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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쓸모 - 자유롭고 떳떳한 삶을 위한 22가지 통찰
최태성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6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삶이라는 문제에
저자는 삶이라는 문제에 역사보다 완벽한 해설서가 없다고 한다.
역사는 사람을 만나는 인문학이고 선조들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한다.
[삼국유사]와 [삼국사기] 비교 이야기는 흥미롭다. 삼국사기에 버려진 이야기를 일연 스님이 다 주워 담아서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한다. 정감록이란 소설에서 삼국유사가 정도령에 대한 실마리가 적힌 책이라고 읽은 적이 있다. 설화 같은 이야기들이라서 재미있게 읽었다.
[삼국유사]에 나오는 연오랑과 세오녀 이야기를 관광시설을 만든 포항시를 소개했다.
시댁이 포항이라 올 초에 갔었다. 시설도 좋고 주변 풍경도 멋있다.
"서른 살 이회영이 물었다.
"한 번의 젊은 나이를 어찌할 것인가"
눈을 감는 순간 예순여섯 노인 이회영이 답했다.
예순여섯의 '일생'으로 답했다"
독립운동가 이회영 선생님 이야기는 가슴을 울린다.
"몇 대에 걸쳐 풍족하게 쓸 수 있을 만큼 재산이 많았어요.
일제강점기에도 대우를 받으며 지낼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회영 일가는 가족회의를 열어 한반도를 떠나기로 결정합니다.
'대의가 있는 곳에서 죽을지언정 구차히 생명을 도모하지 않겠다'면서 결정을 내리죠.
국외에 독립운동기지를 건설하여 독립운동에 이바지하고자 말입니다.
....... 명동 일대의 넓을 땅을 팔고 집과 물건들도 팔어버렸습니다.
그 돈을 지금 시세로 환산하면 무려 600억 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이회영 선생님과 여섯 형제와 그 식솔들 모두 만주 서간도로 가서 땅을 샀다고 한다. 그곳에 집을 짓고, 학교를 짓고 형제들 모두 직접 독립운동에 참여했다고 한다. 이 어마어마한 돈은 3년 만에 바닥이 나고 가족들은 모두 배를 곯았다고 한다. 신흥무관학교의 전신인 신흥학교를 설립했다고 한다. 이런 분들 때문에 오늘에 우리가 있다. 너무나 자랑스럽고 존경스럽다.
다산 정약용의 이야기는 세상을 탓하기보다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했다. 정약용은 천주교인이라는 약점 때문에 관직에 물러나 있었다. 안타깝게도 정계 복귀 하루 전 정조의 의문사로 신유박해로 유배를 간다. 재능은 출중하나 세상은 외척과 탐관오리가 판치는 세상. 그런 세상에 살면서도 후세를 생각하면서 18년 동안 500권의 책을 쓴다.
"진실로 너희들에게 바라노니,
항상 심기를 화평하게 가져 중요한 자리에 있는 사람들과 다름없이 하라.
하늘의 이치는 돌고 도는 것이라서,
한번 쓰러졌다 하여 결코 일어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 다산 정약용 "
"역사를 통해서 자신의 위치를 돌아볼 줄 알아야 합니다.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물론이고 순항하고 있을 때도 그렇습니다.
지금 정말 괜찮은가? 그냥 되는 대로 흘러가고 있는 건 아닐까?
무언가 잘못된 건 없을까?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게 맞을까? 자꾸 물어봐야 해요.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것을 멈추면 그저 관성에 따라 선택하고 관성에 따라 살게 됩니다.
p. 104"
"우리 모두의 앞에는 푸른 바다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누군가는 그저 바라만 보고 누군가는 기꺼이 그 바다를 건널 거십니다.
삶의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합니다.
우리의 삶은 어떤 계기로든 변할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꼭 말하고 싶습니다.
삶의 모든 것이 이미 결정 나버린 것 같은 생각이 들어도 가능성을 불신하지 말라고.
그러니 우리 쫄지 맙시다.
<역사의 쓸모>는 단순한 역사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보다 앞서 살아간 인생 선배들의 이야기이다. 아무리 세상이 힘들고 어렵고 세상에 나 혼자뿐인 것 같을 때도 포기하지 않은 그들의 삶의 이야기다. 지금은 알아주지 않지만 후세에게 어떻게 기억되기를 바라고 행동한 그들의 이야기이다. 이들이 있었기에 지금에 우리가 있다. 이렇게 우리 역사 속에 존경하고 사랑스러운 분들에 대해 많이 알게 되어 기쁘다. 저자의 꿈이 '내 강의는 돈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듣는 무료 강의가 아니라 돈이 있어도 들을 수밖에 없는 무료 강의로 만들겠다'라는 그 꿈을 이룬 거 같다. 솔직히 저자를 잘 몰라 모 프로그램에서 먹방하시는 분 정도인 줄 알았는데 심금을 울리는 이야기꾼 같다.
많은 사람들이 읽어봤으면 좋겠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삶이 얼마나 행복한 삶인지, 비록 지금은 힘들고 외롭더라도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누군가도 이 외롭고 힘든 길을 이겨냈음을. 눈물 없이 읽을 수 없는 이야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