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살아남았습니다 - 지구에서 사라지면 절대로 안 될 101종의 이상한 동물도감
이마이즈미 다다아키 지음, 사이토 아즈미 그림, 이소담 옮김, 황보연 감수 / 아름다운사람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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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동물이 좋아요!

기르고 싶다, 동물을 아껴줘야겠다 이런 생각이라기 보단...(이래야 하지만)

동물을 관찰하고 동물의 특징이나 새로운 정보를 아는 게 너무 즐겁습니다.

어릴 때 집집마다 엄마가 사놨을 예전 동물 전집은 실제 사진, 딱딱한 정보 위주였는데,

요즘 나오는 동물사전은 주제 별로 정말 재밌고 귀엽게 잘나온답니다.

요즘 일본에서 이런 거 잘 만들어요. ㅋㅋ.....

이런 류의 동물사전을 전집보다 아이들이 훨씬 좋아합니다.

포유류란 무엇일까요?

- 새끼가 젖을 먹는다

- 몸에 털이 난다

- 체온이 거의 일정하다

상술한 게 절대적인 특징은 아니라 예외도 있고 다른 특징도 더 있지만, 대부분의 포유류는 저기에 포함됩니다.

공룡이 살던 시대에 나타나 자신보다 훨씬 큰 공룡보다 끈질기게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도 상술한 특징 덕이 크죠.

공룡과의 생존경쟁과 빙하기의 무시무시한 추위에서는 살아남았지만, 포유류끼리의 생존경쟁은 더 치열합니다.

그래서 저마다 살아남기 위해 사는 방식을 바꾸었고, 모습까지 달라졌습니다.

그렇게 갖게 된 이상한 점은 무엇일까요?


대륙이 이동하고, 기후가 달라지며 동물마다 사는 곳이 정해져버렸습니다.

동물에게는 국경이 없지만 여러 조건 때문에 사는 범위가 정해진 거죠.

동물이 어디에 사는 지 나타낸 것이 '동물지리구'입니다.

                                

이런 6개의 지리구와 바다까지 하여 각 구에 사는 이상한 동물을 재밌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동물의 일러스트와

어디가 이상한 점인지,

모습이나 습성이 이상하게 변한 이유

인간과 비교했을 때 크기

어디에서 사는 지가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어요.

동물책은 무조건 실사여야한다! 생각하는 분들도 많은데,

실사와 비교해보면 매우 비슷하게 그려진데다가 아이들이 동물 사진으로 동물의 외형을 정확하게 외워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들이 다가가기 쉽게 만들어져 재밌게 읽으며 정보를 습득하는 게 더 중요하죠.

그리고 실사를 보여주고 싶을 땐 인터넷 검색으로 실사를 띄워주고 그림과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하답니다!

                                

책을 읽다보면 실제로는 어떻게 생겼는 지, 어떤 특징이 더 있는 지 저절로 궁금함이 생겨서 저절로 더 찾아보게 됩니다. 정말 신기한 동물이 많았고 검색해 본 동물이 많았지만

특히 저 대머리우아카리!

동병상련의 슬픔이 (머리숱 적음) 느껴져서 검색해보았는데 얼굴도 벌겋고 머리도 없는 것이 아빠 생각도 나고... 남편 생각도 나고 그렇네요 ^^...

하지만 인간의 눈에는 안쓰럽고 쓸데없어 보이는(비효율적인) 특징으로 보일지 몰라도,

코알라가 하루 20시간을 자는 건 유칼립투스의 독을 해독하기 위해서 라던지...

나무늘보는 너무너무 느려서 오히려 눈에 안띄었기 때문에 살아남은 거 라던지...

이상해보이는 동물들의 모습에는 인간이 파악하지 못한 이유가 다 있었습니다.

서식지에 적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서서히 '이상해보이는' 진화를 겪었고, 그 덕에 동물들이 다양해 진거죠!

사실 지구 상에서 가장 이상한 동물을 뽑으라면 단연 사람아닐까요?

배가 불러도 사냥하고,

미와 재미를 추구하기 위해 사냥하는...

