편 프랭크는 환상열석이라 불리는 거대한 선돌 주변에서 지금도 여전히 과거로부터 이어온 전통의식을 행하고 있을 거라며 그녀를 재촉해 새벽녘에 그곳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그들 부부는 해가 뜰 무렵에 환상열석에 모인 16명의 마을 여인들이 펼치는 춤과 기묘한 노래의 전통의식을 목격하게 된다.

그날 밤, 프랭크는 헨지 주변에 있는 식물이 궁금하다며 클레어와 함께 다시 그곳으로 향한다. 클레어는 남편에게 아침 9시까지 취침을 보장받고는, 밤 11시즈음 거대한 돌기둥들이 있는 곳에 도착한다. 그런데 그녀가 그곳에서 식물을 채취하고 떠나려고 할 때 갑자기 돌들이 비명을 지르며 부르르 떠는 신기하고 기묘한 현상이 발생한다. 클레어는 급작스러운 상황 변화에 머리가 어질하고 눈앞이 흐려졌다.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느낌에 헤롱대던 그녀는 이상현상이 끝나자 가까스로 정신을 추스르고 언덕 아래로 재빨리 남편에게 피신한다.

정신을 차린 그녀는 산 아래에서 들리는 소음에 그곳으로 향하지만, 지금은(1945년 당시) 보기 힘든 군복 차림의 남자를 만나게 된다. 클레어는 영화를 촬영한다 생각했지만 처음 만난 군인과 장교의 과격하고 폭력적인 행동에 무언가 어긋난 것을 깨닫는다. 아무래도 그녀가 살던 시대가 아닌 18세기 후반 스코틀랜드 어딘가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군인은 머스킷 총을 들고 있었고, 자신을 범하려 덤벼든 장교의 이름은 프랭크의 조상 '랜들'이었기 때문이다.

간신히 낯선 남자의 도움으로 위기를 벗어난 그녀는 자신을 구해준 낯선 무리의 남자들 사이에서 부상당한 '제이미'를 만나게 된다. 클레어는 어깨가 빠져 고통을 호소하는 제이미를 치료해서 자신이 흔한 여인이 아님을 그들에게 인식케 해 자신을 보호한다. 그녀의 신분이 만만치 않다고 생각한 그들은 클레어를 그들의 근거지 '리오흐성'으로 강제로 클레어를 데리고 간다.

그녀는 리오흐의 성주 콜럼 반 캠벨 매켄지를 만나서 자신을 옥스퍼드셔에 사는 양갓집 부인으로, 노상강도를 당해 잉글랜드 군인에게 공격을 당한 불쌍한 여인이라 거짓말을 한다. 하지만 성주는 그녀의 말을 믿지 않고 리오흐 성에 머물기를 권한다. 그녀의 미심쩍은 정체를 알기 전까지...


그리고 그녀는 마침내 그녀가 있는 시대가 어떤 시대가 알게 된다. 1743년 18세 중반 스코틀랜드 하일랜더 지방이라는 사실을...

저자와 옮긴이

"아웃랜더"의 저자는 다이애나 개벌돈(Diana Gabaldon)으로 1952년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태어났다. 노던 애리조나 대학교에서 동물학을 전공했으며 스크립스 해양연구소에서 해양 생물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노던 애리조나 대학교에서 행동 생태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애리조나 주립 대학에서 십여 년 동안 교수로 일하면서 백과사전 출간 작업에 참여하고 월트디즈니의 만화 대본을 쓰기도 했다.

1991년 첫 장편소설 아웃랜더를 발표한 후 이듬해 미국 최고의 로맨스 작가에게 수여되는 리타 어워드를 수상했다. 이후 『호박 속의 잠자리 Dragonfly in Amber 』『여행자 Voyager 』 『가을의 북 Drums of Autumn 』 등으로 이어지는 아웃랜더 시리즈를 집필했으며, 2006년 『눈과 재의 숨결 A Breath of Snow and Ashes 』로 어워드를, 『뱃속의 메아리 An Echo in the Bone 』와 『내 심장의 피로 쓴 Written in My Own Heart's Blood 』으로 각각 2009년 2014년 굿 리즈 초이스 어워드 베스트 로맨스상을 수상했다. SF 판타지, 역사와 로맨스를 아우르는 소설은 전 세계 5천만 부 이상 판매되었으며 181 개국에서 38개의 언어로 번역·출간되었다. 소설은 동명의 드라마로도 제작되어 수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옮긴이 심연희는 연세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독일 뮌헨대학교에서 언어학과 미국학을 공부했다. 현재 영어와 독일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소설 『레슨 인 케미스트리』 『미드나잇 선』 『어둠의 눈』 『퍼펙트 마더』 등이 있으며, 어린이책으로는 『스파크』, 마녀 요정 미라벨 시리즈, 이사도라 문 시리즈 인 더 게임 시리즈, 고양이와 왕 시리즈 등이 있다.

