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8 - 강물은 그렇게 흘러가는데, 남한강편 ㅣ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8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5년 9월
평점 :
여름의 끝자락에 왠지 모르게 더욱 더 힘에 부쳤던 여름을 털어내자고 영월을 다녀왔다.
늘 경기도에 살면서 휴가를 간다면 주변에서는 다들 강원도를 간다고 했다. 나도 아는 곳이 없다보니 처음에는 인터넷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 아이들이 더 자라면서 이제는 단지 풍광을 보는 여행에서 역사적인 사건을 찾아다니는 여행으로 자연스레 이동이 되었다. 그 현장을 가서 보는 것이 주는 감동과 더불어 확실한 인지는 아무리 글로 배워서 알 수 없는 것들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른인 엄마 아빠도 모르던 것을 알게 되면서 행복해하게 되었다.
아랫지방 촌사람으로써..바다를 보려 가는 강원도는 그리고 산도 생각보다 자주 보던 도시에 사는 나에게는..그러다 알게 된 곳들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 좋다.
<영월의 청령포>소나무에 감탄하고 단종의 삶을 그려보았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5/0914/pimg_7738441881275759.jpg)
나는 유홍준 선생님처럼 문화유산을 답사하는 여행은 하는 것이 아니니 다녀왔다고 해도 그냥 다녀온 것이지만 이 책을 통하면 그곳은 또 다른 의미있는 장소가 될 기대가 크다..
남한강을 끼고 이 책에 답사지는 그냥 길만이라도 스쳐간 곳이 제법이다. 그만큼 이 강을 낀 이 도시들이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제일 처음 영월에 우연히 들렸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 초록세상에 아름다움에 반해 계속 하나씩 더 만나보았던 제천, 단양, 충주, 여주까지..
영월여행에서 더위에 지쳐 아이들과 남편에게 법흥사를 가보고 싶다는 말을 차마 하지 못하고 다음 여행 때 꼭 가자고 하고 왔는데 답사기 8권에 녹아있는 법흥사를 보니 다녀왔어야 했다.
일상에 쫓기다 보니 여행을 하면서 많이 경험하게 되는 것이 꼭 조만간 좋은 곳을 찾아 또 와보는 것과 갔던 곳이 너무 좋아 다시 와야지 하는 것의 실천이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꾸 여행을 떠나면 전투적으로 여행을 하게 된다.어쩔때는 그게 아쉬운데 아마 아직 젊고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소중하다는 맘에서 나온 행동양상이리라 생각한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5/0914/pimg_7738441881275774.jpg)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5/0914/pimg_7738441881275775.jpg)
선생님의 에필로그를 읽으면서 이 책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를 예상해 본다. 역시나 많은 이야기들이 숨어있어서 좋았고 우리의 소중한 유산들이 어떻게 이 시대까지도 존재를 해왔는지 그리고 사라진 것들은 또 다른 시선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고 역사를 짜맞추어 가는 과정이 참으로 새롭고 재미나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나아가면 멋지고 훌륭한 것들이 하나도 변치않고 다 자리잡고 있기를 바래보지만 그건 비현실적인 바램이기도 하다.
미륵사지를 갔을때..왕궁리 유적지를 갔을때가..그래서 이 책에서 소개해주신 남한강변의 폐사지터는 꼭 다녀오고 싶다. 상상하는 눈으로 그림을 그려보고 그 시대를 만들어 보고 싶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5/0914/pimg_7738441881275779.jpg)
이 책은 강따라 펼쳐진 명소들을 보고 우리의 선인들이 남겨 놓은 시나 그림이 선생님의 글과 잘 어울어져 있다. 위의 시는 단종의 <자규시>로 17세에 지은 시인데 이 시를 두고 선생님은 본래 아픔이 승화되어야 예술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단종은 매우 냉정하고 조신한 성격의 소유자였던 것만 같다 하신다. 그러나 어린 나이에 권력에 휘말려 어쩜 어떤 것도 할 수 없었을 그 입지를 생각하면..서울에서 혼자 멀리 떨어진 단종의 무덤앞에 좀 더 처연해진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5/0914/pimg_7738441881275789.jpg)
<단종의 장릉>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5/0914/pimg_7738441881275790.jpg)
이 책에서 주로 소개가 되고 있는 문화유산은 정자와 그리고 불교에 관련된 승탑등과 그리고 적성비 등등이 있는데 이번 참에 절에 가면 늘 법당을 살피고 그리고 탑을 바라보면 도는 게 다였는데 선생님의 친절한 설명으로 나는 이제 아이들에게 아는 척 좀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자부한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5/0914/pimg_7738441881275814.jpg)
그리고 얼마전에는 안산의 단원미술관에서 김홍도와 떠나는 예술여행이라는 테마로 단양을 다녀왔었다. 도담삼봉, 옥순봉 유람선 관람, 그리고 사인암을 다녀왔었는데 이 책에서 만나니 또 반가웠다. 단양이라는 도시에 대해 잘 몰랐는데 댐을 건설하면서 단양의 많은 부분이 수몰되었다는 그래서 옛풍광은 선생님의 기억속에서만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참으로 안타까운 부분이기도 했다. 그러나 정말 김홍도의 옛그림과 그리고 실제의 그림을 그린 배경을 비교해보면서..여전히 아름다움은 그곳에 존재하고 있었고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참 변함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것이 우리 후대에서도 잘 이어지기를 바라는 맘도 더불였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5/0914/pimg_7738441881275847.jpg)
<단양 옥순봉>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5/0914/pimg_7738441881275849.jpg)
단양의 아름다움은 정말 가까이서 봐야하고 장회나루에서 40여분을 탔던 그 배를 혼자 탔기에 아이들과 남편이랑 꼭 같이 타보고 싶었다. 그리고 단양편에서는 성신양회 이야기도 인상깊었다.
