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움의 원료
심설 지음 / 바른북스 / 2022년 7월
평점 :
절판



책의 줄거리

심설의 장편소설 "더러움의 원료"는 대교 위를 건너던 여자가 신발을 벗고 다리 밑으로 뛰어내리려던 남자를 막으려다 추락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엉겁결에 다리에서 떨어진 그녀는 구조대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살아나게 되지만, 발견된 것 그녀뿐. 다리 위 CCTV에는 그녀 모습만 남아있었고, 어디에도 남자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허상을 본 것일까?

추락의 후유증인지 그녀의 감정과 취향이 하루아침에 변했고, 악몽이 그녀를 매일 밤 괴롭혔다. 일상이 뒤죽박죽돼 힘겹게 살아가던 그녀는 우연히 주은 명함으로 알게 된 '정보상'을 만나게 된다. 그녀는 정보상을 통해 자신에게 붙은 또 다른 그림자를 확인한 그녀는 정보상이 주선한 '마담'을 찾아간다.

사향 냄새와 한약재 냄새가 짙은 바에서 초자연적인 현상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마담에게서 기묘한 신기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녀에게 그림자가 하나 더 생긴 이유는 그녀가 붙잡았던 남자의 존재가 씌였기 때문이라고. 그러니 남자의 마음(사랑, 소망, 믿음)이 깃든 물건을 찾아야 한다는 말을 듣고 그녀는 심각한 혼란에 빠지게 된다.

밉살스러운 소리만 하는 배 나온 중년 아저씨 '정보상'과 괜한 선의로 일상이 변해버린 그녀는 마음이 담긴 물건을 찾기 시작하는데...

작가 소개

지은이는 심설, 2000년에 출생했고 "이 책은 저의 유서로 쓰인 글입니다."라고 소개되어 있다.

목차

"더러움의 원료"는 따로 목차는 없지만 남자의 마음을 다루는 챕터에 소제목이 달려 있다. 사랑 : 마신적 없는 압생트, 믿음 : 늑대 털빛의 에스프레소 마티니, 소망 : 화이트 레이디, 소망 : 화이트 맨이다.

감상평

"더러움의 원료"는 액자 형식을 가져와, 마음이 담긴 물건을 찾는 그녀의 여정과 남자의 과거를 챕터를 교차해서 보여주고 있다. 여정 편에서는 그녀의 시점으로 물건을 찾아 사람을 탐문하는 과정, 과거 편에서는 남자의 유년 기억과 등장인물과 사물들 그리고 그의 생각과 심정을 1인칭 화자 시점으로 이야기는 진행된다.

사람의 감정이 깃든 물건의 감정을 흡수해, 그 안에 있던 마음으로 다른 물건을 찾는 좀 색다른 소설이다. 하지만 여느 탐정소설에서 나오는 스릴러나 과한 액션을 기대하면 안 된다. 거리의 빛, 상가 네온사인, 크리스마스트리 불빛 그리고 눈동자에 비친 불빛으로, 빛과 캔퍼스의 물감으로 화자의 감정을 이입해 섬세하고 다소 형이상학적인 감정묘사를 하는 정적인 장편소설이다. 때문에 읽기 난해한 소설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소설을 읽는 도중 중간중간 길을 잃었다. 자비 없이 이어지는 수많은 단어와 문장들 사이에서 자칫 정신을 놓으면 무얼 읽는지 망각하게 된다. 어지러이 이어지는 뜻 모를 은유와 추상적 표현으로 화자의 내적 갈등을 그려내는데 읽기가 쉽지 않았다. 책을 다 읽었지만 아직도 온전히 사라진 남자가 추구하던 행복과 사랑이 모호하다.

남들보다 세상 사는 이치를 몰라 사람들 사이에 허덕이던 사내는 끝내 행복해질 수 없었을까?

읽는 이의 정신을 때론 어지럽게 하지만, 섬세한 묘사와 한없이 바닥으로 침잠하는 내적 갈등과 혼란 묘사가 상당히 내겐 인상 깊은 소설이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제 주관대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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