감상평

장편소설 "아웃랜더"는 요즘은 흔한 소재인 과거로 시공간을 역행하는 내용이지만, 1991년에는 신박한 소재였을 것이다. 그러니 전 세계적으로 5천만 부가 팔렸고 넷플릭스 드라마로 제작까지 됐으니.

위에 줄거리로 소개한 내용은 600페이지가 넘는 책의 1/3 정도 되는 도입 부분인데, 솔직히 이 부분이 가장 흥미를 끄는 부분이었다. 나머지 부분은 글의 주인공 클레어의 고난기와 로맨스가 대부분이고, 기본적인 이야기 틀은 그 당시 영국과 스코틀랜드의 영토 다툼이다. 여자뿐 아니라 남자에게도 야만적이고 폭력적인 18세기 시대라서 주인공 클레어는 숱한 고난을 겪는다. 납치, 감금, 폭행, 위협 등 갖은 고생을 한다.

하지만 그것뿐이라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지 못했을 것이다. 스코틀랜드 지방의 역사와 신화, 전설등이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고, 지금과는 다른 18세기 스코틀랜드 전통 생활 방식의 고증이 잘 묘사되어 있다. 그리고 여성들이 좋아하는 로맨스가 많다. 때문에 이 소설의 타깃 독자층은 남성이 아니라 여성이다. 여성향 소설이라 은밀한 암투나 가슴 뛰는 선동이나 웅변, 스펙터클한 전쟁은 나오지 않는다(내가 읽은 1권에서는). 글의 초점은 클레어의 고난과 제이미와의 로맨스다. 하지만 자신의 신변에 닥친 고난에 능동적인 대처가 아닌 주변인에게 끌려다는 수동적인 여성으로 그려진다. 어쩌면 당연한 거다. 자칫 까불다가는 목숨이 위험해지니까.

다만 수동적이고 사건을 몰고 다니기에 아쉽다. 좀만 더 능동적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리고 소설의 중간을 지나면 대다수 이야기가 로맨스다. 로맨스를 좋아하지 않는 내가 읽기엔 약간 거북스러웠다. 그리고 아웃랜더가 2권으로 끝날 줄 알았는데, 아예 시리즈라고 한다. 앞으로 장장 8개의 에피소드가 있다고 하는데, 만약 1권의 흐름대로라면 아마도 난...

책이 출간된 지 3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흥미로운 소재임에는 틀림없다. 그렇기 때문에 드라마도 나오는 것이고. 우리에겐 낯설지만 북유럽 지역의 신화와 역사 그리고 로맨스에 대해 관심 있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제 주관대로 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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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움의 원료
심설 지음 / 바른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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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의 줄거리

심설의 장편소설 "더러움의 원료"는 대교 위를 건너던 여자가 신발을 벗고 다리 밑으로 뛰어내리려던 남자를 막으려다 추락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엉겁결에 다리에서 떨어진 그녀는 구조대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살아나게 되지만, 발견된 것 그녀뿐. 다리 위 CCTV에는 그녀 모습만 남아있었고, 어디에도 남자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허상을 본 것일까?

추락의 후유증인지 그녀의 감정과 취향이 하루아침에 변했고, 악몽이 그녀를 매일 밤 괴롭혔다. 일상이 뒤죽박죽돼 힘겹게 살아가던 그녀는 우연히 주은 명함으로 알게 된 '정보상'을 만나게 된다. 그녀는 정보상을 통해 자신에게 붙은 또 다른 그림자를 확인한 그녀는 정보상이 주선한 '마담'을 찾아간다.