성산양회를 나도 지나오면서 우와 이 곳 단양에는 시멘트 생산으로 유명한 모양이구나 했다.
나는 시멘트로 온나라를 새로이 꾸민 것에 반대파인데 답사단에 김용국 선생님의 말씀에도 고개를 끄덕했다.
<지금의 현대적인 시멘트가 없었다며 산을 덮고 있는 저 푸르른 나무들, 북한산의 백운대와 인수봉 화강암도 모조리 잘려서 쓰였을지도 모른다는...> 다들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구나 했다. 달리 전문가가 아닌 것이기도 하고..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5/0914/pimg_7738441881275842.jpg)
단양의 아름다운 풍경을 지나 이 가을 꼭 가보고 싶은 곳이<영춘가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을 많이 훼손하여 아파트를 지은 곳에 사는 내가 이해되지 않는 것이 왜 자꾸 나무를 베고 초록의 땅을 허락치 않는 걸까 하는 생각이다. 그래서 절터도 좀 더 빛바랜 곳이 좋고 길도 시골길이 좋고 그리고 그대로의 따스함이 숨은 옛길이 좋다.
온달산성에는 온달의 내력과 평강공주의 영웅적인 면모를 만날 수 있고 고 노무현 대통령과의 일화도 담겨져 있다. 산성이 많은 우리나라..전쟁이 나면 직접 나가서 싸우지 산성은 왜 만들었냐는 그 질문이 의미있다.
그리고 역시 선생님의 책에서 빠지면 안되는 것이 선생님의 높은 질의 유머이다. 이 부분은 읽으면서 킥킥..나도 선생님의 답사단이 되어 선생님의 이런 유머를 듣고 싶은 열망이 일기도 하는 부분이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5/0914/pimg_7738441881275844.jpg)
의림지만 알았던 제천의 배론성지와 의병 운동도 관심있게 살펴보고 싶어졌다. 아이들과 공세리 성당을 다녀왔을때가 생각이 나면서 종교를 배척하고 그들을 또 간첩으로 몰면서 거대권력이라는 것이 덮쳤을 그 일련의 사건들은..아무도 그것이 내가 사는 나라안에 일은 아니겠지 했을 터이다. 그렇게 돌아서..폐사지 소개는 참 이름난 유물이 많은 것도 아니고 보물들로 가득차지 않았는데 그것이 더 궁금하다는 것이 의미롭니다. 내 마음이 울적한 것인가도 생각해보게 되고 그리고 상상할 수 있어서라는 맘도 든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5/0914/pimg_7738441881275845.jpg)
그리고 마지막으로 만나게 되는 여주의 <신륵사> 나도 신륵사는 추노를 보고 다녀왔다.
두번 다녀온 중에 한번은 4대강 사업이전이였고 두번째는 강을 파고 있을 때였다.
정말 실망했다. 첫번째 신륵사에서 받았던 감흥을..탑의 시선으로 아래를 내려다보고 싶었것만..그만 고개를 돌리고 말았던..나옹선사의 시는 익숙하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5/0914/pimg_7738441881275846.jpg)
우리는 이 세상에 태어나서 이렇게 아무 욕심없이 물처럼 바람처럼 살다가 갈 수 있을지 생각했다. 그렇다면 세상은 지금과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실제 서울에 자주 가고 서울답사기를 기다리던 중에 나온 이 남한강편이 이 가을과 너무 너무 잘 어울린다. 맑고 푸른 가을하늘이 그 강물에 내려앉아 강은 별을 반짝일터이고 녹음은 이제 서서히 자기의 색으로 바꾸려는 몸부림을 만날 수 있는..낮에는 따스한 햇살과 더불어 살랑이는 바람에 맘도 같이 나의 나라..거대한 문명의 거대한 유물이 손짓하는 여느 다른 나라의 유명관광지와 달리 나즈막히..그리고 자연속에서 툭 불거져 나와있지 않는 같이 어울려야 더 멋지지 않냐고 묻는 그 아름다운 우리의 문화유산을 만나는 일을 게을리하고 싶지 않다는 다짐을 하면서 책을 덮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