저마다의 생존경쟁에 밀려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들도 많이 소개되었지만,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한 서식지 감소, 밀렵. 환경오염으로 사라져가는 동물들이 훨씬 많이 소개되어있어 마음 아프기도 했네요.

'상아없는 코끼리'가 늘어나고 있다는 거 아시나요?

아프리카 코끼리를 상상하면 거대한 상아가 떠오르는데, 인간의 밀렵으로 인해 상아가 큰 코끼리는 죽임을 당하여상아가 작거나 없는 코끼리의 비율이 훨씬 늘어났다고 합니다.

코끼리의 시조가 처음 나타나고 5천만년 동안 서서히 변화한 코끼리가 불과 100여년 만에 진화가 아닌 급속한 퇴화를 하고 있는 것이죠.

이렇게 자연에 개입하고 이기심만 채우다 보면 인간도 견딜 수 없어진 지구의 변화로 인해 퇴화하게 되지 않을 지 걱정입니다.

                                

마지막에는 포유류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코너와 가로세로 퍼즐이 있어 기억력테스트(?)를 할 수 있었는데,

나름 열심히 읽었다고 생각했으나 퍼즐을 완성하진 못했네요 ^^;

동물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라면 정말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특히 전집엔 관심없던 아이들도 서로 보겠다고 싸우는 책이랍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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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피곤한 과학 지식 1 - 그래도 무식하게 죽지 말자! 알아두면 피곤한 과학 지식 1
마리옹 몽테뉴 지음, 이원희 옮김 / 작가정신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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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궁금하고 어쩐지 알 것 같지만

뒤 돌아서면 새까맣게 잊어버릴 것 같은 과학 지식

 

콧수염이 났지만 염연한 여자인 콧수염박사가 알려주는 뜬금없고 더럽고 웃긴 과학이야기

<알아두면 피곤한 과학 지식 1> 입니다.

전 평소에 세상에 궁금한 게 너무 많아요.

그래서 늘 궁금한게 생기면 바로바로 질문하거나 검색해서 알아내곤 합니다.

평소에 생기는 궁금증들은 딱히 인생에 크게 도움되는 것은 아니고, 소소하게 제 갈증을 채워주는, 어디가서 잘난척하지도 못할 지식들이예요.

이 책에도 제 그런 소소한 갈증을 채워주는,

쓸데없고 하나하나 기억하기도 피곤하지만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지식들이 가득하답니다.

                                

목차 너무 재밌죠?

잠자는 동안 거미를 먹는다고?

공포의 화장실

변태적인 동물

등등등 목차만 봐도 궁금증을 불러일으킵니다.

아이들용은 아닙니다.

쉽고 재밌게 풀어쓰긴 했으나 여러운 과학 용어 사용, 성적인 내용 다수 포함으로 아이들에게는 보여주지 않기를^^;


잠자는 동안 거미나 벌레를 먹는다는 말, 들어보셨나요?

전 많이 들어봤어요. 자는 동안 나도 모르게 입에 들어오는 벌레를 먹는다고 하는 소문!

그럴 수도 있겠네... 하고 별로 신경쓰지 않았는데 (나만 먹는 거 아니니까ㅋㅋㅋ)

여기 답이 있었어요.

일단 얼굴에 거미가 기어다니면 대부분의 사람은 깰 것이며,

거미가 마침 딱 거미줄을 타고 곧장 입 속으로 다이빙한다 해도, 목젖과 혀는 매우매우 민감한 기관이기 때문에 깨지 않고 꿀떡 삼키진 않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포인트

'거미가 왜?'

그렇네요. 따지고 보면 거미가 굳이 사람 입으로 왜 다이빙을 하려고 할까요?

사람 입속으로 뛰어들어 봐야 거미에게 좋을 것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유쾌한 설명과 재밌는 그림으로 표현해놨답니다.

이때까지 이 괴담을 들은 횟수에 미뤄봤을 때 앞으로도 몇 번은 더 들을 것 같은데, 그때 거들먹거리며 진실을 알려줘야겠어요. (생각이 난다면)

여러분은 공중화장실 쓸 때 앉아서 보시나요...?

