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보다 - 동물들이 나누는 이야기
윤여림 글, 이유정 그림 / 낮은산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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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이 나누는 이야기..

서로를 보다..

 

어 동물과 사람들이 나누는 이야기가 아니고 동물들이 나누는 이야기

 

 

 

처음 봤을때 유명한 외국작가의 그림책인가 생각하였다..

왜냐면 이름을 잘 알지 못하는 낯선 동물의 깊은 눈빛 때문이였다..

그러나 내가 이 책을 열었을때 나도 이들과 같은 동물인데..

난 언제부터 이들을 통제하고 이용하는 동물이 된건가 하는 생각이 스쳤다.

 

그럼 누군가는 말할것이다..사람이 머리가 제일 좋잖아 그리고 생각을 하는 유일한

동물이잖아..그러니 제일 높은 곳에 사람이 있는 거잖아..

맞다. 우리는 동물에 속하지만 그 동물들과는 다른 지식을 가진 언어를 사용하는

그리고 도구를 사용하는 유일한 종이다..

 

그래도 우리는 동물이다..

우리의 지혜로 우리 조상들의 옛날 옛적처럼 산에서 내려온 호랑이에게 잡아먹히지 않고

그들을 우리안에 가두어 두고 그들의 용맹함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그들의 공격에

완전 대비할 수 있다고 믿는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상징과 같은 동물은 백두산에나 있을지 그렇지 않음

동물원에서 그리고 해치로나 만나는게 다가 돼버렸다.

 

우리는 신문에서 가끔 만난다..덩치크고 무섭게 생긴 멧돼지들..

그들이 자꾸만 우리의 것을 헤친다고 일년 농사를 다 망친다고 그들을 잡아주어야 한다고

그래서 그들이 주인공이였던 영화도 있다..그러나 그들이 왜 산에서 내려와

먹을 것을 찾는지..그들은 배가 고파서 내려온 것이다.

우리도 만약 춥고 배고픈 상황이 반복된다면 당연히 우리네도 범죄가 늘어날 것이다.

장발장의 빵 훔친 사건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이야기이니 말이다.

 

그럴 때 우리는 우리만 본다..우리의 입장으로만 생각한다.

아마 이 책처럼 질문하고 그들의 작은 속삭임을 들을 수 있다면..

아마 멧돼지는 <난 배가 너무 너무 고팠어..나의 새끼들도 무언가를 먹어본 지 일주일도

지났다 말이야..나는 새끼들을 위해서 먹이를 구해야 했어..아무도 우리가 굶고 있는지

관심조차 가져주지 않잖아. 이렇게 멀리 오면 또 너희에게 들키면 나는 위험한 걸 알지만..

나와 내 가족은 배가 고파. 우리에겐 먹을 것이 필요해>

 

왜 그들은 먹을 것이 없는지를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이다.

 

 

막내가 얼마전에 동물원에 다녀왔다..

그런데 자기가 보고 싶었던 사자와 호랑이를 보지 못하고

양이랑 말이랑 원숭이랑 보고 왔단다.

더운 여름에 동물원에 갔던 적이 떠올랐다..더위에 지쳐보이는

동물들..밀림에 산다던 사자도 누워서 만사가 귀찮다는 표정이였다.

 그런데 이제 덥지도 않은데 사자는 왜 없었어?

그리고 아 사자는 지금이 너무 춥겠구나..그래서 못 본걸꺼야!! 했다.

 

 

두 아들과 아빠가 자주 보는 프로그램이 있다. 내셔널지오그래피 방송에서 유난히

야생동물들을 좋아하는 그들은 그들의 실제 삶을 보면서 감동받기도 하고

눈을 찡그리기도 하고 <먹이사냥을 하는 장면에서 특히> 마냥 신기해하기도 한다..

 

이 책에서처럼 그들의 야생을 몰래몰래 관찰하여 만든 방송에서 본 그들을 우리는 동물원속에 그들과 일치하기를 바란다.

 

서울대공원에 들어서면 홍학들이 발레를 하는 듯 하다.

 그들의 날갯짓 하나에도

우와 하고 함성을 지르는 우리이지만

그들은 동물원에서는 날지 않는다.아니 날지 못한다.

그러니 쇠창살없이도 지내나 보다..난 닭처럼 타조처럼 날지 못하는 이들이구나 했다.

 

 

 

 

 

맨 처음 프레리도그을 꼭 하늘에서 내려찍은 듯한 서로를 보다 제목을 지나

치타를 만났는데 문득 아프리카 직항이 생겼다는 어느 항공사의 광고가 떠올랐다.

직항을 타면 아프리카까지 13시간

  우리는 더 넓은 세렝게티에서 뛰어다니는 치타와 사자를 만날 행운을 가지게 된다..

는 의미의 광고라 여겨진다.

치타는 동물중에서 가장 빠른 동물이라고 하는데..정말 그렇게 달릴 수 있는

이들이 얼마나 존재할까?

 

 

 

아프리카에 사는 그들에게도 행운일까??문득 이런 생각..

