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쇼핑몰에서 27년 간 홀로 4제곱미터의 우리 속에서 갇혀 지내야 했던 아이반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뉴베리 수상작
<세상에 단 하나뿐인 아이반>입니다.
표지의 고릴라와 아기코끼리의 표정이 밝아보이네요.
서로 바라보며 미소짓는 둘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아이반은 8번출구 쇼핑몰의 마스코트입니다. 그를 보러 많은 사람들이 쇼핑몰로 왔었죠.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 그를 보러 오는 사람들의 발길은 점점 끊겨갑니다.
좁은 우리 속을 영역이라고 생각하며 사는 아이반은 스텔라라는 이름의 코끼리와 떠돌이개 밥, 쇼핑몰 청소부 조지의 딸 줄리아만이 대화 상대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루비라는 이름의 아기 코끼리가 쇼핑몰에 새로운 동물로 들어옵니다.
루비를 지극정성으로 돌보던 스텔라가 세상을 떠나며 아이반에게 루비를 보살펴 줄 것을 부탁하고,
아이반은 루비를 구출해주기 위해 온 힘을 다 합니다.
과연 루비는 쇼핑몰에서 나갈 수 있을까요? 아이반과 밥은 어떻게 될까요?
흡입력있는 스토리 덕에 단숨에 읽어내릴 수 있었어요.
청소년 도서지만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아이반은 화를 내지 않습니다. 좁은 우리에서 혼자 살아가는 아이반은 지켜야 할 생명이 없거든요.
하지만 루비를 지킬 계획이 망가질 위기에 처하자 딱 한번 화를 냅니다.
보호해야 할 누군가가 생겼기 때문에.
인간은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더 가지려고 합니다. 자신이 입은 아주 자그마한 피해에도 버럭 화를 내곤 합니다. 아이반이 인간을 침팬지라고 부르며 낮춰보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겠네요.
책에서는 아이반이 기억을 하지 않는 다는 부분이 자주 언급됩니다. 처음에는 기억력 좋은 코끼리와 대비하기 위한 설정인가 했는데, 이유가 있었습니다.
떠올리지 않아야 살 수 있으니까요. 아이반과 같이 잡혀왔던 여동생은 다시는 돌아가지 못할 보금자리와 죽은 가족에 대한 끈을 놓지 않다 결국 죽습니다.
너무도 소중했고 행복했던 과거인데, 그 과거가 위로와 동시에 올가미가 되기에 잊어야 살 수 있었던 아이반.
생각 없는 관람객들이 던지는 돌 때문에 유리벽이 있어서 다행이지만, 그들에게 할 수 있는 것이 없기에 유리벽이 없기를 바라는 아이반의 말을 보며 투명하지만 차갑디 차가운 유리벽의 이중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책을 읽으며 동물원의 필요성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았습니다.
어릴 적에 갔던 동물원을 생각해보면 대부분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철창, 좁은 우리, 벽에는 허접한 풀그림이 그려져 있었어요.
바닥에는 물과 먹이 뿐, 다른 놀잇감이나 친구들도 없이 혼자 외롭게 있는 동물들이 많았죠.
내가 갑자기 어디론가 잡혀가서 아무것도 없는 좁은 우리 속에서 살아야 한다면?
명이 다하기 전에 아마 미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스텔라는 처음에 좋은 동물원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자연에 쳐 놓은 우리 안에서 사람들에게 해를 당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공간.
아이반은 루비를 그런 좋은 동물원으로 보내 구해줄 계획을 세웁니다.
그러다 깨닫죠.
좋은 동물원은 없다는 것을.
좋은 곳은 울타리가 필요 없다는 것을.
아직도 밀렵은 성행하고 있고, 밀렵으로 잡힌 동물들은 여기저기 구경거리나 식재료 등으로 팔려나갑니다.
그런 동물들은 사랑하는 가족과 떨어져 동물권 따위는 상상도 못하는 열악한 곳에 갇혀 정형행동을 보이며 미쳐갑니다.
아니, 식재료나 가죽을 얻기 위해 죽임만 당하지 않아도 다행이라고 해야할까요.
그럼 동물원에서 제때 먹이를 받아먹고 인간이 우리를 치워주는 동물들은 행복할까요?
보통 야생동물들의 영역은 반경 몇 km에 달합니다.
야생에서 누리던 영역의 1/1000도 안되는 우리를 빙글빙글 돌거나 벽에 머리를 찧는 등 정형행동을 보이고, 인간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행복을 뺏긴 동물들의 삶.
그나마 서식지를 최대한 복원해서 만든 우리에 사는 동물들도 있지만, 여전히 많은 동물원들이 열악한 상황입니다.
동물원의 시초는 왕과 귀족들에게 신기한 생물을 보여주기 위해서 였지만,
이제는 동물복지를 생각하고 동물을 지키기 위해, 상처입은 동물들을 치유하고 야생성을 회복해서 야생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동물원이 존재해야 할 때입니다.
돌아갈 서식지가 파괴되어버린 동물들을 위해 자연보호에도 힘써야 겠지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아이반이 세상과 다른 생명을 보는 시각에 전환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초등 중-고학년에서 한학기 한권 읽기 도서로 선정하여 이야기 나누기 참 좋은 도서입니다.
한권 읽기 후 디즈니에서 만든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아이반 영화를 보며 마무리하면 더 좋겠죠?
배려, 우정, 동물복지에 대해 깊은 메세지를 던지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아이반> 꼭 읽어보고 이야기 나눠보시길 바랍니다.
+)) 독서 지도안 링크,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아이반 영화 트레일러 링크 첨부합니다.
https://blog.naver.com/darun_pub/222043293540