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는 단지 내가 가진 나의 모습 중 하나

콧구멍 왕자 ㅣ 사계절 저학년문고 61
김회경 지음, 박정섭 그림 / 사계절 / 2014년 8월

두랑스텐에 두랑 왕자가 태어났다.

하지만 왕자는 콧구멍이 '머리카락 굵기'만 했다. 왕자가 아기 였을 때 개미가 왕자의 얼굴에 올라왔는데, 개미 머리조차도 왕자의 콧구멍에 들어가지 않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소문을 듣고 왕자를 '개미 왕자'라고 부른다. 왕자의 엄마인 왕비는 용한 의사들을 다 불러 왕자의 콧구멍을 넓혀줄 사람들을 찾아내려 하지만 아무도 왕자의 콧구멍을 넓히지 못한다. 왕비는 그럴 때마다 왕자가 울지도 못하게 다그쳤다.

그러던 어느 날, 수 아줌마는 '어때 할머니'라고 의사들이 못 고치는 병도 다 고치는 신통한 할머니가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어때 할머니가 성에 찾아온다. 의외로 어때 할머니는 왕자의 콧구멍은 작을 뿐이지, 보통 콧구멍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어때종이'로 인생을 볼 수 있는데 왕자는 '지렁이'가 나왔다. 왕비는 어때 할머니의 말을 끝까지 듣지도 않고 내쫓는다. 왕자는 할머니에게 '농사꾼에게 꼭 필요한 지렁이처럼 왕자가 꼭 필요한 왕이 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마침내 왕자는 달꽃 축제 때 모자를 벗고 백성들에게 자신의 콧구멍을 들어낸다. 평소 왕자의 콧구멍을 부끄럽게 생각하던 왕비는 왕자에게 화가 나서 궁 밖으로 혼자 나가라는 말을 하고 왕자는 홀로 나간다.

​길에 혼자 나간 왕자는 사람들이 다 자신이 왕자인지 못하고 흉보고 깔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슬픔에 빠져 귀신이 있다는 산에 가게 된 왕자는 말하는 두꺼비를 만나고 두꺼비에게 코 피리를 받아 불고나서 사람들 앞에서 연주를 한다. 왕비는 다시 ​왕자를 만나고 왕자를 사랑해준다.

그리고 가장 행복하게 변한 점은 바로 백성들이 왕자를 개미왕자라고 부르지 않고 귀한 콧구멍이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처음에 왕비가 왕자도 힘든 마음을 못 알아주고, 매일 더 나은 왕이 되라고 꾸짖기만 했을 때, 왕자의 뛰어난 콧구멍을 왜 못 알아주었을까? 라는 생각도 들고, 엄마니까 더 나은 왕이 나중에 되었으면 해서 걱정하는 마음에서 그런 것 같기도 하였다.

나도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길에 나갔는데 사람들이 다 나의 단점을 흉보고 있으면 어떤 느낌이 들까?'라는 생각을 하며 콧구멍 왕자가 길에 나가서 자신을 흉보는 것을 듣는 장면을 읽었다. 생각해보니, 만약 내가 그런 경우에 처했다면 그 자리에서 펑펑 울며, 아무것도 하기 싫을 것 같았다. 모두가 내 단점을 흉본다는 것은 끔찍 할 것 같았다. 꼭 나 혼자만 똑 떨어진 것 같기 때문이다.

외모는 단지 나의 여러 모습 중 겉 모습에서만 나타날 뿐인데, 이렇게 외모 때문에 매일 매일 우울하다면 그건 참 슬픈 일 같다. 왜냐하면 그 사람이 외모만 빼고 나머지 다른 모습은 휼륭할 수 있는데 그 휼륭한 모습을 보여줄 수 없기 때문이다.

나도 앞으로는 '저 사람이 어떻게 생겼나?', '저 아이는 왜 이렇게 이상하게 생겼지?'라는 생각보다는 '저 사람은 얼마나 따뜻한 마음을 가졌을까?'라는 생각을 가져야 겠다. 그리고 사람을 사귈 때의 기준도 겉치레, 겉모습 보다 성격과 배려심 등을 주위깊게 살펴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