전 찝찝해서 휴지를 깔거나 공중부양자세 (그림 참고)를 하는데 ^^;

친구들하고 얘기해봐도 다들 비슷하더라고요.

근데 외국여자들까지 다 그렇게 살았을 줄이야. 역시 사람사는 거 다 똑같습니다.

휴대폰이 변기보다 더 더럽다는 얘기는 몇 번 들었지만, 내 폰은 만져도 쌩 변기에 앉기는 싫은 게 사람마음.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이 공중화장실에 앉는 순간 뭔가 눈에보이는 무엇인가로 실체화 되면서 들러붙는 게 막 상상가지 않나요?

여기선 별 효과 없다는 걸 상술해주고 있는데 ㅠㅠ.... 아우 그래도 전 그냥은 못앉겠어요 ㅋㅋㅋㅋㅋ

그런데 충격! 공중부양자세가 배뇨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네요.

편하게 앉았을 때보다 허벅지 근육이 수축되며 그쪽으로 힘이 가기 때문에, 방광이 제대로 수축하지 못해 배뇨를 덜하게 되어 방광염의 위험이 있다고;

그리고 이 장에서 TMI로 외국유명인의 사망원인 가설 중 하나까지 굳이 알게되었어요 ^^....ㅎㅎ... 배설과 배출의 중요성...


제가 소개한 부분 말고도 정말 오! 그렇군!!! 쓸데없지만 재밌다!! 하는 내용이 많아요.

이런 걸 알아내기 위해 연구원들이 힘들게 노력했단 말이야? 하는 것도 있고요.

요즘은 알쓸신잡,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시리즈, 은근히잡다한지식 채널 등

대화를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너무 무겁지 않고 재밌는 지식책이나 채널이 많아지고 있어요.

무겁고 깊은 지식은 지식인, 과학자들에게 남겨두고, 우리는 논문 쓸 것도 아니니 팔랑팔랑 얕고 가벼운 지식으로 대화에 즐거움만 더해지면 됐죠!

보고 있으면 정말 재밌답니다. 언젠가 이걸 써먹겠지 하면서 두근두근하면서 말이죠.

(실제로 그 상황되면 80%는 까먹지만... ㅋㅋㅋ)

저처럼 지적 허세가 가득한! 사람을 위한 재밌는 과학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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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쉬운 세계사
천레이 지음, 김정자 옮김 / 정민미디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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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세계사 하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한국사도 모르는데 무슨...'

전 고등학교 때도 국사, 한국근현대사를 배웠기 때문에, 세계사는 사실 정말 큼직큼직한 사건말고는 아는 게 없었어요. 어릴 때 세계사 접할 기회라고는 <먼나라 이웃나라>정도...? ㅋㅋㅋ

역사를 배울 땐 거시적으로 바라보며 흐름을 알아야 하는데, 영화에 나오는 사건 부분부분

세계적으로 유명한 부분부분만 알다보니 연결이 안되더라고요.

이제 세계사 좀 알아볼까~ 하면 보통 책이 너무 두껍고, 지루하기 마련이니 자꾸 뒤로 미루게 됩니다.

마치 영어공부처럼......

근데 영원히 미룰 수야 있나요.

세계사를 처음부터 꼼꼼히 배울 필요가 있나요?

전체적인 흐름을 훑고 나면 내가 유독 흥미가 생기는 부분이 생기고, 그 부분을 찾아보다 보면 또 궁금한게 생겨서

지식이 확장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역사는 유기적이라 하나를 파다보면 연결되기 마련이니까요!

                                

그리스 로마 신화!가 아닌 그리스 로마사부터 시작해서 제일 젊고 강한 국가인 미국의 역사, 일본의 근현대사까지 빠르게 훑어 볼 수 있습니다.

                                

세계사책 생각하면 빽빽한 글자부터 떠올리게 되죠?

이 책은 설명부터 어렵지 않은 데다가 유쾌한 캐릭터들까지 설명을 도와주기 때문에 더 쉽게 읽을 수 있어요.