사향 냄새와 한약재 냄새가 짙은 바에서 초자연적인 현상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마담에게서 기묘한 신기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녀에게 그림자가 하나 더 생긴 이유는 그녀가 붙잡았던 남자의 존재가 씌였기 때문이라고. 그러니 남자의 마음(사랑, 소망, 믿음)이 깃든 물건을 찾아야 한다는 말을 듣고 그녀는 심각한 혼란에 빠지게 된다.

밉살스러운 소리만 하는 배 나온 중년 아저씨 '정보상'과 괜한 선의로 일상이 변해버린 그녀는 마음이 담긴 물건을 찾기 시작하는데...

작가 소개

지은이는 심설, 2000년에 출생했고 "이 책은 저의 유서로 쓰인 글입니다."라고 소개되어 있다.

목차

"더러움의 원료"는 따로 목차는 없지만 남자의 마음을 다루는 챕터에 소제목이 달려 있다. 사랑 : 마신적 없는 압생트, 믿음 : 늑대 털빛의 에스프레소 마티니, 소망 : 화이트 레이디, 소망 : 화이트 맨이다.

감상평

"더러움의 원료"는 액자 형식을 가져와, 마음이 담긴 물건을 찾는 그녀의 여정과 남자의 과거를 챕터를 교차해서 보여주고 있다. 여정 편에서는 그녀의 시점으로 물건을 찾아 사람을 탐문하는 과정, 과거 편에서는 남자의 유년 기억과 등장인물과 사물들 그리고 그의 생각과 심정을 1인칭 화자 시점으로 이야기는 진행된다.

사람의 감정이 깃든 물건의 감정을 흡수해, 그 안에 있던 마음으로 다른 물건을 찾는 좀 색다른 소설이다. 하지만 여느 탐정소설에서 나오는 스릴러나 과한 액션을 기대하면 안 된다. 거리의 빛, 상가 네온사인, 크리스마스트리 불빛 그리고 눈동자에 비친 불빛으로, 빛과 캔퍼스의 물감으로 화자의 감정을 이입해 섬세하고 다소 형이상학적인 감정묘사를 하는 정적인 장편소설이다. 때문에 읽기 난해한 소설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소설을 읽는 도중 중간중간 길을 잃었다. 자비 없이 이어지는 수많은 단어와 문장들 사이에서 자칫 정신을 놓으면 무얼 읽는지 망각하게 된다. 어지러이 이어지는 뜻 모를 은유와 추상적 표현으로 화자의 내적 갈등을 그려내는데 읽기가 쉽지 않았다. 책을 다 읽었지만 아직도 온전히 사라진 남자가 추구하던 행복과 사랑이 모호하다.

남들보다 세상 사는 이치를 몰라 사람들 사이에 허덕이던 사내는 끝내 행복해질 수 없었을까?

읽는 이의 정신을 때론 어지럽게 하지만, 섬세한 묘사와 한없이 바닥으로 침잠하는 내적 갈등과 혼란 묘사가 상당히 내겐 인상 깊은 소설이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제 주관대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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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도토리는 없다 - 도서관 소설집 꿈꾸는돌 33
최상희 외 지음 / 돌베개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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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는 호르몬으로 감정 기복이 심한 사춘기의 청소년과 그 시절이 그리운 어른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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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도토리는 없다 - 도서관 소설집 꿈꾸는돌 33
최상희 외 지음 / 돌베개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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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를 속이는 건 비겁하다.

그러나 자신을 속이는 건 비참하다.

책내기


책 소개

7명의 작가의 단편집 '더 이상 도토리는 없다'는 도서관과 책을 소재로 한 에피소드 일곱편이 실린 단편집이다. 평소 호흡이 긴 장편소설보단 간결하고 여운이 남는 단편을 좋아해서 재밌게 읽었다. 일곱 편의 단편은 도서관을 소재로 한 만큼 이야기 속에 여러 소설이 등장한다. 스릴러, SF, 추리, 동화. 그리고 각 단편의 주인공은 대다수가 중학생, 고등학생으로 청소년을 타깃으로 하는 단편소설집이다.

'더 이상 도토리가 없다'라는 친구들 간의 우정, 질투, 오해와 사춘기 때 흔히 겪는 불안정한 심리상태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단편집이다.

저자 소개

첫 번째 단편 더 이상 도토리는 없다의 저자 최상희 작가는 장편소설 [마령의 세계], 소설집 [델문도] [닷다의 목격] 등을 썼다.

