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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 1~6 세트 - 전6권
최규석 지음 / 창비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최규석 작가가 범상치 않다는 것은 익히 알았다.
파주출판단지 사계절출판사에 우연히 들었던 책이 <지금은 없는 이야기> 그다음엔 <울기엔 좀 애매한> 마지막 장면에 등돌리고 앉은 모습이 저것이 최규석 작가이겠다 했다.
만화라는 장르에서 이렇게 느껴지는 인간에 대한 애정 힘들다고 무조건 힘들다만 강조하지 않는 곳곳에 울음을 감출만한 웃음코드까지 그림도 맘에 든다. 딱 최규석 작가 본인처럼 그린다.
아이들이 만화를 좋아해서 나도 한때는 만화광은 아니였으나 만화방에서 시간 좀 보내봐서 안다. 그런데 이 만화는 다르다.
송곳의 출간소식은 애정하는 출판사인 창비를 통해 들었다. 그러나 사람맘이 간사해..만화책을 사는 건 좀 그렇지? 하고 언젠가는 빌려봐야지 했다.
그런데 jtbc에서 이 만화를 가지고 만들어진 드라마를 방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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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영화나 드라마처럼 누가 캐스팅이 되는지 그리고 작가는 누구인지 감독은 누구인지 알 수 없지만 여러이야기가 오가긴 했다. 지금도 많은 화두를 던지고 있고 정말 한 인간으로써 하나의 생명체로서 존중받지 못하고 살아가는 권리라는 건 기본적으로 한국에는 없는 듯한 그들의 삶에 나는 이미 동화되었다.
직장생활은 정말 짧았고 그나마 5명이 안되는 곳에 사장님은 참 좋은 분이셨다..대학생활도 참 순조롭게 그렇기에 처음에는 난해하고 복잡한 상황이 느껴진다 싶으면 우선은 모르쇠를 해보았다.
그리고 아이 낳고 키우고 그렇게 10여년..나는 전직 운동권 학생인 마냥 사회의 부조리가 눈에 보인다.
송곳을 읽는 내내 드라마 송곳이 참 고마웠다. 책속의 인물들이 숨쉬고 살아움직이는 그래서 난 구고신소장과 이수인 부장이 된다. 불의를 보면 저절로 그것을 막아내고 그것과 시시비비를 따지고 절차를 가지고 그 내면을 살피고 분명 틀린 것은 틀렸다고도 해야 하고 틀린 것은 틀렸다는 대답도 들어야 하는 나에게 이 작품은 정말 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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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도 안다니는데 노조 만들고 노조 조끼입고 그들편에 서있는 것이 나의 미래가 아닐지도 상상해본다.
송곳의 첫 장면은 참으로 인상깊었다. 모두들 개인적인 업무에 쫓겨 사회에는 분명 모자라고 분명의 정의의 사도가 필요한 곳이 있으나 내가 세상에 중심인데 구고신 소장이 길에서 자고 있던 한 젊은이의 밀린 임금을 받아주는 장면은 어떻게 저런 사람이 존재할까? 아니 이름은 모르지만 그들의 미덕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많이 있으면 했다. 그가 해결해나가는 방법도 폭력이나 폭언이 아닌 기가 막힌 방법이였다는 생각이 든다.
안내상분이 신문인터뷰에서 구고신이 되어 연기하는 자신에 대해 굉장히 만족하면서 드라마가 얼마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참으로 아쉽다고 했다. 그도 젊은 시절에는 노동운동도 농민운동도 했었다고 한다.
노조라고 생각하면 우리는 선입견이 분명 있다. 과격하고 그들의 행동은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것보다 먼저 앞서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그래서 그들의 투쟁이 남길게 무엇인지 했지만 이 만화를 보면서 노동자의 인권은 단순히 노동자들만의 인권이 아닌 우리의 인권이구나 했다.