외국 전쟁영화나 시대물 많이 보신 분들이라면 설명과 그림에서 익숙함을 느끼실 수 있을거예요.

특히 영화 300과 캐리비안해적! 전 300은 안봤지만.... 캐리비안 해적은 몇 편 봤었는데 그냥 영화 제목인 줄로만 알고 있었더니 정말 있는 지명이고, 정말로 대해적시대를 이끌었던 곳이더라구요!

대해적시대는 원피스에서 나오는 단어인 줄 알았는데 ...ㅋㅋㅋ

이름만으로도 뭔가 두근두근하는 해적시대, 왜 등장하고 왜 몰락했을까요?

10분도 안걸리는 시간동안 재밌는 캐릭터들 덕에 알 수 있었습니다.

또 중간중간 작가의 적절한 TMI덕에 재밌는 역사비화도 덤으로 배울 수 있어요.

가장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미국이예요.

책에서 '하나님이 보우하는 미국'이라고 되어있는데,

어찌나 국가 성장 시기를 잘탔는 지.... 정말 하나님이 보우하나 싶을 정도로 (무교임)

술~술 풀리는 모습이 그때 우리나라의(조선말) 상황이랑 대비되어 질투가 날 정도였습니다.

미국에게 원폭을 맞아 망한 일본이 우리나라의 6.25전쟁으로 다시 나라를 부흥시킬 수 있었던 것처럼 나라의 흥망성쇠에 주변국의 상황과 타이밍에 참 많은 영향을 받는구나 싶었어요.

빠르게 훑은 기나긴 5천년의 세계사 속에서도 반복되는 양상이 있었습니다.

1. 나라가 돈을 벌면 전쟁에 쓴다.

2. 역사적으로 정의를 구현하기 위한 전쟁은 없다. 모든 전쟁의 원인은 돈 때문이다.

역사는 반복된다더니 지금도 여전한 것 같죠?

세계사가 아니라 전쟁사라고 불러야할 지경입니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여전히 전쟁들은 여기저기서 터지고 있지만,

그래도 위안을 주는 작가의 말이 있답니다.

역사와 세계가 인간성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에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익을 추구하는 인간의 욕심이 수많은 전쟁을 일으켰지만, 인간의 참되고 착하며 아름다운 마음이 세계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왔기 때문입니다.

본문에서

세계 곳곳에서 전쟁과 참혹한 일이 벌어지지만, 그만큼 또 따뜻한 일도 일어나니까요.

앞으로의 세계사는 또 어떤 방향으로 변하게 될까요?

예전엔 강대했던 나라가 지금은 사라지거나 약화되고, 별 볼 일 없었던 나라들이 떠오른 걸 보면 앞으로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아 기대됩니다.

세계사 입문도서로 강추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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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민혁 단편선 화점
오민혁 지음 / 거북이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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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짧은 만화에 담아낸 인생

 

 

1. 화점

2. 달리와 살바도르

3. 아이스크림

4. 룰렛

5. 매듭

6. 우주어 (宇宙魚)

 

총 6장으로 구성된 만화입니다.

 

원래 네이버에 <오민혁 단편선>으로 2015-2016년도에 엄청난 호평을 받으며 단편 연재를 하였는데

마지막 장인 신간 6. 우주어를 포함하여 책으로 나왔네요.

 

워낙 웹툰을 잘보는지라 이미 알고 있던 인상깊은 만화였는데, 이렇게 나오니 반가울 따름입니다.

웹툰에선 1-5장까지 무료로 보실 수 있어요.

 

13학번 이시라는데 13학번이 이런 생각을.... 한단 말인가...? 라는 놀라움이 절로 나오는 명작이니 시간 나실 때 꼭 보시길 바랍니다! 단편이라 부담없이 볼 수 있어요.

 

 


1. 화점

                                

교사와 스승의 차이

비슷한 것 같지만, 미묘한 차이가 있죠?

교사는 학교나 학원에서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이고,

스승은 나를 가르치고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있습니다.

 

여기 나오는 젊은 프로바둑기사 한수는 어릴 때 부터 신동으로 추앙받았고, 드높아진 자신감은 자만감으로 변해 승리만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어른으로 자라납니다.

