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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허락한다면 나는 이 말 하고 싶어요 - 김제동의 헌법 독후감
김제동 지음 / 나무의마음 / 2018년 9월
평점 :
헌법은 법위에 존재하는 것으로만 알았다. 법이라는 것은 법을 전문으로 하는 이들에게나 이용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세상사에 대한 눈을 뜬 것이 언제인지 모르겠다. 아마도 그 언제인가 부터 세상이 조금 생각과 다르게 흘려가는구나 했다. 그리고 세월호가 우리의 눈앞에서 가라앉았을때 그때서야 정말 고개가 갸우뚱해지면서 뭔가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어슴프레 다가왔다.
그리고 언젠가 부터 슬슬 궁금한 이야기들이 수면에 떠오르고 어떤 유명블로거에서 김제동씨때문에 모르는 낯선 이들과 언쟁을 했던게 젤로 떠오른다.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김제동씨에게 큰 관심이 없었는데 사람들이 자꾸만 빨갱이라고 하는데 이해가 안간다고 했다. 도대체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빨갱이<종북?>이라 불리는 이들에 대한 궁금증이 너무 생겨났다. 그렇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현재 미우새를 보면서 이제 제동씨 출연시켜줘도 되지 않나 하는 맘이 든다. 어머님이 너무 좋아서 아들에겐 악플러일지 모르지만 신발을 잃어버린 아들에게 신발이 더 귀하다고 했다지만 실상은 분명 아들을 그리고 여섯 자식들을 위해 굳건히 지냈을 그 세월의 단단함을 엿보고 싶기 때문이다.
자꾸 나이들어 반쪽을 만나고 아빠가 되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결혼이라는 것과 가정을 이루는 일..요즘 젊은이들이 선택지에서 자꾸만 배제해버리는 그 삶들이 안타깝다. 자꾸만 최저임금 1만원하면 편의점하고 식당하는 자영업자들이 다 죽는다고 난리다. 난 왜 우리나라의 경제가 한집건너 한집에 편의점을 내어야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지 쉬이 이해를 하지 못한다. 제살깎아먹기 식으로 나눠먹기식의 돈벌이와 노동의 가치는 인정하지 않는 천대의식때문에 우리나라의 모든 세대들은 노동으로 일구어진 삶을 축복하지 않는다.
국민의 대부분인 일을 하고 세금을 내는데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도 그 법을 집행하는 사법부도 대통령이하의 모든 고위 공무원들이 모두들 고학력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 비현실적이라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고학력자들이 나랏일이든 자기일이든 제대로 하지 않고 잇속만 챙기려는 속내를 지녔다는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한번 째려보면 미운 점만 보인다고 했는데
그리고 그렇게 권력이라는 것을 마구잡이로 휘둘고 안정과 부를 축척한 이들에게는 양심이 작동하지 않고 정말 안타까운 죽음들을 자꾸만 맞이하게 되는 것이 부조리하게 생각되면서도 지난 촛불의 힘을 지나고 나니 그렇다고 나하나의 목소리가 무슨 의미가 있겠어 하고 모른 체 하는 것으로 세상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배웠다.
서론이 길었지만 늘 마이크 잡고 이야기하기 좋아하는 김제동씨의 이야기를 직접 듣는 기분으로 만난 <당신이 허락한다면 나는 이 말 하고 싶어요>는 재미난 책이다.
작가 본인이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한다는 말에 나도 적극 찬성한다.
대한민국의 헌법의 주인이 우리 국민이고 헌법은 주인인 우리들의 존엄과 가치를 인정하고 행복추구권을 가지며 기본적 인권을 보장한다고 정확하게 명시되어져 있다니 이 얼마나 든든한지 모르겠다.
헌법을 읽고 인상 깊은 조항을 재치있게 이름 지은 것도 헌법에 대한 좋은 해석과 이해도를 높이는 작업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문제는 이 헌법의 주인이 국민인데 국민들인 우리가 주인의식을 가질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는 것이 뒤늦게나마 나의 국민됨을 내세울 수 있는 장치를 확인했다는 것. 그렇기에 나하나가 뭐해가 아니라 하나하나의 나가 모여 국민이 되어 주인이 되어 당당하게 헌법을 기반으로 살아갈 수 있다면 분명 우리네의 삶은 그 이전보다 훨씬 발전적일 것이다.
책은 내내 유머스러움과 오리여인의 삽화가 잘 어울어져서 헌법의 딱딱한 이미지를 사랑스럽게 변화시켰다. 좋은 구절, 감동적인 구절로 가득찬 헌법에 대한 독후감과 더불어 마지막 덧붙인 작가의 추신까지 출간전 연재로 만날때 보다 책이 훨씬 따뜻하다.
연신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작가의 생각과 이제는 시대를 거스르지 않게 당당하게 드러난 헌법의 실체를 대하니 무엇보다 든든하다.
젊은 청년들이 겪는 발전가능성이 작아보이는 희미한 삶에도 희망이 더해지고 노동의 가치가 인정되고 차이를 인정받는 삶이 사회에서 견고히 자리잡는다면 우리는 모두 존엄한 존재로써 이 사회를 좀 더 나은 그리고 좀 더 배려하는 세상을 만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