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를 거쳐 20대 초반을 살아가며 글을 읽은 건, 직업상 어쩔 수 없이 받았던 대본 외에는 단 한 번도 읽는 행위를 하지 않던 나에게 큰 변화를 주었던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난 이 책을 고교 때 만났던 첫사랑에게 곧 결혼을 한다는 소식이 들은 편지와 선물로 받았었다. 그것도 9개월 동안 휴가와 외박 한번 나가지 못한 군인의 신분으로...(결혼을 한다는 소식은 책장 맨 앞에 쓰인 채 책 가장 앞 장 갈무리에 접혀 이 책을 받고 1년 뒤, 전역할 때 읽게 되었다..)이 책을 받고 남은 1년 남짓의 군 생활 동안 10번은 넘게 읽었던 것 같다. 왜냐면 작품 속 주인공의 감정에 너무 몰입이 되었기 때문이다. 글로는 쓰여 있지 않는 여러 가지 깊은 감정의 소용돌이들이... 젊은 날의 나 자신을 돌이켜보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 후로 독서라는 행위는 내 인생에 숨 쉬는 일처럼 되었으며 살아가는 방식이나 생각도 크게 달라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