어릴 때 부터 한수를 봐온 스승님은 그런 한수에게 다른 가치를 알려주려고 하지만, 한수는 스승마저 무시합니다.

스승님이 돌아가신 후, 악몽을 꾼 한수는 자기도 모르게 스승님과 지냈던 옛 집으로 가게 되고, 거기서 어떠한 계기로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져도 재밌게 하기만 하면 돼!"

제가 늘 하는 말인데, 사실 저도 지면 기분 안좋습니다.

"패배자의 변명일 뿐이지"

이기지 못하면 내가 밟아왔던 모든 과정들이 무시당하고, 부정당하게 될 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승리만을 위한 인생을 살면 너무 피곤하잖아요.

돌을 잠깐 내려놓고 세상을 둘러보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게 됩니다.

 

2. 달리와 살바도르

                                

가장 인상깊었던 에피소드 2개 중 하나입니다.

 

불쾌한 골짜기 아시나요?

인간이 인간이 아닌 존재를 볼 때, 그것이 인간과 더 많이 닮을수록 호감도가 높아지지만 일정 수준에 다다르면 오히려 불쾌감을 느낀다는 이론입니다.

터미네이터나 매트릭스, 혹성탈출 등을 보면 인간보다 더 인간같은 로봇, AI, 동물이 나옵니다.

불쾌한 골짜기 이론을 적용한 영화죠. (최근 캣츠 영화도 있었지만 캣츠는 그것 땜에 망했죠;)

특히 과학의 발달로 인공지능이 발달한 로봇이 인간을 지배할수도 있다는 공포가 제일 큰 것 같아요.

로봇이 인간의 감정을 가진다면, 로봇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감정을 가진다해도 로봇은 로봇인걸까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단편이었습니다.

 

 

4. 룰렛

                                

가장 인상깊었던 2번 째 에피소드예요.

너무나도 다른 인생을 살고 있던 쌍둥이형제.

내기 도박을 하며 부를 쌓은 '포우'가 3살 때 고아원에서 헤어진 형제 '도일'을 찾아 자신의 모든 것을 건 내기를 합니다. 잘나가는 부자 '포우'가 왜 '도일'을 굳이 찾은걸까요?

 

에드가 엘렌 포, 아서 코난 도일 모두 추리소설의 대가죠.

그들의 이름을 딴 만큼 한 눈 팔면 함정에 빠져버리는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내용이 아주 흥미롭습니다.

 

"도박에서 속임수를 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들키지 않으면, 속임수가 아니니까."

 

 

5. 매듭

                                

우주가 얼마나 큰 것인가를 가르쳐 주는 것은 거대한 고독뿐이다 - 알베르 카뮈

사람은 사회적 동물입니다. 혼자서는 살 수 없죠.

고독을 즐기는 사람들도 보이는 것은 광활한 까만 우주와 제한된 사람만 만나는 (그것도 친하지도 않은!) 우주탐사선 속에 있다보면 외로움을 느낄 수 밖에 없을겁니다.

세상에 나 하나뿐이라면 이렇게까지 외로움을 느끼진 않을텐데, 여럿 속에서 느끼는 고독은 더 크게 느껴집니다.

집단 속에서 안정감을 느끼지만, 그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들. 그런 문제를 정말 소름끼치는 방법으로 표현한 작가의 능력이 놀랍습니다.

 

 

6. 우주어(宇宙魚)

                                

처음엔 한자 제대로 안봐서 우주의 말(語)인 줄 알았어요.

능력있는 축구선수 토비는 우주비행사가 되고 싶었던 딸을 사고로 잃습니다.

그에 따른 상실과, 어떠한 계기로 인한 회복을 다룬 에피소드입니다.

6장은 웹툰에 있지 않기 때문에, 직접 보시길!

 


하나하나 깊은 울림을 주는 명작입니다.

 

짧은 단편에 어쩜 이렇게 긴 여운을 주는 내용을 담았을까요?

수많은 사람들이 인생작이라고 하는 이유가 있답니다.