아직 바다 건너 해외여행은 아이들과 가 본 경험이 없지만..

태국에 가면 코끼리를 타는게 유명하다고 했다.

 

아이들이 실제 코끼리를 타보면 우와 하겠지..생각했었지만..

언젠가 또 다른 방송에서 그들의 삶이 얼마나 비참한지를

 

보여주는 것을 본 기억이 떠올랐다.

사람은 머리가 좋아 기억을 잘 하지만..반대로 절실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기억하지 못하는 망각의 동물임은 부정하지 못한다.

그렇게 그들을 볼때는 그들이 안됐다.

그러나 우리는 더이상은 하지 않는다.

코끼리를 태워서 수익을 내야 하는 우리에게는 코끼리와 우리를 똑같이 생각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때문이다.

우리는 서로를 보기 보다 나를 먼저 잘 봐야 하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이 그림책을 보면서 수많은 동물들을 떠올려 보게 되었다.

동물원에 갇힌 그들이 불쌍하다고 당장에 동물원을 없애고 그들에게 자유를

줄 수 있는가? 우리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

우리는 생각이 복잡한 그리고 모두 모두 다른 생각을 가진 동물들이기 때문이다.

그들보다 우리가 더 소중한 동물이란 걸 잘 알잖아..

 

 

 

 

얼마 전에는 동물원에서 이루어지는 돌고래쇼를 폐지해야 한다는 기사가

신문에 한창이였다.

똑똑하다는 돌고래를 이용하여 돈을 벌고자 하는

더 똑똑한 우리 자신이 거기에 있는거지요..우리는 똑똑하니까요..

 

그래서 이용도 잘하고 파괴도 잘한다는 말에 완전히 공감이 되었다..

그러나 그 파괴를 인식하지 않는 어리석음도 같이 공존하고 있다.

 

 

마 이것은 그들과 공존하던 시대가 아니라 

너무나 똑똑한 우리가 그들과 우리가 공존하는 것을 원치 않아서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들과 같이 살아가야하는 존재인데..우리는 자꾸만 그들을 배제하고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비단 동물원에 동물 뿐아니라..긴 겨울이 지난 어느 봄..봄햇살이 좋아..대전오월드에

갔다..동물도 보여주고 꽃구경도 하고..그런데 분수가 있고 예쁜 꽃이 즐비하던

그 곳에서 내가 본 것은 수많은 벌의 죽음이였다.

 

이상하다. 이렇게 꽃이 피어난 세상을 알록달록 벌들도 행복한 시절이겠구나 했는데

한두마리가 아닌 너무나 많은 벌의 죽음을 보고선 잠시 무서웠다.

벌이 사라지면 사람도 오래 살아남을 세상이 아니라고 하기 때문이였다.

 

벌이 죽는 것은 이상기후 현상때문에 벌들의 면역이 약해져서란다..

이상기후는 너무나도 똑똑한 우리들이 좀더 편히 잘 살려고 한 노력때문이다.

 

 

 

 

 

이 책의 마지막에서는 동물들이 서로를 본다..우리 안에서 우리 밖에서..

 

그러나 이 책을 닫고 겉을 다시 펴 보면 우리는 등돌려 우리가 보고자 하는 것을 본다.

그리고 우리를 뺀 나머지 동물들은 우리가 그들을 바라보기를 바라는 것 같다.

 

단지 이쁘게 봐주라는 뜻은 아니겠지..

 

우리도 우리답게 살고 싶다는 그걸 얼른 알아차리라고..

그리고 너희도 사람답게 살아야 하지 않겠냐고 타이르는 듯하다.

 

한동안 이 책을 읽고 또 그림을 보고 이 책을 바라보면서..나또한 말 뿐인 생각뿐인

사람중에 한 사람이라서..그래도 아이들에게 늘 이야기한다.

나만 봐선 안된다고 나와 같이 살아가는 이들에게 배려라는 것을 할 수 있는

존재로 살 수 있어야 한다는..그래야 정말 우리가 사는 세상이

우리가 살 만한 세상이 될꺼라고 믿기때문이다.

 

그리고 콘도르..'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

아주 똑똑한 우리는 지금 누구보다도 자유롭게 생활하고 있는지..

한번쯤은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대로 세상을 바꾸고 새로이 만들고 살아가고 있지만..

우리도 눈이 많이 내리거나 비가 많이 오거나 바람이 많이 불거나

땅이 흔들리거나 하면 한낱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동물일 뿐이다.

 

우리가 자연을 이해하고 만들어 놓은 것들도

우리의 자유를 원없이 허락치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익히 알면서도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을 믿고

의지 할 수 밖에 없는 나약한 존재일련지도 모른다.

 

그것이 자연을 더욱 아프게 하고 파괴하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해도

 

사자와 치타를 풀어주고 같이 살아가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네모세상을 만들어버렸기 때문에..

 

서로를 바라보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직도 100% 내 것이 되지는 못했지만

내가 이 책을 통해 내가 한번쯤은 그들을 인식하고 그들이 살아가는 것을

이해해 보려고 했을 그 과정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라고 나름 인정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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