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을 읽는 중간 중간 눈을 감는 것은 바뀌어가는 나의 모습을 지켜보기 위해서였다. 한 작품을 다 읽고 나면 눈을 뜨고도 꿈을 꾸었다. 내 주위의 세계는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달라진 내가 나도 잘 모르는 신세계를 거니는 모습이 감고 있는 눈망울에 비쳐졌다.

그것은 단순한 정서적인 또는 지적인 성장만을 의미하지 않았다. 그건 새로이 무엇으론가 바뀌는 것이었다. 변신變身이었다. 나는 크눌프가 되고 토니오 크뢰거가 되어가고 있었다. 읽기는 나의 재창조였다. 아니 신생新生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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