한 번 읽고 끝나는 게 아니라, 내내 생각나고 한 번 더 읽으면 다시 또 다른 의미로 와닿는 그런 만화입니다.

웹툰으로 1-5장까지 볼 수 있는데도, 곁에 두고 책장을 넘기며 읽을 수 있게 책으로 소장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꼭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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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엄마로 살아남기 - 산후 우울증 탈출 스토리
테레사 웡 지음, 정미현 옮김 / 북멘토(도서출판)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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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엄마가 처음이라...

 

"모성애는 타고 나는 것이다!"

"숭고한 모성애"

란 말 어떠신가요?

 

전 저 말 들으면 반발심 100000% 장전이예요.

언제적 고리짝 사상 강요하며 여자의 희생을 당연시하며 여자들에게 죄책감을 씌우는 말인지? 화딱지납니다.

 

 

아래는 배우 이보영씨가 <마더>출연 중 한 인터뷰예요.

                                

"모성이 강요되는 사회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서 출연을 결정하기도 했어요. 실제로 아이를 낳고 나서는 예쁘지 않았어요. 100일까지는 '내가 나쁜 엄마인가' 싶더라고요. 시간이 지나고 관계가 쌓이면서 아이가 예뻐졌어요.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아이를 낳으면 바로 눈에서 하트가 뿅뿅 나올 줄 알았어요. 그런데 아니더라고요. 주변에서 '모유수유 이렇게 하면 안 된다' 등 다들 자꾸 저를 혼내는 거예요. 그러다가 남편(지성)이 안고 있으면 '대단해' '착해' '결혼 잘 했어'라고 하더라고요. 저도 엄마는 똑같이 처음인데, 엄마에 대한 요구가 많은 것 같아서 사회적인 시선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많았어요. '왜 엄마는 나와서 커피 마시면 안 돼?' '엄마는 왜 예쁘게 하고 미니스커트 입으면 안 돼?'라는 생각이 들었죠."

 

이보영은 "사회가 너무 강압적인 것 같다"며 또 다른 일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단유를 하러 갈 때도 울면서 갔어요. 애한테 못 할 짓을 하는 건가 죄책감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남편이랑 같이 육아를 하는데, 팔 힘도 그렇고 아기는 아빠가 안는 게 더 편해요. 어느 날은 제가 남편이랑 아이 옆에서 대본을 보고 있었거든요. 어떤 할머니가 남편한테 ‘고생이 많아'라고 하시더라고요. 말없이 남편 등을 두드리고 가시는 분들도 많고요. 처음에는 의식 안 했는데 나중에는 제가 나쁜 엄마가 된 기분이 너무 싫었어요. 남자가 아기 띠 하면 '역시 대단하다'고 하고 제가 하면 '뭐 힘들다고 하냐'고 그러고. 드라마를 통해 이런 강압적인 모성애를 요구하는 것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또 낳았다고 다 엄마가 아니라는 것도요. 그런 이야기들이 잘 전달됐는지는 모르겠어요."

 

실제로도, 극 중에서도 엄마가 된 이보영은 '엄마'라는 역할에 대해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하게 된 듯 했다. 그리고 이보영은 "저는 아기를 낳으라고 권유하고 싶지 않다"며 사회적 제도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아이를 낳고 키우기에는 환경이 그렇게 좋은 것 같지는 않아요. 어린이집을 보내려고 해도 대기가 300번이 넘고, 일을 관둬야 하는 경우도 많고요. 사회의 도움 없이는 키울 수가 없어요. 저는 아기를 낳고 어른이 된 것 같긴 해요. 그런데 누구나 해야 될 경험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경험해도 나쁘지는 않지만요. 그리고 저는 진짜 운이 좋은 사람이에요. 직업 특성상 쉴 때 쉬고 일할 때 일하잖아요. 남편이 쉴 때는 애를 봐줄 수도 있고요. 그런데 보통 사람들은 어린이집에 보내려고 해도 월급의 3분의 1일 때가 많잖아요. 그런 걸 보면 이 사회는 아이를 키우며 부모가 포기해야 할 게 많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사회에서 아이를 낳으라고 권유할 수는 없죠. 사회적으로 제도가 필요한 것 같아요. 육아휴직을 남녀 다 쓸 수 있고, '칼퇴'해도 눈치 안 주는 등 제도와 인식이 변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http://stoo.asiae.co.kr/article.php?aid=44561132964#rs

요즘은 결혼 안하려는 분도 많고, 딩크족도 많죠.

