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이 넝쿨째 물들숲 그림책 2
최경숙 글, 이지현 그림 / 비룡소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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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소에서 만난 물들숲 시리즈는 비룡소에서 만나왔던 그림동화나 옛이야기와는

다르게 다른 출판사에서 만나 본 시리즈들과도 왠지 다른 느낌이다.

식물이나 동물을 세밀화로 소개하는 책들도..가끔은 책속에 그려진 것들이 무엇인지

몰라 찾아봐야 하기도 했고 또 그냥 모르는데로 넘어가기도 했는지..이 물들숲 시리즈의 책은

굉장이 정성을 많이 들여서 만든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아이들이 사실은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지만 우리에게 자연은 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공부거리인데도 아이들은 그나마 움직이는 동물에는 관심이 있지만 움직이지 않는 그러나 한시도 그대로 있지 않고 변화하는 식물에게 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그런 아이들에게 이 책은 아주 소중한 의미로 다가가기에 걸맞다는 생각을 하였다..

 

 

어른인 나도 이 책을 만나고서는 호박만 보면 달려가서 관찰을 한다..

나는 이 책을 통해서 호박꽃이 암꽃과 수꽃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호박잎이 크게 크게 나면서

호박손이 땅위에서 단단히 자리잡은 식물들에게 덩쿨을 쳐서 지탱한다는

재밌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참으로 신기한 것은 식물들이 자라나는 것이다. 텃밭을 가꿀 때에도 느꼈지만..어찌

땅에 씨앗을 심으면 햇빛을 받고 물만으로도 세상에 각기 다른 맛에 각기 다른 모양의

생명체가 자라나는지..생각할 수록 신기하다..아이들이 언제쯤 여기에서 신기함을 가지고

세상만물의 소중함을 깨우칠지..어쩔 때는 반응이 약한 아이들을 보면 조바심이 난다.

하지만 내가 알고 나도 보고 아이들도 보고..

난 38살에 알았지만 우리 아이들은 조금 더 일찍 알게 해주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면서

 자연에 대한 가르침을 놓치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호박이 넝쿨째는 민들레가 피는 봄에 씨앗을 심는 것으로 시작이 된다.

한 구덩이에 두엄을 넣고 씨앗 3개를 심는다.

씨앗을 하나가 아니고 3개를 심는 이유가 뭘까? 도 잠시 생각해본다.

애호박은 안에 씨앗이 없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가지에 끝까지 잘 매달려 있어야

씨앗이 열매안에서 여문다고 한다.

 

오른쪽 장에만 호박이 나올 때 왼쪽에서도 무언가가 싹이 튼다. 숲에서 많이 본 것인데

이름은 모르겠다..하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느낀 것은 너무나도 잘 관찰한 책이라는 것이다.

봄이 왔어요..여름이 왔어요..또 가을이여요..하는 설명이 없어도 호박과 더불어

자연이 변화하는 것이 신비롭기 마저 하다.

 

이렇게 호박이 뿌리를 내리고 싹을 튀울 때 세상의 다른 식물들도 싹을 튀우고 떡잎을 내민다.

떡잎이라는 것이 나중에는 모양이 변화하는 줄 알았는데

대부분의 떡잎은 둥그런 모습으로 같이 자라난다는 것도 참으로 재밌다.

처음으로 나온 잎이라는 표지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아서이다.

유난히 잎이 큰 호박잎은 잎의 수가 늘어날수록 금새 무거워져서

위로 자라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땅으로 길게 뻗는다.

 

그래서 호박밭은 넓고 그 아래에 여러가지 식물들과 공존하면서 자라나는 것 같다.

 

 가벼운 호박잎이 이내 뒤집어지기라도 할까봐 넝쿨이 꺾이여서 물을 이동시킬 수 없을까

하여 생겨난 호박순에서 나오는 호박손들..그렇게 내가 강해지는 방법으로 선택하는 것이

덩쿨이라니.정말 자연의 신비가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어린 시절 마냥 소꼽놀이 할 때 이 호박손으로 라면이라면서 접시에 담아두고 놀았던 기억이

떠올라서인지 호박은 더욱 친근하게 느껴진다.