우리가 아주 예뻤을 때의 저자 김려령 작가는 장편소설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 소설집 [샹들리에] 등을 썼다.

황혜홀혜의 저자 김해원 작가는 장편소설 [열일곱 살의 털] [나는 무늬], 소설집 [추락하는 것은 복근이 없다] 등을 썼다.

덜컹거리는 존재의 저자 신현이 작가는 동화 [아름다운 것은 자꾸 생각나] [저절로 알게 되는 파랑] 등을 썼다.

책내기의 저자 이희영 작가는 장편소설 [페인트] [나나] [챌린지 블루] 등을 썼다.

유령이 머무는 숲의 저자 허진희 작가는 장편소설 [독고에게 반하면]을 쓰고, 소설집 [푸른 머리카락] 등에 참여했다.

한밤에 만난 두 사람의 저자 황영미 작가는 장편소설 [체리새우 : 비밀글입니다] [모범생의 생존법] 등을 썼다.

차례 및 구성


'더 이상 도토리는 없다'라는 각 단편의 주인공이 대부분 중고등학생 청소년이다. 때문에 어른이 망각한 예민한 감수성과 귀여운 일탈, 반항이 각 에피소드에 담겨 있어 이제는 기억조차 나지 않는 풋풋했던 그 시절을 떠올리게 만든다.

글의 화자 나(녹주)와 오란, 차미는 같은 고등학교 도서부로 일 년에 한번, 여름방학 시작하는 날 열리는 '책의 밤'에 참가하기 위해 도서관으로 향한다. 그곳은 이미 다른 참가자로 북적이고 있었고, 그들 역시 '나'처럼 기대로 들뜬 상태였다. 작가의 강연, 야광 토끼 찾기 등 여러 행사를 마치고 잠자기 위해 익숙한 도서관 한구석에 자리잡고 누웠지만 나, 오란, 차미는 쉽사리 잠들지 못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녀들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다람쥐 한 마리 때문에. 다람쥐가 숨겨놓은 도토리는 발견한 건 5월 말이었다.


정식 책지기가 아닌 풋뜸은 책내기였다. 풋뜸이가 하는 일은 서가를 청소하거나 책이 벌레에 상하지 않았는지 상태를 확인하는 일이었다. 매일 똑같은 일상만 나오는 페이지에 지루함을 느끼던 차에 책지기 바치가 그를 한 번도 본 적 없는 서가로 데려갔다. 그곳엔 정리되지 않은 낱장의 종이 다발이 곳곳에 쌓여 있었다. 분류번호, 제목이 없고, 글자도 아닌 기묘한 모양의 그림이 새겨져 있는 여러 종이 다발. 책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 알 수 없는 종이 뭉치였다. 바치는 이곳을 풋뜸이에게 정리하라면서 마지막을 덧붙였다. "창문을 활짝 열어 놓아라.... 이곳은 제법 바람이 부드럽지 않니?"

느린 흐름 때문에 책이 많은 도서관을 거처로 삼은 도깨비는 자신의 평화로운 숲의 평화를 깨는 불청객 때문에 화가 났다. 불청객은 유령이 단잠에 빠졌을 때 불쾌한 책 찢는 소음으로 그를 불쾌하게 만들었다. 불청객을 잡기만 벼르고 있던 유령은 폭우가 쏟아지는 어느 날 비에 흠뻑 젖어 자신의 숲에 나타난 불청객에게 다가가 죄를 추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꼬마(여자애)는 처음엔 겁을 내고 도망을 치더니 다음날 다시 나타난 나(유령)에게 죄를 청했다. 자신을 찾아온 이유를 물어보니 꼬맹이는 이렇게 말을 했다. "너는 나의 희망이야"

감상평

'더 이상 도토리는 없다'에는 친구와의 우정, 질투와 오해, 성숙, 깨달음, 만남을 현실적으로 때론 이상하고 신기한 현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풋사랑에 잠을 설치던 어느 여름밤, 나에게 사사건건 시비를 걸던 녀석과 코피 터지게 싸웠던 날, 자신이 비극 이야기의 주인공이라도 된 양 세상을 원망하던 깊은 밤, 그리고 미안하고 애틋하고 그리운 엄마...를 생각나게 하는 단편집이다.

넘치는 호르몬으로 감정 기복이 심한 사춘기의 청소년과 그 시절이 그리운 어른에게 추천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제 주관대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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