 

그러면 꼭 듣는 말!

애를 안낳으면 국가가 어떻게 돌아가느냐!

이기적이다!

국가를 위해 애를 낳다니... 민주주의 국가 맞나요?

애 안낳아도 세금 다 내는 데요...?

 

이런 저런 개인 사정으로 애를 기를 자신이 없어서 그렇다고 하면

돈 없어도 애는 어떻게든 자란다.

일단 낳으면 지 혼자 큰다.

일단 낳으면 마음이 바뀔 것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 정말 밥만 먹이고 옷만 입히고 애 키우고 싶지 않은 걸요? 돈 주실 거예요?

자기 일 아니라고 일단 낳아보라는 무책임한 말을 던지다니! 책임져 줄 거 아니잖아요!

 

예전엔 직장동료분과 대화하다가, 출산율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나와서

애 낳으면 몸 망가지는 거 싫어서 애 낳기 싫다는 친구도 있어요. 저도 몸 망가지는 거 싫고요.

라고 하니 요즘 젊은 사람들은 어쩜 그렇게 생각이 짧냐고, 아이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데 내 몸 망가지는 거 때문에 애를 안낳겠다고 생각하냐는 말을 들었어요.

심지어 본인이 항상 쌍둥이 낳고나서 몸이 망가졌다고 하는 분이었는데!

전 절대 이런 말 가만히 듣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이걸로 어른들과 은근한 말씨름도 많이 했어요.

 

아이는 소중한 존재죠 암만...

근데 전 제 몸이 더 소중한데요!

 

그런데 이렇게

난 내가 제일 소중해!

내 몸은 내가 알아서 할 권리가 있어!

여자한테만 모성애를 강요하지마!

하고 외쳐도,

유교관습이 아직 깊게 뿌리 박힌 나라에서 2x년 살았으니 마음 한 켠엔 은~근히 이런 말 해도 되나 싶은 게 있었어요.

 

이런 말을 하는 나는 나쁜 엄마가 될까? 불량 엄마인가? 라는 생각도 들었죠.

 

하지만 <초보 엄마로 살아남기>, <나는 아기 캐리어가 아닙니다> 외의 각종 에세이와 웹툰들, 나를 엄마가 아닌 나로서 바라보게 해주는 각종 좋은 글들과 그 글로 바뀐 주변 사람들 덕에 점점 더 당당해지고 있답니다.

 

<초보 엄마로 살아남기>책의 작가님도 처음엔 이런 저런 생각으로 임신을 미룹니다.

                                

 

고민하는 사이 시간은 꽤 흘렀지만, 작가님이 그 동안 초조해지지 않도록 남편분이 잘 잡아줍니다.

 

                                

 

캐나다에 사는 작가님도 임신을 결정할 때 까지 이런 말을 듣는데, 한국에선 얼마나 더 심하겠어요?

그래도 현명한 남편 분이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부부 중 한 사람이 주변의 말에 휩쓸려서 초조해지기 시작하면 내몰린 몸과 마음에 올바른 결정을 못할 수도 있으니까요.

 

                                

 

TV에서는 출산한 직후에도 깔끔한 모습의 연예인들이 나오지만, 이게 현실이죠?

특히 치질과 오그라든 배.... 회음부절개;; 정말 너무 싫어요!

 

                                

 

아기를 임신한 순간부터, 내가 이 세상을 떠날 때 까지

아이가 어디 한 구석이라도 안좋으면 엄마의 죄책감은 커져만갑니다.

내 잘못이 아니라고 되뇌이지만 설마, 내가 이랬기 때문에? 란 생각에 죄책감이 떠나질 않죠.