 

이 노란 호박꽃 꽃몽우리의 단면을 자르면 노란 달걀말이라면서 놀았는데..

호박이 매달려있는 암꽃에서 호박을 잘라내어 칼질도 하고 말이다.

호박꽃이 한 꽃만 있는 줄 알았는데 수꽃과 암꽃이 있다니..

이러니..이런 책을 읽는 재미..모르는 것을 알게 되는 재미..아이들에게는

처음부터 고급정보를 전달하는..훌륭한 효과를 여기서 엿볼 수 있다.

 

호박꽃이 피고 10밤이 지나면 호박꽃은 떨어지고 이제 호박만이 둥글고 크게 자라나는 모양이다.

그 시절에는 이렇게 곤충들도 서로 짝찟기를 하고 말이다.

 

 

아래 사진은 8월의 여름 아이들과 같이 갔던 박물관 뒷마당에서 만난 호박을 관찰하던 중

이렇게 짝짓기를 하는 모습을 목격하였다.

어찌 이리 비슷할 수가 하고 감탄한다..

그렇게 줄기에서 떨어지지 않고 호박넝쿨에서 호박은 자라나고 있다.

 

요렇게 자라난 호박을 보면 절로 노랗고 달콤한 호박죽이 먹고 싶다.

호박이 탐스럽게 커가는 동안 닭의 장풀도 자라나고 옥수수도 키가 커 열매를

맺는다. 그리고 힘이 센 가을 햇빛 덕분에 푸른색의 호박도 노랗게 물이 든다.

찬바람이 불때마다 호박은 더 단단해지고 호박씨도 잘 여문단다.

 

8월 여름 외암마을의 지붕과 담벼락에서 만난 탐스런 호박들...

유난히 비가 많이 내려서 인지..호박이 정말 크게도 여물었다.

호박은 가을이 가고 겨울의 초입에 와도 열매를 맺기 위해 꽃을 치우고 열매를

기르려고 한다.번식이라는 것이 모든 생물이 살아나가는 방식이구나 하는 것을 다시함

생각해 보게 한다.

이렇게 호박의 일생이야기를 끝이 나지만 뒤에는 호박에 대한 정보들이

잘 설명이 되어져 있다 호박꽃이 피기 시작할 때의 호박잎을 따서 쪄먹으면

달달하니 맛나다는 설명도 빠뜨리지 않고 있다.

호박의 일대기를 그린 세밀화를 보면서 다시금 복습을 한다.

 

 

호박으로 하는 놀이와 호박으로 만든 음식에 대한 설명도 곁들여져 있다.

이렇게 물들숲 그림책을 기획한 이유도 잘 설명되어져 있으며 작가님이 이 책을 통해서

아이들에게 전달해주고자 하는 메세지도 잘 정리되어 있다.

 

 

 

 

생명의 한살이를 담은 물들숲 시리지는 앞으로도 쭉 세상에 소개될 모양이다.

사과가 주렁주렁도 거미이야기도 각시붕어와 도둑게 이야기도 아이들이

읽어보면 흥미로울꺼 같아요..조그마한 텃밭이라도 있다면 정말 호박 심어서 아이들에게

자라는 모습 보여주고 맛난 호박 열리면 전도 해먹고 찌개에도 넣어먹고

노랗게 여물면 맛난 호박죽도 끓여먹었음 하는 맘이 드는..호박 때문에 맘이 따스해지고

호박의 한살이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을 잘 깨닫게 되는 책이라고 여겨진다.

 

 

 

 

 

 

아이들에게 보여주려고 찍은 호박의 실제 사진들..이다. 호박손이 다른 식물에 고정을 하려고

동동 동여맨 모양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마지막 작가님의 말씀 처럼 호박이 날씨가 추워져도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려고 하는 노력을

아이들도 배우고 부모는 호박들의 바랭이처럼 그들이 쓰러지지 않게 그들을 지탱해 주는 것이라는

메세지가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좋은 시리즈의 책이 비룡소에서

나오게 되어 너무나 기쁘다.

 

비룡소의 왕팬에 한 사람으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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