그런 마음으로 3권을 읽어내렸다. 아이들에게 읽어보라고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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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도 같이 본다. 구고신 소장이 노조에 가입한 직원들에게 교육할때 근로계약에 관한 것을 독일에서는 학교에서 가르친다는 말에..역시 우리는 아직 멀었구나 그리고 프랑스라는 우리보다 훨씬 더 선진국가에서 좋은 시스템으로 교육받고 살아왔던 현지인들도 한국에 오면 한국이라는 비열한 사회에 금새 녹아버리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들의 수준높은 의식이 우리에게 스며들게 할 수는 없는 것인가? 그래야 세계화에 의미가 있는 것인데 여전히 우리는 외국자본에 배를 불리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면서도 나조차도 1000원 한장에 벌벌 떨면서 산다.
그리고 그들은 나쁜 습관만은 우리나라화되고 이익을 보거나 손해를 보고는 그대로 발을 빼버린다. 그러니 남은 이들만 억울한 상황을 맞이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중요한 인식의 변화는 나의 아이들은 저기에서 읽을 안한다. 하는 나의 관점이였다. 현재의 우리나라의 부모들은 내 자식을 높은 지위에 좋은 직장에 다닐 것만 목표하고 아이들을 키운다. 그래서 자꾸만 그들을 노동자라고 하고 노동자들의 몫이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대부분은 그 계층이 될 수 있다. 그렇기에 학교에서 노동법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도 그것인 거 같다.
경제가 나쁘다고 자꾸 비정규직을 늘리고 비정규직의 근무년도를 늘이고 시급을 만원도 안되게 고정시키고 기업은 이윤추구를 한다. 그러나 그 이윤은 다시금 어떤 형태로 돌아오는가?
불공정한 거래를 하고도 벌금을 내도 이익은 더 많이 축적하고 자식들 손자들 물려주기에 급급하지 않는가? 서양에서 처럼 손꼽히는 부를 가진 이들의 사회적 환원은 기대하기가 어렵다.
이런 시대에 우리는 무슨 희망이 있을까? 정말 이수인 과장과 구고신 소장처럼 떼인 임금 받아들일테니 연락하라고 명함돌리는 사람 없고..한사람 노조 지부장 때문에 경찰차 수십대는 그곳에 머무르고 있는 게 현재의 대한민국이다.
송곳에서는 이수인과장이나 구고신 소장 그리고 노조원들은 적어도 내 이익만 따지지 않는다. 다같이 잘 살려면 나의 작은 희생이 내가 잘못 보여서 손해나 보는 건 아닐까에 크게 집착하지 않는 모습도 보인다. 그러나 월급이 제때 나오지 않으면 안되는 소시민들의 삶은 안타까울때도 많다. 나는 우스갯소리로 나중에 나도 마트 가서 돈벌거야 했는데..감히 나는 겁이 나기 까지 했다.
회사가 임금을 지불하고 고용한 사람들이라고 해서 자기들이 가지는 권력이 막강해져야 한다는 논리는 반드시 바꿔야 한다. 불합리한 것은 바꾸어 나갈 의지가 있어야 함도 물론이다. 이상하게도 우리는 다 들어주면 진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익숙치 않더라도 자꾸만 의논하고 자꾸만 협의를 하는 과정에 서로에게 최선의 방안을 찾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여전히 사회곳곳에 존재하는 불합리한 것들을 한꺼번에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그런 인식..어느 누구도 아래로 여기도 함부로 대하는 것은 안된다는 자그만한 마음가짐을 지녀야 세상은 좀 더 변화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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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나는 모든 곳에서 누군가의 걸림돌이었다. 1권52쪽
고참들의 폭력에는 기강을 잡기 위해서라는 말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과도함이 있었다. 그리고 혐오하는 대상에게는 진심으로 잔인해질 수 있다. 1권 140쪽
선한 약자를 악한 강자로부터 지키는 것이 아니라 시시한 약자를 위해 시시한 강자와 싸우는 거란 말이오. 2권 63쪽
우리가 성공하면 모두가 성공할 것이고 실패하면 아마 우리만 실패할 겁니다. 견딜 수 있는 만큼의 짐만 지세요. 3권 19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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