 

전 태교 전~~~~~~~~~혀 안하고 (책 읽는거야 원래 많이 읽었고, 태교하겠다고 소리내 읽은 적도 없어요. 어색해요; 비효율적이고;)

밀가루와 당을 사랑하며 운동은 전혀 하지 않습니다.

 

이러다 애가 태어났는데 몸이 약하거나 하면 날 전혀 탓하지 않을 자신? 없어요.

그리고 주변 사람들도 전혀 내탓이 없다고 생각할까요? 그것도 아닐거예요.

 

정확한 인과관계가 입증된 것도 아닌데, 엄마들은 아이를 10달 동안 배며 고생했지만 태교까지 어디 하나 흠잡힐 데 없이 완벽하게 해내야 하는 거죠.

 

몇 달 전에 임신관련으로 보건소에 갔는데,

모유수유의 기적인지 뭐시긴지 팜플렛을 주더라고요.

 

전 모유가 나올지~ 안나올지~ 모르지만 딱 100일 만 할 예정이예요. 안나오면 말고요.

저희 엄마도 모유가 나오지 않았는데 전 너무 잘컸거든요!

젖이 잘 나와도 해보고 힘들면 100일도 안 할 수도 있어요. 그때 내 몸과 마음 상태에 따라 결정 할거예요.

 

그런데, 이 사회는 보건소에서 받아오는 팜플렛부터 주변 사람들까지

모유를 먹이지 않으면 엄마 자격 미달로 만들고 있어요.

 

이 책의 작가님도 젖은 나오지만, 산후우울증으로 모유수유를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도 모유수유를 하지 않는 엄마가 될 순 없으니 모유수유 상담실에 찾아가지만

"하고 싶지 않으면 어떤 것도 할 필요가 없다"라는 말을 듣고 안심하게 되죠.

 

그런데 모유수유를 안해야지! 한다고 엄마의 몸이 편해지는 것도 아니예요!

계속 분유를 타야하고, 세척, 소독해야하며, 끔찍한 젖몸살로 고생하게 되죠.

 

모유랑 분유는 서로 장단점이 있어요. 선택은 엄마가 하게 내버려두세요.

 

 

‘다른 엄마들은 다 잘하는데

왜 나만 약해 빠지고 부족한 엄마일까?’

 

란 생각에 사로잡혀 엄마들은 산후우울증이 와도 밝히지 못합니다.

내가 아기에 대한 사랑이 부족해서, 내가 못난 사람이라서 그런 것 같고

다른 사람들이 날 부정적으로 볼테니까요.

 

하지만 솔직하게 산후우울증임을 인정하고 털어놓는 과정에서

작가님은 아무 생각 없는 사람들의 영혼없는 위로 혹은 이해못한다는 반응도 만나지만,

진솔한 위로와 따뜻함을 느끼며 자신을 치유해나갑니다.

 

                                

 

그렇게 셋째를 낳고 나서야 작가님은 비로소 남들이 말하는 모성애를 깨달았다고 해요.

너무 늦었다고요?

 

그렇다고 해서 작가님이 첫째랑 둘째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게 아니예요!

모성애를 느끼는 방식과 시간에는 개인차가 있으니까요.

 

"좋은 엄마가 무슨 의미든 간에 '좋은 엄마'가 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그저 '지금 여기'에 있기만 하면 되었다."

 

남과 비교하며 내가 좋은 엄마인지 아닌 지 저울에 올려놓지 마세요.

산후우울증이 있다면 혼자 썩히지 말고 당당하게 얘기하세요!

 

https://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703837

 

성교육에서는 절대 가르쳐 주지 않는 임신과 출산, 육아의 현실을 담은 웹툰이예요.

애낳기 싫어지는 만화들이랍니다. 애 낳기 싫어할까봐 이런 현실을 알려주지 않는 걸까요?

하지만 어떻게 아기가 생기는 지에 대한 과학 지식이나 모성애에 관한 내용보다 이런 현실을 알려주는 게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선택은 본인 몫이구요 ^^.

 

자신이 어떤 선택을 하든 지지받을 수 있는 사회

아기를 사랑하는 엄마들이 본인도 사랑할 수 있게 만드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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